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월하려은 님의 서재입니다.

라포르리아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연재수 :
206 회
조회수 :
326,664
추천수 :
1,104
글자수 :
1,317,392

작성
11.01.09 13:06
조회
302
추천
6
글자
19쪽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2

DUMMY

제 49장 테라의 주민들 #02



아란은 꿈을 꾸었다. 넓은 평원에서 해질녘의 노을을 받으며 수십만의 군세와 함께 달리는 꿈을…….

자신의 뒤를 따르는 수십만의 군세, 위를 올려다보니 하늘을 새카맣게 뒤덮는 비룡, 와이번들도 자신을 따라 하늘을 달리고 있었다. 가슴이 뜨겁게 타오른다. 소년은 말위에 올라 적을 향해 달리며 검을 뽑아 외쳤다.

'대륙을 비탄과 슬픔으로 더럽힌 사악한 마왕의 군세가 저 앞에 있다! 제군들이여! 우리 카난 대륙의 형제, 자매들이여! 지금이야 말로 우리들의 성스러운 분노를 저들에게 보여줄 때이다! 싸우자! 카난 대륙을 위하여!'

-카난 대륙을 위하여!

-카난 대륙을 위하여!

수십만의 군세가 자신이 내지른 목소리에 화답한다. 그 수십만의 목소리가 한데 뭉친 웅혼하고 우렁찬 소리가 평원을 울리며 자신의 온 몸을 -찌르르 울리는 전율이 되어 돌아왔다. 곧, 선봉인 자신의 앞으로 저멀리서 검은 안개와 함께 -키에엑 하는 기괴한 소음이 울리며, 적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전투는 '여느 때' 처럼 자신의 검에서 나온 우윳빛 오오라가 적들의 장막을 걷어내자, 하늘에서 떨어진 불벼락이 광범위한 적들을 태워 죽인뒤, 하늘을 빽빽히 뒤덮은 화살비가 한차례 휩쓸고, 기사들의 투창공격이 적들을 거꾸러뜨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곧, 자신은 자신의 뒤를 따르는 기사단과 함께 적들과 맞부딪혀 나갔다.


'아란.'

'응? 누구?'

"아란."

소년은 눈을 떴다. 뭔가가 자신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게 가히 기분 좋지만은 않은 상태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이끌려 돌아보는데 웬 커다란 '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우와아악!"

"꺄아악!"

기겁하며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는 아란. 그러자 아란의 비명에 마주놀라 비명지르는 그 입술의 주인공. 아란은 그 '누군가'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뭐하는 짓인가 황당한 나머지 소리친다.

"뭐, 뭐하는 거야? 마리아!?"

"쳇! 실패군."

놀라 비명지르는 것도 잠시, 나직하게 실패의 탄식을 내뱉는 입술의 주인 마리아.

"잠들어 있던 사람에게 장난치는건 실례잖아!"

"아, 뭐 어때~! 잠자는 숲 속의 기사님을 깨우는 건 '공주'의 책무니까. 당연히 키스로~"

입술을 쭈욱 내밀며 미묘하게 비틀린 궤변을 말하는 공주님(?)과, 일어난 직후부터 말다툼하기 싫었던 아란은 싱글거리는 마리아를 가는 눈초리로 쏘아보다가 입을 연다.

"그 입술 한방에 개구리로 변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히히. 뭐, 만약 그렇게되면 내가 평생 데리고 살아줄께. 개구리기사님~ 헤헤!"

"윽, 내가 말을 말아야지. 그러고 보니 나 오래잤어?"

아란은 몸이 찌뿌드드 한게 꽤나 오래 잠들어 있었던 것같아 그렇게 묻는다.

"후후, 잤다는 표현을 쉽게 쓰네. 정확히 아란은 정신을 잃고 있었으니까. 거의 사흘동안."

"뭐어? 사흘동안!?"

아란은 마리아의 말에 깜짝 놀랐다. 분명, 자신은 라스문드에서 기사들과 대치하다 마리아가 마차를 끌고 나타난 순간 긴장이 풀려 잠깐 정신을 놓은 것 같았는데, 그새 사흘이나 지났단 말인가.

