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조회수 :
176,737
추천수 :
4,730
글자수 :
861,399


작성
21.06.26 14:35
조회
1,358
추천
42
글자
12쪽

인질

DUMMY

잘 자고 일어났는데 영 기분이 좋지 않다.

더구나 요 근래는 거의 매일 마나흡수를 하고 있기도 하다.

기분이 좋지 않을 리가 없는 것이다.


‘살만 빈 무함마드 왕세자를 치료하는 날인데 컨디션이 별로라니 걱정인데. 조심해야겠어.’


정말 걱정이 됐다.

치료를 미루고 싶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사우디 왕가도 일정이 있을 텐데 단순히 내 컨디션 때문에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예정대로 4층 실험실 아니 이제는 치료실인 곳으로 가 적당히 치료 준비를 하면서 환자를 기다렸다.

준비를 마쳤음에도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를 하는 내 모습에 정웅이 불퉁거렸지만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꾸라도 할라치면 정말 재수가 없을 거 같은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10시가 되었고 도착한 환자를 치료했다.

별 이상은 없었다.

어머니인 사라공주가 내게 좀 더 신중할 것을 당부했고 좀 더 많은 경호원들이 4층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문제되지 않았다.


그렇게 12시쯤 치료가 끝이 났다.

이제 환자가 깨어나기만 하면 된다.

계약상 환자가 산소호흡기를 떼고 정신을 차려 한마디라도 말을 할 때까지 내가 책임을 지기로 했기에 환자는 4층의 침상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그 방은 사라공주와 경호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환자가 금방 깨지는 않는다.

마나중독을 치료하면 환자는 깊은 잠에 빠지는데 보통은 너댓 시간 정도 잠을 자게 된다.


물론 전부 그런 건 아니다.

치료한 환자들 중 몇몇은 거의 24시간 가까이 잠에 빠져든다.

이수정이 그랬고 김민준이 그랬으며 강민수 역시 그랬다.


물론 사전에 그런 사실을 고지했으니 사우디 측에서도 알고 있다.

그리고 살만 왕자 역시 치료가 끝난 후로 5시간이 넘어가자 나나 내 주변은 왕자의 마나중독 극복시간이 24시간이라고 여기에 됐다.


다시 한번 사라공주에게 사실을 주지시켰다.

환자에 따라서는 마나중독을 극복하는데 24시간 정도 걸리는 이도 있다.

또 그 시간이 마나중독에 걸려있던 시간과 관계도 없다.

이유는 모르지만 어쩌면 체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바로 통역을 맡아 해 온 이 여성분이 25시간 만에 깨어난 경우니 걱정을 마라.

그러니 병실에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일단은 모두 철수하는 게 좋겠다.

뭐 그런 내용으로 사라공주에게 말을 했다.


그리고 사우디 측 역시 사전에 그런 얘기를 들었기에 내 말을 납득했다.

먼저 사라 공주가 다음날 아침에 오겠다며 떠났다.

그 뒤로 대사를 비롯한 사람들 역시 내일을 기약하고 떠났다.

그렇게 병실에는 사우디측 의사 하나와 간호사 하나 그리고 병실 문 앞을 지키는 경호원 두 명 만이 남았다.


‘아침부터 기준이 좋지 않더니 환자가 이러려고 그랬던 모양이군.’


환자와 외부인이 있는데 모두 철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영어도 되고 아랍어도 되는 이수정이 사우디측의 수발을 들기로 하고 우리 역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밤이 늦은 것이다.


나 역시 잠에 빠졌다.

아침의 그 이상하고 불쾌한 감정이 이 잠으로 사라지길 바라면서.


그렇게 잠을 자다 문득 이상한 느낌에 잠에서 깨어났다.

얼마 자지도 못하고 깼는데 정신은 오히려 또렷하다.

아니 긴장이 된다.

마치 육감이 내게 조심할 것을 종용하는 듯하다.

도무지 다시 잠을 청할 기분이 아니다.


‘왜 이러지?’


귀에 마나를 집중했다.


‘뭐야?’


4층이 소란스럽다.

무슨 말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누군가 떠들고 있고 집기 따위가 쓰러지는 소리도 난다.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작지만 높은 소리도 들린다.


조용히 그렇지만 빠르게 옷을 입고 조심스럽게 방을 나가 4층으로 향했다.

도둑은 아닌 듯하다.

도둑이 불이란 불을 모두 밝히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그리고 모르는 이가 이수정에게 나를 찾아오라고 하는 말이 들린다.

환자라는 말도 들린다.


‘아, 마나중독 환자를 데려온 모양이군.’

