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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님의 서재입니다.

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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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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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3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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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5

DUMMY

제 49장 테라의 주민들 #05


아란은 지금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있었다. 소년은 지금 보통 큰 시련에 봉착해 있는게 아니었다. 눈 앞의 중년남자, 루치야의 아버지라 칭해진 사람을 향한 아란의 시선은 굉장히 흔들리고 있었다. 루치야의 아버지, 루시우스 사야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단순하게 말해서 복잡하다는 말의 반대말, 너무나도 단순하게 생긴 사람이었던 것이다. 절대로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평범한 외모에 동네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말투.

그런 그는 전혀 특별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중년남자의 전형적인 표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한 그를 어떻게 제국전역을 아우르는 거상 사야상회의 수장으로 볼 수 있겠는가. 아란은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지 말라는 스승들의 가르침에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이것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걸작이었다. 소년은 과거 하얀호수마을의 작은 서점에서 같이 지내던 알프레드형이 어째서 사야 당주를 '빵상아저씨'라고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그 말 뜻은 사야 당주가 아란과 비슷한 적당히 작은 키에 부푼 효모빵을 연상시키는 배와 후덕하게생긴 푸짐한 인상의 소유자란 것이었다. 이로써 아란은 어째서 루치야의 외모가 어릴적에는 그렇게 부풀어있었던 것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루치야의 눈부신 외모는 전적으로 어머니쪽에서 온 게 절대적인 진실이었으니 말이다.

"크흠! 그래, 자네가 루치야의 친구인 아란 칼 맞나?"

"네? 아, 네. 네 맞습니다. 제가 아란 이에요."

아란은 그 말에 깜짝놀라 머릿속에 머물던 망상을 접고 사야당주를 돌아보았다. 평소 처음 사람을 만날때에 이렇게 긴장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과거에 맞딱뜨린 망령들의 여왕 헤카테나 죽음의 기사보다 더욱 공포스런 존재가 이 세상에 있기나 할까? 하지만 이건 여러가지 의미에서 달랐다. 이건 무려 '루치야의 아버지'와의 첫 대면인 것이다.

'자, 잘보이고 싶다.'

아란과 일행은 '자하르의 쉼터'라는 커다란 저택 수준에 달하는 사야상회 소유의 온천 휴양지에 와있었다. 네 채의 5층짜리 커다란 대형 건물이 세워져있는 여관의 형태를 하고있는 이곳은 숲 속에 세워진 것 치고는 과하게 치장되어있었고, 그에 비례하게 찾아오는 손님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 제 1호관의 북적이는 로비에서 아란일행은 이 모든 소유주인 '사야당주'를 대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음흠흠! 얘기는 잘 들었네. 우리 부족한 루치야의 기사수행을 도와주고 있다지?"

"네? 아, 아닙니다. 도와주다뇨 당치도 않죠. 오히려 도움을 받는 것은 저인걸요?"

"아냐, 엘레노아에게서 얘기 많이 들었어. 어렸을 때부터 우리 루치야를 많이 도와주고 아껴줬다고……."

"네? 아, 아 물론이죠. 루치야와는 서로 많이 아껴주고 도와주었었죠!"

아껴줬다는 말에, 얼굴이 새빨개진 루치야 그걸보고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깨달은 아란은 당황해 하며, 손을 휘젓는다.

"오, 오해하시지는 마세요. 이, 이건 그냥 친구로써 서로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 받았다는 말로……."

"네! 당연하죠. 아란에게는 이렇게 예에~쁜 애인이 따로 있으니까요!"

그때마침 끼어들기를 시도하는 마리아, 루치야와 아란이 엮이는게 그렇게도 싫었는지 옆에서 눈을 흘기다 과도하게 몸을 밀착하며 아란에게 들러 붙었다. 본의 아니게 주변의 시선이 집중된 아란은 당황했다. 마리아가 이러한 상황에서까지 대담하게 육탄전을 걸어올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난폭한 태도로 마리아를 밀쳐내면 그것은 그것대로 곤란해질 터. 아란은 은근하지만 강하게 마리아를 밀어내며 대꾸했다.

"하하하! 이게 왜이래! 마리아 헛소리는 자제해야지. 지금 사야당주님 앞이잖아?"

"그으래~ 하지만 이런식으로라도 우리사이를 인정 받자는 거지!"

