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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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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6.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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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괴질환

DUMMY

“뭐야? 갑자기 웬 마나세상?”


좀비영상들을 살피는데 영상을 올린 이들이 하나같이 마나세상을 얘기한다.

마나세상에 이미 좀비에 대한 예언이 있다는 거다.


“그것 참.”


전에 보기도 했지만 확실히 마나세상에 그런 예언이 있기는 하다.

세 번째 아포칼립스 내용이 죽은 자가 일어나 산 자를 잡아먹는 때가 곧 온다는 얘기였으니까.


“그게 그냥 영화 시나리오나 게임 세계관이 아니라 정말 예언이라고?

그럼 그 마지막 예언대로 몬스터가 등장하고 초능력자가 나타나며 마나라는 것도 나오겠네?”


어이가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는 마냥 무시하기에도 좀 그렇다.

일단 세 번째 예언까지는 어쨌든 맞추긴 맞춘 거니까.

물론 여전히 영화 시나리오나 게임 세계관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상식적으로 그게 맞기도 하다.

더구나 예언에 블랙크리스탈의 파편으로 인한 인류의 어려움에 대한 것은 있지도 않다.


‘흠, 그건 지엽적이라고 할 수도 있긴 한데.

어째든 인류가 합심해 블랙크리스탈을 막은 건 사실이기도 하고.

에이 모르겠다.

뭐 시간이 지나 정말 몬스터와 초능력자가 등장하고 마나라는 것이 나타나는지 보면 알겠지.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당장 중요한 건 좀비다.

당장 어떻게든 집에는 가야 싶은데 이렇게 돌아다니다 좀비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물론 좀비가 되는 예후가 없지는 않다.

괴질환에 걸린 이들이 좀비가 된다고 하니까.

또 괴질환의 초기 증세는 피로와 무기력증이라고 하니까.

그렇지만 아무리 찾아도 괴질환을 피하는 방법 같은 건 없다.


‘하긴, 그걸 안다면 세상에 좀비가 넘치지는 않겠지.’


공식적으로 최초의 좀비가 보고된 게 한국에서의 일이고 한국 시각 1월 5일 법계사의 케이스다.

당연 그 일은 각국에 알려졌다.

그리고 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그렇지만 한국 정부를 비롯해 어느 정부도 당장 좀비의 실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좀비의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좀비의 실재를 인정했을 때의 사회혼란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공식적으로 좀비의 실재를 인정할 경우 누군가 단지 피로를 호소하는 일로도 살해당할 수가 있는 것이다.

아니 살인을 한 후 좀비의 예후를 보였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살인한 이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영웅이 될지도 모른다.

좀비가 살인과 도둑질과 강간의 기회로 이용된다는 말이다.


그건 당장 국가 공권력의 붕괴를 의미한다.

그리고 모든 문명이 발전시켜온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된다, 남의 아내를 탐해서는 안 된다’라는 인간 내면가치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또 사회적 동물인 인간을 더 이상 모여 살지 못하도록 만들게 분명하다.

따라서 군대는 당장 해산해야 할 것이다.

시장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 것이다.

분업은 사라지고 한 인간이 모든 것을 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정부도 당장 좀비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한다는 게 체온을 측정해 일정 온도 아래인 경우 무조건 신고하라는 포스터가 전부다.

그러니 길거리에 소총을 메고 있는 군인이 돌아다니는 것이다.


영상이나 방송 기사를 보면 한국에도 엄청 많은 이가 좀비가 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좀비가 된 수에 대한 통계는 찾을 수 없다.

좀비에 대한 통계를 찾다 어느 화장장에서 일하는 이가 올린 영상을 보게 됐다.

영상은 두 개로 하나는 블랙크리스탈 사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회가 극심하게 혼란스런 때의 영상이고 다른 하나는 좀비 사태가 벌어진 최근 영상으로 화장시설에서의 비리를 고발하는 영상이다.


첫 번째 영상은 블랙크리스탈 문제로 폭동과 방화, 살인이 판을 치면서 가장 바쁘게 일하는 직종이 자신과 같은 화장시설이나 추모공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일 거라며 올린 영상이다.

영상을 올린 이는 아마도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느꼈는지 상당히 자세히 화장시설과 거기서 하는 일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에 따르면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공설 화장시설은 전부 52개소고 사설시설은 1개소다.

다만 사설업체는 유골만을 화장할 수 있기에, 공공시설 중 소록도에 있는 시설은 일반인 사용불가이기에,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전국 51개소란다.


그리고 그 51개소가 보유한 화장로는 모두 340개 화장로다.

