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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 님의 서재입니다.

소꿉친구와 아카데미 속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진력.
작품등록일 :
2021.02.24 05:57
최근연재일 :
2023.11.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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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3.1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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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훈련 캠프 - 숙소】

DUMMY

제국에는 꽤 많은 아카데미가 존재한다.


마법 아카데미, 기사 아카데미, 봉화 아카데미, 성수 아카데미 등등. 제국엔 여러 다양한 아카데미가 있고, 제국 아카데미는 그중에서도 최고다.


그런 제국 아카데미의 대표로 나가기 위해선 보통 자질로는 안된다. 평범한 학생을 내보냈다가 아카데미 이름에 먹칠을 해선 안 되니 당연하다.


그럼 학생을 어떻게 선별하는가.

제국 아카데미는 이번 수업인 ‘인공 던전 실습’을 이용했다. 어지러운 미로 형태와 학생들이 잡기 힘든 강한 보스몬스터. 자질이 뛰어난 학생을 고르기엔 이만한 게 없었다.



“확실히 다들 뛰어나군.”


운동장에 정렬된 몇 안 되는 학생들. 줄마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이번 훈련 캠프로 향할 학생들이 서 있었다. 모르카는 멀리서 그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이번에도 훈련 캠프의 1위는 우리 거다.’


확실하다. 작년엔 신입생의 자질 부족으로 1위를 놓칠 뻔했지만, 이번 년은 아니다. 작년과 달리 오히려 신입생인 1학년들의 재능이 가장 돋보였다.


‘기대할 만하겠어.’


특히 세인 샤이.

모르카는 그를 쳐다봤다. 렐리아라는 자신의 약혼녀와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모습. 그 모습에 살짝 닭살이 돋았지만, 아직 청춘이니 그럴 수 있다 생각한다.


‘동거까지 하는 사이라 그런지 호흡도 좋았고.’


모르카는 인공 던전 내부에 설치된 수정구로 세인 일행과 오우거의 싸움을 직관했다. 세인이 앞에서 어그로를 끌 동안, 렐리아와 류미가 마나를 모은다.

그리고 한 방씩 때려 누적 데미지를 주고, 세인이 마무리하는 작전.


‘팀워크가 좋아.’


이번 훈련 캠프도 팀원 싸움인 만큼 서로의 합은 무척 중요했다. 그걸 생각해봤을 때, 이번 신입생의 팀워크는 무척 환상적이었다.


‘기대해볼 만하겠군.’


혹시 모르지 않는가.

이번 훈련 캠프를 제국 아카데미의 승리로 이끄는 게 고학년이 아닌, 신입생일지도. 모르카는 속으로 기대하며 세인 일행 쪽을 바라봤다.


세인의 손을 쭈물거리는 렐리아와 앞쪽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서 있는 류미. 그 모습을 본 모르카의 몸에 다시 한 번 닭살이 돋았다.


“···깨소금이 쏟아지는군.”


조금 불편하다. 아무리 약혼자 전형으로 아카데미를 들어왔다지만, 주변 시선을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다른 고학년 학생들도 불편한 기색이다.


‘꼭 싸웠으면 좋겠구나.’


모르카는 속으로 저주 아닌 저주를 내리며 몸을 움직였다. 한편 운동장의 렐리아는 내 손을 조물조물 거렸다.


‘이제 안 아파.’

‘스읍. 땔 생각하지 마.’

‘웅.’


여보가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나는 두 손을 그녀에게 맡기며 주변을 둘러 봤다. 학년별로 3명씩 줄지어 있는 운동장 안. 그들 모두가 강한 기색이 보인다.


‘다들 재능이 흘러넘치는구나.’


하기야 대륙 최고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곳에서 자질이 가장 뛰어난 이들만 모아둔 건데, 안 그럴 리가 없었다. 그리고 개중에는 익숙한 얼굴이 몇 보였다.


‘제아전에 등장했던 인물.’


