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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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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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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문양 연구

DUMMY

내가 걱정했던 것만큼 대통령의 파워는 작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날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고 나서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총리가 전격 사퇴한 것이다.


엮일 수밖에 없었고 내 역할도 있었다지만 솔직히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크지는 않다.

투표도 잘 하지 않는 편이니까.

더구나 대통령이니 총리니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만한 여유도 없다.


이제 급한 사람은 대통령도 총리도 아닌 바로 나인 것이다.

잘못하면 정말 대국민사기극의 주범이 될 판이니까.

당장 한달 남짓 남은 연말까지는 어떻게든 기계로 마나중독을 치료하는 시범을 보여야 한다.


“정웅이 너를 중심으로 연구소 만들 준비를 해.

예산은 사우디에서 받은 그 1억 달러내로 해서.

그리고 몇몇 기업이나 유명인들에게서 전화가 오는 모양인데 당분간 더 이상 환자는 받지 못한다. 그런 줄 알아.

수정씨나 수연이, 기준이는 정웅을 돕도록 하고.”


“알았어요.

근데 막상 1억 달러를 손에 쥐니 금액이 그리 크지도 않네요.

막말로 연구소 부지 구하다 보면 그 돈 대부분 사라질 거 같은데요.

형 대통령에게 말해 정부에서 부지를 제공하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한 일도 있는데.”


“안 돼. 절대 안 된다.

생각해 보면 연구를 하려면 정치와 멀리 하라는 이 국장의 말이 맞는 말이야.

나 역시 정치에 연관돼서 좋을 거 없다는 생각이고.

대통령하고 또 정부하고 무슨 금전적인 관련은 맺지 말자.

물론 요구할 게 있다면 당당하게 요구는 해야지.

가령 좀비의 제공같은 부분.

그 외 무슨 부지니 연구자금이니 하는 거 사절이다.

국정원하고야 계약관계니 어쩔 수 없이 3년은 매이지만 더 이상은 안 돼.

그런 줄 알아.”


“알았어요.

왜 그렇게 정색을 하고 그래요.

그렇지만 형이 하는 그 일이 정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란 건 알아야 할 거예요.

물론 금전 거래는 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형은 다른 일 신경쓰지 말고 연구나 확실히 매듭지어요.

사기란 결국 결과가 좌우하는 거니까.

형이 성공하면 사기가 아니라 형이 한 말은 비젼이 되는 거고 실패하면 결국 사기가 되는 거니까.

뭐 정부와 금전적 거래가 없다면 법률적으로는 사기도 아니겠지만.”


그렇게 나는 국정원이 제공하는 좀비 사체와 가지고 있던 두 대의 에크모 기계를 가지고 치료법 연구에 들어갔다.

먼저 좀비를 해부해 마석을 확보하는 일에 나섰다.

이미 물질을-마나가 물질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보존하는 문양에 대한 연구는 끝이 났기에 좀비를 해부해 마석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보존하는 문양에 대한 연구는 연구라고 할 것도 없었다.

33년도 문양에 ‘처음의 상태 그대로 둔다.’라는 문양이 있었고 그 문양을 실험한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


아무튼 보존문양을 확인한 후 회전이라는 문양 연구에 들어갔다.

대통령을 치료하면서 든 마석을 회전시켜 마나를 빨아들이는 방법을 실험해 보려는 것이다.


먼저 회전시키는 의미의 문양을 찾아야 한다.

어머니가 남긴 30, 31년도 문양, 곧 단어장이라고 하는 문양집에는 정말 많은 단어들이 있고 그 단어들의 쓰임이 어떻게 되는지는 32, 33년도 문양집에 가득하다.


먼저 33년도 문양집을 파고들어 회전과 관련 있을 거 같은 몇 가지 문장문양을 고른다.

그리고 32년도 문양집에서 같은 문양을 찾아 그 문장문양을 연습한다.

32년도 문장문양집을 봐야 33년도에 있는 문양이 어떤 식으로 그려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33년도 문양집에 설명한 대로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문양을 그려본다.

설명대로의 결과가 나오면 30, 31년도 단어문양집을 보면서 그 문장문양을 해체한다.

그런 후 해체된 단어문양을 다른 문장문양에 적용해 어떤 단어문양이 회전과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가령 33년도 문장문양에 ‘30장 밖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다.’라는 문장과 ‘공기를 압축해 내 앞에 세운다.’라는 문장이 있다.

두 문장을 32년도 문장문양집에서 확인해 30장 밖에 회오리바람이 만들어질 때까지 또 내 앞에 압축된 공기가 만들어질 때까지 일단 연습을 한다.


그런 후 그 문장문양을 30, 31년도 단어문양집을 보면서 단어 수준으로 해체한다.

그런 후 회오리바람 문장에 있는 단어들을 하나씩 압축공기 문장에 적용해 보는 식이다.

바라는 결과는 압축된 공기가 내 앞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주변을 회전하는 것이다.