또한 화장로 한 곳을 하루 8시간 운용할 경우 4구의 시신을 처리할 수 있단다.


전국적으로 하루 1,360구 1년 496,400구의 시신을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면 한국의 연 사망자는 30만명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그 중 대략 90% 정도가 화장장을 이용하기에 화장시설 일은 좀 널널하단다.


그런데 블랙크리스탈로 폭동, 방화 살인이 늘면서 갑자기 일이 많아졌고 그에 따라 자신이 받아가는 보너스가 늘어 좋기는 한데 죽으면 한 줌 재가 되는 것이 전부니 폭동을 자제하라는 내용이다.

자신과 같은 이만 좋은 일이라며.

그게 첫 번째 영상이다.

아마 화장시설에서의 일이라는 죽음과 관련이 깊은 직업을 소개하면서 당시 늘고 있던 폭동을 자제하길 바란 마음인 듯했다.


두 번째 영상은 최근에 올린 영상이다.

화장시설의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영상인데 보통 화장을 한 후 남은 유골을 분쇄해 함에 담아 유족에게 인계하는데 자신이 일하는 화장장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대부분의 화장장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각 시신별로 나누어 분골을 하지 않고 다른 이의 유골과 섞어 함께 분골을 하거나 혹은 다른 이의 유골을 분골한 것을 또 다른 이의 분골이라고 하고 유족에게 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된 과정도 설명하는데 지난 연말 이후 급증한 시신처리로 각 화장시설이 1일 8시간 근무에서 1일 24시간 3교대로 쉼없이 근무하게 되면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정을 위에 얘기를 했지만 위에서는 시신의 화장이 급하다는 이유로 화장장의 비위를 묵인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덧붙이길 그 괴질환의 병균 때문에 서둘러 화장을 하는 것은 좋으나 화장장 화장로의 포화상태로 이미 화장이 아니라 각지의 매장지로 50% 정도의 시신이 옮겨가고 있는데 그것부터 막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한다.


‘흠 일리가 있는 말이네. 그리고 대충 사망자의 숫자도 알 수 있겠고.’


일단 평시라면 국내 사망자 1일 평균이 800명 내외인데 반해 현재는 하루 화장을 하는 시신만 4.080구라는 말이다.

그게 50%라고 하니 매장까지 더하면 사망자가 하루 8천명 정도가 된다는 말일 게다.


그건 평소보다 7천구 이상 시신이 늘어났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게 하루 동안 발생하는 좀비의 수는 아니겠지만 좀비와 그로 인한 희생자의 수라는 말이다.


“허, 하루 7천! 한 달이면 좀비문제로 죽는 이가 20만에 1년이면 250만!”


자연사가 아닌 단지 좀비 문제로만 한국에서 250만이 죽는다는 계산이다.

비율로 치면 전체 인구의 5%다.

그리고 아마 그건 세계의 평균일 것이다.


그것도 단순히 좀비문제만 계산한 거다.

그로 인한 각종 사회·경제문제가 만연할 건 불문가지다.

당장 좀비로 인해 농업생산력이 어찌 될지 알 수 없다.

만약 무역이 차단된 채 농업생산량이 급감하면 식량난은 북한이 아니라 한국의 문제다.


더구나 먹을 게 부족할 때 인간이 어찌 행동할지 알 수 없다.

사흘 굶어 남의 집 담을 넘지 않는 이 없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닐 거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1년만 지속되면 나라가 아니 인류가 멸망할 건 불문가지다.


누구도 정부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정부를 믿지 않기 시작하면 그때 문명은 끝장나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놈들은 뭐하고 있는 거야?

화장시설을 3교대로 한 거 보면 놀고 있는 건 아닌 모양인데.’


아무튼 아무리 영상을 뒤져도 어떻게 해서 좀비가 되는지에 대한 것은 없다.

그래도 하루 약 7천의 인명이 좀비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는 추론은 얻었다.


엄청나다.

그 중 30%만 좀비라 해도 2천이다.

200여 개의 지자체를 생각하면 각 지자체마다 하루 열의 좀비가 나온다는 계산이다.

거리를 걷다 좀비를 만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좀비를 어찌 처리해야 하는 지라도 알아야 한다.

물론 법계사 주지 스님께 어느 정도 듣기는 했다.

도끼로 머리를 깨부수거나 총으로 머리를 쏘는 경우 좀비의 움직임이 멎는다는 건 안다.

그래서 소총을 메고 있는 군인들이 거리에 나온 것일 테다.


그렇지만 그건 군인들의 문제고 또 여기는 한국이다.

개인이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곳이 아니란 말이다.


