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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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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61,399


작성
21.06.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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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치료

DUMMY

“안녕하십니까?

지난 6월말 돼지의 마나중독 치료에 실패한 후 처음 올리는 영상이니 영상을 올린 지 벌써 한 달이 넘었군요.

물론 오늘 실험이 실패하면 이 영상은 올리지 못하게 될 겁니다만.

실방이 아니라는 점에 실망과 의심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봅니다.

그러나 오늘 실험에 참관하시는 분을 보시면 결코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카메라를 돌려 보죠. 아시는 분이 있을 겁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국정원장님을 소개합니다.”


“국정원장 감성국입니다.

모쪼록 대한민국 나아가 인류를 위해서라도 오늘 실험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오늘 처음 뵙는 분이지만 원장님께서 실험이 성공한다는 전제로 영상 송출을 허락하셨습니다.

자, 그럼 오늘의 실험이 어떻기에 국정원장님께서 참석하셨냐?

그건 오늘의 실험대상이 마나중독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돼지가 아니라 사람 말이죠.


대상은 지난 블랙크리스탈 사태 때 열세 명의 인명을 살해한 이로 혹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얼굴과 이름은 공개하지 않도록 하죠.

아무튼 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채 복역 중 마나중독에 걸렸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사형 집행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정부는 사형을 집행하는 대신 이번 제 실험의 대상으로 이 자를 선정했습니다.

그만큼 오늘 실험에 기대가 크다는 말일 겁니다.


아무튼 지난 6월 중순의 실험이 실패한 후 여러분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또 마나중독 치료를 위해 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제는 마나중독 치료에 자신을 갖게 됐죠.

그에 사람을 상대로 치료에 도전하기로 했고 마침내 오늘 그에 도전하게 된 겁니다.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결국 나는 혈액에서 마나를 이탈시키는 것이 아닌 마나를 내 몸으로 빨아들이는데 성공했다.

그날 돼지가 아닌 소를 상대로 실험을 했을 때다.

그 후로 다시 여러 차례 동물을 상대로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그러자 국정원에서 내게 인간 좀비를 제공했고 또 혼수상태에 있다 죽은 이의 사체도 제공했다.

물론 해부를 했고 실망도 했다.

마석이 없었으니까.

다만 내게 제공된 좀비 등이 이미 좀비로 사살된 지 며칠 나아가 일주일이 넘게 지난 사체라는 걸 알고 국정원에 그 부분을 들어 막 사살된 좀비의 사체를 요구해 놓았었다.

마석이 승화했을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국정원에서 좀비의 해부가 아니라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하는 건 어떠냐는 제안이 온 것이다.

여전히 연구기관들에서 내 실험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단안을 내린 것이다.


그건 그만큼 이 마나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7월말 WHO는 마나중독, 곧 2035급성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자 통계를 발표한 적이 있다.


지난 1월 7일 한국에서 최초로 공식적인 2035급성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자가 보고된 이후 6월말까지 이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세계적으로 4억 명에 가깝다고 보고를 한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좀비가 된 이나 좀비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사망자 그리고 혼수상태 환자의 포기로 인한 사망도 포함하고 있다.

즉 좀비가 죽인 사람이나 좀비라는 핑계로 살해된 사람 그리고 가족의 포기로 방치됐다 죽는 혼수상태 환자를 포함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그건 엄청난 숫자다.

단 6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전세계 인구 중 5% 정도가 사라졌다는 말이니까.

거기에 지난 블랙크리스탈로 인한 폭동으로 약 0.1%의 인류가 사라졌고 블랙크리스탈 파편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다시 1% 정도의 인류가 사라졌는데 그건 이번 통계에 삽입되지도 않았단다.


문제는 이 2035급성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WHO의 발표에 따르면 6월말 기준으로 전세계 인구 중 대략 2% 정도가 2035급성호흡기증후군으로 인한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고 하니까.


