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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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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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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994

작성
23.06.1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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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6화 풍류검결

DUMMY

[삭풍검(희귀)]

[순수 한철로 만든 명품 장검. 그 자체로 신비를 품은 무기에 마법이 부여되어 있다. 내구성과 절삭력이 특히 뛰어나다. 한철의 냉기가 회복을 막고, 영체를 타격할 수 있다.]


우일신은 새롭게 탄생한 삭풍검을 칼집에서 뽑아 들어 찬찬히 살펴보았다.


재료가 통짜 한철로 바뀌면서 검신이 푸른빛을 띠었다.


칼날의 예기는 한층 더 날카로워졌으며, 멀리서도 느껴질 정도의 냉기가 느껴졌다.


가드나 손잡이 마감 등 디자인도 한층 세련되어졌다.


시험 삼아 진기를 주입해 보았다.


우웅!

변화를 기뻐하는 것처럼 이전보다 확연히 맑은 소리를 냈다.


가볍게 휘둘러보니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한층 날카로워졌다.


삭풍(朔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차가운 겨울바람을 연상케 하는 예기(銳氣)였다.


조금 더 휘둘러보고 싶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우일신은 삭풍검을 칼집에 집어넣고, 장비창을 마저 정리했다.


[남은 보유 포인트: 155000]


보유 포인트 신기록을 경신했다.


나침반의 미션 보상으로 얻은 10만 포인트의 비중이 컸다.


순수하게 부산물 판매 대금만 따져도 4만 포인트는 나왔다.


이마저도 여러 사정으로 식료품을 사는데, 1만 가까이 쓴 거였다.


‘이거면 예정했던 걸 다 살 수 있겠는데?’


우일신은 미리 생각해 뒀던 목록대로 착착 아이템을 구매해 나갔다.


[안전지대 확장 티켓(고급)을 구매했습니다.]

[안전지대가 확장됩니다.]


가장 먼저 구매한 것은 4만 포인트짜리 안전지대 확장 티켓이었다.


[안전지대의 확장이 완료되었습니다.]

[새로운 방이 추가 되었습니다.]

[안전지대 내부의 외기 농도가 0.5에서 1.2로 상승합니다.]


안전지대 내부가 넓어지면서 방도 세 개로 늘어났다.


이제까지 침실 이외에 나머지 방은 포인트가 없어서 비워두고 있었다.


그러나 포인트가 넘치는 지금이라면 원하는 용도대로 방을 꾸밀 수 있었다.


첫 번째 방은 외공 수련을 위한 체단실로 쓸 생각이었다.


운동 기구의 종류는 호텔에서 써보면서 효과적인 것들을 미리 선정해 두었다.


2만 포인트의 예산으로 운동 효율을 높여주는 고급 등급 아이템으로 채워 넣었다.


두 번째 방은 운기조식을 할 때 쓸 예정인 연공실로 만들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서 3만 포인트나 하는 연공용 술법진을 구매했다.


이 술법진은 고급 등급 아이템으로 방 안의 외기 농도를 2배로 올려준다.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만 남았다.


남아있는 6만 포인트로 영약을 구매했다.


[정마단(고급)]

[신체를 뜻하는 정(精)을 갈고 닦는 데(摩) 특화된 환단. 전반적인 신체 능력을 늘려주며, 외공 증진에 효험이 있다.]


이전에 구매했던 백년 하수오와 동급의 영약이었다.


금종조의 성취가 5성이 된 이후로 신체 능력 향상이 더뎌졌기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였다.


영약을 섭취한 우일신은 연공실에서 운기에 들어갔다.


[정마단을 온전히 흡수했습니다.]

[근력이 50으로 성장합니다.]

[체력이 50으로 성장합니다.]

[민첩이 50으로 성장합니다.]


운기를 마치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세 능력치가 각각 10씩 상승해, 종합 30이 증가했다.

이것으로 모든 능력치가 50을 넘겼다.


체내에 녹아든 약성은 금종조의 성취를 빠르게 올려줄 게 분명했다.


우일신은 영약을 완전히 소화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영약의 약성이 녹아드는 과정에서 내성이 생겼다.


영약도 약의 한 종류였기에 같은 종류의 영약을 먹으면 내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고급 등급 영약으로는 신체 능력을 올리는 게 불가능했다.


영약을 온전히 흡수했는데도 종합적인 성장이 맹호단과 비슷한 게 그 증거였다.


영약으로 신체 능력을 올리고 싶다면 희귀 등급 영약이 필요했다.


이는 내공을 올리는 영약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영약을 통한 성장에 한계가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신체 능력은 단련으로도 올릴 수 있으니까. 너무 영약에 매몰되지 말자.’


