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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차 님의 서재입니다.

진시황의 아들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설차
작품등록일 :
2024.07.16 15:48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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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9.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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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삼천(三川)이 피로 물들다.

DUMMY

3만 5천의 금군과 중앙군 병력으로 형양성을 포위한 수십만 명에 달하는 대군을 급습한다. 부소가 대장군 몽염과 군부의 장수들을 이끌고 친정에 나섰다.


진나라 황실과 조정이 파란에 휩싸였다.


소식을 접한 조정대신들은 혼비백산하여 좌승상 이사를 힐난했다. 공황에 가까운 상태임을 보여주듯 늙은 신하들의 낯빛은 당장이라도 혼절할 것처럼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대체 좌승상께선 정신이 있는 거요? 폐하를 어떻게든 막았어야지!”

“아직 후계도 정해지지 않은 마당에 새로운 황제께서 전장에 나서시다니! 전장에 참전하신 폐하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긴다면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즉위식이 거행되고 불과 보름도 되지 않았다.


또한 황후의 책봉이 미뤄지고 있었으며 후계자도 없었다.


총명하고 늠름한 적장자가 황위를 계승했지만 진나라의 사직은 여전히 불안정했다. 천하를 호령했던 시황제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자마자 전국에서 거병했던 6국의 후예들 때문이었다.


만약 전장에 나선 황제가 전사하거나 불구가 된다면?


진나라 황실과 조정이 붕괴될 터였다.


시황제의 슬하에 수많은 아들들이 있었음에도 천하를 호령할 왕재가 없었다. 적장자인 부소를 제외하면 범부에 불과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흉노를 대파했던 몽염에게 맡겼다면 능히 무찔렀을 것을!”

“폐하께서 아직 춘추가 어리시지 않습니까? 젊은 혈기가 충동질한 것이지요.”


조정대신들이 젊은 황제의 혈기를 우려하고 있었을 때,


그와 반대로 다른 마음을 품은 무리들이 있었다.


“황실을 계승할 후계자가 없지 않느냐? 부소가 전장에서 죽어버리면 선황의 아들들 중에 유력한 왕재를 선택하여 새로운 황제로 옹립하겠지. 당연히 우리 조카님께서 되어야 한다!”

“파촉으로 발령된 군부의 장수들이 여전히 이를 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의 울분을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천군만마가 되어줄 겁니다.”


태보(太保) 풍겁. 태축령(太祝令) 풍거질.


군부를 대표하는 수장이자 황실과 조정을 조율하는 실세였던 대장군과 우승상에서 하루아침에 실권이 없는 한직으로 배치된 풍씨 형제였다.


수많은 재상들을 배출한 진나라의 명문가였던 풍씨 가문이 이토록 치욕에 휩싸인 적이 있었는가? 풍씨 가문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이세황제의 치세가 이어진다면 평생 한직을 전전하면서 비참하게 살아갈 테지.


용맹한 장수는 나라를 이롭게 한다.

하지만 용맹한 군주는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 뿐이다.


황제가 죽으면 만인지상의 권력은 주인을 잃게 될 터.


풍겁과 풍거질은 가문의 심복들을 전선으로 보내면서 황제의 부고를 기다렸다.


“말씀드렸을 텐데요! 저와 공자는 지금처럼 궁중에서 무탈하게 지내고 싶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오라버니들께선 저희 모자에게 위험천만한 권력을 강요하는 건가요!”

“모두를 위한 일입니다.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부귀영화를 거머쥐려는 욕망 때문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궁중에서 죽어갔던가? 시황제를 오랫동안 보필했던 미인(美人) 풍씨는 누구보다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권력의 광기에 빠져 잔인무도한 반역을 꾀했던 호해 공자와 호부인의 비극적인 최후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렇기에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난 오라버니들을 그렇게 만들 순 없었다.