지난한 일이다.

하나의 문장에는 몇 개의 단어가 있으니 그 조합은 상당하다.

거기에 선택된 단어를 압축공기 문장 중 어느 부분에 연결하고 어느 부분을 떼어내느냐 하는 것도 선택이다.

결국 예상되는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는 것이라고는 문양의 모양과 문장문양의 의미뿐이니까.

문장 안에 있는 단어들의 의미를 모른 채 또 각 단어를 어떤 식으로 어떤 순서에 맞춰 연결하는 지도 모른 채 그저 무식하게 모든 경우의 수를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무식하고 답답하며 지루한 방법이다.

아마 해야 할 일이 회전이라는 단어 하나를 찾는 것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저 내 주변의 사람만 마나중독을 치료하면 그만이니까.


막말로 이제 대략 5분이면 마나중독 치료가 가능하니 그런 식으로 만 명 혹은 10만 명 정도만 살리면 솔직히 살아가는데 문제는 없다.

언젠가 읽은 글에서 빙하기에 인류 대부분이 죽고 살아남은 5천 명 정도의 인간이 지금처럼 인류를 번성시켰다지 않은가.

만 명 정도면 외로울 일이 없을 것이다.

10만 명 정도면, 거기에 지금과 같은 과학지식이라면, 국가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다.

나 역시 언젠가 죽을 테고 그때부터 새로 태어나는 인간들은 마나중독에 걸릴 게 분명하니까.


거기에 마나중독 치료가 끝난 여성이 생식능력을 가지는지도 아직은 불명확하다.

그래도 그건 수연이 마나중독 치료만 한 돼지, 마나샤워까지 한 돼지 그리고 보통 돼지를 상대로 각각 인공수정을 해 놓은 상태다.

곧 연구결과가 나오고 발표를 할 것이다.

물론 마나샤워를 한 돼지의 경우는 발표없이 내게만 보고하기로 했지만.


다만 한 가지 마석을 회전시켜 혈액내 마나를 끌어당기는 마나중독 치료가 어느 정도나 마나중독을 치료할지 의문이다.

지금이야 나는 마나중독 치료에 있어 의지를 일으켜 혈액내 마나를 흡수하는 방법을 쓰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혈액내 마나를 혈액에서 이탈시키는 방법을 썼었다.

그리고 그 방법의 경우 네 시간 정도가 걸리는 방법이었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흐르고 있는 혈액에서 한번에 모든 마나를 분리·이탈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작 10% 정도나 분리·이탈되었을까.

그건 또한 혈액이 에크모를 통해 다시 체내로 들어가면 마나를 이탈시키지 않은 혈액과 섞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예상으로는 마석을 회전시켜 마나를 마석에 끌려오도록 하는 방법이 바로 내가 처음 했던 그 방법과 비슷할 거라는 점이다.

마석에는 의지가 없으니 현재 흐르고 있는 혈액내 모든 마나를 마석으로 끌어당기지는 못할 테니까.

그러면 결국은 처음 내가 했던 방식의 치료가 된다.


문제는 내가 전에 마나를 이탈시켰을 때는 혈액내 마나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작업을 했지만 마석을 이용한 방법의 경우는 누구도 혈액내 마나가 남아있는지 확인을 못한다는 거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마나의 양은 모두 다르고 그 양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외에 없으니까.


결국 4시간이 아니라 10시간 나아가 하루종일이라도 환자가 자발호흡을 할 때까지 에크모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때에도 환자의 마나중독이 완전히 치료됐다는 장담은 못한다는 거다.

그걸 확인할 사람이 없을 테니 말이다.


결국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운에 맞길 밖에.


거기에 마석을 장착한 에크모의 가격은 상당히 비싸질 수밖에 없을 거라는 점 역시 문제다.

보통의 에크모가 2억 가까이 가는 금액이다.

알아보니 에크모를 건보심평원이 보험항목에 삽입하기 전에는 환자들이 에크모 사용을 함부로 하지 못했단다.

워낙 비쌌다는 말이다.


아마 마석까지 들어가 에크모의 가격은 더 비싸질 것이다.

가난한 나라의 경우 또 가난한 사람의 경우 마나중독 치료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다.


‘후, 그런 문제는 결국 정치의 문제니까.

그나저나 에크모 제조공장도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

하! 문제군.

나중에. 강석우!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해!’


종종 작업을 하다가 생각이 삼천포로 빠지곤 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마침내 회전이라는 단어문양을 찾을 수 있었다.


‘신기하군.’


지금 내 주위로는 ‘공기를 압축해 내 앞에 세운다.’라는 문장에 세운다는 단어 대신 회전한다는 단어가 들어간 새로운 문장문양으로 만들어진 마법이 실행되고 있다.

마치 공기로 만든 철갑을 두른 듯하다.


눈에 보이지 않아야 하는 공기가 얼마나 압축이 된 건지 희미하게 보일 정도다.