-찌리릿!

"윽!"

갑자기 머리가 찌르르 하고 울렸다. 뭔가 꿈에서 본 영상같은것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는데 그 순간, 머리가 지끈 거린다. 그 장면은 정신을 잃고 있었을때 꾸었던 꿈 같았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 아란? 괜찮아?"

아란이 갑자기 머리를 감싸쥐며 신음을 흘리자, 마리아가 정색하며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본다. 그에 아란은 별거아니라는 듯 손을 내젓는다. 실제로도 두통은 잠깐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아란 일어났어? 몸은 좀 괜찮아?"

"꼬맹이, 아깝군. 조금만 더 기다리다, 일어나지 않으면 갖다 묻으려고 했었는데……."

"하하, 그것 참 감사한 말이군요."

아란은 신과 아이비의 정겨운(?) 인사를 받으며 마차를 내려왔다. 그동안 그렇게 넓지 않은 마차에서 자신때문에 일행들이 끼어 잠들었을 것을 생각하니 왠지 일행에게 미안해졌다. 아란이 마차를 내려오니 일행은 길을 멈추고 날이 어둑어둑 해질녘에 모닥불을 피운채 저녁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행이 서있는 곳은 평원으로 저멀리 지평선 가까이에서 붉게 노을이 지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었다.

"엇? 평범한 오빠다! 잘 잤어효? 그 평범한 얼굴은 아직 평범하네효~!"

"여어, 소년~ 용케 일어났네? 그대로 눈감는건 아닌지 걱정했었다구."

덕담 참…, 아란은 대충 웃음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저쪽 모닥불에서 한참 요리하고 있던 루치야가 아란을 보더니 표정이 밝아져 두두두 달려온다.

"아, 아란! 깨어났어? 몸은 괜찮구?"

"아, 아! 뭐 애초에 다친것도 아니었으니까. 하하, 괜찮아. 루치야."

"미, 미안해. 그때는 혼자 도망간 것 처럼되서…."

"응? 아, 아냐. 그래도 루치야가 돌아왔을 때 나 얼마나 기뻤다구."

"저, 정말?"

쑥스럽게 히죽 웃으며 말하는 아란과 부끄럽게 사과하는 루치야의 묘한 분위기를 못마땅한 눈초리로 노려보던 마리아가 그 사이로 스윽 끼어들었다.

"훠이! 식모는 저리갓!"

"시, 식모라니…."

으르렁거리는 마리아의 말에 루치야가 표정을 흐린다. 거기에 아란이 파고들 틈도없이 마리아가 속사포처럼 루치야를 공격한다.

"게다가 아란은 아직 다 나은것도 아니라고! 수십명의 기사들에 둘러싸여서 사투를 벌였는데 벌써 멀쩡해지는게 더 이상한거아냐?"

"아, 그러게…."

"정말 괜찮다니까! 신경쓸 정도도 아니라구."

"불쌍한 아란. 내가 신성력만 멀쩡했었어도 거진 불사신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었을텐데…, 후훗 그리고 밤에 침대에서도 으흐흐~!"

"무, 무슨말을 하는거야. 마리아! 오버하지마!"

아란은 옆에서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자꾸 치근덕 거리는 마리아를 슬며시 뿌리치며 떼놓는다. 그러자 마리아는 루치야에게 화풀이 하듯 외친다.

"자~ 그럼, 루치야 식모님~ 어서 저녁을 완성해 주실까아? 대 오르딘교의 성녀! 마리아 유메 프란체스카의 이름으로 명하겠어요! 자 어서 우리 아란이 먹을 저녁을 만들어 대령하란 말이야!"

"힉! 아, 알겠습니닷!"

"……."

저녁을 만드는데 무지막지한 권력남용을 하는 악덕 성녀, 원래라면 씨도 안먹힐만한 불법적인 술수였지만 간이 작은 루치야를 당장에 모닥불로 달려가는 데에는 충분한 위력을 발휘하고있었다. 아란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지만, 그녀를 제어해야 할 아이비는 오히려 냄비 옆에 서서 모닥불로 돌아온 루치야를 환대하고 있었으니 할 말 다했다.