-투닥투닥!

'누가 무슨사이를 인정한다는 거냐! 이게!'

아란은 마리아의 지칠줄 모르는 공세에 밀어내는 것도 한계 점점 수세로 몰려갔다. 나머지 아란 일행들과 사야 당주를 수행하는 수행원들의 눈초리가 기가 차다는 듯 변해갔다. 루치야는 새파랗게 질린표정으로 어쩔줄을 모르고 있었고, 오로지 사야당주 만이 그들의 꽁트를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마리아 뒤에 있던 아이비가 은근슬쩍다가가 마리아의 입을 틀어막고 헤드락을 걸어버리는 걸로 간신히 상황은 종료 되었다.

"크헉 컥!"

"그만해. 이 망할 것아!"

그걸 지켜보던 사야당주가 감탄 하는 듯 입을 열었다.

"이야. 인기가 많구만, 아란. 사내라면 그렇지. 아름다운 여자들을 손에 넣는것이 최종목표일때가 많은데 말이야. 자네는 반쯤 이룬것 같아서 부럽구만."

"아, 아, 아닙니다. 아니에요. 저랑 마리아는 절대로 그런사이가……."

그러면서 아란은 루치야의 눈치를 본다. 루치야는 표정이 굳은 채 아무말도 않고 있었다. 도대체 소녀는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아란은 불안해졌다.

"아닐세. 뭐, 사실은 사실이니까 말이지. 우리 루치야도 소심한 저 성격만 고친다면 참 인기가 많을 텐데 말이지."

"아, 아니에요. 루치야 벌써, 인기가 많은걸요?"




아란은 마리아와 자신사이의 일때문에 소녀가 화를 내고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루치야의 심리는 방금전 부터 공황상태였다. 자신의 어떠한 직감이 자신에게 끊임없이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 사야당주였다.

'아버지를 어째서 내가 두려워 하는거지?'

루치야는 자신도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자신은 본능적으로 아버지를 두려워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얀호수마을에서 자란 자신이기에 일이년에 한 두번씩만 얼굴을 볼 뿐, 거의 마주치지도 못했던 아버지란 존재. 그나마 최근에 들어서야 그가 하얀호수마을의 저택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간간히 얼굴만 보아왔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의 숱한 위기들을 헤쳐나오며 발달된 레인저특유의 직감은 자신의 아버지를 두려워 하고있었다.

'대체 왜?'

아버지는 그저 보통의 장년인일 뿐이다. 거기다가 상인, 물론 제국에서 손에 꼽히는 거상이긴 하지만 펑퍼짐한 외모의 아버지. 그러한 그를 어째서 자신은 두려워하고있나. 그러나 루치야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화에 집중하려 애를 썼다.

'에이 설마, 신경과민이겠지. 아니겠지. 아무것도 아닐꺼야. 아직 풋내기 레인저인 주제에 무슨.'

그렇게 몇번을 되뇌이자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허나, 잠시후 그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힌 루치야의 귀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렸다.

"아, 그리고 루치야. 뭐, 너도 익히 예상은 하고 있었겠지만 예비성년이 지난 지금 말해두는게 좋겠다."

"네?"

루치야를 비롯한 아란일행이 사야당주의 말에 궁금한듯 귀를 쫑긋세운다. 물론 신만은 그 옆의 소파에 기대며 관심없는 듯 고개를 돌린다.

"너의 혼담말이다. 몇 군데 진행시키고 있는 곳이 있다. 크흠, 그런데 의외로 한 군데가 긍정적으로 답변을 보내오더구나. 그래서 이번에 제도로 가면 그쪽 가문과 이야기를 해보면서……흠흠 듣고있나?"

-쨍그랑!

순간 루치야의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깨져나갔다.




"와 빠르네효. 원래 부자들은 결혼도 일찍 하나보네효?"

"리, 안돼. 루치야 앞에서 그런말 하면."

리가 이노의 짐을 들어주며 하는말을 이노는 단호하게 끊었다. 왜냐하면 날도 저물지 않았는데 이미 침대위에 웅크려 심각해보이는 분위기를 뿜어내고있는 루치야가 상당히 위험해보였던 것이다. 언제나 조용한 소녀였는데 저러고 있으니 꼭 무언가 사고라도 칠듯한 분위기 였던 것이다.

