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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님의 서재입니다.

라포르리아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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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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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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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16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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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1

DUMMY

제 49장 테라의 주민들 #01



아득하게 깎아지른 산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이카로스 산맥. 그 너머로 만년설과 수킬로미터의 높이에 달하는 빙하들로 가득찬 노스아인란드는 중앙대륙과 대륙의 등뼈라 불리는 이카로스 산맥을 기점으로 경계가 구분되어 있었다. 그탓인지, 이카로스 산맥의 정상만 넘어가면 반대편은 한랭지옥이나 다를바 없었는데 그 냉기는 거짓말 같게도 그 반대편에선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노스아인란드의 지옥같은 북풍을 이카로스 산맥이 막아주고 있는 형국이었던 것이다.

그 아득한 산자락의 한구석에는 거대한 동공이 자리하고있었는데, 그것은 마치 짐승의 둥지와도 같은 형태라기 보다는 고대 유적의 모습을 띄고있었다. 그것도 산꼭대기에 말이다. 당연히 보통의 유적나부랭이가 아니었고, 거대한 고대전사들의 석상과 용의 문양이 입구에 새겨진 그 유적은 오래전 다른 세계로 떠났다고 전해지는 전설의 요르문간드 일족을 떠올리게 했다. 그랬다. 사실 이곳은 마지막 남은 요르문간드 일족의 둥지, 소위 세간에는 '용의 레어'라고 알려진 곳이었던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요르문간드 일족의 레어, 즉 용의 아가리로 찾아들어가고 싶어하는 미친놈은 대륙엔 없다. 그러나 그 말이 무색하게도 지금 그 곳의 입구를 향해 겁없이 돌진하는 마차가 있었다. 특이하기로 치자면 말도 안되게 특이한 새하얀 순백의 뼈로 만들어진 마차, 네귀퉁이에 새겨진 뿔달린 하얀 악마의 해골들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 특이한 마차의 더욱더 해괴한 점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이 마차가 산골짜기의 마차 길이 아닌 '공중'을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용의 레어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위에 그저 '존재'하고있는 곳이었기에 마차가 올라갈만한 길은 당연히 없었지만, 그 곳을 향해 공중을 달리는 유령마차라니 농담이 지나치다. 네 마리의 새카만 유령마들이 어두스름하게 노을진 저녁하늘을 배경으로 거대한 조각상들이 일렬로 세워진 레어에 당도한다.

-히히힝!

이윽고 유령마들의 투레질과 함께 레어의 입구에 다다른 마차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명의 검은 인영이 내렸다. 황금빛 가면에 고급스런 로브로 온몸을 감싼 자였다. 그리고 그는 한손에는 붉은 루비같이 생긴 보석이 박힌 스테프를 든 채였다. 그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카난대륙에 현존하는 최강의 존재의 안방에 들어온 이상 그라도 맨손으로 들어갈 순 없었다.

마도사는 자신의 얼굴에 쓴 가면을 어루만진다. 그가 이곳에 싸우러 온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그다지 친교의 목적으로 온 것도 아니었다. 성물의 행방을 찾다가 도달한 이곳, 이곳에는 분명 성물의 단서가 있을 터였다. 수천년을 내리 살아온 고룡 카시우스의 레어인 이곳이라면 말이다.

-쿠구구궁..

마도사가 온 것을 환대하는지 레어 앞을 지키는 고대전사의 석상들이 -쿠르릉 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냥 유적지의 종교적인 의미의 석상인 것 같았던 석상들이 전부 용의 레어를 지키는 가디언이었던 것이다.

-치, 침입자를 처단하라! 침입자를 처단하라!

오랫동안 움직인 적이 없었는지 군데군데 이끼가 끼어있는 석상들은 우르르 일어나 삐거덕 거리며 몸을 풀기시작했다. 역시 용족의 작품이라 그런지 그 움직임은 빠르고 신속했다. 상황이 그다지 좋게 돌아가지 않는 듯하게 느껴졌지만 마도사는 그들에 굴하지 않고, 스테프를 치켜들었다.

