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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진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사가 되기까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동기진
작품등록일 :
2021.05.13 11:47
최근연재일 :
2021.10.20 19:28
연재수 :
1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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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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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30
글자수 :
861,399


작성
21.06.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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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
12쪽

문양 설계

DUMMY

“형! 내일 오겠다네요.

근데 온다는 이 중에 정미나라는 여자가 있어 누군가 알아봤는데 아무래도 죽은 정 회장의 딸인 거 같은데요.”


“딸?

정회장에게 딸이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는데.

아들 하나잖아.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그 부회장.”


재계라고 마나중독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물론 소문만 무성하지만 그 소문 중에 유독 H그룹의 소문이 유명했다.


일단 60대 후반의 정회장이 좀비가 돼 제 부인을 죽였고 마침내 군에 의해 사실됐다는 소문이 있다.

거기에 정회장의 유일한 상속자이자 아들인 부회장 역시 마나중독으로 혼수상태라는 얘기도 있다.


“저도 그런 줄 알았는데 죽은 정회장에게 다른 여자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증권가에는 이미 알려진 얘기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쉬쉬해서 널리 퍼지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아무튼 H그룹에 근무하는 선배에게 물으니 정회장의 딸이 맞을 거리고 하네요.

더구나 아직 20대인데 벌써 H그룹 이사라고 하는 걸 보면 맞는 거 같고요.”


“그래?

그런데 그 여자가 여기는 왜?

아! 제 오빠 치료 부탁하려고 그러나.”


“글쎄요.

오빠가 죽으면 H그룹이 제 손에 들어오는데 굳이 그런 부탁을 할까요?

친오빠도 아닌데.”


“자식이 무슨 드라마같은 얘기는.

주변이 온통 승냥이 떼일 텐데 20대 여자가 그 큰 그룹을 어떻게 운영한다고 그래.

뭐 만나보면 알겠지.”


내 연구소를 방문한 이는 40대 중반의 학자같은 이와 30대 중반의 남성 그리고 정미나로 추정되는 젊은 여성이다.

일단 가장 연장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강석우라고 합니다.

작지만 여기 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아, 안녕하십니까? 김도체라고 합니다.

H반도체에서 반도체 설계팀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분은 그룹 재무담당 이사님이십니다.”


살짝 놀란 척을 하며 인사를 건넸다.


“근데 재무담당 이사님께서 무슨 일로?

제가 부탁한 것은 반도체 설계에서 그 층구조 이론을 알고 싶은 거 뿐인데.”


“강석우씨!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물론 강석우씨가 원하는 바에 대해 BH에서 얘기를 듣긴 했습니다.

그런데 강석우 씨의 얘기대로라면 결국 개조된 에크모를 대량생산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는 그 부분을 얘기하고자 해서 왔습니다만.”


“에크모 생산이요? 아직 시제품도 나오지 않았는데요?”


“기계라는 게 생산한다고 말하면 어디서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강석우씨와 얘기가 잘 되면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강석우씨에게 에크모를 생산할 능력은 없는 걸로 아는데요?”


말투가 직설적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없다.

당연 기분이 상한다.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어쩌면 20대의 여자가 대그룹의 이사라는 말에 심사가 뒤틀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니 비록 배다른 이라고는 하지만 제 오빠의 치료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시 치료를 재개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기분대로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일단 반도체 설계에 대한 얘기를 듣는 거니까.

물론 국내에 H사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요?

그 문제는 여기 우리 관리실장님과 얘기하시고 저는 박사님에게 실례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가시죠.”


그렇게 정미나라는 여자를 무시하듯 정웅에게 맡기고 나는 이름마저 반도체스러운 김도체 박사에게서 반도체의 층구조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형! 좀 진전이 있어요?”


“나중에 얘기하자.”


정웅이 할 얘기가 있는 듯 내 사무실에 고개를 들이밀었지만 그걸 물리치고 김도체 박사에게서 들은 층구조 설계에 대한 얘기를 참조해 문양을 그리는 일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그 출발은 두 문양에 공통된 문양을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물론 단어 수준에서 공통으로 들어가는 문양은 없다.


그러나 29년도의 문양.

그러니까 내가 알파벳에 해당한다고 한 문양은 공통으로 들어가는 문양이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문양이라는 것이 그 대단한 마법같은 효능을 가진 어떤 것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수단인 건 분명하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표현에 각각의 문양이 필요하다면 그 문양의 수는 정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을 테다.

그리고 그건 너무 비효율적이다.

물론 전지전능한 신이라면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문양이라는 걸 신이 아닌 어떤 지적생명체가 만들었다면 결코 그렇게 만들지는 못한다.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모른다는 것과 같으니까.

