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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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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0.04.1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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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5

DUMMY

제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5


아란은 자신이 처음보는 어떤 커다란 방에 서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으리으리한 지붕. 벽에 걸려있는 수많은 벽화와 음각 조각들은 수많은 영웅신화속의 주인공들이다. 아란이 처음보는 놀랍도록 화려하고 웅장한 방이었다. 적색의 하늘, 그리고 황금빛의 노을이 시야를 눈부시게 가린다.

뭐지? 아란은 자신이 어째서 이러한 방에 와있는지 의아해 했다. 분명 열차의 자리에서 앉아있었는데…….

그런데 곧, 아란이 알아차릴 새도 없이 누군가가 다급히 들어와 방 끝에 앉아있던 남자를 불렀다. 그 남자가 거기있던것도 아란은 방금 알아차렸다. 언젠가 본적이 있는 것 같은 갈색머리카락의 청년이었다. 방금 방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은발의 수려한 용모를 지닌 키큰 남자였다. 그의 허리에 찬 긴 장검은 아란이 언젠가 역사책에서 본것 같은 오래된 장식의 검이었다. 바로 고대 제국의 재상을 상징한다는…….

이거…꿈인가? 아란은 미처 몸을 움직여 두 남자를 피하려 했지만 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다행인건 그들도 아란을 보지 못한다는 것?

"뭣하고 있나? 영웅의 홀에서, 또… 그녀 생각인가? 잊어버려라. 그대는 이미 돌아오지 못하는 망자를 그리워할 시간따윈 없다. 알고 있지 않나? 우린 지금 이 대륙의 존망을 건 전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녀가… 죽였어. 그녀가… 에이첼을……."

허망한 눈동자를 한 갈색머리의 남자가 은발 남자를 뒤돌아 보았다. 그 표정은 마치 살아있는 시체와도 같은 표정이었다. 아란은 섬뜩해졌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며 괴로워진다. 이상했다. 갑자기 아란은 자신의 가슴을 부여쥐고 휘청거렸다. 저 남자의 감정, 그것이 자신에게로 흘러들어오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자 장면이 바뀐다. 온통 까맣게 점멸한 공간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금발 소녀의 모습. 에이첼? 아란은 신기하게도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아젤리나의 로제타 성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 아버지가 너무 걱정되서 견딜 수가 없어요."

자신은 왠지 가지말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입은 벙긋벙긋하며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사라졌다. 안돼! 그대로 가버리면! 에이첼!

그렇게 외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이 가시기도 전에 자신이 곧 자신이 어딘가로 향해 무시무시한 기세로 걷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지? 아란은 누군가에게 반문하고 싶어졌다. 몸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감촉. 그것은 갑옷? 소년은 자신이 무거운 망토까지 걸친 중갑옷을 입고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자신의 눈에 익은…….

자신이 한달음에 길을 달려 차양막을 걷은 그곳은 군용 막사였다. 그것도 몇 백년전에나 쓰이던 오래된 구식의 것 말이다. 그리고 안에 있던 두 사람. 아까본 은발의 남자와 처음 본 얼음같은 느낌의 신비로운 흑발 여자였다. 은발의 남자가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고 막 막사에 들어온 자신을 향해 말을 던진다.

"……그러니 우리 군은 라운할트로 진격해야해!"

"안 돼! 아젤리나로 가야한다! 그곳에 에이첼이……."

무언가를 상당히 두려워하는 듯한 감정으로 자신은 그렇게 말을 내뱉었다. 그러자 그의 옆에있던 흑발의 여자가 날카롭게 말을 끊었다.

"사적인 감정에 목메지 마시지요. 우린 지금 병정놀이를 하러 온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한마디에 백만의 장병들이 사지에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을 잊으셨습니까? 목적지는 라운할트 입니다."

그 뒤로는 무언가가 소용돌이치듯 아란의 시신경을 훑고 지나갔다.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도 모를것 같았다. 가슴이 먹먹했다. 지금, 누군가의 감정이 자신에게 전해지는 것인가?

이윽고 눈앞에 나타난 것은 황야의 전장. 수십만이 넘는 대군이 눈앞에 우뚝 서있는 성을 보고 진을 치고 있었다. 아란은 알 수 있었다. 그 성이 바로 남자가 그렇게 외치던 '아젤리나 성'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렇게 그리던 아젤리나 성을 보고있는 그의 심경은 초조해져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늦었다.'는 말이 뇌리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눈앞에서 벌어졌다. 하얀 꽃잎이 성곽에서 떨어지는 것이…….

"……."

'미안해요. 오라버니…….'

성까지는 너무도 아득히 먼 거리였으나 그녀의 풀린 눈동자와 울고있는 얼굴은 또렷이 더없이 또렷이 보였다.

"안 돼에에에에---------!!"

어느 새 그 남자의 품에는 에이첼이라 불리던 소녀가 안겨있었다. 피투성이의 그녀는 아란의 눈에도 너무나도 순수하고 고결하게 보였다. 그녀는 흐릿해진 망막을 들어 자신을 쳐다보며 살짝 웃었다.

'오라버니… 와주었군요. 미안해요……안…녕.'

그 말과 함께 그녀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적색의 광폭해진 시야가 남자, 즉 아란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으아악--------!!"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타오르는 로제타성. 전쟁은… 그의 승리였다. 아니, '그녀'의 승리였다.

점멸하는 시야 너머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란의 귀에 들렸다.

"날… 불러줘요. 언제라도 그대 앞에 나타날 테니……."

누군가의 목소리인지 생각해보았으나, 소년은 온몸이 아래로 훅 꺼지는 느낌에 미처 기억해 낼 수 없었다.