-우웅!

가면뒤에 가려진 눈동자에 마력의 발현과 함께 황금빛 마법진이 새겨져 빛나자 스테프의 붉은 보석 주변으로 어마어마한 양의 마력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마도사는 그 마력을 머금은 스테프를 자신의 바로 앞으로 내리찍으며 입을 열었다.

"다짜고짜 주먹부터 휘두르는건 제 뜻이 아닌데 안타깝군요."

-우우웅!

마도사의 주변으로 10미터가 넘는 공간과 바닥이 검게 일그러지며 마법이 그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 지축을 뒤흔들며 수십기의 거대한 가디언들이 자신들의 병장기를 마구 휘두르며 난폭하게 덤벼들었다. 밀려드는 마력의 폭풍에 로브자락이 미친듯이 휘날리는 것을 느끼던 마도사는 충분한 마력이 모였음을 깨닫고 말을 이었다.

"허나, 굳이 힘으로 나오시겠다면 피하지 않는게 예의겠죠. 불사의 군단이여! 그대들의 군주인 나의 부름에 응하라!"

-불!사!의! 진!격!

-구우우우웅! 퀴에에에엑!

마도사가 주문을 마치는 것과 동시에 마도사 등 뒤의 검게 일그러진 공간에서 수십, 아니 수백마리에 가까운 거대 마물들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와 달려오던 거대 가디언들을 덮쳤다.

검고 커다란 푸마와 같은 거대마물들은 덩치가 석상만 했는데, 몸에 달린 네 개의 다리와 강력한 두 앞발, 가운데의 날카로운 갈고리가 달린 팔로 석상들에 맞서 싸워갔고, 검은 비늘이 돋아난 고릴라같은 거대마물은 자신의 기다란 꼬리끝에 달린 추로 가디언의 무기를 막고 주먹을 내지르며 포효했으며, 반은 지네 반은 사마귀를 닮은 마물은 재빠른 기동력을 자랑하며 여기저기 석상들의 빈틈을 찔러 갔다. 그런 수 백의 마물들이 끊임 없이 쏟아져나와 가디언들을 상대해 가자 일대에 피가 튀는 처절한 혼전이 벌어졌다.

한 가디언의 검이 마물의 머리통을 꿰뚫는다. 그러나 그옆의 다른 마물이 가디언을 덮쳐누르자 가디언은 맨손으로 마물의 머리를 붙잡고 주먹으로 강하게 후려친다. -퍼억 소리와 함께 마물의 머리가 함몰하며 힘없이 육신을 늘어뜨린다. 두 마리의 마수를 처치한 그 가디언은 그러나 옆에서 달려든 다른 마수가 내려친 칼날에 가슴이 정통으로 관통하며 허우적거렸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주변에서 달려든 마물들에 차례차례 해체 당하는 가디언. 분노한 마수들에게 결코 그 최후는 온존하지 않았다.

가디언들은 엄청난 수의 마물들의 공습에도 밀릴듯 밀릴듯 하면서도 밀리지 않고 분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뿐이었다. 마도사의 검은 파문에서 수도없이 쏟아지는 마물들과 수가 점점 줄고있는 가디언들.. 그것만 봐도 승부는 이미 결정된 거나 다름없었다. 조만간 마룡 카시우스는 모습을 드러낼 수밖에 없으리라. 그리고 그때부터 그가 원하는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마도사는 오히려 이렇게 자신의 힘을 일부 보여주는 것이 대화를 이끌어내기 쉬우리라 생각했다. 대화도 어느정도 상대방과 맞먹는 무력이 있다고 인정되야 이루어 지는 것 아니겠는가. 허나, 그때 마도사의 예상을 송두리째 뒤엎는 일이 일어났다.

-우우우우웅!

대기의 공명과 함께 레어의 입구 쪽에서 강한 힘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더니 번쩍하고 눈부신 빛이 폭사되었다.