우일신은 그렇게 생각하며 운기를 마치려고 했다.


그런데 신체와 내공의 균형이 어느 정도 맞춰지자, 체내에 변화가 일어났다.


가슴 정중앙에 자리한 옥당혈에서 이제까지 느낀 적 없는 감각이 느껴졌다.


이 감각의 정체가 무엇인지 관조하려는 순간, 머릿속에 새로운 지식이 해금되었다.


* * *


신체에는 크게 세 부류 단전이 존재한다.


아랫배 부근에 자리한 기해혈을 중심으로 한 하단전.

심장 근처에 자리한 옥당혈을 중심으로 한 중단전.

마지막으로 정수리에 자리한 백회혈을 중심으로 한 상단전.


하단전은 내공심법에 입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열리게 된다.


반면에 중단전과 상단전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게 아니라면, 내공 공부를 깊이 해야만 열 수 있었다.


우일신의 옥당혈에서 태동하고 있는 것은 중단전이었다.


정확히는 중단전의 개방을 위한 조건을 만족했기에 때문에 생긴 반응이었다.


이렇게 중단전을 열 수 있게 된 경지를 양광이현(陽光二現)이라고 부른다.


중단전의 개방에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할 필요가 있었다.


먼저 정(精)과 기(氣)가 일정 이상의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신체 능력과 내공 수위가 일정 선을 넘어서야 한다는 뜻이다.


상태창의 수치로 보면 모든 능력치가 50을 넘길 필요가 있었다.


다른 조건은 정과 기의 균형으로 신체 능력과 내공의 격차가 너무 나서는 안 된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중단전이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우일신은 신체 능력보다 내공이 앞서 있는 상태였다.


정마단의 약효가 남아있을 때 체단실에서 훈련하면 어느 정도 보완이 가능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성장 능력치로 메울 수 있었다.


‘시험 삼아 한 번 열어볼까.’


우일신은 그대로 눈을 감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평소 하던 운기조식과는 규모가 달랐다.


운기조식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었다.


하나는 임독양맥을 비롯하여 일부 혈도만 사용하는 소주천(小周天)이다.


진기의 순환에 사용되는 혈도가 적은 만큼 상대적으로 쉬운 편에 속하는 방식이었다.


다른 하나는 전신의 모든 혈도를 사용하는 대주천(大周天)이었다.


임맥과 양맥이 포함된 기경팔맥.

오장육부와 연결된 십이경맥.

신체의 첨단까지 이어지는 전신 세맥까지.


대주천의 위험성은 모든 혈도를 사용하는 만큼 소주천과는 비교가 안 되었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큰 내상을 입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내공이 역류하거나 폭주하여 주화입마(走火入魔)에 빠질 수 있었다.


그런데도 대주천을 하는 이유는 진기 체화 속도가 소주천과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신의 혈도를 도는 만큼 한 번에 운용되는 진기의 총량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임독양맥에서 시작된 흐름이 점차 규모를 키우더니 이내 모든 혈도를 휘돌았다.


대주천의 막대한 진기의 흐름이 옥당혈을 자극하자 서서히 반응이 왔다.


중단전을 여는 데 집중해서 그런지 평소처럼 청량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피로가 해소되는 것보다 집중력과 체력 소모가 컸다.


우일신은 땀을 뻘뻘 흘리며 중단전의 개방에 집중했다.


‘지금 당장 중단전을 완전히 여는 것은 불가능해.’


신체가 버티지 못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이상 욕심내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대주천을 마쳤다.


‘5분의 1 정도인가.’


중단전의 공능은 열린 정도에 따라서 가짓수가 늘어나게 된다.


절반도 열지 못했지만, 공능을 얻기에는 충분했다.


우일신이 얻은 중단전의 공능은 하나뿐이었다.


그러나 이 공능이야말로 그가 무엇보다 필요로 하던 능력이었다.


‘진기 효율의 향상.’


심법과 진기의 성질과는 별개로 효율이 늘어났다.


내공이 중단전을 지날 때마다 고강해지는 게 느껴졌다.


‘내공 효율이 못해도 2배는 늘었어.’


이조차도 중단전을 막 열어서 효능이 미미한 상태였다.


중단전을 연마한다면 효용이 늘어날 게 분명했다.


‘이거라면 시도해 볼만 해.’


우일신은 장비창에 넣어두었던 삭풍검을 뽑아 들었다.


이제까지 미뤄두었던 검공(劍功)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 * *


이제까지 우일신이 쾌검식만 주구장창 써온 이유는 단순했다.


‘내공이 부족했으니까.’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삼재심법의 진기는 효율이 낮았다.