사야당주와의 만남뒤 로비에서 나온 아란일행은 2층의 특실 3개를 배정받았고 온천욕을 하기위해 각자의 방에다 짐을 풀러들어왔다. 아란과 신이 한방을 쓰고, 마리아와 아이비 그리고 나머지가 두개의 방을 나누어 쓰기로 했는데 이노는 거의 그로기 상태까지 가버린 침대위의 루치야를 보곤 한숨을 깊게 내쉰다.

"이래서야 원, 그 아버지라는 자가 평범하지는 않은 것을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이런 방식도 타격을 줄 수있다는 건가."

"무슨 이야기에효? 이쁜 언니가 좋은남자 만나는 건데 왜 한숨을 쉬는 거지효?"

이노는 똘망똘망한 리의 귀여운 눈망울을 마주바라보며 씨익 미소짓는다.

"너도 크면 알게 된단다. 세상에는 가문이 좋다고 꼭 좋은 남자만 있는건 아니거든? 게다가…."

'저 아이, 분명 자신의 힘으로 서지못한다면 자신의 행복조차 지킬 수도 없겠구나. 불쌍한 아이.'

이노는 그렇게 무언가 짐작한 듯 측은한 눈초리로 루치야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똑똑!

그때 방문이 울렸다.





아란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이쪽은 한층 더 심각했다.

"루, 루치야가…… 결혼이라니……."

"…시끄럽군."

"루치야가 결혼이라니……."

"…망할자식. 머리에 류탄이라도 박힌것 같군 아예…."

신은 코트와 점퍼들을 벗어 옷가지에 걸어둔 채 침대에 누워 투덜거리고 있었다. 잠시 잠을 청하려 하였는데, 그와 같은 방을 쓰는 망할 꼬맹이는 지금 건너편 침대위에 걸터앉아 한 시간째 넋이나간 듯 저 소리만 중얼 거리고 있었다. 충격이 컸다는 심상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중이지만, 숙면이 필요한 신에게 저따위 주절거림은 망령괴의 포효만큼이나 귀에 거슬린 소리였다.

-똑똑!

"젠장, 누구야?"

신은 귀찮아 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는 지금 더벅머리에 하얀카니발 가면만을 쓴채 사각 반바지만을 걸친 반라의 상태였다. 그때문에 신의 몸매가 고스란히 들어나 있었는데, 상체에 여러가지 크고작은 흉터들이 빼곡히 자리하고있는 점을 제외하면 조각같은 날렵한 근육들로 이루어진 훌륭한 몸매를 자랑하고있었다. 물론 자신은 그런 점을 손톱만큼도 자랑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똑똑!

짜증나게도 노크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신은 슬리퍼를 신고 터벅터벅 걸어가서 체인이 걸린 문을 빼꼼하고 연다. 기념품을 사라던가 하는 녀석이면 머리통을 벌집으로 만들어 준 뒤 쫓아버려야지하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면서…….

-벌컥!

"뭐야!? 망할 꼬마놈이 정신병걸린 소마냥 쨍알거리는 것도 짜증나 죽겠는데!"

하지만 문밖의 존재는 신의 예상보다 더 질이나쁜 존재였다.

"헤헤. 그럴줄알고 아란을 위해서 달려왔지롱~! 예상적중!"

파랗고 하얀 수영복차림의 마리아가 문밖에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가녀린허리에 풍만한 가슴, 긴 금발을 뒤로 올려묶은 탓에 도드라져보이는 몸매의 섹시한 자태가 도저히 아란의 또래라고는 할 수 없는 그러한 성숙한 실루엣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상대가 나빴다.

"꺼져!"

-탕!

너무나도 신속한 거절. 마리아가 문틈으로 보이던, 신의 의외로 근육질로 날렵하게 다져진 몸매에 혹하는 사이에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문은 닫겨버렸다.

'윽, 이 망할 귀신가면 의외로 나이스 바디잖아! 아차! 안되지. 흔들리지말자 마리아! 경쟁자인 루치야도 사라진 이제 난 이미 아란의 안방마님자리를 꿰찬거라고!'

-쾅쾅!

"야! 잠깐만 문 좀 열어봐. 나 아란한테 할말이 있어서 온거라니깐. 당신한테 볼일있는거 절대로 아니거든? 그러니까 성가시게 굴지말고 문 좀 열어보라고!"