'위, 위험하다!'

반사적으로 뼈로 된 방벽을 쌓은 마도사는 자신의 스테프에 박혀있는 '현자의 돌'의 권능까지 사용해 자신을 둘러 보호했다. 그러자마자 울려오는 누군가의 거대한 힘이 실린 목소리.

-섬멸하라!

-콰과과과과광!

순간, 거대한 적색 빛의 기둥이 레어앞의 마물들과 가디언들까지 한꺼번에 초토화시키며 휩쓸고 지나갔다. 마도사는 그 말도 안되는 공격에 경악하며 허리를 숙여 그 파괴의 손길을 피했다. 그 적색의 광선은 마물들이 나오고 있던 마도사가 만들어 놓은 공간의 균열까지 훑고 지나가며 마물들을 휩쓸었다. 그래도 균열자체는 마법이 아닌 현상 그 자체 였으므로 부서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흉악한 일격이 한차례 휩쓸고지나가자, 유적의 분위기를 풍기던 고상한 구조물들까지 깡그리 날아가 버렸다. 용의 숨결, 브레스가 이 정도의 위력일까?

그 허허벌판에서 몸을 일으킨 마도사는 방금전 울려왔던 목소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적색의 광선은 공간 안쪽으로도 한차례 휩쓸었는지 한동안 마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데에 공백이 있었다. 해도 다시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 거대마물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크르르르르르!

마물들은 자신의 동료를 말그대로 쓸어버린 존재를 향해 무한한 적개심을 품었다. 그러나 마도사는 그 마물들을 제지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와 목소리의 주인공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저쪽에서부터 반응이 왔다.

"네 놈인가? 감히 짐의 단잠을 깨운 종자가?"

"……당신이, 이 레어의 주인이신 마지막 용의 일족 카시우스 이십니까?"

"뭐라고? 네 녀석! 위시마스터 나부랭이 주제에 감히 짐을 그 따위 하찮은 도마뱀 녀석 따위에게 비교하는 것이냐!?"

그 존재, 그 남자는 마도사의 말에 어처구니 없다는 듯 찡그린 표정으로 반문했다. 마도사는 그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찬찬히 그 남자를 훑어보았다. 그는 칠흑같은 검은 머리에 앳되어 보이면서도 강한 인상을 풍기는 이십대 중반의 외모를 가진 미남자였다. 그러나 몸을 감싸고 있는 화려한 묵빛의 예복은 황금자수로 커다란 새가 수놓여진 형상을 하고있었는데, 그 옷의 형태가 카난대륙에 흔히 볼수있는 옷이아닌 동방의 끝에서나 볼 수 있는 도포라 불리는 옷이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위에 씌워져있는 흑자색의 특이하게 생긴 모자는 황제의 황관처럼 위엄이 어려있었다. 모자뒤로 길게내려온 반투명한 리본이 그의 움직임에 맞춰 그의 주변에 고정되어있는 것 처럼 신비롭게 공중에서 얕게 춤춘다.

마도사가 듣기로는 용의 일족 카시우스는 붉은 용의 후예라고 알고있었다. 그렇다면 그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다닐 때에도 어딘가 그 붉은 일족의 상징인 표시가 나야 정상이었다. 예를 들면 머리가 붉다거나 눈동자가 붉다거나 하는 간단한 특징 말이다. 헌데, 눈앞의 정체모를 강력한 존재는 전혀 그런 특징이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붉은 일족들은 자신들이 일족의 일원임을 용족중에서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도마뱀 어쩌고 하며 노발대발 하는 걸 보면 용족이라 생각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용족도 아니면서, 자신의 앞에서 이처럼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을 수 있는 존재는?

"주둥이를 다물었군. 감히 짐의 수면을 방해한 주제에 온전히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진 마라. 어리석은 위시마스터놈!"