그들을 슬쩍 쳐다보고서 다시 렐리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는 사이도 아닌데 말을 걸 일은 없었고, 저들을 신경 쓸 일도 딱히 없을 거다. 아마 필요할 때만 잠깐 찾아가도, 친해지거나 그럴 일은 없다.



“아아, 다들 들리나?”


단상 위에 선 모르카가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 운동장의 학생들이 자세를 고쳤고, 이내 모르카는 말했다.


“모두 이곳에 모인 이유를 알고 있을 거다. 사전에 사인도 직접 했고, 신입생을 제외한다면 다들 한 번씩 겪어본 일이니.”


훈련 캠프의 맴버는 신입생부터 고학년까지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바뀌지 않는다. 재능 면에서 가장 뛰어난 이들이 모인 것이니 그럴 수밖에.


“공지사항은 미리 안내했으니 지금 바로 출발하겠다.”


모르카는 그렇게 말하곤 단상 아래로 내려가 움직였다. 그 뒤를 운동장의 학생들이 줄지어 따라갔다.



***



훈련 캠프가 열리는 곳은 제국 아카데미와 거리가 꽤 있다.


걸어가는 건 아예 불가능하고, 마차를 타면 10일이 넘게 걸린다. 그런 거리를 단숨에 좁힐 수 있는 방법. 그것은 바로 텔레포트 마법을 이용하는 거다.



슈웅─

시야를 가렸던 새하얀 빛이 잦아든다. 몸이 붕 뜬 듯한 감각이 돌아오고, 감겼던 눈이 떠졌다.


‘···뒤질 것 같아.’


속이 울렁거린다. 예전에 텔레포트를 이용했을 땐 베르가 줬던 약을 먹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다리를 비틀거리며 머리를 집었다.


‘괘, 괜찮아?’

‘우으···’


렐리아가 나를 잡아줬다. 그녀도 저번엔 어지러워했지만, 지금은 벌써 적응한 듯했다. 방금까지 가 텔레포트를 탄 지 딱 5번째. 다행히 이번 텔레포트가 마지막이다.



“으어··· 나 주글거가테···”

“나한테 기대.”


렐리아는 내 몸을 부축해주며 품에 껴안았다. 나는 그녀의 품에 완전히 기댄 채 어지러움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


“큼큼. 아무리 약혼까지 한 사이라지만, 보기가 썩 좋지 않군.”

“···교관님 오셨습니까.”

“어지러움에 면역이 없나?”


모르카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나는 렐리아의 목에 팔을 걸며 입을 열었다.


“그런 건 다른 학생들도 다 없습니다···”

“아, 미안하군. 무튼, 둘이 떨어지게. 아직 비혼으로서 기분이 좋지 않구나.”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는 모르카. 표정이 꼴 좋다는 얼굴이다. 날 한 방 먹이려고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건가.


‘내가 잘못 한 게 뭐 있다고···’


본인이 비혼인걸 내 탓 하다니. 그렇다고 해서 물러설 내가 아니었다. 나는 렐리아의 얼굴을 쥐어 내 머리에 맞대며 말했다.


“그건 좀 힘들 것 같군요. 약혼자로서 떨어지기 싫을뿐더러 머리가 너무 어지럽습니다. 제 약혼녀께서 부축해주지 않으면 넘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찢어버리고 싶은 커플이구나.”

“거 참 안됐습니다.”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 이것으로 상대방을 긁는 건 무척 나쁜 행동이다. 하지만 모르카가 먼저 했으니 난 대응한 것뿐.


‘미쳤어? 왜 교관한테 시비야, 이 도라이놈아.’

‘사랑해.’

‘꺼져.’

‘어지러워···’


렐리아가 내 손을 확 놓아 내가 휘청거리자, 그녀는 다시 날 잡아끌었다. 그렇게 나는 렐리아의 품에 몸을 맡긴 채로 움직였다. 모르카의 시선은 따가웠지만, 덕분에 뭔가 기분이 좋아졌다.


“밤이 늦었다. 오늘은 각자 배정된 숙소로 가도록.”


