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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력 님의 서재입니다.

소꿉친구와 아카데미 속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추진력.
작품등록일 :
2021.02.24 05:57
최근연재일 :
2023.11.03 21:34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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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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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94,544

작성
21.03.0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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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즐거운 아카데미 생활】

DUMMY

제국 아카데미의 크기는 일반 아카데미보다 서너 배는 더 넓다.


때문에 지리를 꿰고 있지 않다면 길을 잃기 쉽고,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자신의 반을 찾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나와 렐리아는 원작 제아전의 고인물이다. 그것도 랭킹 1위와 2위. 그런 고인물을 넘어선 썩은물들이 아카데미 지리 하나 못 외웠겠는가?


우리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발걸음으로 아카데미 지부를 거닐었다. 이윽고 제국 아카데미 입학식이 시작되는 대 강당이 보였다. 우리는 대강당 안쪽으로 들어갔다.



‘좌석도 붙어 있구나.’


대강당 안에선 순서대로 좌석에 착석해야 한다. 나와 렐리아는 약혼자 특별 전형이라 그런지 좌석마저 함께 붙어있었다. 이런 제국 아카데미의 배려심에 눈물이 다 날 것 같다.



─아아. 신입생분들, 들리십니까?


시간이 좀 지나, 목소리 확장 장치에서 들려온 소리와 함께 대강당이 암전되었다. 이윽고 무대 위에 불이 들어오며 한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는 제국 아카데미의 교수, 파르마라고 합니다. 과목은 전략과 설계를 담당하고 있죠.


초췌하게 생긴 인상의 남자는 확장 장치를 부여잡으며 말을 이어갔다.


─다들 반갑습니다.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 일정에 관해 설명해드릴까 합니다.


파르마는 잠시 큼큼거리며 목을 가다듬었다.


─입학식은 순차적으로 교장 선생님의 말씀과 아카데미 교수, 교관님의 소개입니다. 본래 입학식보다는 매우 간단히 설계되어 있죠.


파르마 교수는 그렇게 말하며 안경을 고쳐 잡았다.


─입학식은 빨리 끝내고, 여러분의 반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찾아가 보셔도 좋지만, 오늘은 아카데미를 둘러보면서 지리를 익히시는 게 더 좋을 것 같네요.


학생들은 교수의 말에 화색 된 얼굴이 되었다. 본래 입학식은 처음에만 설레지, 가면 갈수록 지루해지기에 빨리 끝내는 편이 좋았다. 그건 모두 아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입학식이 끝나면 숙소도 가보고, 반도 가보고, 친구도 사귀고··· 등등. 할 일도 많고 말이다. 그런 점을 봤을 때 입학식을 빨리 끝내준다는 건 희소식이었다.


이내 모든 이야기를 끝마친 파르마 교수가 내려가고, 제국 아카데미의 교장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는 여러 말들을 하며 시간을 질질 끌었다.


10분, 20분, 30분, 60분···

그때까지 따분한 교장의 연설을 들어야만 했다.


─허허. 제 이야기가 좀 길었나 보군요. 다들 피곤해 보이는 눈치이니 저는 여기까지만 하고 물러가겠습니다.


교장은 그런 말을 남기고서 무대를 내려갔다. 이제 남은 건 교수, 교관 소개.

때문인지 하나같이 강해 보이는 인간들이 무대 위를 메꾸기 시작했다.


‘다 아는 얼굴들이네.’


다행히 변수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 아는 사람들이었다. 아까 확장 장치를 잡았던 파르마 교수마저 아는 인간이었으니 말이다.


─···그럼 이것으로 입학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턴 신입생 여러분들의 반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딱 한 번만 불러드릴 테니 잘 들으시길.


파르마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쥔 종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럼 순서대로 브론즈(bronze) 반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신입생 중 성적이 가장 낮은 학생이 들어가는 최하위 반, 브론즈.

학생들은 침음을 삼키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질 않길 빌었다.


참고로 신입생 반은 단계별로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이아 반은 2학년부터 있기에 신입생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나와 렐리아는 어디인지 이미 알고 있고.’


예전에도 말했지만, 나와 렐리아가 양아치긴 해도 아카데미 성적은 무척이나 좋았다. 때문에 반은 가장 높은 곳인.


─세인 샤이, 플래티넘. 렐리아 바실레이아, 플래티넘.


플래티넘이다.