"…당신이 용의 일족이 아니란 사실은 아주 잘 알겠군요. 그러면 혹시 그는 어디에 있는지 그대는 알고 있습니까?"

"뭐? 용의 일족? 음, 그 도마뱀을 말하는 거라면 세상모르고 저 안에서 처자빠져 잠들어 있겠지."

"……."

그 적의를 드러내는 듯한 말투에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마도사는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뭐, 어쨌든 그게 중요한건 아니겠지요.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저는 이곳에서 쓸데 없는 분쟁을 일으키고 싶진 않습니다. 단지 조그만 정보를 얻어 갈까하고 찾아온 것 일뿐! 혹시 세 성물의 행방중, 성배나 새벽의 검에 대해서 알고있는게 있습니까?"

"뭐? 후후후! 웃기는 놈이군. 감히 짐의 수면을 훼방놓고 한다는 소리가 성배인지 나발인지 하는 줘도 안갖는 고물딱지 얘기를 하자는 것이냐? 간이 배밖으로 나온 놈이구나!"

뭐 일단 처들어가서 깽판친 다음에 공손히 질문하는 방법 자체가 잘못되었지만, 마도사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반문한다.

"모르십니까?"

"멍청한 려은 계집이 흘린 똥색 깡통에 대해서는 잘 몰라도 짐의 팔대 지보중 하나인 새벽의 검에 대해서는 빨갱이 도마뱀 놈에게 들은게 있느니라. 허나……."

"……새벽의 검! 그렇다면 그것은 어디에!?"

"……허나, 짐은 살아 돌아가지 못할 개에게 먹이를 던져줄만큼 권태롭지는 않지!"

그 말과 함께 검은 머리 사내의 눈빛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등 뒤편으로 먹물같은 그림자가 순간적으로 일어나며 사내의 몸을 감쌌다. 마력의 흐름따위가 아니다. 그것보다 더욱더 순수하고 불길한 힘이 그의 주변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그걸 본 마도사는 가면을 매만지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할 수 없군요. 당신에게서도 마찬가지로 힘으로 입을 열게 하는 수 밖에!"

"크하! 재미있는 우스갯소리를 하는군. 네 놈의 몸에서 나는 시체썩는 악마의 냄새가 그 주둥이에서도 역겹게도 진동하는구나. 판데모니엄 나부랭이들은 씨를 말려버려야 하는 법이지. 그대로 소거해주마!"

-키에에에에!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지축을 뒤흔들며 마도사의 주변으로 나열해 있던 마수들이 일제히 검은 머리 사내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 거리의 반도 줄어들기전에 사내의 검은 가죽장갑으로 감싼 오른손이 슬며시 올라가더니 손가락을 딱 하고 튕겼다.

-구구구구궁!

어느새 등뒤로 날개처럼 크고 넓게 퍼져있던 검은 그림자는 그 속에서 흉악하게 생긴 흑적색의 거대한 무언가를 여러개 꺼내더니 그 주둥이들을 자신을 향해 쿵쾅거리며 달려오는 마물들을 겨누었다.

-'섬멸'하라!

-구우웅! 쿠콰과과과과광!

다시 한번 파괴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갔다. 정체모를 검은 그림자속에서 머리부분만 튀어나온 그 거대한 대포들은 흑적색의 광선들을 마물들을 향해 쏘았고, 그 광선들에 관통당한 마물들은 그대로 재로 변해 사라졌다. 마도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주변으로 뼈의 장막과 현자의 돌을 사용한 권능을 둘러쳤고, 거기에 다시한번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자신의 어떤패를 꺼내놓아도 저 공격에 대항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레어앞을 가득채우고있던 수백의 마물들이 정체모를 저 공격 한방에 증발해 버렸다. 그러면 이쪽도 그에 걸맞는 패를 꺼내어 보여줘야 할 터!

'벌써 그것을 꺼내어야 하는건가. 너무 이른데.'

생각은 길었지만 행동은 빨랐다. 즉시 수인이 맺어졌고, 다음 마법이 발동되었다.