중국만 해도 부수라는 것이 있음에도 몇 만이라는 한자를 모두 기억하는 이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으니까.


그래서 29년도의 문양이 필요한 것이다.

마치 음소문자의 음소에 해당하는 혹은 한자라면 그 부수에 해당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문양 말이다.

그리고 그것들의 조합이 단어가 되고 단어의 조합이 문장이 되는 구조라는 건 문양이 한글이나 한자가 아니어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바다.

비록 그 뜻은 모르더라도.


그리고 어머니는 그 29년도 문양을 남겨두셨다.

더구나 보존문양은 아주 복잡한 문양이다.

단지 33년도 문장문양에 간단하게 무엇을 그 상태 그대로 둔다고 적혀 있어 간단하게 보일 뿐이다.


생각해 보면 무언가를 그 상태 그대로 둔다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거기에는 시간이라는 변수도 있고 공간이라는 변수도 있으며 시간과 공간이 만나 만들어낸 기후와 날씨라는 변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들 모두를 무시하고 에너지, 곧 마나만 공급된다면 언제까지라도 그 상태 그대로 두게 한다는 거니 그것을 기계로 해야 한다면 아마 어마무시한 크기의 기계에 어마무시한 에너지가 필요할 게 분명하다.

그렇게 해도 시간이라는 변수를 생각하면 아무리 진보한 과학으로도 불가능해 보인다.


그런 문양이니 당연 거기에 들어간 29년도 문양은 굉장히 다양하고 또 수없이 많다.

당연 그것을 분석해 내가 만든 회전이라는 문양과 같은 알파벳문양을 찾는 것은 그저 약간의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알파벳문양이 이 전체 문양의 작동을 책임지는 스위치의 역할을 해야 한다.


나는 그 공통된 알파벳 문양을 중심으로 두 문양을 연결해 하나의 문양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20C 인류의 지식이 아닌 21C 인류의 지식은 그걸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고도로 발달한 반도체 설계기술이 평면이 아닌 입체구조를 내게 알려준 것이다.


그렇게 실험실에서의 실험은 끝났다.

이제 제작할 차례다.


간단히 준비한 철판에 작은 레이저 기기를 이용해 문양과 같은 홈을 파고 거기에 내 마나를 전체적으로 씌웠다.

물론 마석을 놓을 자리를 제외하고.


연후 마석을 놓아 끊어놓은 문양이 연결되도록 한 후 마석이 회전하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내 몸 안의 마나를 빼 회전하는 마석 주변에 마나를 흩트린다.


마석이 마나를 끌어당겨 자신의 몸을 부풀리는 게 느껴진다.

그러나 모든 마나를 끌어들이지는 못한다.

분명 마나를 마석 주변으로 보냈는데도 보낸 마나를 모두 끌어당기지 못해 실험실이 온통 마나로 가득찬 것이다.


그건 마석이 마나를 빨아들이는데 시간이 상당히 지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마석의 구심력 밖으로 마나가 떨어져 나온 것이리라.

그래서야 쓸모가 없다.

아니 오히려 자칫 사람을 마나중독에 걸리게 할 수 있다.

실패인 것이다.


고민을 했고 다시 궁리를 했다.


‘이상하네. 왜 이렇지.’


새겨진 문양을 다시 살폈다.

어디에서도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다.


그렇게 철판에 새겨진 문양을 살피다 자연스럽게 같은 철판에 새겨진 별상칼의 문양으로 눈이 갔다.

항시 휴대하고 다니던 물건이니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 것이다.


‘이거 어머니가 새긴 문양은 잘 되는데 내가 한 건 왜 제대로 안 되는 거야?

가만 다른 것도 있었지.’


그리고 그제야 어머니가 남기신 유품이 들고 다니던 별상칼 뿐 아니라 다른 것도 있다는 생각이 났다.

강화에 있다 이 건물을 사 이사를 오면서 가져온 칠성칼.

그 동안 남의 눈에 띄어 좋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방구석 깊이 숨겨두었던 물건.

그 물건을 꺼내 거기의 문양을 살폈다.


‘문양은 같은데.’


날카롭게 한다는 문양과 어떤 것에도 부서지지 않는다는 문양이 별상칼의 그것과 똑 같다.

마나를 꺼내 그 문양의 끊긴 부분을 연결했다.

그러자 역시나 칠성칼이 예기를 발하는데 그 예기가 여태 가지고 있던 별상칼의 예기와는 비교가 안 된다.


마치 그날 어머니의 몸을 차지했다는 그 신령이 내게 맹세를 강요하며 겁박했던 그 칠성칼의 예기처럼 말을 듣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내 몸을 다치게 할 거 같은 예리함이다.