문제는 그런 환자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면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언론이 떠드는 소리에 의하면 한국도 WHO가 발표한 통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나마 한국은 방역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산소호흡기나 산소의 공급이 원활한 편이고 또 그것들을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 혼수상태 환자가 죽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대신 혼수상태의 환자가 너무 늘어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혼수상태 환자라는 것은 환자 하나만이 아니라 그를 돌볼 사람까지 활동을 못하고 묶여 있어야 하기 때문에 경제활동 인구가 급감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많은 청년들을 경찰이나 군 조직으로 흡수해야 했다.

경제가 돌아갈 리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 건실한 재정이 버티게 하고는 있지만 이제 그것도 한계가 오고 있는 모양이다.


지난 5월 정웅이 옥수수와 밀의 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현재는 그것들뿐 아니라 각종 농축산물의 수입이 거의 막혀 있다시피 할 정도란다.

당연 거기에는 가축 사료도 포함이 되어 있다.

생산되는 축산물의 가격이 올랐다는 말이다.

거기에 가축의 마나중독이라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가축의 마나중독 문제는 인간의 혼수상태 환자 문제와 같아지고 있다.


이밥에 고깃국이라는 말은 이제 북한의 정치용어가 아니라 한국의 정치용어가 될 판인 것이다.

그나마 닭고기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랄까.


그런 상황이니 정부에서 내 연구에, 실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물론 내 연구를 폄하하는 이도 있다.


일단 내 연구는 밖에서 보면 확실히 객관화하기 어려우니까.

정확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더구나 내 마나중독 치료가 성공한다고 해도 그건 고작 몇몇 사람을 치료할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마나중독에 대한 대처법으로는 확실히 미흡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인류 전체가 아닌 그 몇몇을 위해서라도 연구가 행해질 필요가 있을 때도 있는 법이다.

가령 아주 부유한 이가 앓고 있는 병을 위해서 같은 경우 말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TV에 얼굴을 비치지 않은 지가 벌써 보름이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중에서는 대통령이 좀비가 돼 제거됐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형편이다.

당연 아직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이들이 권력에서 밀려나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오늘 내 실험을 참관한다며 나와 있는 국정원장 역시 대통령이 임명한 이다.

권한 대행이 언제 그만두라고 할지 모르는 처지가 된 것이다.

그러니 국정원장이라는 작자가 이 작은 실험실 앞에서 쭈그려 앉아 내 실험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거겠지만.


물론 인류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임에도 벌이는 저 위 권력자들의 지저분한 권력투쟁이 맘에 드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 바람에 나는 국정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되었다.

가령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살아있는 마나중독 환자 같은 것 말이다.


환자의 치료는 어렵지 않다.

전에 돼지의 마나중독을 치료할 때는 에크모를 이용해 네 시간 정도를 꼼짝 못하고 마나에 집중해야 했지만 이제는 10분 정도면 돼지 한 마리를 치료할 수 있다.

그러니 사람이라면 5분이면 충분하다.


그렇지만 그럴 필요 없다.

마나중독 치료가 쉽게 이뤄진다고 여기면 가치가 떨어질 건 불문가지.


더구나 국정원은 내가 돼지나 소를 치료한 과정을 절대 알지 못한다.

그저 어느 날 소를 치료하더니 그 후로 다양한 동물들의 치료에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만 알 뿐.


그러니 오늘도 치료에 성공한 것만 보이면 그만이다.

따라서 나는 에크모에 그저 손을 넣은 채 별 잡스런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얼추 네 시간 정도가 지나면 환자 혈액 속 마나를 한번에 흡수하면 그만이다.

그때의 황홀경은 부수입이고.


‘흠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문양을 연구해야겠어.

확실히 내가 마나중독을 치료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나저나 마나중독을 치료하는 문양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 거지?

일단 문양에 등장하는 ■■는 확실히 마나라고 봐야겠지.

거기에 문양 중 ‘있는 ■■를 돌려준다’는 써야 할 테고.