그리고 이 플래티넘 반에는 신경 쓰이는 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제아전의 주인공이자, 엘프 왕의 손녀.


─류미 그레스, 플래티넘.


류미 그레스.

그녀가 호명되었다.



***



입학식과 반 안내가 모두 끝났다. 오늘은 아카데미 첫날이었기에 별다른 일이 없어 곧장 숙소로 돌아왔다.


“누가 난방 틀었나? 왜 이렇게 따뜻하지?”

“기분 탓··· 이라기엔 진짜네. 밖에 되게 추웠는데 여긴 하나도 안 추워.”


렐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겉옷을 벗었다. 안쪽에 들어서니 마치 보일러라도 튼 것 마냥 숙소 전체가 따뜻했다.


“아이구 우리 딸! 아빠 보고 싶었어요?”


알의 몸이 세차게 흔들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침대에서 점프하여 내 품 안에 껴 안기기까지 했다.


“옳지. 착하다, 착해. 여보! 우리 딸 좀 봐!”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하아. 딸? 엄마한테 와봐.”


딸이 내 품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그런 알을 살살 흔들며 말했다.


“미안한데 그쪽 입이 험해서 싫다는데?”

“···진짜 뒤- 아니.”

“또 봐. 방금 욕하려 했지?”


렐리아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나는 승자의 미소를 지어 보였고, 이내 알을 건네주자 렐리아가 꽉 껴안았다.


“우리 딸 왜 이렇게 따뜻해.”

“설마 알 때문에 이렇게 된 건가?”

“말이 되냐.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무슨.”


렐리아는 그렇게 말하고선 알을 침대 위에 살포시 올려두었다. 이윽고 소매를 걷어 올리며 말했다.


“오늘 요리는 내가 해줄게.”

“아, 아니 왜···? 그냥 내가 할게. 여보는 오늘 힘들었으니까 푹 쉬어.”

“참나. 됐으니까 우리 딸이랑 놀고 있으셔.”


좆됐다.

이대로 렐리아를 보냈다간 독보다 더한 것을 먹게 될지도 모르겠다.


“자, 잠깐!”

“왜 또.”

“···오늘은 나가서 먹을까?”

“어제도 나가서 먹었는데? 안돼. 그렇게 낭비했다간 생활비가 식비로 다 거덜 나겠다. 오늘은 집에서 해 먹자.”

“우리 돈 많은데? 나가서 먹는 게 싫은 거면 내가 해줄게. 자기는 쉬고 있어.”


내 말에 렐리아의 눈가가 가늘어졌다. 이윽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자꾸 요리 못 하게 해? 설마··· 내 요리가 맛없어?”


정곡을 찔렀다.

그러나 내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아니야. 오히려 너무 맛있어서 항상 먹고 싶을 정도.”

“···그럼 빨리 비켜.”


렐리아는 방을 나서 부엌 쪽으로 향했다. 이윽고 식재료를 손에 쥐며 요리를 시작했다.



···아.

치킨 마렵다.



***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나는 렐리아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 부엌에서 요리하는 중이었다. 어제 그 음식을 먹고 이번 아침 요리 담당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일찍 일어난 것이다.


“우음··· 뭐야. 벌써 일어났어? 웬일이래.”

“오늘은 내가 요리해주고 싶어서. 참고로 많이 만들었으니까 저녁도 이걸로 먹을 거야.”

“저녁은 내가 해주면 되는데.”


그건 절대 안 되지.

나는 일부러 고기와 채소를 가득 넣어 음식을 만들었다. 이정도 양이면 오늘 저녁까지 충분히 먹을 수 있다.


내친김에 그냥 일주일 치를 만들까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면 맛도 없고 보관하기 귀찮을 것 같았다. 나와 렐리아는 맛있는 아침밥을 모두 먹어 치우고서 아카데미에 갈 준비를 하였다.


“나 넥타이 매줘.”

“이젠 그냥 나한테 오냐?”

“매일 연습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렐리아는 손에 쥔 넥타이를 내 목에 걸어주고서 능숙한 솜씨로 딱 맞게 고정하였다. 역시 원조 넥타이 담당. 지구에서부터 항상 해주던 실력이 아직 죽진 않은 모양이다.


“딸. 엄마 아빠 갔다 올게.”

“외박은 아니니까 걱정 말고.”

“미쳤냐?”

“미안해. 사랑해.”