동작이 단순한 쾌검식으로 경파를 쓰는 데도 내공 부족에 허덕이는 판국이다.


그보다 상승의 무공으로 경파를 일으킨다면 내공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여파결이 있기는 하지만, 경파에 한해서는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여파결은 즉석에서 진기를 정제해 내력의 지속 시간을 늘리는 운용법.


어디까지나 체내의 내력을 보강하는 거지, 내공을 회복하는 게 아니었다.


이렇다 보니 몸 밖으로 진기를 방출하는 경파와는 상성이 극도로 나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진기의 효율을 높이는 거였다.


본래는 새로운 심법을 만들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중단전의 공능을 얻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진기의 성질과 관계없이 내공 효율이 늘어나니 부담 없이 검공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우일신은 삭풍검을 들고 기수식을 취했다.


어떤 식으로 검법을 만들기는 생각해 둔 게 있었다.


‘질풍일도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가자.’


기존의 쾌검식은 질풍일도를 온전히 살리지 못했다.


동작이 단순해서 단타로 끊어질 뿐 연계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위력이 뛰어나다면 그 단점을 메꿀 수 있겠지만, 경파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쾌검식은 잠시 머릿속에서 지우자.’


쾌검식에 쓰인 이치는 가져가되, 동작이 단순한 초식까지 가져갈 필요는 없었다.


우일신은 오크 로드 두르가쉬와 싸울 때를 떠올렸다.


쾌검의 묘리를 살리기 위해 몰아치듯이 뻗었던 검격.


‘질풍일도가 이끄는 대로 검을 휘둘러보자.’


발출된 진기와 함께 몸놀림이 발경으로 화하며 경파를 뿜어냈다.


추진 경파로 인해 무섭도록 재빨랐다.


그 빠름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검격에 담았다.


계속해서 추진 경파가 터지고, 그 흐름에 따라서 검이 춤을 췄다.


검무에는 삼재검법의 초식에 담긴 이치가 모두 녹아 있었다.


몸이 움직이고, 검이 이를 뒤따랐다.

중심 이동을 통해 온몸으로 때리는 태산압정의 검의였다.


몸이 회전하자, 검도 함께 회전했다.

몸의 회전을 싣는 횡소천군의 검의였다.


신법의 속도가 고스란히 검에 실렸다.

전진의 기세를 싣는 팔방풍우의 검의였다.


거기에 쾌검의 이치를 더했다.

쾌속한 일격은 상대보다 먼저 움직여 호흡을 빼앗는다.


그러나 한 번으로 멈추지 않고, 면면부절 이어 나갔다.


우웅.

삭풍검에서 검명이 울렸다.


진기 주입을 통한 어기충검(御氣充劍).

자연스레 이어지는 신검합일이었다.


검으로 보는 시야가 투박한 검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다듬었다.


그러자 질풍일도의 바람이 검에도 흐르기 시작했다.


신법의 추진 경파와 검에서 뻗어 나온 쾌검 경파가 하나로 이어졌다.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바람 같은 움직임이 검격으로 휘몰아쳤다.


점점 빨라지는 쾌검의 속도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콰쾅!

첩진경이 만들어 낸 이중 경파가 마침표를 찍었다.


바람과 함께 하는 몸놀림이 그대로 검의 흐름이 되었다.


그렇기에 마땅히 초식이라고 불러야 할 정해진 동작이 없었다.


그저 질풍을 몸과 검에 휘감은 끝에 광풍(狂風)을 불러올 따름이었다.


“풍류검결(風流劍訣).”


바람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검의 요결.


그것이 새로운 검공의 이름이었다.


작가의말

TMI

하단전이 대체로 동일한 역할인데 반해, 중단전은 작가마다 설정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공이나 마력을 쌓는 곳일 때도 있지만, 선천진기라고 불리는 생명력이 담긴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저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기관으로 설정할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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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 용종 라부 +2 23.06.15 1,096 21 11쪽
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40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7 19 14쪽
»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2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9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90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6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6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7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2 20 12쪽
28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8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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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1 23.05.31 1,591 30 12쪽
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3 26 11쪽
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31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70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8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4 29 12쪽
18 18화 스컬맨 +1 23.05.25 1,838 29 11쪽
17 17화 재회 +1 23.05.24 1,857 30 10쪽
16 16화 너무 쉽다 +2 23.05.23 1,894 29 12쪽
15 15화 테러를 하자 +2 23.05.22 1,950 31 12쪽
14 14화 삼재합일 +2 23.05.21 1,965 28 12쪽
13 13화 미노스 +2 23.05.20 1,948 34 10쪽
12 12화 발상의 전환 +2 23.05.19 1,963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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