"아란 괜찮아? 안색이 그렇게 좋지는 않은데…."

"어, 응? 괜찮아.

의외로 이럴때는 진지한표정으로 물어보는 마리아, 그게 전혀 적응되지 않아 아란은 대충 얼버무렸다. 그러나 성배가 깃든 자신의 왼손을 쥐락펴락하던 아란은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다. 말은 괜찮다고는 해도 아까의 그 두통과 사흘간의 혼수상태가 자신이 발동시킨 성배의 힘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아란이 잠들어(?)버린 뒤 라스문드에서 일행들은 마차의 육탄돌격과 신과 이노의 활약으로 라스문드의 동문을 격파(?)해버리고 나왔다고 했다. 신과 이노는 '돌파'라고 순화시켜 말했지만, 아이비가 대놓고 '격파'라고 강조를 하니 그때의 참혹했을 그 상황이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이제 드디어 아란일행은 명실상부한 범죄자(?) 집단이 되어버린 것이다. 아란은 그 대목에서 한숨을 -푹 내쉬고 일행들과 앞으로의 행로를 의논했다.



쉬하라는 숲속을 달리고 있었다.

-사삭 사사삭!

'하아.. 하아..!'

나무 수풀 헤치는 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심장은 터질듯이 쿵쾅거리고 있다.

얼마나 도망친 것일까? 모르겠다. 단지 자신은 신변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냅다 달음박질치기 시작해 여지껏 도망치고 있었다. 그녀는 열 예닐곱정도 되어보이는 어여쁜 소녀였다.

분홍빛 반곱슬의 머리카락에 붉은 빛 눈동자와 창백한 피부는 그녀가 인간인지 의문을 가질만한 외모였으나, 그녀가 지금 두르고 있는 옷이라고 불릴 수 없는 갈가리 찢어진 천쪼가리 덕분에 그녀의 외모는 빛을 바래고 있었다. 거기다 땀을 비오듯 흘리며 절박한 표정으로 달음박질 치고있는 상황속의 그녀였기에 그녀의 외모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

어느덧 자신의 몸은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멈출수 없었다. '그'가 분명 자신을 뒤쫓아 오고 있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멈추는 순간 '그'의 마수가 그녀 자신을……!!

"쉬하라아~! 화장실을 가고싶었던 것이라면 조금 멀리온거 같은데……?"

"히야악!!"

쉬하라는 갑자기 귓가에 들려온 속삭임 소리에 깜짝놀라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다 옆의 덤불속으로 굴러넘어졌다. 나뭇가지들이 쉬하라의 고운피부를 사정없이 긁어 핏방울을 망울지게 만들었지만, 쉬하라는 너무놀라 그런것들에 신경쓸 여력이없었다. 자신의 귀에 들려온 그 목소리, '그가 왔다!'

쉬하라는 예상치 못한상황에 넘어진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어이쿠, 그렇게 날 반겨주다니 이거 나도 너무 행복한걸? 우리 이쁜 나의 시인~부!"

"히이익! 사, 사 살려주세요. 주인님! 저 죽기에는 아직 어려요!"

그 앞으로 나타난 하얀 로브의 금발남자는 잔혹한 미소를 그리며 겁에 질린 가녀린 분홍빛 머리카락의 소녀를 내려다보았다.

"노~ 노~! 안 되지. 주인님이라니 그런 천박한 호칭은…, 아 물론 예전엔 그런소리들었다면 행복했겠지만, 이젠 졸업했다구~! 그.러.니.까. 이젠? 내가 뭐라고 했었지? 쉬하라?"

"다, 닥터?"

"그렇지! 정답!"

"그, 그러면 그, 그 옷 안입어도 되는 건가요?"

쉬하라는 작게나마 희망적인 목소리로 그렇게 반문한다. 하지만 그 질문이 오히려 굶주린 야수를 흥분시켰다.

"다, 다, 다앙연히~! 안되지! 이, 이리와! 흐흐흥! 내 당장 너의 그 고운 머리를 포니테일로 만들어주겠어! 그리고 그 미관을 해치는 거적떼기를 내손으로 해치고 알흠다운 이 옷으로! 하악하악!"