“오라버니들께서 반역을 꾀하신다면 저와 공자는 목숨을 끊을 것입니다!”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열다섯에 불과한 어린 조카를 옹립한 이후에 오라버니들께서 진나라 황실과 조정을 거머쥐실 생각이지요. 저는 오라버니들이 조고와 같은 만고의 역적이 되도록 두지 않겠습니다!”

“가문의 영광을 위한 대업입니다! 어찌하여 반역이라고만 생각하십니까!”


풍겁과 풍거질이 연이어 권유했지만 풍씨는 매몰차게 돌아섰다.


권력이라는 이름의 괴물이 풍씨 가문마저 잡아먹게 둘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 * *



진승과 오광이 이끄는 3만의 후군(後軍)은 영천(潁川)에 주둔하면서 승전보를 기다렸다.


최대한 긁어모은 오합지졸이지만 수십만 명에 달하는 병력이다.


형양성은 성벽이 높고 견고하지만 난공불락의 요새는 아니다. 인해전술을 동원하여 계속 공세를 가한다면 관중으로 향하는 입구가 열릴 터였다.


관중(關中).


그 너머에 진나라의 도읍인 함양(咸陽)이 있다.


주문이 연전연승을 거둔다면 함양까지 도모할 수도 있겠지. 관동의 병력을 총동원하여 천하와 6국의 백성들을 혹독하게 착취했던 진나라의 사직을 끊어버릴 것이다.


“진승, 혹시라도 주문이 다른 마음을 품진 않겠나? 그것이 걱정일세.”

“상관없네. 진나라를 무너트릴 수만 있다면.”


신분과 혈통에 얽매이지 않고 만인에게 왕후장상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


거병하던 순간부터 품었던 이상이 실현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누가 왕이 되면 어떤가?


어진 성품과 뛰어난 처세를 겸비한 사람에게는 제후를, 전장에서 용감하게 싸웠던 사람에게는 장군을, 그리고 풍부한 학식과 재주를 가진 사람에게는 재상의 지위를 내릴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향한 열망을 내비치면서 형양성 방면에서 하염없이 치솟는 시커먼 연기를 바라보았다. 오늘 닷새가 흘렀으니 분명 승전보가 영천에 당도할 터였다.


“소나기가 퍼붓고 있습니다. 장군들께선 군막에 들어가시지요.”

“그러겠네.”


푸른 하늘을 삽시간에 가렸던 먹구름이 세찬 빗방울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쩌렁쩌렁한 우렛소리가 작렬하면서 지축을 뒤흔들었다.


수많은 전장을 종군하면서 혹독한 악천후를 경험했다. 전장에서 폭우를 동반한 벼락이 떨어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간혹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려 했다.


‘불길하군. 갑자기 소나기와 벼락이 떨어지다니···.’


초나라 출신인 진승은 가을에 접어들면서 발생하는 관중의 변화무쌍한 기후변화를 알 리가 없었다.


그것은 주문도 마찬가지일 터.


점점 굵어지는 빗방울과 난폭한 우렛소리가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의 두려움을 선사했다. 진승은 그저 소나기에 온몸이 젖었기 때문이라고 여기면서도 형양 전선으로 전령들을 투입시켰다.


“장군, 숭산까지 당도한 진나라 군세가 주문의 배후를 공격했다고 합니다! 기병대의 급습으로 형양성을 공격하던 수십만 대군이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숭산···? 여기 영천과 가깝지 않느냐!”


숭산(嵩山)은 관중과 관동을 나누는 분계선 역할을 하는 산이다. 진나라 군세가 숭산에서 출현했다면 지척에 위치한 영천 또한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거센 폭우와 벼락.


둔탁한 금속음과 말발굽소리를 감추기에 더없이 완벽했다.


진승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불안감을 애써 삼키면서 장수들을 불러들였다. 형양을 공략하던 주력군단이 궤멸 직전에 놓였으니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 진나라 놈들이다!”

“막아라! 놈들을 어떻게든 막아라!”


