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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조회수 :
176,318
추천수 :
4,730
글자수 :
861,399


작성
21.06.12 14:35
조회
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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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글자
12쪽

마나샤워

DUMMY

『안녕하십니까?

강석우씨의 조수로 있는 박정웅이라고 합니다.


제가 얘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실험이요?

사실 저 역시 형의 실험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설명은 들었습니다.


형의 말에 의하면 그냥 혈액에 손을 최대한 가까이 대고 집중을 하면 혈액내 마나가 혈액에서 분리된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분리된 마나를 외부와 밀폐된 여기 실험실로 빼낸 후 나중에는 음압장치를 통해 외부로 배출하는 것이 이 실험의 요체라고 합니다.


이해가 안 간다고요?

물론 허무맹랑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건 저 역시 같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의 이 마나중독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요?

우리가 이 일을 당하고 있으니 그렇지 1년 전에 혹은 블랙크리스탈이라는 게 등장하기 전에 마나중독이라는 게 있다고 하면 누가 믿었겠습니까?


더구나 제가 지켜본 형은 농담을 해도 재미가 없어 누구도 웃지 않던 형입니다.

또 후배인 저에게도 실없는 소리를 하지 않던 이고요.


거짓이요?

제가 알기로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닙니다.


어른들 말씀에 20대 때에는 하루가 지나도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제 주위에도 어제와 오늘이 다른 사람이 있고요.


그렇지만 나이 40이 되면 사람이 바뀌는 게 아주 어렵다고 하더군요.

형은, 강석우씨는 어제와 오늘이 항상 같은 사람입니다.

적어도 사람을 속이고 거짓을 말할 사람은 아니죠.

독자분들도 지난 시간 여기 돌쇠TV를 통해 강석우씨를 지켜봐왔으니 아시리라고 봅니다.


실험의 성공 가능성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다만 형이 하는 말에 의하면 몇 번의 실패는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은 했습니다.


시간요?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말은 없었습니다.


돼지요?

돼지는 지난 5월 7일 제가 가서 구입한 겁니다.

파신 분 역시 알고는 있지만 방송에서 말씀드리는 건 아닌 거 같군요.

다만 봉화에 있는 돼지농장이라고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예.

후원을 받아 이 연구를 좀 더 충실히 하기 위함입니다.

물론입니다.

돼지를 위해 이런 고생을 하는 건 아니니까요.

돼지에서 성공한다면 몇 차례 더 실험을 한 후 사람을 상대로 실험을 할 건 분명합니다. 이미 여기 연구소에 마나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가 둘이나 있기도 하고요.


그때도 당연 돌쇠TV를 통해 방송할 예정입니다.

물론 돼지에서 성공을 한 다음입니다만.


아 형이 에크모에서 손을 뺐습니다.

4시간만이군요.


당장 나오지는 못합니다.

음압장치를 가동해 실험실내 공기를 모두 바꿔야하거든요.

좀만 기다리시면 형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에크모를 통해 흐르는 혈액에 최대한 손을 가까이 대고 의지를 일으켰다.

피가 돼지의 몸에서 떠난 상태라서인지 혈액에 있던 마나의 분리가 의외로 순조롭다.

그렇게 분리된 마나는 특별히 개조된 장치를 통해 내 손이 들어간 곳에서 빠져나와 실험실내 대기로 흩어진다.


돼지의 머리는 이 실험실내 공기를 흡입하지 못하도록 특별히 제작한 커다란 산소호흡기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내가 에크모를 사용하는 목적은 에크모를 통해 혈액내 산소포화도를 높이기 위함이 아니니 돼지에게 이 실험실의 공기가 아닌 깨끗한 산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혈액에서 마나를 빼는 작업은 무척이나 지루한 작업이지만 한시도 집중을 잃어서는 안 된다.

집중이 잠시라도 흩어지면 빼낸 마나는 다시 흐르는 혈액과 결합하려고 한다.

마나와 혈액의 반응속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다.


당연 마나를 빼내는 일만 신경써서는 안 되고 분리된 마나가 장치를 통해 외부로, 곧 실험실로 빠져나가는지도 수시로 확인해야만 한다.


더구나 흐르는 혈액에서 모든 마나를 분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충 한번의 시도로 혈액에 있는 마나 중 약 10% 정도가 분리돼 실험실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당연 혈액을 한번 돌려서는 모든 마나를 빼낼 수가 없다.

더구나 마나를 뺀 혈액이 돼지의 체내로 들어가면 다시 마나에 오염이 된다.