"꺄아악! 사, 살려주세요!"

닥터라 불린남자는 한껏 흥분된 목소리와 함께 콧김까지 기관차 처럼 내뿜으며 한손에는 빗과 철사 그리고 다른 한손에는 요상하게 생긴 옷을 들고 쉬하라를 향해 흉폭하게 덮쳐들어갔다. 그럼에도 불쌍한 쉬하라는 비명을 지르는 것 밖에는 달리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그리고 다음순간,

-꽈앙!

거대한 해머가 남자의 금발 정수리를 타격시켜 바닥에 냅다 꽂아버렸다. 그리고 그 거대한 해머를 쥔 자그맣게 공중에 떠있는 존재가 그를 향해 고래고래 고함질렀다.

"닥터! 이 구제불능의 오타쿠 인간말종아! 내가 이딴 짓거리 끊으라고 경고했죠. 도대체가 노스페라투로서의 자각이 없어요 도대체가!"

그 거대한 워해머를 든 주인공은 놀랍게도 일반 사람의 한 뼘 만한 크기의 작은 여성형 요정이었다. 흔히 알고있는 황금빛이나 백은빛으로 빛나는 숲의 요정 페어리가 아닌 초록빛으로 빛나는 인조적으로 빚어진 호문클루즈라 불리는 요정. 그 요정이 씩씩 거리며 그녀의 몸보다 더욱 커다란 망치를 들어올리자, 그 밑에서 짜부러진 남자의 가느다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차, 차라리 나를 죽이라능… 그 말은 나의 존재를 부정하는 거라능…."

"우아앙! 시드! 무, 무서웠어요!"

초록빛 호문클루즈의 모습을 본 쉬하라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시드라 불린 호문클루즈가 날아가 쉬하라의 목을 가느다란 팔로 껴안으며 진정시켰다.

"쉬하라 괜찮아요. 닥터는 제가 잘(?) 다스릴테니 걱정말아요."

"으앙! 역시 시드밖에 없어요. 주인님, 아, 아니 닥터 너무 무서워요. 오늘도 제 머리카락 만져주겠다고 한웅큼 뽑아가고…, 거기에 이상한 옷을 저한테 막 입히려고… 저, 너무 무서워서……."

바닥에서 지면과 융화되다시피한 남자의 결사적인 손 흔들기에도 쉬하라가 시드에게 전부 일러바치고 말자 남자는 실패를 직감하고 주먹으로 소리없이 땅을 한차례 친다.

"다악터!? 제가 잠시 한눈 팔기만 하면 쉬하라 양을 괴롭히는 군요. 그리고 주인님이라는 천박한 칭호 쓰게 하지말라고 경고 했었죠?"

그리고 이어지는 시드의 이글거리는 목소리에 남자의 뒤통수와 등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제가 누누히 뱀파이어 4대 귀족가의, 그것도 로드께서 잠시동안 자리를 비우신 이상, '뱀파이어의 검'의 자리에서 군림하는 '노스페라투'의 후계자라는 사람이 말이에요! 아무리 당신의 약혼녀로 정해진 쉬하라 양이라고 하지만은 도대체가 적당히, 자제라는 말을 모르는 것 같아요. 당신이라는 사람은…."

그녀의 그 말투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금발의 남자가 그 자리서 벌떡일어나 소심하게 땀을 비오듯 흘리며 횡설수설한다.

"자, 자 진정하시고 시드. 그, 그게 말이지. 나, 난 주인님이라고 하지말라고 당연히 말했지. 누, 누구명령인데. 헤헤, 그 그리고 난 노스페라투 그딴거 잘 몰라. 애, 애초에 그 노스페라투라는 그 영감태기가 생판 남인 나한테 멋대로 유산을 물려준거고 말이야. 안 그래? 너도 거기 있었잖아? 그리고 나도 그 영감태기 따라서 지금 탈모가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이라도 나의 취미생활을 즐겨둬야. 이, 이봐 대머리가 피, 피규어 만드는건 흉하잖아? 그러니까 그전에……."

