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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차 님의 서재입니다.

진시황의 아들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설차
작품등록일 :
2024.07.16 15:48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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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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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재회

DUMMY

끼익-.


염락의 부하들이 궐문을 열었다.


그러자 2천에 이르는 반란군이 입궐하게 되었다.


“전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느냐?”

“근위대의 매복에 선발대가 전멸했습니다. 그리고 호씨와 호해가 붙잡혔습니다.”


모자(母子)의 생사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소모품에 불과했으니까.


어차피 황실과 조정을 장악하자마자 황제의 총비와 막내아들을 처형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병력의 소실이다.

한 명의 병사도 아까운 중차대한 상황에 참패를 겪고 말았다.


염락은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황제가 기거하는 법궁(法宮)으로 진군했다. 한꺼번에 병력이 밀려들자 관료와 궁녀들이 새된 비명을 내지르면서 도망쳤다.


“바, 반란군이다!”

“놈들이 황제 폐하의 법궁으로 가고 있다!”


근위대 무관과 자객들이 벌였던 학살 때문일까.


창검으로 무장한 반란군 병력을 보자마자 혼비백산하여 뿔뿔이 흩어졌다.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

하찮은 궁인들에게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기에 고개를 돌렸다.


“폐하! 소장이 폐하를 모시겠사옵니다!”


염락이 날카로운 칼끝을 늘어트린 채로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내질렀다. 궁궐의 심장부에 당도한 반란군은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빈틈없이 법궁을 포위했다.


수많은 병력이 새카맣게 몰려들었다.


조용히 동태를 지켜보던 공자와 공녀들은 아연실색한 낯빛으로 온몸을 벌벌 떨어야 했다.


“수천 명이 넘는 병력이다!”

“이, 이제 모두 죽을 거야···! 여기서 모두 죽을 거라고!”


본궁을 급습했던 자객들은 불과 수백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본궁을 새카맣게 포위한 병력은 열 배가 넘는 군세였다.


날카로운 병장기로 무장한 함양의 정규군이다. 그리고 군세를 지휘하는 대장은 뛰어난 무예로 명성이 높은 비장(飛將) 염락이었다.


승산이 없다.


모두 비참하게 죽게 되겠지.


반란군의 창검에 도륙당하든,

아니면 궁궐을 게걸스럽게 불태우고 있는 화염에 삼켜지든지.


법궁을 사방으로 둘러싼 반란군이 돌격을 개시했다. 세찬 화살세례를 뚫고 달려드는 반란군의 맹공을 창문 너머로 지켜보던 공자와 공녀들은 부리나케 몸을 숨겼다.


“역도들이 온다! 사력을 다해 놈들을 막아라!”

“근위대는 수백 명에 불과하다! 당장 황제를 끌어내라!”


중랑장(中郞將) 몽의의 부장(副將)이 바로 염락이다.


또한 염락은 근위대로 발탁되어 10여 년이나 복무했다.


근위대의 규모를 훤히 알고 있다.

몽의를 따르는 장수와 무관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중과부적의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겠지. 상황이 점점 악화될수록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는 근위대 병력이 생겨날 터였다.


“염락, 네 이놈!!”

“불구대천의 원수로 마주하게 되어 유감이오, 몽의 중랑장.”


몽의가 칼끝을 겨누면서 일갈했다.


그러자 염락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입가를 비틀었다.


“폐하께서 무명소졸에 불과했던 네놈을 근위대로 발탁하셨거늘···! 이 배은망덕한 놈!!”

“웃기는 소리를 하시는구려. 나를 중용해준 은인은 중거부령 어르신이오.”


진나라를 폭정의 구렁텅이에 내던진 장본인은 다름 아닌 황제였다.


시황제.

전쟁과 폭정에 미친 폭군 때문에 지금에 이르지 않았는가.


염락이 칼자루를 뽑아들면서 본인의 부하였던 근위대 무관들을 베었다. 군문에서 함께 술잔을 기울였던 사이였음에도 검을 휘두름에 있어 일말의 망설임이 없었다.


“다 죽여라!!”


황제를 호위하는 근위대는 일당백을 자랑하는 정예였다.


하지만 사방에서 밀려드는 반란군의 맹공에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염락! 네놈이 감히 진나라의 사직을 능멸하다니···!”

“폐하, 그동안 안색이 많이 상하셨습니다. 지금부터 이 염락이 보필하겠사옵니다.”


황제가 방패를 들어올린 근위병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위태로운 황제의 모습에 염락은 비웃음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


산송장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초인적인 정신력을 쥐어짜내어 버티고 있을 터.