여기저기 영상을 뒤지지만 주지스님 말대로 도끼 아니면 총으로 해결했다는 게 가장 많다.

몽둥이 따위로는 안 된단다.

인간과는 달리 이미 죽은 자여선지 몽둥이에 맞아도 그 충격량에 잠시 행동이 멎을 뿐이란다.


‘흠 몽둥이에 맞으면 잠시라도 행동이 멈춘다는 말인 거야 아니면 멈칫거린다는 말인 거야?’


영상없이 말로만 표현한 것인지라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칼도 추천하지 않는다.

칼이 무용하다는 말은 아니다.

칼을 휘두르다 자칫 좀비의 몸에 칼이 끼이기라도 하면 위험하다는 거다.


더구나 칼로 머리를 공격하는 게 쉬운 일도 아니라고 한다.

고통을 모르는 좀비는 몸에 칼이 끼던 도끼가 대롱거리던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인간을 공격하려고만 하는데 반해 인간은 그런 경우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행동이 굼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추천하는 것이 흔히 오함마라고 부르는 커다란 망치같은 걸로 두개골을 단번에 깨부수던지 아니면 도끼로 머리를 내려치라는 것이다.


심장을 노리는 것도 안 된단다.

심장에 총을 맞은 좀비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계속 공격한 것을 목격했다는 영상이 있다.

물론 미국에서의 일이다.


‘흠 소설 같은 데서는 심장이 약점이던데 아닌가 보지.

하긴 소설은 소설이고 현실은 현실이니까.’


한국인들의 좀비 처리 방식은 상당히 소박하다.

가장 조회수가 많은 것은 삽날이다.

좀비의 공격을 살살 피하면서 삽날로 수차례 내려치자 좀비 머리가 깨지더니 움직임이 멎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아래 댓글은 거짓말 하지 말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낚시였군.’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위험한 행동이다.

한 번에 혹은 운이 좋을 경우 두 번 정도에 좀비의 머리를 깨부수지 못하면 외려 당하기 십상이라 생각한다.

가급적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그래선지 망치로 좀비를 처치한 사례에 추천이 많다.

목수용 망치부터 토목용 망치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리고 확실히 한점에 힘을 모으는 도구인 망치라면 단번에 머리를 깰 수 있다는 생각이다.

다른 것으로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웍으로 좀비를 처치한 경우도 있고 덤벨로 혹은 벤치프레스의 철봉을 휘둘러 좀비를 처치한 경우도 있다.

물론 돌로 좀비를 처치한 경우도 있고.


다만 가장 효율이 좋다고 할 만한 것은 역시나 도끼다.

특히 작은 손도끼가 가장 효율이 좋단다.

한손으로 휘두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한점에 힘을 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거기에 머리가 아니라도 다른 부위에도 치명타를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망치보다 도끼가 낫다는 생각이다.


‘다행히 배낭에 도끼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것만한 게 없는데 말야.’


손에 쥐고 있는 건 별상칼이다.

별상칼을 산에서처럼 날카롭게 만들 수 있다면 별상칼 만한 게 없다.

더구나 별상칼은 다룰 줄 알면 투사무기로도 쓸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군에서 칼 다루는 법을 배웠다.


‘그것 참. 이걸 원하는 때 원하는 시간만큼 쓸 수 있다면 문제는 없을 거 같은데.

근데 이게 안 된단 말이지.’


“어! 됐다.”


별상칼의 문양에 대고 손가락을 쭉 그으니 산에서처럼 칼날이 파르스름해지며 예리함을 드러낸다.

깜짝 놀라 무심코 군에서처럼 별상칼을 벽을 향해 던졌다.

좀비가 나타나면 그 머리를 향해 칼을 던지겠다는 마음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별상칼이 콘크리트 벽에 깊이 박혀버리는 게 아닌가.


“어?”


멍청히 벽을 보다 아차하는 마음에 잽싸게 일어나 별상칼을 잡아당겼지만 그새 별상칼은 꿈쩍도 않는다.

역시나 유지시간은 10초 정도인 모양이다.


“아, 이거 큰일이네.”


다시 한번 문양을 쭉 그었지만 역시나다.

이제 좀비에 대해 알아보는 게 문제가 아니다.

모텔 벽 수리비를 물어주게 생겼다.

수리비도 수리비지만 지금의 상황을 어찌 설명한단 말인가.

나는 자야한다는 생각도 잊고 밤새 별상칼과 씨름을 해야 했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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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치료사 +3 21.06.23 1,513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5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8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2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4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4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5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6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3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602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60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4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32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4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6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6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5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5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12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50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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