모르카가 학생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아름다운 정원과 꽃밭, 그리고 거대한 저택 몇 채. 어느 영지의 귀족저택과도 같은 곳이다.


실제로 이곳은 예전 부유한 귀족이 살았던 영지다. 물론 지금은 몰락하였고, 제국은 남은 저택이 아까워 모두 수리를 했다. 그리고 이곳은 모든 아카데미를 대상으로 한 훈련 캠프의 숙소로 쓰이게 되었다.


숙소는 학년별로 배정되었다. 나와 렐리아, 류미. 이 셋이 한 저택을 쓴다. 류미는 저 멀리서 달려와 우리 앞에 섰다.


“여러분! 왜 저 버리고 가세요오!”

“버리다니. 네가 늦잠 잔 거다.”

“마차에서 그렇게 코를 골더니 늦으셨네요?”

“···미안해요.”


류미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냥 놀린 건데 이럴 줄 몰랐다. 나는 그녀의 짐 가방을 들어 올렸다.


“앗, 제가 들어도 되는데요···”

“괜찮으니 가자. 우리가 묵을 저택은 저쪽이다.”


신입생 숙소라 그런가. 다른 학년에 비해 가장 작다. 그러나 여타 아카데미의 신입생 저택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역시 제국 아카데미인가.’


다른 아카데미 학생들의 시선이 따갑다. 그렇다고 계속 그런 건 아니었다. 내가 그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그들은 모두 고개를 돌렸다.


제국 아카데미의 학생과 굳이 척을 지긴 싫은 거다. 그만큼 제국 아카데미는 제국 내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곳이었다.


철컥-

모르카에게 받은 저택 열쇠를 넣고 돌렸다. 그러자 소리가 나며 저택 문이 열렸다.


“와아··· 넓네요.”


류미가 화색 하며 안쪽에 들어갔다. 나는 류미의 짐가방을 내려두고, 렐리아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왜?”

“난 자기밖에 없어.”

“갑자기···?”

“그냥 짐 들어줘서 삐진 것 같아서.”

“뭔 미친놈 아니야.”

“아니었어? 난 또 질투하는 줄 알았네.”

“제발 뒤져.”


렐리아에게 머리 한 대를 얻어맞았다. 나는 살짝 혹이 올라온 머리를 부여잡으며 저택 안쪽의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가 내가 쓸 숙소.


“깨끗하네.”


평범한 귀족가의 방안처럼 생겼다. 나는 한쪽에 짐을 던져두고 곧바로 나와 렐리아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녀는 날 째려보며 말했다.


“여자방에 함부로 들어오지 마.”

“네가 여자였어?”

“또 맞을래?”

“아뇨.”


농담 한 번만 더 했다간 정말 골로 갈지도 모르겠다. 난 일찍 죽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기에 입 닫고 있기로 했다.

아.

입이 간지럽다.


“왜 들어 왔어.”


렐리아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나는 침대에 몸을 파묻히며 입꼬리를 올렸다.


“같이 자려고.”

“아, 그래?”


렐리아가 말없이 아공간을 만들었다. 그곳에선 날카로운 검과 쇠꼬챙이가 조금씩 튀어나왔다.

나를 향한 채로.

음.

좆 될지도 모르겠다.


“농담이에요. 다신 그런 말 하지 않겠습니다.”

“그치?”

“넵.”


빠른 사과는 언제나 좋은 법이다. 아공간에서 튀어나오던 섬뜩한 무기들이 다시 되돌아간다. 나는 들어 올렸던 손을 내리며 자세를 바르게 앉았다. 그때, 렐리아의 방문이 똑똑 울렸다.


“저어- 렐리아님? 거기 계세요?”


류미의 목소리다. 나는 방문을 열기 위-

잠깐.

내가 여기 있으면 안 되나?


“어···?”

“시, 시바.”


렐리아는 내 몸을 잡아끌어 옷장 안에 집어넣었다. 몸이 구겨지듯 안에 들어간다.


“여, 여보 살살···!”

“닥쳐-!”


