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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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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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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1,399


작성
21.06.21 14:35
조회
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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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3쪽

호르몬

DUMMY

“형, 안 잤어요?”


“응. 생각할 게 많아서.”


“형! 형 혼자 모든 걸 끌어안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요.

고민이 있으면 밖으로 꺼내놔야지 남들이 형의 고민을 알죠.

그런다고 누구 하나 형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다니까요.”


“휴, 머리 어지러우니까 그만 해라.”


“알아서 하세요.

이 연구소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 어차피 모두 살리는 것도 형 일이고 또 죽이는 것도 형 일이니까.”


“죽이다니? 뭔 말을 그렇게 하냐?”


“맞는 말이죠.

형이 마나를 빼내면 살리는 거고 그 반대면 죽이는 거잖아요.”


“뭐?”


“아니, 말이 그렇다고요.”


정웅이 한 반대라는 말에 나는 넣는다는 것을 생각했다.


“반대라고? 반대라면 넣는 거겠네.”


“예? 그건 뭔 말이에요? 넣다니?

나는 빼내지 않는 걸 말한 거라고요.”


“알아. 그렇지만 넣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인데.”


“예? 마나를 넣으면 마나중독에 걸리는데 마나를 넣는다고요?

아니 그 전에 마나를 넣는 게 가능하긴 해요?”


“빼내는 게 가능한데 넣는 걸 못할 건 또 뭔데?”


사실 아직까지 정웅도 내가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건 모른다.

그저 마나를 느끼고, 그래서 방법은 몰라도 어떻게 마나를 빼낼 수 있다고만 여길 뿐.


사실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생각도 없었다.

혹 그것 때문에 내가 사람들에게 경원시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지구 유일 마나를 가진 사람.

말은 멋지다.

그렇지만 그건 내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이 된다는 것과 같다.


영화 속의 주인공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을 말하는 거다.

마트에 가 장을 보고 친구들과 술을 나누며 직장 상사 흉을 보고 예쁜 여자를 보면 저도 모르게 눈이 돌아가는 그런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을 누가 상상이나 하겠는가.


그렇지만 삶이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게 행복이 아닌가.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사람을 구하고 악당을 무찌르는 게 행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그저 그 영화속 주인공의 일일 뿐이다.


내가 마나를 연구하는 것처럼, 정웅이 박사 학위에 청춘을 바치는 것처럼, 수험생이 종일 책상에 앉아있는 것처럼 그저 일상적인 일인 것이다.

마나의 실체를 파악하면, 학위를 따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그 성과에, 결과에 행복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 과정이 행복하지는 않은 일 말이다.


그러니 누가 나더러 슈퍼맨이 되라고 하면 나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내가 마나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당장 정웅은 나를 그 마나세상이 말한 초능력자로 의심할 거다.

아니 전에 200kg 가까운 돼지를 운반한 일을 거론하며 내가 초능력자라고 철석같이 믿을 테다.


그러면 나는 결국 후배 하나를 잃고 마는 것이다.

당장 정웅은 그 특유의 깐족거림을 버리고 기준처럼 내 말이라면 무조건 OK를 하는 인간이 될 테다.

그리고 내 앞에서는 그렇지 않더라도 그 마음 깊은 곳에서는 나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게 분명하다.


힘이란, 무력이란 바로 그런 거니까.

그래서 폭력에 굴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존경을 받는 거니까.

그래서 누구에게도 내가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것이다.


또 내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게 알려지면 이 사회는 이상한 일만 발생하면 내게 불쾌한 시선을 돌릴 게 분명하다.

마치 물건이 없어지면 경찰이 도둑질한 적이 있는 사람부터 찾는 것처럼, 강간 사건이 벌어지면 그런 전과가 있는 이가 1차로 수사대상이듯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 모두 내게 주목할 게 분명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살 수 없으니 마나를 숨긴 것이다.


그렇지만 내 추측한 바대로 마나중독 치료를 받은 사람이 다시 마나중독을 겪지 않으면서 마나를 흡수할 수 있고 또 내가 그렇듯 그들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이제 나는 단지 그 중의 하나일 뿐이다.

물론 여전히 특별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봐야 1%도 아닌 2~3%, 시간이 지나면 5%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마나중독 환자들 모두를 치료한다는 전제는 있지만.


그리고 그 정도라면 한국에서는 서울대생도 아닌 인서울대생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평범하다는 말이다.

좀 잘난 체 하면서 으스대며 살 수 있는 존재란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서서히 내가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는 마나를 빼내는 일이 아니라 마나를 넣는 일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내가 마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 테니까.


“정말 넣을 수 있어요?”