-벌컥!

"아 열렸다!"

그러나 열린건 체인의 틈뿐, 그 사이로 마수의 포효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당장꺼지라고! 이 망할 금발 꼬맹이야!"

그리고 튀어나오는 은빛의 리볼버!

"크헉! 이 미친!"

그걸본 마리아는 기겁하며 소리지른다. 그에 덩달아 그 리볼버도 맞장구치며 마주 소리를 질렀다.

-탕탕탕타탕!

공포탄이 허공을 가른다. 하지만 마리아는 "이 미친개가 드디어 제대로 미쳤구나!" 하며 혼비백산 하여 달아났다.

"흥! 이 망할 것이 뒤질려고!"

-쾅!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이 거칠게 닫히며 다시 복도는 정숙을 찾았다. 허나, 이후 한 시간동안 호기롭게 복도로 고개를 내미는 간 큰 손님은 적어도 이 건물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노는 이 휴양지 여관의 네번째 건물의 최상층으로 초대를 받았다. 조금 전 이노의 방문을 두드린 것은 사야당주의 수행원들중 한 명이었고 이노는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리를 아이비에게 맡기고 수행원을 따라 나섰다. 그리고 이윽고 당도한 사야당주의 집무실인 이 건물의 최상층은 객실은 하나도 없이 그저 사야당주와 수행원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지어져 있었다. 이노는 경계심을 풀지 않은 채 사야당주와 마주했다.

"오, 크흠 어서오시오. 이노 양."

"흠, 역시 당신이었군요. 하지만 의외네요. 어째서 당신이?"

이노는 사야당주를 익히 아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사야당주도 그녀와 일면식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꺼낸다. 이노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당혹, 사야당주의 눈빛은 침착하게 가라앉아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눈빛. 이노는 긴장한다. 저런 눈을 가진 사람들은 아무런 감정없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일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이 가장 경계해야할 인물상.

사야당주는 그러한 이노의 심리를 알아챘는지 그저 피식 웃었다.

"흠흠, 뭐 나의 상도라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길이라서 말이오. '환영의 마술사'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그대라면 이해는 몰라도 어렴풋이 수긍하고는 있지 않을까 했었는데 패착이었구려. 크흠."

사야당주는 눈빛을 날카롭게 빛내며 씨익 웃는다. 그에 따라 이노의 표정이 착 가라앉았다.

"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저를 여기에 부른 이유가 뭐죠?"

"글쎄, 이유라……."

"말돌리지 마시죠? 일을 어렵게 하시네요. 이미 전 계약을 파기했고, 그만한 대금을 치렀으며 이미 우리의 계약관계는 끝났어요. 용병으로써 깨끗한 마무리 아닌가요?"

"크흠, 그랬지."

"근데 왜 저를 지금 부른거죠? 아란을 죽이라고 의뢰한 당신이? 그것도 모자라 의뢰를 포기한 저를 죽이려한 당신이?"

-쿠궁!

그랬다. 예전 이노를 고용하여 아란을 죽이고 펜던트의 탈취를 의뢰한 장본인, 그가 바로 루치야의 아버지이자 거대 사야상회의 당주인 루시우스 사야였던 것이다.

"흐음, 너무 냉정하게 말하는군. 뭐, 좋소. 나에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하도록 하시오. 이노 아스트로드. 나도 뭐 사실 지금 그 쪽의 존재가 절실한 것은 아니오."

"좋네요. 그거 마음에 들어요. 그럼 이만 자리를 뜨죠."

이노가 뒤돌아 나가려하자 수행원들이 길을 막는다. 그러자 이노는 가소롭다는 듯이 트럼프카드 한장을 집어 그들을 격퇴하려 한다. 그때, 뒤에서 루시우스의 말이 들려왔다.

"허나, 거래라는 것이 크흠, 돌아가는 길을 바로 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묘한 마력이 있는데 말야."

"…흥! 쓸데없는!"

"…데모나, 아~ 나의 데모나. 사랑스러운 동생…, 어디에 있을까?"

순간, 루시우스의 중얼거림에 이노는 카드를 다시 회수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악귀와도 같은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그건 아란일행들만 알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특급비밀에 속하는 정보였다. 아스트로드 가에서도 봉인되어있다시피한 자신의 과거.