그런 추측이 든다.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범죄자가 되더라도 가족을 치료할 수 있다면 나 역시도 그랬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적어도 사람을 해치지는 않겠다는 안심도 된다.


4층 출입문을 열었다.

모두의 눈이 내게 쏠리고 나 역시 모두를 보게 되었다.

쓰러져 있는 건장한 사람은 사우디측 경호원 둘이다.

저 구석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여성은 사우디측 간호사다.

의사는 보이지 않는 게 어찌 된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이수정을 윽박지르는 일단의 무리.

보이는 이만 넷인데 모두 군복을 입고 권총을 가지고 있다.

군인이다.

그 앞에는 수북이 전화기가 쌓여 있다.


“내가 강석우입니다. 이게 무슨 경우입니까?”


한 사람이 앞에 나서서 말을 하는데 입고 있는 군복에 중령의 계급장이 있다.

다른 세 사람은 중사와 하사 계급장이다.


“충성! 강 박사님께서 해 주실 일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아니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내게 권총을 들이밀려고 한다.

그렇지만 마나가 씌워진 내 눈에는 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권총 모두 안전장치가 채워져 있다는 것이 보인다.

다리와 손에 마나를 씌운 후 내게 다가오는 중령의 권총을 낚아챈 후 깜짝 놀라 움직이려는 세 사람에게 다가가 그 손목을 수도로 한번씩 내려쳤다.

처음 손목을 맞은 이는 손목뼈가 이상한 방향으로 꺾였고 다른 두 명은 손목을 부여잡고 악을 지른다.

힘을 과하게 쓴 모양이다.

그리고 그제야 세 자루의 권총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김상사!”

그리고 정해진 암호가 있었던지 중령이 소리를 치는데 아차 싶다.

특전사씩이나 제대한 내가 적의 규모도 아군의 안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실수를 범한 것이다.

역시나 사우디 왕자가 있는 방의 문이 열리고 사우디측 의사의 머리가 쏙 나온다.

그리고 뭐라고 떠드는데 아랍어다.


“뒤에 군인이 권총을 들이대고 있대요.”


이수정이다.


“다친 이는 없는지 물어봐 주십시오.”


“다행히 다친 이는 없답니다.”


내게 무슨 할 말이 있는지 입을 열려는 중령의 뺨따귀를 냅다 갈겨버렸다.

내게는 정말 귀한 손님인 사우디 왕자를 치료한 날 그 사우디 왕자를 인질로 삼은 이의 수괴가 나불대려는 모습에 화가 난 것이다.

그러자 입에서 뭔가가 튀어나오고 침과 섞인 피가 흘러내린다.

한동안 말은 못할 거 같다.


“당신은 일단 조용히 있어.

군복을 입고 이런 일을 벌이는 게 수치스럽지도 않은가?

일단 수정 씨가 어떻게 된 일인지 말 좀 해 보세요. 말할 수 있죠?”


이수정도 겁에 질려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지만 내가 들어온 후로는 적어도 겉으로는 차분한 모습이다.


“한 10분, 15분 전쯤에 이 사람들이 들이닥쳤어요.

여기 경호원들이 다가오자 공격을 했고요.

4층 전체를 뒤져 사람들 모두를 확인한 후에 전화로 뭐라고 하니까 다시 한 사람이 들어왔는데 환자 하나를 업고 있었어요.

그러더니 왕자의 병실로 들어갔고요.

그 후 저더러 소장님을 데려오라고 윽박지르는 중에 소장님이 오신 거예요.”


그렇게 이수정이 자초지종을 말하는 중에 밖에서 갑작이 싸이렌 소리가 들리고 차량 불빛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이건 또 뭔 일이야. 야, 중령! 너네 뭔 일을 했기에 지금 이래?”


입이 터진 중령은 정신이 나갔는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야, 너 중사! 네가 말해 봐라. 말을 안 한다면 네 입도 필요 없다고 보고 중령 꼴로 만들어 줄 테니까.”


손목이 꺾인 중사가 악에 바쳤는지 욕부터 한다.


“x발!”


“욕하는 입도 필요 없다!”


“이 개자식아! 죽이려면 죽여라. 너 같은 놈들 때문에 나라가 다 이 모양 이 꼴이 된 거야. 죽여!”


“뭐? 나라? 갑자기 웬 나라? 허 참! 인질범한테서 나라라는 말을 들으니 참신하긴 하다만 너한테 들을 소리는 아닌 거 같다.

그나저나 그런 소리를 들으니 내 기분이 더럽네.

네 말이 꼭 인질범은 애국자고 사람을 고치는 사람은 매국노라고 하는 거 같잖아.

그런 거야?

그런 거면 그 팔목 꺾인 정도로는 안 되겠는데.