“모르지. 한번도 안 해봤으니까.

그렇지만 이 돼지는 분명 마나중독이 치료됐지만 다시 체내에 마나가 쌓이고 있잖아. 이 대기 중의 마나가 말이야.

그리고 형은 돼지 체내의 마나를 대기 중으로 빼낸 전력이 있고.

그 반대라고 못할 건 없을 거 같은데.”


“그게 말은 맞는데 가능한가? 엔트로피법칙은 어떻하고요?”


“정웅아!

마나야.

우리 인간이 만든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 마나.

심지어 형을 제외하곤 아직까지 누구도 그 실체를 확인하지도 못한 마나.

그런 마나에 지구인이 찾은 물리 법칙을 적용한다는 건 우습지 않을까?

마나가 물질인지 아닌지도 아직 불분명한 판인데.”


“그래도 에너지기는 하잖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전통적인 에너지는 아니지.

열역학 제1법칙이 적용되는지도 알 수 없고.

무엇보다 고체였던 블랙크리스탈이 지구에 와서 승화가 돼 기체가 되고 또 그것이 체내로 들어와 다시 승화돼 고체가 된다는 것부터가 우리의 상리에 맞지 않잖아.

그러니 마나에 지구의 물리법칙을 적용하는 것은 당분간 잊어라.

마나에 지구 물리법칙을 적용해 생각하면 아마 마나에 대해 절대 알 수 없을 거다.

그리고 법칙은 현상을 관찰해 나온 가설일 뿐이야.

전혀 다른 현상에 기존의 법칙을 들이댄다는 거부터 말이 안 되지.”


“형 말이 그럴싸하긴 한데 그게 가능하냐가 문제죠.”


“그래서 일단 이 돼지로 실험을 하려고.

과연 내가 마나를 빼낼 뿐만 아니라 다시 마나를 집어넣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하니까.”


“뭐 상관없겠죠.

그래도 이 봉화20350506은 형이 처음으로 치료한 돼진데 다른 돼지로 하죠.

다른 돼지도 체내에 마나가 쌓인다면서요.”


“그럴까? 좋아, 그러자.”


마나양이 가장 적은 돼지를 골랐다.

돼지를 마취시켜 에크모에 연결한 후 기기에 손을 넣고 내가 가진 마나를 빼 돼지에게 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서히 하다 별 이상이 없어 보여 일순간 많은 양의 마나를 돼지의 혈액에 녹아들도록 했다.


그러자 마취돼 있던 돼지의 음경이 부풀어 오르더니 그만 사정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못했는데 돼지에게 황홀경이 온 모양이다.

마취가 돼 있는 데도 불구하고.


다행히 나 역시 처음 마나샤워를 했을 때 경험이 있어 금방 상황파악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그 모습에 적이 놀랐을 것이다.

실험실 밖 유리 건너로 정웅과 기준의 놀라워하는 모습과 수연의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재미있다.


급히 에크모를 조작해 실험을 종료한 후 일단 돼지를 우리로 옮겼다.


“와! 정말 그게 가능하구나!

근데 돼지가 사정을 다 하고.

마나가 체내로 들어오면 그렇게 좋나?”


“야! 박정웅! 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야! 조수연, 이건 동물을 상대로 하는 실험이야.

그 실험에 대한 내 순수한 평가를 이상하게 보지 마.”


“으이구! 내가 말을 말아야지. 아무튼 남자들이란.”


“남자만 그런가. 난 여자도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형! 다음에는 암퇘지로 한번 해 보죠.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보게.”


“야, 박정웅. 너 정말 그럴래.”


“뭐가 어때서? 이건 그냥 실험이라고.

마나가 남성호르몬이나 여성호르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가령 남성호르몬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봐.

너도 알겠지만 남성호르몬이든 여성호르몬이든 남녀 공히 필요한 거야.

그 양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런데 가령 마나가 남성호르몬을 폭발시키는 기능이 있다면 어떻게 되겠어?

일단 남자들의 경우 성적 욕구가 급격히 늘겠지.

당연 성범죄의 발생빈도가 늘 테고.”


“그만 하지!”


“잠깐만 수연아. 한번 들어볼 필요는 있을 거 같다.

처음에는 장난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논리에 일리도 있는 거 같은데.”


“역시 형뿐이라니까.”


“대신 장난기 빼고. 진지하게.”


“쳇, 알았다고요.”


마나가 성호르몬 특히 남성호르몬을 폭발시킨다면 당연 여성이 가진 남성호르몬도 폭발시킬 테다.

마나가 남녀를 구분하지는 못할 테니까.

그러면 마나중독에 걸렸다 치료가 된 여성들의 생리에 문제가 생긴다.