렐리아는 심각한 얼굴로 조용히 하란 사인을 보냈다. 그녀는 곧장 옷장을 닫고 방문 쪽으로 향했다. 그동안 나는 옷장 안에 숨어 입을 틀어막았다.


“무, 무슨 일이죠?”

“아하하··· 그게 별건 아니고요-”


알고 보니 류미는 모르카 교관의 말을 전하러 온 것이었다. 오늘 밤에 「담력시험」이 있으니 준비하라고. 류미는 그것을 모두 전하곤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이제 가볼게요! 아, 혹시 세인님 어디 있는지 아세요?”

“잘 모르겠네요.”

“아··· 그래요? 사실 세인님 방에 먼저 갔는데, 안 계시더라고요.”


여깄는데.

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식은땀을 흘렸다.


“세인한테는 제가 전해줄 테니까 걱정 마요.”

“그럼 부탁해요!”


류미는 허리를 꾸벅 숙이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나는 그것을 듣다가 옷장을 열어 몸을 꺼냈다. 렐리아는 허리에 손을 대고서 굳은 얼굴로 날 바라봤다.


“나가.”

“사랑해.”


렐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중지를 치켜세울 뿐.

아.

우리 딸 보고 싶다.


제국 아카데미 숙소에 두고 온 세리아가 너무 그립다. 나는 고개를 한 번 숙이고서 렐리아의 방문을 열었고, 눈앞의 누군가와 마주쳤다.


“저 렐리··· 어?”

“···음.”

“아.”




시발.

류미의 표정이 썩어들어간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실... 줄어드는 최신화 조회수에 정말 고민이 많습니다.

보통 투베에 들면 최신화 조회수가 늘어나거든요? 근데 전 줄어드네요..

(ㅅㅂ?)

제가 멘탈이 약해서 걍 연중할까 수십번을 생각했지만, 그래도 30화까지는 써볼까 라는 생각에 일단 썼습니다. (멘탈이 터진건 확실합니다.)

(생일 때문에 늦은 것도 있구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댓글과 좋아요는 사랑입니다. 늘 감사해여.

하... 제목이라도 바꿀까요.

글 못써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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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훈련 캠프 - 담력훈련】 +45 21.03.18 2,290 131 13쪽
» 【훈련 캠프 - 숙소】 +52 21.03.17 2,510 156 11쪽
21 【인공 던전 실습(2)】 +43 21.03.16 2,557 127 14쪽
20 【인공 던전 실습(1)】 +21 21.03.15 2,680 122 12쪽
19 【요리】 +31 21.03.14 2,951 134 15쪽
18 【전리품】 +23 21.03.14 2,977 138 13쪽
17 【우리 사이의 데이트】 +53 21.03.13 3,223 169 14쪽
16 【리치의 탑(2)】 +57 21.03.12 3,092 162 18쪽
15 【리치의 탑(1)】 +26 21.03.11 3,308 178 11쪽
14 【낮잠】 +28 21.03.10 3,391 149 12쪽
13 【대련(2)】 +27 21.03.09 3,399 138 13쪽
12 【대련(1)】 +25 21.03.08 3,619 141 14쪽
11 【즐거운 아카데미 생활】 +17 21.03.08 3,779 148 16쪽
10 【우리 아카데미에서 동거해요】 +38 21.03.06 4,090 192 14쪽
9 【약혼식(2)】 키스신 + 작은 공지사항 +39 21.03.05 4,205 192 14쪽
8 【약혼식(1)】 +32 21.03.04 4,026 160 13쪽
7 【아찔한 데이트(2)】 +23 21.03.03 4,158 165 13쪽
6 【아찔한 데이트(1)】 +25 21.03.02 4,549 171 13쪽
5 【소꿉친구(3)】 +16 21.03.01 5,063 178 12쪽
4 【소꿉친구(2)】 +29 21.02.28 5,423 195 13쪽
3 【소꿉친구(1)】 +15 21.02.27 5,735 181 13쪽
2 【망나니 세인】 +13 21.02.27 6,524 186 13쪽
1 【Prologue.】 +27 21.02.27 7,795 22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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