수십만 대군을 쓸어버린 기병부대가 영천에 당도했다. 목책과 첨탑이 으스러지는 굉음과 함께 기병들이 벌떼처럼 달려들면서 반란군의 둔영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었다.


급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급함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렸지만 우렛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군막을 나선 병사들을 맞이한 것은 날카로운 창끝이었다. 장창을 내지르면서 달려드는 진나라 기병들로 인해 사방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진승을 찾아라! 오광을 찾아라!”

“황실과 조정을 위협했던 역도들이다! 모두 참살하라!”


촤아악-.


목이 잘린 시체가 쓰러졌다.


빗물이 가득 고인 웅덩이에 핏물이 더해지면서 시뻘겋게 물들었다.


대응할 방법이 없다.

진나라 기병들의 급습으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진승과 오광의 병력은 오합지졸에 불과했던 주문의 병력과는 달리 견고한 병장기를 무장한 정예병이었다. 그리고 진성(陳城)을 함락시키면서 확보해둔 다수의 군마와 전차들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고삐가 풀린 군마들이 달아났다.

상경(上京)에 대비하여 준비한 전차들은 진흙탕에 자빠졌다.


진승은 천신만고 끝에 이룩했던 자신의 모든 것들이 쓰러지는 광경을 바로 눈앞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증오스러운 진나라의 검은색 군기가 나부낄 때마다 형제들이 처절한 비명과 함께 죽어가고 있었다.


“장군, 어서 말에 오르십시오!”

“소장들이 막겠나이다!”


말에 오른 진승이 심복들과 함께 둔영을 버리고 달아났다. 그리고 병력을 지휘하던 오광도 퇴각을 결행했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진승과 오광이 도망쳤다.


그 소식을 접한 부소는 당장이라도 배후를 추격하려 했다.


“폐하, 사방이 온통 진흙탕입니다! 적들의 매복이 우려스럽사옵니다!”

“···그럼 추격하기 어렵겠구려.”


온몸이 핏물과 진흙으로 범벅이 되어버린 상태였다. 형양에서 영천까지 장시간 질주했던 군마들도 거친 호흡을 토해내면서 한계에 달했음을 말해주었다.


진흙탕에 빠지면 다시 올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사방이 울창한 숲으로 뒤덮였기에 시야를 확보하기도 어려웠다.


“진승과 오광의 수급에 천금을 걸지 않았습니까. 분명 부하들 중에 배신자가 있을 겁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본래의 역사에서 진승과 오광은 전장에서 죽지 않았다. 민중봉기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두령들은 부하에게 배신당해 목이 잘리는 최후를 맞이했다.


배신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칼날이다.


주력군단이 모두 궤멸되는 대패를 당한 진승과 오광에겐 더더욱 그럴 터였다.


“폐하, 부상은 없으시옵니까?”

“눈 먼 화살이 수차례 날아들긴 했는데··· 다행히도 갑옷을 뚫진 못했소. 천만다행이지.”


만약 전장에서 이세황제가 사망했다면 승패와 상관없이 진나라는 패망을 맞이했으리라.


전쟁에서 이겼음에도 친정을 나섰던 국왕이 전사하면서 나라가 멸망해버린 경우를 역사서에서 드물게나마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의 대무신왕을 대적했던 부여의 대소왕이 그런 사례였다.


‘지금쯤이면 한신도 하북에 도착했겠지.’


관중을 침략했던 수십만의 반란군을 궤멸시켰다.


이제 하북 정벌의 성패를 한신에게 맡길 차례였다.


“폐하, 괜찮으시옵니까!”

“어서 폐하를 모셔라!”


온몸을 휘감던 긴장감이 단번에 빠진 탓일까.


말에서 내리자마자 진흙탕에 처박히고 말았다.


휘하의 장수들이 달려들어 진흙탕에서 황제를 건져냈다. 그러자 부소는 얼굴에 가득한 진흙을 쓸어내면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쿨럭쿨럭! 하마터면 선황과 함께 순장될 뻔했군. 기가 막힌 효도를 할 뻔했어.”