"오라! 나의 맹약자여! 소환! 바빌론의 군주!"

마도사의 외침과 함께 바닥에서 검은 공간의 균열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괴물'이 몸을 일으키며 포효했다.

-크롸롸롸롸롸!

검은머리의 사내는 그 포효를 듣고 그 '괴물'을 돌아보다 그 정체를 알아 챘는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판데모니엄의 일곱 찌질이들중 하나인가? 이것 참 그렇게 잡아 죽이려고 해도 코빼기도 안비치던 놈들이 한낮 위시마스터 따위의 노예로 전락하다니 그 수준을 알만하군. 나의 병사들은 겨우 저따위 놈들을 저지하기 위해 그렇게 죽어갔단 말인가?"

포효와 함께 '괴물'은 검은 피막의 날개를 활짝 펼치며 사내를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한때 마왕의 육신이었던 '괴물'의 육체는 압도적인 위압감을 뿜어내며 조그마한 검은머리 인간을 그 기세만으로도 분쇄해 버릴듯 덮쳐들었다. 그리고 사내의 손짓에 따라 다시한번 파괴의 광선이 빛을 뿜었다.

-구우웅! 쿠콰과과과과과!

허나 이번의 마물들과 '괴물'의 진격은 막히지 않았다. 갑자기 검은 피막의 날개를 펼쳐든 괴물이 한번더 포효하자 마물들을 휩쓸어가던 적색 광선들이 뜬금없이 휘어져 괴물의 날개로 흡수되듯 빨려들어갔던 것이다.

-크롸롸롸롸롸!

그러자 막아설게 없어진 마물들의 군대는 검은머리 사내를 한참에 도륙할 기세로 덮쳤다. 그때였다.

-제거하라!

다시한번 사내가 외치자 그의 뒤편에 펼쳐져있던 그림자의 날개가 일렁이더니 그 안에서 갑자기 흑적색의 거대한 팔이 튀어나와 순식간에 마물들을 좌우로 쓸어날려버렸다.

-슈우웅! 콰과광! 콰과곽!

-키에에엑! 케에엑!

그것은 암적색의 매끄럽게 생긴 강철 거신의 팔이었다. 그 한번 휩쓸고간 일격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순간적으로 마물들이 사라진 듯한 착각마저들 정도의 빠른공격이었다. 그러나 '괴물'은 그에 주눅 들지 않고 검은 머리 사내를 향해 묵빛 마력이 실린 커다란 팔로 사내를 단번에 날려버릴듯 휘둘렀다.

-까강! 까가강! 파지지직!

허나 사내의 오른손이 그 일격을 막아낼 것처럼 슬며시 들려지자 암적색의 매끄럽게 생긴 강철 거신의 팔이 사내의 행동을 흉내내듯 손바닥을 쫙 펼치며 '괴물'을 제지한다. 그러자 반투명한 막이 '괴물'의 일격앞에 펼쳐지며 '파괴적인'힘이 담겨있던 괴물의 손톱을 스파크를 튀기며 막아내었다.

-크롸롸롸롸!

'괴물'과 마물들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반투명한 막을 연신 뚫어보려 애쓰고 있었지만, 그건 쉽사리 뚫릴 것처럼 보이지않았다. 그리고 그것들을 향해 피식거리며 비웃음을 내보이던 사내의 입이 순간 외치듯이 열렸다.

"판데모니엄의 쓰레기 종자들아! 짐이 친히 네놈들을 청소해 주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크롸롸롸롸롸!

그의 황금빛 눈동자가 더욱 짙어졌다. 무언가가 시작되었다. 마도사는 하늘이 심상치 않다고 느끼고는 올려다 보았다. 마법을 일으킬때 느낄 수 있는 마력의 진동은 없었다. 힘의 진동도 저 사내의 주변에서 그저 미미하게 일어나고만 있었다. 허나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도 그의 날카로운 직감은 그에게 심각한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다. 괴물과 마물들도 그 낌새를 깨닫고 발악하듯 사내의 보호막을 깨부수려 계속 부딪혀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입이 멸망의 주문을 읊듯 외쳤다!