-철커덩! 털컥! 철커덩! 털컥!

제국이 자랑하는 문명의 이기. 기관차라는 철마를 달리게 하는데에는 기관차에 실려있는 거대한 원통, 증기기관을 작동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증기기관이라는 것이 발명 된지는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 몇년 남짓한 시간동안 증기기관, 그리고 그걸가지고 기관차까지 만들어 낸 제국의 저력엔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많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기술의 발전 속도란 말인가. 또한 그에 관해서는 제국 내에서도 의견이 무성했다. 증기기관은 석탄으로 움직였는데 증기기관에 들어가는 석탄은 두번째 차에 가득 담겨 있었다. 그래서 그걸 나르는 인부들도 필요했고 그 중 한 명이 이 기관차에 고용된 말핀 이었다. 중년의 그는 지금 기관차를 나와 석탄차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 석탄 차는 석탄 구획인 칸막이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오른쪽에 뒤쪽 차칸으로 넘어갈 수있는 통로가 자그마하게 나있었다. 그 칸막이 앞으로 석탄을 기관차로 가져갈 수 있는 수레가 서있었다. 말핀은 그걸 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일은 2교대로 돌아가는데, 이 기차에 자신과 같이 고용된 막내 에디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30분이 넘게 석탄을 가지러 간녀석이 돌아오지 않자, 기관차의 석탄 비축분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어이없다는 듯 말핀은 고개를 흔들다 크게 에디를 불렀다.

"어이! 에디! 어디있는 거냐? 이봐!"

이녀석 농땡이 칠 녀석으론 보이지 않았는데 수레를 바닥에 처박아두고 어디로 도망간건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석탄차의 통로를 지나는 동안 말핀은 욕지기를 내뱉는다.

"이녀석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거야? 망할 녀석. 이래서 파트너로 꼬맹이는 달가워 않는다고 말해 뒀건만……."

그러던 말핀은 석탄차의 통로를 걸어나오다 석탄차 끄트머리 구석에서 무언가가 덜그럭 하는 소리에 소리를 빽 질렀다.

"에디! 이녀석아! 거기 숨어있었던 거냐? 당장 튀어 나와!"

그러나 말핀의 예상과는 다르게 거기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것은 에디가 아닌 검은 로브를 푹 눌러쓴 정체 불명의 손님이었다.

"어이구! 손님, 죄송합니다. 일하다 도망간 녀석을 찾고있어서 잠시 착각을……."

"아뇨, 괜찮습니다."

정중한 말투와는 다르게 묘하게 기분나쁜 분위기의 손님이었다. 로브를 입은 걸 보니, 로이베르크 오르딘교단에서 특별히 부탁해서 태워보낸 그 기분나쁜 손님 인가보다. 교단에서는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3일씩이나 이 바쁜 기차를 잡아 둔건지 의심스러웠다. 이 기관차는 제도로의 직행 열차란 말이다! 말핀은 그것때문에 제도로 가는일이 3일이나 늦춰진것에 대해 상당히 불만이 많았다. 말핀은 그냥 돌아가려다 갑자기 무슨생각이 떠올랐는지 저쪽으로 발길을 돌리던 그 손님을 불러세웠다.

"아, 손님. 혹시 이 근처에 이 만한 애송이녀석 혹시 보신적 없으십니까?"

"글쎄요. 그럼 이만……."

"아, 아니 좀 특이한 금발 곱슬머리 녀석인데 주근깨가 좀 있고요. 이 근처에 분명 있을 텐데요."

그런데 말핀의 그 말에 그냥가려던 검은 로브의 사내가 우뚝 멈춰섰다. 그리고 마침 그때, 아까 그 손님이 있던 구석에 말핀은 이상한게 눈에 띄는 것을 발견 했다. 그것은 에디였다. 그것도 '죽어있는!'

"에디? 에, 에디! 정신차려 이놈아! 헉! 주, 주, 죽었다! 컥!"

거의 공황상태에 빠진 말핀은 에디의 시체를 발견하고는 소리지른다. 그러나 그의 외침은 오래가지 않았다.

-푸슉!

자신의 가슴팍을 뒤에서부터 관통하고 나온 은빛 물체를 본 것이다. 그건 긴 중검의 검날이었다.

-스릉!

말핀은 자신의 심장을 찌른 검이 뽑혀나가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아까 자신이 대화했던 그 자가 에디를 죽이고 자신을 찔렀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서서히 죽어갔다. 어쩌자고 자신은 그를 잡았을까. 죽어가는 말핀의 귓가로 그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게 애초에 모르고 지나갔으면 됐잖아? 이 천민아! 감히나와 말을 섞으려 하다니……."

그 목소리는 묘하게 소년스러운 목소리였다.


---------------------------------------------------------------------------<계속>

이번에도 아란의 꿈 이야기가 나왔군요. 어떤비밀이 있는 걸까요? 성배와 아란사이에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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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5 +6 10.09.15 456 7 13쪽
192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4 +4 10.09.08 428 6 15쪽
191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3 +6 10.09.01 456 5 16쪽
190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2 +5 10.08.24 420 5 15쪽
189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1 +4 10.07.27 453 5 16쪽
188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10 +4 10.07.02 431 7 13쪽
187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9 +5 10.06.17 350 5 13쪽
186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8 +6 10.06.03 373 3 18쪽
185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7 +7 10.05.17 430 5 13쪽
184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6 +3 10.05.06 431 4 15쪽
»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5 +3 10.04.18 441 7 10쪽
182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4 +5 10.04.10 458 4 13쪽
181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3 +4 10.03.21 440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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