그러나 오히려 그의 발언은 시드의 눈에서 불똥이 튀어나오게 하고있었다.

"닥터어! 이 정신병자야! 그래서 니 약혼녀를, 쉬하라양을 니 녀석의 그 머저리같은 고무인형처럼 만들려고?"

"마, 말하자면 코스프레……. 히익! 취, 취향이라능~! 조, 존중해주시죠."

"닥쳣! 이 불결한 존재야! 문답무용!"

"아악! 살려달라능!"

-콰앙!

그리고 그의 애처로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금발남자의 머리위로 둘레가 5미터는 족히넘어 보이는 망치가 선언하듯 내려와 꽂혔다. 그 일격에 그 주변은 굉음과 함께 충격의 여파로 흙먼지와 나뭇잎들이 사방으로 휘날렸다.

그리고 쉬하라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은 채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된 흉한 몰골을 하고는 훌쩍이고 있었다. 그랬다! 닥터라는 남자와 호문클루즈 시드의 대화속에서 알 수 있듯이 쉬하라는 어둠의 일족 뱀파이어였다.

천년 전의 위대한 진군때에 마왕의 편에 섰다 패퇴한 그들은, 사실상의 뱀파이어 4대귀족 보호아래의 일족 외에는 지리멸렬한 상황. 그 중에서도 인간의 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 일족들만 생존한 상태인 이들은 인간들과 흡사한 자신들의 외모를 적극 이용하여 그들사이에 섞임으로서 연명 할 수 있었다.

그들을 보호해주던 로드가 수백년전 자리를 잠시 비운이후, 그런 뱀파이어들의 세계에 로드를 대신하여 뱀파이어들을 보호해오던 4대 귀족중 하나인 뱀파이어, '노스페라투'가 있었는데, 그는 '뱀파이어들의 검'이라 불릴만큼 강한 뱀파이어였고, 그 자신의 힘을 뱀파이어들의 적을 처단하는데 사용했으며 스스로 일족의 검이라 자처하여온 위대한 뱀파이어였다. 그리고 지금, 뱀파이어들의 세계에 그 노스페라투의 유산을 물려받은 닥터 '오'라는 외간남자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것은 얼마 되지 않는 수의 뱀파이어들의 사이에서도 꽤나 충격적인 일이었다. 물론 노스페라투가 로드보다 늙은 뱀파이어였고, 안식을 원하고 있었기는 했지만, 외인에게 그 자리를 물려준다는 뜻은 말그대로 자신의 육체와 힘을 전부 그자에게 '전이'시킨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나머지 3대귀족들은 노스페라투의 결정에 회의적이었으나, 이미 그런 것을 따지기에는 노스페라투는 말그대로 죽어 없었고 그의 후계자라 지명된 자는 이미 그의 모든 힘을 몸에 지닌 상태였으니 좋든싫든 그들로서는 '뱀파이어들의 검'이라 불리는 새로운 '노스페라투'를 받아들여야만했다. 그러나 외인을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아래 일족들에게 명분이 없었으므로 검증된 순혈의 뱀파이어 여인을 그와 맺어주었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쉬하라는 나름명문 뱀파이어 가문인 '리넨'가문의 막내로 소심한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사이에서 애지중지 키워진 예의바르고 정숙한 분위기의 소녀였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에게 다가온 이런 운명은 참혹할 정도로 가혹했다. 처음에는 그녀도 '뱀파이어들의 검'이라 불리는 노스페라투에 대한 환상이 어느정도 있었고, 나이찬 소녀이니만큼 첫 약혼자와의 대면에 두근거리기도 했었다.

만약에, 그것도 '혹시나'. 그 선대의 '노스페라투' 였다면 대머리인 외모는 몰라도 그럭저럭 그러한 환상에 근접했으리라. 그러나 노스페라투 '쥬니어'와 처음 대면하고 그 환상이 깨지는 데에는 10분조차 필요치 않았다. 쉬하라는 그저 자신의 운명을 저주했다. 아홉 명의 언니들을 놔두고 왜 하필 자신이 뽑히게 되었는지, 송곳니가 날 때부터 아낌없이 사랑해준 아버지가 요즘만큼은 너무나도 야속했다. 병약하신 어머니가 안쓰러워하며 자신을 보내던 마지막 모습이 마음에 걸려 더욱 더 서러웠다.