"당신! 어디서 그걸 들었지? 말해. 아니면 죽을 수도 있어!"

-촤라락!

"으악!"

-쿠당탕 쿵쾅!

순간적으로 이노 주변으로 펼쳐지는 52장의 카드, 수행원들이 그 후폭풍에 맞아 바닥을 나뒹군다. 하지만, 루시우스의 입가에 걸린 미소는 지워지지 않았다.

-파팟! 촤르르륵!

"이, 이건!?"

순간적으로 나타난 또 다른이들이 이노를 저지했기 때문이다. 하얀 수트의 스펙터와 검은 용병 수트의 데몬하이란, 그리고 이노의 몸을 순식간에 결박한 쇠사슬 낫의 주인 올가라 불리던 소녀까지…….

-짤그랑!

"크윽!"

어디서부터 튀어나왔는지 어쌔신인 이노조차 예상하지 못하였다.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단 말인가. 그녀의 목과 얼굴에 맞대어진 기형 원반의 칼날과 거무튀튀한 중검이 사슬에 몸이 감긴 이노의 목줄을 옭아 맨다. 이노는 마법을 발동시키려 애를 쓰지만, 카드를 집을 수도 없이 촘촘하게 봉쇄된 상태라 도저히 틈을 만들 수 없었다. 이윽고 그 뒤로 루시우스의 능글능글한 목소리가 천천히 따라왔다.

"크흠 크흐흠, 거참 성질 더럽게 급한거 하고는, 일단 거래내용은 들어봐야 하지 않겠소? 뭐 별건아닌데 그쪽엔 아주아주 귀중할 수도 있는 정보가 마침 손에들어와서 말이오. 크흠. 허허, 그렇게 눈을 부라리면 무서워서라도 거래를 못하지."

그러나 이노는 세 명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루시우스를 마주 노려보며 말한다.

"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 말종이군. 아직까지 날 이용해먹어야 속이 풀리겠나? 그래! 여태껏 그러면 딸의 여행을 지원해 주는 척하면서 기회를 보아 자신의 잇속을 챙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가? 죄없는 친자식과 그 소중한 친구의 목숨을 위협해가면서? 그리고 캐러반이다 뭐다 하면서 그 뒤를 쫓는데 주력했겠군?"

"뭐, 그건 그쪽과는 상관없는일 인것 같은데, 일단 대충 그렇다고는 해두지. 그리고, 누가들으면 오해할 말이군. 아란녀석이 가진 물건을 얻는 다는 건 나만의 이득이 아니거든. 나 이외에 다른이들의 이득도 있다고 그러니, 공익을 위해서 라고 해두는 건 어떨까?"

"미친…."

이노는 눈앞의 남자, 루시우스의 교활함에 치를 떨었다. 여태껏 꾸며낸 사건의 치밀함으로 볼때 대충 예상은 했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그리고 이미 자신도 그의 마수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을 치고있었지만 힘들 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루시우스는 그러한 이노의 눈앞에 어떠한 서류책자를 흔들었다.

"혹시 로이베르크 근교에서 일어난 카불백작 토벌사건을 알고 있나? 흠흠, 뭐 당사자이니까 자세히 알고있겠지. 얘기는 생략하고, 이 책자가 말이야. 그때 당시의 주도세력으로 처형된 카불백작의 배후, 즉 그늘교구회의 기록이야. 크흠, 그들의 그이후 행방과 현재의 그들 교구내의 인원을 조사한 자료였는데 아쉽게도 꽤나 오래된 기록이라 제국의 기사단이 이걸로 그들을 수사하기에는 너무도 오래된 기록이지. 하하하!"

"…서, 설마!"

"허나 딱한군데, 크흠! 이 정보가 쓸모 있어보이는 사람이 있다는 걸 내가 찾았거든? 이 책자에는 데모나라는 소녀가 어디로 옮겨졌는지 그리고 그 '데.모.나' 란 소녀가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씌여있더라고. 크흠!"

-쿠궁!

이노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새하얘졌다. 그 뒤로 루시우스의 악마와도 같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내가 바라는건 단 하나야. 그대라면 할 수 있다고 보네. 하지만 하지않아도 상관없어. 이건 그저 거래일 뿐이니까. 설마 오르딘 교단 뚜쟁이들의 정보를 믿는건 아니겠지? 그들은 그럴 능력이 없어. 왜냐면, 이건 당시 그늘교구회 주교였던 비숍 보르도가 쓴 유일한 진본이니까."