물론 시간이 갈수록 혈액내 마나의 농도가 옅어지기는 한다.


그렇지만 내 집중력 역시 약해지는 건 마찬가지다.

더구나 꽉 막힌 실험실이다.

마나라는 특수성으로 에어컨도 켤 수 없다.


이마에서 흐르는 땀이 눈으로 파고들어 나를 괴롭힌다.

그럼에도 집중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게 고통을 잊기 위해 더욱 집중을 하려고 노력하자 어느 순간 나를 괴롭히던 땀이 느껴지지 않는다.

실험실 내 더운 공기로 인한 거친 호흡도 차츰 골라지기 시작한다.

계속 한 자세로 서 있다 보니 생긴 근육의 잔떨림도 잊어버렸다.

러너스 하이에 접어든 것이다.


그래선지 차츰 내가 뭘 하고 있는지를 잊었다.

마나를 분리해야 한다는 생각도 분리한 마나를 기계에서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는 생각도 잊었다.

그저 하는 행동은 마치 기계처럼, 정해진 프로그램처럼 움직일 뿐이다.


시간을 잊었다.

그리고 몸도 마음도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갑자기 몸의 피로가 한순간 싹 날아가고 시원하게 샤워라도 한 듯이 상쾌해진다.

그리고 그제야 나는 이 실험실에 퍼져있던 마나가 내게로 몰려오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느낌은 마치 모래밭 한가운데 놔둔 자석으로 모랫속 철분들이 몰려드는 것과 같다.


그 신기한 느낌에 정신이 팔려 도통 어떤 생각도 없이 정신이 멍해 있는데 이번에는 혈류 속 마나가 내 몸으로 빨려 들어오기 시작한다.

놀랍고 신기하다.

여태 혈류에서 마나를 이탈시키기 위해 그렇게 집중하고 의지를 고양시켰음에도 마나는 혈류에서 찔끔찔끔 이탈했었다.


분당 심장에 네댓 번 정도 들어갔다 나오는 속도의 혈류에 의지를 싣는 것도 어렵지만 길이가 수만km라는 혈관에 퍼져있는 마나를 혈액에서 이탈시키는 일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일 텐데 지금 그 혈류속 마나가 스스로 내게 빨려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내가 그 혈류속 마나에게 그 어떤 의지도 보내지 않았음에도 마치 내가 가진 마나가 주변의 약한 마나를 끌어들이는 듯한 느낌이다.

확실히 내 마나가 아주 빠르게 회전하면서 주변의 마나에 구심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건 마치 뉴스에서나 본 토네이도가 주변의 모든 물건을 빨아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아니 사정을 위해 급피치를 올린 섹스와 같다.

마나가 내게 확 빨려들면서 느껴지는 황홀감이 섹스를 할 때의 사정과 다르지 않다.

엄청난 쾌감이다.

몸과 마음 모두 문자 그대로 날아갈 듯 상쾌하다.

내 마나를 가지고 여러 번 실험을 했지만 이런 기분은 느껴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제야 정신이 든다.

슬쩍 돌아보니 정웅은 여전히 독자들과 대화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일단 기계에서 손을 뺐다.

그러면서 굳이 사람들에게 마나가 내게 빨려온다니 하는 소리를 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하기도 귀찮지만 믿지도 않을 테니까.’


음압장치를 켜 실내의 공기를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돼지의 상태를 살폈다.

연후 산소호흡기의 압력을 조금씩 줄여나갔다.

그러다 실내의 공기가 모두 바뀐 것을 확인하고 돼지의 머리에서 산소호흡기를 떼어내었다.

그리고 돼지가 자발호흡을 하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실 창 너머에서 결과가 궁금한 지 정웅이 창을 두들기고 있다.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보인 후 돼지의 상태를 좀 더 살폈지만 돼지는 그저 잠이 든 상태다.


잠가두었던 문을 열자 정웅이 내게 마이크를 넘기며 카메라를 돼지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후, 강석우입니다. 실험은 일단 성공한 거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 돼지는 이제 자발호흡을 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잠이 든 상태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안심할 단계가 아닙니다.

며칠 경과를 지켜봐야 할 테니까요.

그리고 제가 너무 피곤하군요.

일단 돼지를 우리에 집어넣은 후 우리에 카메라를 고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수의사를 불러 돼지의 상태를 살펴보도록 하죠.

저는 이만 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물론 피로는 없다.

마나샤워를 하면서 모든 피로가 날아갔으니까.


그렇지만 그 문제로 생각할 게 한둘이 아니다.