"테라, 신성 주신제국의 황제, 치우가 명한다! 봉황의 창 궁니르여! 짐을 찾으라! 그리고 감히 짐 앞을 가로막는 저 역겨운 역도 종자들을……!!"

-파괴하라!

-피우웅! 콰과과과과과과-------!

순간, 하늘을 뚫고 소용돌이 치듯 내려온 적백색 광선이 '괴물'과 마물들을 강타했다. 그 빛무리의 공간에서 마도사는 마지막에 사내가 외친 말에 그의 정체를 깨닫고 경악했다.

'테라? 그렇다면 저자가 바로, 테라의…… 황제?'


---------------------------------------------------------------------------<계속>


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테라의 황제'님의 등장 이시군요. 황제님이 심통이 난듯 나오자 마자 대활약을 해주시는데요. 그동안 거의 천하무적이던 '마도사'의 콧대를 꺾어버리시는군요.

이번 에피소드는 테라의 주민들이라 불리는 불가사의한 존재들을 탐구하는 시간이랄까요? ^^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요즘 너무 연재가 늦어지고 있는데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ㅠㅠ 최근들어 시험도 시험이고 프레젠테이션도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바람에 소설에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네요;;

그래도 1월만 되면 방학이니, 그때가 되면 집중해서 써내려 가야겠습니다. 어떻게 되고보니 이번 편은 거의 외전격이 되어버렸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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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5 슬라임베스
    작성일
    10.12.16 15:07
    No. 1

    서로 폼 잡으면서 나왔으니 지는 쪽은 참 쪽팔리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동방존자
    작성일
    10.12.17 15:25
    No. 2

    쥬신.. 치우.. 라.. 흥미롭군요.. ^^
    잘 보고 갑니다..
    건필!! 하세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검은백합
    작성일
    10.12.20 10:03
    No. 3

    테라의 황제.... 엄청 강한듯 하네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아..
    작성일
    11.01.06 00:53
    No. 4

    리리스등장하면 폭풍처럼 읽을려고 40화 가량을 묵혀 놓고 가끔씩 체크하는데 황제라니(...) 안 읽고 있는사이에 어디까지 간건지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월하려은
    작성일
    11.01.09 13:13
    No. 5

    슬라임베스 님 네 그렇군요!! 설정상으로는 테라의 황제가 판데모니엄의 7군주 마왕 보다 강하답니다 하하;; 천외천의 강력한 존재들 조차도 테라의 황제 보고 '괴물'이라고 몸서리칠 정도죠.

    동방존자 님 네.. 앞으로 '황제님'의 활약(?) 주목하여주세요.

    blacksaga 님 네 강하죠. 아란의 검술 스승(?) 천외천의 시리우스 조차도 '괴물'이라 평가한 '황제님'

    아.. 님 하하^^ 리리스 나올 날 머지않았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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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9 +3 10.11.04 384 6 17쪽
196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8 +4 10.10.26 369 6 16쪽
195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7 +4 10.10.08 479 7 19쪽
194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6 +5 10.09.27 334 7 19쪽
193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5 +6 10.09.15 456 7 13쪽
192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4 +4 10.09.08 428 6 15쪽
191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3 +6 10.09.01 456 5 16쪽
190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2 +5 10.08.24 421 5 15쪽
189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1 +4 10.07.27 453 5 16쪽
188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10 +4 10.07.02 431 7 13쪽
187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9 +5 10.06.17 351 5 13쪽
186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8 +6 10.06.03 374 3 18쪽
185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7 +7 10.05.17 431 5 13쪽
184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6 +3 10.05.06 432 4 15쪽
183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5 +3 10.04.18 441 7 10쪽
182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4 +5 10.04.10 458 4 13쪽
181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3 +4 10.03.21 441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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