언니들은 그 '노스페라투'의 여자가 되는 자신이 너무나 부럽다며 시샘했지만, 그들은 새로운 '노스페라투'가 이런 희대의 또라이 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리라.

쉬하라는 시드와 닥터 오가 빚어내는 그 굉음과 흙먼지가 폭풍처럼 몰아치는 상황에서 훌쩍이며 한마디했다.

"……집에 가고싶어. 으흑."


---------------------------------------------------------------------------<계속>


이번 이야기는 비련의 주인공 뱀파이어 쉬하라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겠네요. 이들이 과연 아란일행과 어떻게 엮일지는 다음 화를 기대해 주세요!!


아 그리고 이번에 해외프록시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연재가 원래 예정보다 심하게 많이 늦어져 버렸답니다. 이 동네는 피시방조차 없어요 어떻게 된게..ㄱ- 다행히 오늘이나마 고쳐져서 이렇게 올리네요.

이제 시험도 끝났고 방학이고하니... 일주일에 두편 올리는것도 꿈만은 아닐듯!!ㅋㅋ 그럼 다음 화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5 슬라임베스
    작성일
    11.01.09 22:44
    No. 1

    인물은 늘어만 가고…(미묘한 어투로).

    그나저나 일주일에 두 편이라니, 내가 아는 월하려은 님은 그렇지 않아! 넌 누구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검은백합
    작성일
    11.01.11 09:03
    No. 2

    잘 읽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월하려은
    작성일
    11.02.11 16:58
    No. 3

    슬라임베스 님^^ 인물이 좀 많죠? 기획상 잡힌 캐릭터가 엄청나다보니 분량에비해 많이나오는 것 같네요. 인생사 새옹지마, 적어도 주인공의 무기가 인맥이라면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게 맞지 않겠습니까?

    balcksaga 님 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라포르리아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변신을 시도합니다^^ 또한 작품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받습니다^^ +6 11.05.30 419 0 -
공지 새로운 세계관 및 설정 란입니다. +3 11.05.23 582 0 -
공지 라스문드 편 6번째글 수정합니다. +3 10.09.27 259 1 -
공지 공지사항 +20 08.02.24 2,163 1 -
206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7 +8 11.07.03 347 7 17쪽
205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6 +8 11.05.30 347 5 22쪽
204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5 +8 11.05.23 343 5 19쪽
203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4 +7 11.04.24 442 8 15쪽
202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3 +3 11.02.11 421 7 15쪽
»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2 +3 11.01.09 303 6 19쪽
200 La~port Liarta - 49장 테라의 주민들 #01 +5 10.12.16 365 7 19쪽
199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11 +5 10.12.02 374 7 14쪽
198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10 +3 10.11.12 405 7 17쪽
197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9 +3 10.11.04 384 6 17쪽
196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8 +4 10.10.26 369 6 16쪽
195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7 +4 10.10.08 479 7 19쪽
194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6 +5 10.09.27 334 7 19쪽
193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5 +6 10.09.15 456 7 13쪽
192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4 +4 10.09.08 428 6 15쪽
191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3 +6 10.09.01 456 5 16쪽
190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2 +5 10.08.24 421 5 15쪽
189 La~port Liarta - 48장 유리도시 라스문드 #01 +4 10.07.27 453 5 16쪽
188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10 +4 10.07.02 431 7 13쪽
187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9 +5 10.06.17 351 5 13쪽
186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8 +6 10.06.03 374 3 18쪽
185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7 +7 10.05.17 432 5 13쪽
184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6 +3 10.05.06 432 4 15쪽
183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5 +3 10.04.18 441 7 10쪽
182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4 +5 10.04.10 459 4 13쪽
181 La~port Liarta - 47장 탈출구(Road, to Escape..) #03 +4 10.03.21 442 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