적어도 지금은 방송에서 이런저런 질문을 받기가 귀찮다.


뒷일을 정웅에게 맡기고 옥탑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 벌어진 일에 대해 생각을 했다.


‘어떻게 그렇게 된 거지?’


주변에 신경쓸 정신이 아니었다.

아니 혈류에서 마나를 이탈시킨다는 의식도 없이 그저 하던 일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실험실내의 마나가 내게 몰려들었다.

거기에 혈류 속 마나마저도.


‘아! 내 몸속의 마나가 회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웃통을 벗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을 가만히 가슴에 대어 보았다.

별 다를 게 없다.

그저 언제나처럼 마나가 느껴질 뿐.


‘음, 회전하고 있지 않은데. 그때는 어떻게 된 거지?’


도무지 어떻게, 왜 그런 일이 벌어진지 알 수가 없다.


‘이거 아무래도 다시 한번 그 일을 겪어봐야 단서라도 찾을 거 같은데.’


그 때처럼 마나가 내 몸으로 끌려 들어온다면 굳이 몇 시간이나 고생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마나중독을 치료하는 중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치료 대상이 어찌 될지 알 수도 없다.

돼지야 잘못 돼도 문제가 없다지만 치료하던 사람이 잘못될 경우 자칫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더구나 내가 의료인도 아니니 법적인 문제도 엮일 게 분명하다.


당연 한순간에 마나를 빨아들일 수 있다면 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고 치료 역시 성과가 좋을 것은 자명하다.

그러니 오늘 있었던 일을 내 의지로 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


그렇지만 당장 뭘 어째야 하는지 알 도리가 없다.

물론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내 몸의 마나를 회전시키면 되니까.


그런데 그걸 어찌 회전시킨단 말인가.

아무리 정신을 집중해 마나에게 회전하라고 해 봐야 마나가 내 말을 알아듣는 것도 아니고.


그런 고민을 하는 중 전화가 끊임없이 진동을 하고 있다.

돌쇠TV에 내 전번이 공개된지라 아마도 오늘 실험에 대해 독자들의 문의일 테다.

전에 서바이벌 방송에서도 그런 경우가 왕왕 있었으니까.


그래서 진동에 신경을 끄고 있었는데 도무지 신경이 쓰여 결국 전화를 집어 들었다.

수없이 찍힌 모르는 번호들.


부재중 통화는 무시하고 남겨진 메시지를 들여다보니 역시나 독자들의 질문이다.

대부분이 정말 실험에 쓰인 돼지가 마나중독에 걸린 것이냐는 것이고 가족 중에 마나중독에 걸린 이가 있는데 혹 치료가 가능하냐는 물음도 있다.


그리고 그 중에 언론사에서 남긴 메시지도 있다.

영상을 잘 봤고 영상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흠, 언론이라.’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언론이긴 하다.

물론 메시지를 남긴 언론사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메시지를 보면서 하나 하나 넘기는 중에 특이한 메시지가 하나 있다.


‘국가정보원입니다. 여러번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시는군요. 찍힌 번호로 연락 바랍니다.’


그런 내용이다.


‘뭐야, 이거 피싱인가? 근데 요새도 이런 식으로 피싱을 하네.’


그런데 확인한 전번이 핸드폰이 아닌 유선전화다.


“정웅아. 이거 한번 봐 봐라.”


“음, 국정원에서 이런 전화도 하나요?”


“그러게. 아무래도 피싱같지?”


“그렇긴 한데 일단 한번 연락은 해 보죠.”


“야, 그러다 전화에 있던 통장기록이니 하는 거 전부 털릴라.”


“그럼 유선전화로 연락하면 되잖아요. 아래층 상점에서 잠시 빌리면 안 되요?”


“장사가 안 돼 죽을 상들인데 그런 부탁하기는 좀.”


“그럼 잘됐네. 오늘 실험도 성공했는데 가볍게 맥주나 한잔 하죠.”


“그래. 뭐 그러자. 수연이한테는 네가 말해 봐라.”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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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사기 +1 21.06.27 1,363 41 13쪽
48 고민 +2 21.06.27 1,392 39 13쪽
47 인질 +1 21.06.26 1,356 42 12쪽
46 사우디 +2 21.06.25 1,408 43 12쪽
45 소문 +1 21.06.24 1,418 46 14쪽
44 치료사 +3 21.06.23 1,511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1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5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1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1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2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3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3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0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599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58 45 13쪽
» 마나샤워 +1 21.06.12 1,661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29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1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3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3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0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2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08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46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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