“······.”


전혀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농담이다.


부소의 목소리를 유일하게 들었던 몽염은 고개를 돌렸다.


“함양으로 파발을 띄워라. 조정대신들이 전전긍긍하고 있을 테니.”

“알겠사옵니다, 폐하!”


황하(黃河)와 낙하(雒河), 그리고 이수(伊水)가 모두 핏물과 시체들로 뒤덮였을 때,


한신의 병력이 험준한 모래바람을 돌파하면서 하북에 당도했다.


조(趙)나라의 부흥군을 진압하고 연(燕)나라와 제(齊)나라를 정벌하라. 불가능에 가까운 황명을 받들게 되었음에도 2만에 불과한 병력을 이끄는 한신은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가의말


작품명은 오늘 담당자님과 상의하여 작품명을 되돌릴지, 아니면 새로운 작품명을 알아볼지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내일쯤이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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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4

  • 작성자
    Lv.78 나노컷
    작성일
    24.09.12 17:41
    No. 31

    초한지는 모르거나 안읽은 사람도 많다.
    고조 유방이 여자가슴인줄 아는사람도 많다.
    항우는 모르고 역발산만 어디선가(쿵쿵따)에서만 들어본 사람도 많다.
    초한지 유명인물들 모르는사람이 더 많다
    이름값은 진시황제랑 만리장성 아방궁이 상기한 것들보다 유명할테니 어그로를 필요로 한다면 제목에서 진시황을 빼선 안된다고 본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8 다비드7
    작성일
    24.09.12 23:51
    No. 3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고강민
    작성일
    24.09.14 01:12
    No. 33

    한신 진짜 듬직하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n9******..
    작성일
    24.09.14 17:52
    No. 34

    너무 디테일하게 진행하는거 아님..지루해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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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몽필은지(蒙筆殷紙) +19 24.09.16 5,407 278 12쪽
52 한신, 배수진을 펼치다. +30 24.09.15 7,071 292 14쪽
51 항가군 +26 24.09.13 8,356 316 11쪽
50 민중봉기의 쇠락 +26 24.09.12 8,733 320 12쪽
» 삼천(三川)이 피로 물들다. +34 24.09.11 9,155 348 11쪽
48 황제 무쌍 +49 24.09.10 9,440 352 12쪽
47 형양대전의 서막이 오르다 +25 24.09.09 9,750 331 13쪽
46 황제가 친정하다 +24 24.09.07 10,550 361 12쪽
45 양손의 꽃 +26 24.09.06 10,689 360 12쪽
44 6국의 부활 +35 24.09.05 10,883 384 11쪽
43 사면령 선포 +35 24.09.04 11,178 373 12쪽
42 이세황제 즉위 +29 24.09.02 11,731 399 12쪽
41 6국 최대의 적 +20 24.09.01 11,973 375 13쪽
40 멸진흥초(滅秦興楚) +36 24.08.31 12,269 394 12쪽
39 대리청정 +26 24.08.29 13,035 429 11쪽
38 폭풍은 또 다른 폭풍으로 +40 24.08.28 13,297 397 12쪽
37 평온한 죽음 +29 24.08.27 13,545 415 12쪽
36 교차점 +29 24.08.26 13,879 439 11쪽
35 인과응보 +23 24.08.25 13,659 427 12쪽
34 재회 +21 24.08.23 13,820 411 12쪽
33 역풍 +24 24.08.22 13,428 398 11쪽
32 폭풍이 함양을 휩쓸다 +22 24.08.21 13,658 398 12쪽
31 폭풍전야 +20 24.08.20 13,676 389 12쪽
30 떠나기 전에 +26 24.08.18 13,951 415 12쪽
29 사람을 쓰는 것도, 버리는 것도. +38 24.08.17 14,027 430 12쪽
28 집행 +47 24.08.16 13,814 38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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