그리고 ‘피에서 ■■를 분리한다’라는 문장을 만들어야 할 테고.

문제는 문장을 만들 때 그 연결이란 말이야.

어느 정도의 마나로 연결해야 원하는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휴, 결국은 또 다시 노가다군.

동물들도 숱하게 죽여야 할 판이고.’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얼추 세 시간이 지난 것을 확인하고 환자의 마나를 흡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펼치자 내 심장의 마나가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에크모를 통해 흐르던 혈액 속의 마나가 내게 확 빨려들어온다.

그리고 시작된 황홀경.

이제는 익숙해져선지 처음 느꼈던 그만큼의 쾌감은 없지만 여전히 짜릿함을 내게 선사한다.

그리고 그 마나샤워는 세 시간이 넘게 가만히 서 있느라 조금은 피로해진 내 다리를 시원하게 만든다.


슬쩍 고개를 돌려 국정원장과 기조국장을 바라보니 내게 뭔가를 확인하고 싶어 안달이다.

그 모습에 손가락을 구부려 OK사인을 보내고 일단 음압장치를 가동해 이 일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러고도 한참을 기다렸다 환자의 입에 매달려있는 산소호흡기를 떼내 환자가 자발호흡을 시작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제서야 확연히 펴지는 얼굴들.


“강 선생님, 고생하셨습니다.”


“강 선생 고생했어요.”


앞은 이성태 국장이고 뒤는 감성국 원장이다.

두 사람 모두 나를 선생이라 부른 것이다.

전에는 그저 강석우씨라는 호칭이 전부였으니 이게 세상인심인 모양이다.

돈이 없으면 실력이 있어야 대접받는다는 아버지 말씀이 새삼스럽다.


“예, 감사합니다.”


“저기 강 선생!

내 마나중독 환자 한 댓 명 정도 보낼 테니 일단 그 환자들을 더 치료해보도록 합시다.

강 선생을 믿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이 있어서 말이오.”


어쩌면 정말 대통령의 치료를 내게 맡기려는 모양이다.


‘하긴 정말 마나중독에 걸렸다면 치료할 만한 사람도 없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러도록 하죠.”


“고맙소이다. 아마 그 일이 성공한다면 강 선생 인생은 확 피게 될 거요.”


“하하,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솔직히 대통령이 아니라도 치료할 사람은 널리고 널렸을 테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사우디 왕세자가 마나중독에 걸렸다는 말도 있고 유럽 어느 왕가의 왕이 마나중독에 걸렸다는 말도 있으며 마크 저커버그가 마나중독에 걸렸다는 소문도 있다.

인생 확 피는 일로는 대통령보다 그런 사람들이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대통령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장도 할 얘기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아, 예. 강 선생님! 저와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언젠가 부탁을 하나 하겠다고 한 말 기억하십니까?”


기억한다.


그때 국장은 내게 어떤 마나라도 느낄 수 있냐고 물었고 나는 가능할 거라고 말했던 것도 기억한다.


“물론 기억합니다. 아니 오히려 제가 부탁하고 싶군요.”


“그럼 그 부탁을 하도록 하죠. 내일 시간을 내주셨으면 합니다.”


“그러죠. 내일 내곡동으로 방문하면 되는 겁니까?”


“아뇨. 아침 일찍 오대영씨가 모시러 올 겁니다.

내일 하루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감안하셨으면 좋겠군요.”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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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사기 +1 21.06.27 1,363 41 13쪽
48 고민 +2 21.06.27 1,393 39 13쪽
47 인질 +1 21.06.26 1,356 42 12쪽
46 사우디 +2 21.06.25 1,408 43 12쪽
45 소문 +1 21.06.24 1,419 46 14쪽
44 치료사 +3 21.06.23 1,511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1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5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1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1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2 49 14쪽
» 치료 +1 21.06.17 1,564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3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0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599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58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1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29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1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3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3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0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2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08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46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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