정말 어디 하나 부러뜨려야겠어.

말해 봐라.

네가 말하는 곳으로 적당히 부러뜨려 줄 테니까.”


“저기요! 강 박사님! 그런 게 아니지 말입니다.”


갑자기 앳된 얼굴의 하사가 말을 한다.


“이 하사! 입 다물어. 이런 새끼한테 구걸할 필요 없다.

남자가 한번 죽지 두 번 죽냐. 다 같이 죽으면 그만이야.”


“야, 여자도 한번만 죽거든.

아! 두 번 죽는 이도 있기는 하다. 좀비 말이야.

내가 너희들 좀비로 만들어 줄까? 왜 못할 거 같아?”


나 역시 화가 나서 나오는 대로 떠들었다.


“저기요, 강 박사님 제 말 좀 들어봐 주시지 말입니다.”


그런데 그 이 하사라는 이가 하는 말투가 꼭 한기준이 하는 말투라 나도 모르게 설핏 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 얼추 감정도 수습이 됐다.


그런 중에도 밖에서는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슬쩍 창밖을 내다보니 경찰에, 군인에, 기자로 보이는 이들에, 신났다며 구경나온 주변 사람들에.

그리고 급기야 인질범을 설득하려는지 확성기 소리도 들린다.

뭐 인질을 풀어주고 투항하라는 말이다.


“좋아, 하사! 네가 말 해봐. 물론 짐작가는 바가 없지는 않지만.”


그 들춰업고 왔다는 환자가 마나중독 환자일 건 분명하다.

사우디 왕자를 인질로 삼아 치료를 원할 테다.

그래도 일단 들어보기로 했다.


“저희는 제1경비단 소속입니다.”


“경비단? 경비단이나 된 놈들이 인질을 잡아? 이거 나라 망신이군.”


그러면서 슬쩍 떠들던 중사를 바라봤다.

부끄러워할 줄 알았는데 자랑스럽다는 태도다.


경비단은 왕조시대라면 근위부대라고 할 수 있는 부대다.

당연 1경비단의 작전 지역은 북악산과 인왕산이고 청와대 경호처의 지원부대다.

장교라면 엘리트 중의 엘리트고 군권력의 핵심이다.

육군에서는 경비단에의 근무경력이 없으면 진급도 쉽지 않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물론 한국 현대사 두 번의 쿠데타에 깊이 관여된 부대기도 하고.


“계속 해봐!”


“대통령께서 마나중독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대행이 된 총리는 대통령의 치료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국군병원에 유폐하다시피 방치하고 있었습니다.

대대장님과 저희는 그 일이 옳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잘못을 고쳐야 한다는데 의기투합했습니다.

그게 나라를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가 인질을 잡은 건 잘못이지만 사람을 해치지는 않았습니다.

부디 대통령을 치료해 주시기 바랍니다.”


“뭐?”


말문이 턱 막혔다.

같이 듣던 이수정 역시 놀란 눈으로 나와 사우디 왕자가 있는 병실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다.


“정말 대통령이라고?”


“그렇습니다.”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거짓이 아니고?”


얼마나 놀랐는지 멍청한 질문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그때쯤 밖의 소란에 5층에 있던 식구들이 조심조심 4층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조용! 조용해 봐! 일단 강민수! 너 대통령 얼굴 알지?”


“잘 모르는데요.”


이제 19인 민수는 게임 개릭터라면 잘 알지만 대통령 얼굴은 잘 모른단다.


“삼촌 제가 알아요.”


좀 더 당찬 민정이 제가 가서 확인하겠단다.


“그럼 민정이 네가 저기 사우디 왕자 있는 방에 가서 대통령 얼굴 확인하고 와.

야, 하사! 저기 안에 있는 상사라는 놈에게 얘기해. 얼굴 확인하러 간다고.”


그리고 조카인 민정이 병실로 향하는 중에 나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야 했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법사가 되기까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4 검은 안개 +1 21.07.02 1,297 41 14쪽
53 부지 확보 +3 21.07.01 1,306 39 13쪽
52 치료기 +4 21.06.30 1,310 43 15쪽
51 문양 설계 +3 21.06.29 1,318 44 12쪽
50 문양 연구 +1 21.06.28 1,351 46 14쪽
49 사기 +1 21.06.27 1,366 41 13쪽
48 고민 +2 21.06.27 1,394 39 13쪽
» 인질 +1 21.06.26 1,358 42 12쪽
46 사우디 +2 21.06.25 1,410 43 12쪽
45 소문 +1 21.06.24 1,421 46 14쪽
44 치료사 +3 21.06.23 1,512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3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6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2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4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3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5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4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1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602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59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4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31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3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4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5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2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4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11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49 4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