즉 여성들의 과도한 남성호르몬으로 인해 그 체질이 남성화된다는 말이고 그건 여성들의 가임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건 자연스럽게 여성들의 생산능력이 떨어진다는 말과 연관된다.

그리고 인구의 감소를 초래할 건 당연하다.


더구나 그 가능성이 높은 게 실제 농장의 돼지들은 암퇘지든 수퇘지든 가리지 않고 보통의 돼지보다 힘이 세졌다.

즉 힘이 세진다는 게 남성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인한 것일 수 있다.


“흠 확실히 정웅의 논리에 일리가 있어. 수연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장난기만 빼면 일리가 있기는 한데 그럼 큰일 아닌가요?

당장 5층에 있는 그 이수정의 마나중독을 풀어야 할지 함부로 결정할 수 없잖아요.”


“응? 그건 왜?”


“아무튼 남자들은.

어떤 여자는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자살을 하기도 한다고요.”


“그래? 그건 몰랐네. 그렇다고 저대로 둘 수는 없지 않나?”


“물론 그렇기야 하지만요.”


“형. 아직은 몰라요.

가령 형이 한 그 마나를 강제로 넣은 일 때문에 호르몬이 폭발한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형 말대로 그냥 자연상태에서 마나가 체내에 들어온 경우는 임신이 가능할지도 모르지 않을까요?”


“일단 그 일, 그러니까 마나중독이 치료된 후 어떤 이유로 갑자기 체내에 마나가 급증하는 경우를 마나샤워라고 하자.

부르는 용어는 있어야 하니까.”


“마나샤워요? 어째 하는 말이 처음이 아닌 거 같은데.

마치 준비된 용어 같습니다?”


“아무튼 마나샤워시와 자연상태에서 마나가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보는 거야.

그리고 보통의 돼지에게도 일부러 마나중독을 일으켜보자.

그 다음에 치료해 보는 거지.

과연 치료가 가능한지 말야.

치료가 가능하다면 치료 후 마나가 호르몬에 미치는 영향도 살피고.

수연이 넌 어때?”


“예? 그걸 제게 왜 물어요?”


“네가 그 일을 맡아 했으면 좋겠어서.”


“제가요? 저는 공부에서 손을 놨는데요?”


“다시 하면 되지. 너 같은 재원을 단지 사람 보살피는 일에 쓰기는 그렇잖아.

더구나 5층에 있는 두 사람 치료도 곧 할 거고.

선배 생각에 이 일은 수연이 네가 어울린다고 보거든.”


“아니, 형 그건 제가 생각해 낸 건데.”


“너는 지금 하고 있는 연구나 매조지어.

그리고 형이 보기에 너는 연구 계통에서 일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이 더 어울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우리 연구소도 더 바빠질 거다.

형이 그렇게 만들 생각이니까.

그러니 그 논문 어서 끝내고 형 일 좀 도와.

가만 보면 요새 연구한다고 마나와 관련한 정보도 거의 보고가 없잖아.”


“쳇, 알았어요.

수연이 너! 다 내 덕인지 알아야 한다. 쌩까기만 해 봐.”


“아무튼 입만 살아가지고.”


“그리고 정웅이는 틈틈이 국내정치와 관련한 정보도 수집 좀 해라.”


“예? 그건 또 무슨 말이에요?”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다.

치료 목적 죄수를 보낸다는 원장 연락도 없고.

원장하고 총리하고 사이도 썩 좋은 거 같지 않거든.”


“그야 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니까?

어! 그러네. 가장 중요한 일이 대통령 치료일 텐데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형, 그 국장에게라도 한번 연락해 보죠?”


“그렇지 않아도 내일 내곡동에 한번 가보려고 한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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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8 청호정산
    작성일
    21.06.21 23:27
    No. 1

    재미있네요. 일단 제목을 바꾸신 건 질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프롤로그 1~2화를 좀 많이 바꾸셔야할 것 같습니다. 뭔가 설명을 하는데 너무 길고 장황하게 느껴집니다. 처음 두 화에서 거부감을 느끼고 중단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3화를 시작 편으로 하고 1~2화는 나중에 드러나게 하는 식으로 처리하거나 없애버리는 게 스피디하고 지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바뀐 제목 덕분에 많은 독자가 유입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99 ha******
    작성일
    21.08.08 00:43
    No. 2

    잼 있어요. 세상의 중심.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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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정국政局 +2 21.06.22 1,504 45 15쪽
» 호르몬 +2 21.06.21 1,567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2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4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4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5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5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2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602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59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4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31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4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4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6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3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5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12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50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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