머지않았다.

진나라의 사직과 함께 목숨이 끊어지리라.


천하를 통일했던 진나라의 사직이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직면했다. 염락은 자신이 진나라의 길고 길었던 사직을 무너트리게 되었음에 깊은 희열감을 느꼈다.


“네놈이 이겼다고 생각하느냐. 네놈과 조고는 오늘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죽음을 앞두면 추레하고 비겁해지는 법이라던데···. 과연 그렇군요.”


패배자가 지껄이는 비겁한 저주일 뿐이다.


천하를 호령했던 황제가 이토록 작게 느껴질 줄이야.


염락은 황제의 호언에 비웃음을 흘리면서 부하들을 이끌고 궐문에 다가섰다.


“병사들은 담을 넘어라!”

“황제의 신병을 확보해라! 나머지 놈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조리 죽여라!”


압도적인 격차로 승세를 손쉽게 거머쥐었다.


거병의 성공을 확신한 반란군 병력은 종지부를 찍고자 월담을 시도했다.


반란군이 담벼락을 넘었다.

궁궐을 습격했던 반란군 병력이 마침내 법궁 내부로 난입했다.


“아아악!”

“노, 놈들이 담벼락을 넘었다!”


공자와 공녀들의 비명소리가 난무했다.


그리고 함께 법궁으로 피신했던 황제의 후궁들도 대경실색하면서 쓰러졌다.


궐문은 아직 뚫리지 않았다.

중랑장 몽의가 사력을 다해 대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란군 병력이 궐내로 침범하면서 필사적인 저항이 무의미해졌다. 반란군은 궐내를 점령하자마자 황제를 제외한 모든 인원들을 도륙할 테니까.


“흐윽···! 오, 오빠아!”

“오라비가 온댔는데···!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


대현과 소현,


쌍둥이 공녀들이 세부 공씨에게 안긴 채로 울음을 터트렸다.


반란군의 칼날이 눈앞에 이르렀다.

당장이라도 반란군 병력이 근위대 무관들을 뚫고 달려들 듯했다.


날카로운 칼끝이 온몸이 난자되어 죽겠지. 어쩌면 포악한 반란군에게 강제로 범해지는 치욕을 당할지도 모른다.


끔찍한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게다가 매캐한 연기 때문에 두 눈을 뜨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쌍둥이 공녀들은 읍소와 함께 오열하면서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던 오라비를 불렀다. 이제 영영 오라비를 보지 못하게 되겠다는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두두두두두두!!!



황제의 대전(大殿)이 비명과 살육으로 물들었을 때,


말발굽소리가 사방에서 울렸다.


함양으로 진입한 3만의 병력이 법궁을 둘러싼 반란군을 단숨에 포위했다.


“전군은 함양을 불태운 역도들을 모두 참살하라.”


폭풍을 꺼트릴 때가 왔다.


그동안 황실과 조정을 농단했던 환관들의 시대는 폭풍과 함께 사라지리라.


부소가 대군을 거느리고서 당도하자 염락은 얼이 빠진 사람처럼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 * *



함양에서 변란이 발생하면 공자 부소와 상장군 몽염이 30만 대군을 이끌고서 당도할 터.


아무리 강행군을 감행해도 보름 이상은 소요된다.


보름이면 충분하다.

황실과 조정을 접수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황제의 신병을 확보하자마자 황명을 빙자하여 부소와 몽염에게 자결을 명령한다. 공자와 상장군을 없애버리면 북방의 30만 대군은 대의명분을 상실한 채로 진군을 망설이게 되겠지.


“대, 대체 어떻게 벌써 대군을 이끌고 몰려왔단 말인가!”


변란이 발생하기 전에 거병했음이 분명했다.


믿을 수 없다.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숨이 막혀왔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둔탁한 말발굽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철기병이 돌격하자 승세를 이어나가던 반란군은 낙엽처럼 단숨에 쓸려나갔다.


“처, 철기병이다!”

“무성후 왕리···! 왕리가 저기 있다!!”


기병들을 거느린 왕리가 월극을 내지르면서 반란군의 전열을 돌파했다. 왕씨 가문의 노장들도 가세하여 사면이 포위당한 법궁을 구해냈다.


전황이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부소가 함양으로 돌아왔다.

칼끝을 치켜들었던 반란군 병사들이 뒤로 슬금슬금 물러섰다.


“부, 부소 형님!”

“부소 오라버니께서··· 함양으로 돌아오셨다고?!”