아마 보통 사람이 내가 들고 있는 이 칼을 본다면 오금이 저리고 주눅 들게 분명하다.

그날의 나처럼.


분명 별상칼과 칠성칼이 가진 문양은 같은 것이지만 나타난 결과는 천양지차다.

그리고 그제야 별상칼이 철로 만들어진 반면 칠성칼은 황동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뭐야, 그럼 칼의 재질에 따라 다르다는 말야.’


그건 어떤 금속은 마나를 잘 전하고 어떤 금속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별상칼이나 칠성칼이나 같은 문양이고 그 구조는 끊어진 문양을 연결해 마나라는 에너지를 넣으면 마나가 문양을 따라 흐르면서 칼이 문양이 요구하는 성질을 띠도록 하는 식이다.

거기에 사용된 에너지라고 할 수 있는 마나는 모두 내 마나다.

또 문양에 넣은 마나의 양 역시 완전히 똑 같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또 크게 다르다고 할 수도 없다.

즉 다른 것은 오로지 마나를 전달한 금속의 종류뿐인 것이다.


즉시 칠성칼에 들어간 것과 같은 황동판을 구했다.

구하기 어렵지 않다.

시중에 파는 황동은 대부분 칠성칼의 황동과 같은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구한 황동판에 일단 회전문양을 새겨 넣었다.

그리고 그 문양의 끊어진 부분에 마석을 올린 후 그 주변으로 내 마나를 퍼트리자 마석이 회전하면서 흩어진 마나를 끌어당기는데 마나가 어디 다른 곳으로 갈 시간도 없이 마석에 끌려들어간다.


그리고 아주 약간이지만 커진 마석.

그 커진 마석은 더 이상 끌어들일 마나가 없자 이번에는 그 회전하는 운동에 제가 가진 마나를 쓰는지 몸집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다행인 건 회전하는 중에는 회전운동에 쓰는 에너지 외에 승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어쩌면 회전하는 중에는 승회와 구심력이 동시에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걸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마나가 마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참으로 고마울 뿐이다.


‘흠, 만약 마나에게서 느낀 그 찌릿함이라는 게 일종의 전기적 성질을 띠고 있는 거라면 구리보다는 은이 더 효율이 좋다는 말인데 말야.’


당장 급한 건 아니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 해볼 만한 실험이다.

알고 있기로 은이 전도성이 더 높다지만 구리와 크게 차이나는 것도 아니다.

또 은이 아니라 금이나 알루미늄 또는 다른 어떤 금속이 마나를 더 잘 전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전기와 마나는 비슷할 뿐 같지는 않으니까.


그렇지만 금속의 성질에 따라 마나의 전달력이 다르다는 건 분명 기억해야 할 점이다.

앞으로 실험을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잘 하면 획기적인 에너지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잖아.’


물론 마석이라는 걸 얻기도 힘들고 또 그것을 보관하는 것은 더 힘든 일이지만 전기차의 그 무거운 배터리를 마석으로 대체한다면 발전소의 동력을 가스나 석유, 혹은 우라늄이 아니라 마석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이 세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이, 내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인 것이다.




읽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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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사기 +1 21.06.27 1,363 41 13쪽
48 고민 +2 21.06.27 1,392 39 13쪽
47 인질 +1 21.06.26 1,356 42 12쪽
46 사우디 +2 21.06.25 1,408 43 12쪽
45 소문 +1 21.06.24 1,418 46 14쪽
44 치료사 +3 21.06.23 1,511 42 14쪽
43 정국政局 +2 21.06.22 1,501 45 15쪽
42 호르몬 +2 21.06.21 1,565 43 13쪽
41 초능력 +2 21.06.20 1,571 46 14쪽
40 이상하다 +3 21.06.19 1,571 38 13쪽
39 또 다른 마나 +1 21.06.18 1,572 49 14쪽
38 치료 +1 21.06.17 1,563 50 12쪽
37 의지 +2 21.06.16 1,593 46 13쪽
36 마석 +1 21.06.15 1,600 43 13쪽
35 돼지 +1 21.06.14 1,599 47 13쪽
34 국정원 +1 21.06.13 1,658 45 13쪽
33 마나샤워 +1 21.06.12 1,660 52 12쪽
32 시도 +1 21.06.11 1,629 47 13쪽
31 훈련 +2 21.06.10 1,681 44 13쪽
30 진단 +4 21.06.09 1,673 49 12쪽
29 취직 +3 21.06.08 1,733 44 14쪽
28 승화 +2 21.06.07 1,770 45 13쪽
27 마나중독 +2 21.06.06 1,832 40 13쪽
26 또 다른 찌릿함 +2 21.06.05 1,808 44 12쪽
25 좀비 +2 21.06.04 1,846 4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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