이노는 자신이 점점 나락으로 내려앉고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계속>


작가의말

헉! 이거이거 빨리 올린다고 써내려갔는데 어느새 시간이 이리도 흘렀네요;; 대신 내용은 조금더 많습니다.
그것보다도 간만에 들어왔더니 깜짝놀라고 말았습니다. 이거 제 글을 보시는 사람들이 왜이렇게 많아졌나하구요..ㅋㅋ
이거이거 이젠 정말로 농땡이 피면 안되겠네요..ㅠㅠ 최대한 빨리빨리 글을 써내려가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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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8

  • 작성자
    Lv.87 서글픈인형
    작성일
    11.05.23 02:39
    No. 1

    ....

    뭐랄까.

    파국의 발걸음이 옮겨진 느낌.

    아니면,

    무언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느낌이려나.

    ... 앞으로 점점 더 몰리고 몰려 꼭대기로 올라가겠죠!

    다음을 기대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슬라임베스
    작성일
    11.05.23 03:55
    No. 2

    마리아는… 승산이 없어요.
    게다가 혼담이라니, 이것은 루치야가 주역이겠죠.
    마리아의 팬은 아니지만 어째 눈물이 살짝 나올락 말락….
    진정 마리아의 턴은 오지 않는 것인가…!
    …근데 마리아는 좀, 뭐랄까, 로…… 슬랜더한 체형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네요(…).

    PS. 혼담 얘기 듣고 다다음 문단(침대에 웅크린 루치야 다음 문단)에 '머리에 류탄'요? 본래 총알 인데 '류탄'이 오타 아님 북한어니 국정원에 신고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검은백합
    작성일
    11.05.23 10:17
    No. 3

    이건 엄청난 반전인데여...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하겠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임성묵
    작성일
    11.05.23 19:12
    No. 4

    어떻게 아버지가 저럴수가.. 루치야 불쌍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뉴느르
    작성일
    11.05.24 18:13
    No. 5

    정주행 완료!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통판타지의 느낌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보위
    작성일
    11.05.27 07:51
    No. 6

    글 쓰시는스타일이 너무늘어지네요 마치 비뢰도를보는느낌이랄까200화가 넘었는데도 내용전개가 된건 막상 몇줄로요약가능하니..하차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신매
    작성일
    11.05.27 14:41
    No. 7

    여태 여기서 한 소설만 봤었는데 이틀동안 정말 재밋게 잘 봤어요
    힘내시고 계속해서 건필해주세요!! 각각의 캐릭터들이 정말 맘에 들고요 인제 떡밥을 뿌린것들이 어떻게 이어질까 기대되요 ㅋㅋ 빨리 올라오길 기다릴께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월하려은
    작성일
    11.05.30 19:14
    No. 8

    서글픈인형 님 네 이번 화를 계기로 조만간 2부가 마무리 될 것 같네요^^ 기대해주세요~!

    슬라임베스 님 아, 신이말하는 류탄은 반 테라스 루팽이 쓰는 수류탄 종류를 말하는거구요. 수류탄에서 그냥 비슷하게 류탄이라고 명칭으로 쓰는 거랍니다.

    blacksaga 님 하하, 이제 가장강력한 우군인줄 알았던 이의 정체를 알았으니 아란에게 제대로된 음모가 덮쳐갑니다.

    타우즈 님 네 불쌍한 루치야..ㅠㅠ

    snobbish 님 네^^ 굳이 말하자면 정통판타지라고도 하긴 뭐하지만, 틀을 깨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보위 님 네, 그러네요. ㅠㅠ 충고고맙게 새겨듣겠습니다.

    신매 님 네 감사합니다^^ 떡밥들은 결국 긴호흡으로 이어지니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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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6 +5 10.09.27 334 7 19쪽
193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5 +6 10.09.15 456 7 13쪽
192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4 +4 10.09.08 428 6 15쪽
191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3 +6 10.09.01 456 5 16쪽
190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2 +5 10.08.24 421 5 15쪽
189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1 +4 10.07.27 453 5 16쪽
188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10 +4 10.07.02 431 7 13쪽
187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9 +5 10.06.17 35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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