법궁을 포위했던 반란군 병력이 일시적으로 물러났다. 그러자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던 공자와 공녀들은 환희와 당혹감이 감도는 반응과 함께 먼발치에서 부소를 바라보았다.


촤아악-!


현란한 검술을 선보이면서 반란군 병사들을 도륙했다.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다.

날카로운 검기로 적들을 베어내면서 법궁을 둘러쌌던 포위망을 뚫었다.


척박한 변방으로 추방되었다가 만부부당의 맹장으로 성장하여 돌아왔다. 유약한 백면서생이던 모습만 기억하던 이복동생들이었기에 입을 쩍 벌리면서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커억!”


칼자루를 순식간에 역수로 쥐어 배후에서 달려들던 적을 꿰뚫었다.


그리고 칼자루를 다시 원래대로 거머쥐면서 반란군 병사들을 여럿 베었다.


“염락, 천하의 빌어먹을 놈아. 조고가 쥐새끼처럼 숨어있는 은신처를 말해라. 사실대로 자백하면 최대한 덜 아프게 목을 베어주겠다.”


수십 명을 베고 온몸에 피칠갑을 한 부소가 칼끝을 겨누면서 물었다.


그에 염락은 이를 드러내면서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수하들에게 보고를 받았다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어떻게 그동안 함양에서 독무대의 눈과 귀를 속였나?

“당연히 몰랐겠지. 한 달 밖에 안 배웠거든.”


네놈 따위에게 답해줄 이유는 없다.


그렇게 말뜻을 받아들인 염락은 고함을 내지르면서 부소에게 달려들었다.


“부소, 네놈만 아니었어도···! 네놈만 아니었다면!!”


왕전의 손자가 대군을 동원하여 주변을 포위했다면 사실상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다. 그렇기에 염락은 동귀어진의 각오로 부소를 죽이려 했다.


놈은 햇병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반평생 무도(武道)를 갈고 닦았던 본인이 한낱 햇병아리에게 질 리가 없었다.


부소를 죽이면 혼란이 발생할 터.

그 틈에 장인어른께선 심복들과 함께 함양을 탈출하시리라.


“큭!”


칼날이 부딪치면서 통증이 전해지자 염락의 험상궂은 얼굴에 동요가 번졌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두 눈을 부릅떴다.


“미안한데 일일이 싸워줄 시간이 없거든.”

“크아아악!!”


부소가 염락을 어깨로 밀쳤다.


염락이 뒤로 밀려나자마자 병사들이 달려들어 예리한 창끝을 내질렀다. 온몸이 벌집처럼 찢어발겨진 염락은 핏물과 함께 옆구리에서 내장을 쏟아내면서 쓰러졌다.


염락이 손아귀를 벌벌 떨면서 칼자루를 쥐었다.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겠다는 불굴의 의지가 느껴졌다.


뒤이어 왕리의 부장이 철퇴를 내리치면서 염락의 머리를 으깨버렸다.


“부황께선 무사하신가.”


탁-. 탁-.


온몸에 묻은 핏물과 살점을 대충 털어내고서 궐내에 들어섰다.


그러자 궐담 너머로 고개를 내밀면서 전황을 지켜보았던 공자와 공녀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부소 형님!”

“부소 오라버니! 저희들을 구하러 오셨군요!”


반가운 얼굴들이다.


간발의 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목숨을 구해주었으니 공자와 공녀들도 오늘만큼은 진심으로 고마워하겠지.


함성과 환호성을 내지르면서 이복동생들을 한 명씩 바라보면서 인사를 나누었다.


“오라버니!”

“부소 오라버니!”


도도도도-!


다람쥐처럼 작고 귀여운 쌍둥이 공녀들이 달려왔다. 그러더니 옷자락을 거세게 움켜쥐면서 그동안 억눌러둔 서러움을 폭발시키듯 오열을 토해냈다.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옷자락에 붙은 채로 거미줄처럼 늘어진 콧물은 말할 것도 없었다.


“대현이와 소현이···. 맞나?”


귀여운 꼬맹이들의 이름을 잊을 리는 없었지만 확신을 기하고자 물었다.


그러자 대현과 소현이 눈물과 콧물을 훌쩍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 저도 안아주십시오! 그동안 부소 형님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던지···!”

“안 돼.”


인원들 중에 한 명씩 눈치가 없는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다 큰 남정네가 양손을 뻗으면서 다가오자 고개를 내저으면서 대답했다.


작가의말


오늘 9시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도 업로드가 4분이나 지연되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제 연재를 더 서둘러야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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