그러면서도 그 압축된 공기 사이에 핵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도 신기하다.

물론 핵반응이 일어났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테지만.


압력이 높아지면 온도가 오르는 것은 중학생 정도만 되도 아는 사실인데 입축된 공기가 뜨겁지도 않다.

새삼 마법이라는 게, 마나라는 게 내가 알고 있는 물리법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런 점에서 마법은 정말 마법같은 일인 것이다.


‘흠, 이 문양은 위기 시에 사용하면 기가 막히겠는데.

총알 정도는 문제없을 거 같아.

이게 소설 등에서 말하는 쉴드 마법이라는 거겠지.

아니 회전까지 하니 조금은 다른 걸까?’


회전이라는 문양을 찾아낸 후에도 할 일은 많다.

보존문양과 회전문양을 교묘히 섞어 하나의 문양을 만들어야 한다.


마석이 회전한다는 것은 그 회전하는 동안 마석이 가진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의미다.

물론 회전을 통해 마나를 끌어들인다면 사용하는 에너지보다 끌어들이는 에너지가 더 많아 문제는 없다.


그러나 치료 중이 아닌데도 회전을 한다면 마석의 사용시간은 확 줄어들 게 분명하다.

따라서 치료를 하지 않는 동안은 마석이 보존문양에 있어야 한다.


문제는 역시나 마나를, 마석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나밖에는 없다는 거다.

세계 곳곳으로 흩어져야 할 에크모 기계의 마석을 어찌 내가 모두 관리한단 말인가.

그러니 치료하지 않는 동안은 마석이 승화하지 못하도록 보존 문양의 적용을 받게 하고 치료하는 동안에만 회전문양의 적용을 받도록 문양을 적절히 조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전혀 새로운 문양의 창조가 된다.

32, 33년도 문장 문양집 어디에도 그 비슷한 문장문양이 존재하지 않으니까.


‘하, 이걸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앞이 캄캄하다.

혼자서 고민만 해서는 답이 없다.

더구나 시간도 없다.


식구들을 모아 내 고민을 풀었다.

물론 내 말을 듣는 이들이 제대로 이해를 하는지는 모른다.

기본적으로 문양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니까.


“저기요. 소장님!”


이수정이다.


“예, 뭐든 좋으니까 말씀하세요.”


“얘기를 들어보니 그건 반도체 설계와 비슷한데요.”


“반도체요?”


“예. 제가 알기로 초기 반도체는 평면상에 설계를 했지만 점점 복잡해지면서 층구조로 설계를 한다고 알고 있거든요.

일종의 공간에 설계하는 식으로 말이죠.

소장님 설명이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개념이 아닐까요?

제가 보기에는 지금 소장님은 한 평면에 모든 문양을 그리려고만 하는 거 같아서 말이죠.”


“아! 맞아요. 한 평면에 그릴 생각만 했어요.

하하! 수정씨 대단한데요.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하다니.”


“아마 제가 물리학을 공부해서 그런가 봅니다.”


“예? 아! 물리학.

과연 나나 정웅이, 수연이 모두 생화학 전공이군요.

앞으로는 물리학을 전공한 수정씨하고 얘기를 많이 해야 할 거 같네요.”


“자, 모두 들었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형! 대통령을 이용하죠.”


“어떻게?”


“대통령에게 반도체 설계에 대해 잘 아는 학자를 보내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 사람하고 상의해 층구조라는 것을 배우는 거죠.

물론 반도체하고 문양이 같은 성질을 띠지는 않겠지만 듣다보면 형이 깨우치는 게 있을 거 아닙니까?”


“오! 괜찮은 생각이야. 바로 연락을 해 보자.”


지난번 내 치료로 인해 대통령이 살아나고 또 다시 청와대의 주인이 된 것과 별개로 대통령 역시 마나중독 치료법에 목을 매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더구나 내 전화기를 들고 있는 이수정의 말에 따르면 하루걸러 한번씩 청와대에서 진척을 묻는 전화가 올 정도란다.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리가 없다.


역시 통화하고 바로 다음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이 찾아왔다.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 중 하나인 H사와 연결이 된 것이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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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부지 확보 +3 21.07.01 1,306 39 13쪽
52 치료기 +4 21.06.30 1,310 43 15쪽
51 문양 설계 +3 21.06.29 1,318 44 12쪽
» 문양 연구 +1 21.06.28 1,351 46 14쪽
49 사기 +1 21.06.27 1,366 41 13쪽
48 고민 +2 21.06.27 1,394 39 13쪽
47 인질 +1 21.06.26 1,358 42 12쪽
46 사우디 +2 21.06.25 1,410 43 12쪽
45 소문 +1 21.06.24 1,421 46 14쪽
44 치료사 +3 21.06.23 1,512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3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6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2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4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3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5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4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1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602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59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4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31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3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4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5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2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4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11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49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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