나는 빠른 사과와 함께 숙소를 나섰다. 이윽고 우리는 배정 받은 플래티넘 반에 도착하였다. 안쪽에는 벌써부터 도착한 학생들이 여럿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잠시 이쪽으로 다가왔지만, 이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나는 렐리아와 함께 이름이 적힌 책상을 찾아갔다.


나와 렐리아의 자리는 붙어 있었다. 그것도 몰래 떠들기 가장 좋은 맨 뒷좌석에.

렐리아는 창가 쪽으로 들어갔고, 나도 곧장 옆으로 가 앉았다.


교실의 책상은 학교처럼 하나씩 낱개가 아니라 대학교처럼 하나로 이어진 것이었다. 그렇다고 길이는 딱 2인용이었으니 우리 외에 다른 사람이 방해할 일은 없었다.


“···좀 떨어지면 안 되냐?”

“자기야, 왜 그래.”

“지랄.”


렐리아의 입이 더 거칠어지기 전에 고개를 돌렸다. 그녀도 한숨을 내쉬며 팔짱을 꼈다.



그렇게 얼마나 기다렸을까.

곧 교실 앞문이 열리며 눈 밑에 다크서클이 짙게 드리운 파르마 교수가 들어왔다.


“다들 일찍 왔네요?”


파르마는 그렇게 말하며 교탁 위에 종이뭉치를 탁 두었다. 그 종이뭉치는 얼마나 두꺼웠는지, 사전 몇 개를 겹겹이 쌓은 것 같았다.


“자- 그럼 오늘 수업에 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제 전공이 전략과 설계인 건 모두들 아시죠?”


파르마는 그렇게 말하며 전공 책을 꺼내 들었다.


“다들 책은 잘 들고왔는지 모르겠네요.”


나와 렐리아는 샤이 후작가에서 마련해준 책을 꺼냈다.

〔 전략Ⅰ 〕

전쟁을 현명한 방법으로 승리까지 이끌어 갈 수 있는 내공이 담긴 책. 파르마는 책을 펼치며 말했다.


“첫 수업이니 진도는 많이 나가지 않겠습니다. 130p 펼쳐주시겠어요?”


앞부분은 모두 건너뛰었다. 나는 130p를 폈고, 그곳에는 ‘전략을 세우기 위한 준비’라는 소제목이 보였다.


“그럼 곧바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전에. 혹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선 뭐부터 준비되어야 하는지 아시는 분?”


파르마의 말에 교실의 소음이 일제히 멈추었다. 그 누구도 먼저 나서지 않았으며 다들 눈치를 보거나, 반응이 빠릿빠릿한 놈들은 열심히 책을 뒤지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나요?”

“저···”


어떤 남학생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는 조심스레 말문을 텄다.


“적을 관찰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적 관찰이라··· 좋은 의견이지만, 제가 원하는 답은 아니군요. 그럼 다른 사람?”


이번에는 어떤 여학생이었다. 단발에 안경을 쓴 그녀는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 진영의 전력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죠. 하지만 틀렸네요.”


파르마는 아쉽다는 미소를 지으며 교실을 다시 둘러봤다. 이윽고 그의 눈길이 내게서 멈췄다.


“거기 잘생긴 학생? 이름이 뭐죠?”

“···세인 샤이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세인 학생은 답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학생들의 눈빛이 이쪽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쟤가 어떻게 알겠어’라는 표정으로 비웃는 중이었다. 나는 잠시 한숨을 내쉬다가 말했다.


“본인의 안전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적에게 노출된 곳에서 전략을 짜봤자 그동안 적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맞습니다. 전략을 짜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준비물은 자신의 안전입니다. 대부분의 전략가는 무력이 약하고, 수뇌부 역할까지 도맡아 하기에 꼭 안전한 곳에서 전략을 짜야만 하죠.”


파르마는 웃으며 안경을 고쳐 썼다.


“세인군, 정답이네요. 첫 수업에 첫 정답을 맞힌 학생이니 이름은 꼭 기억해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변 학생들의 시선은 묘하게 바뀐 듯했지만, 아직 대다수는 불편한 모양새였다. 아마 망나니라는 소문 때문이겠지. 나는 딱히 신경 쓰지 않으며 수업을 들었다.


“그럼 다음으로···”


파르마의 수업은 흥미로움과 지루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어떤 부분에서는 실제 본인의 경험담이 나와 흥미진진했지만, 그 외는 모두 지루한 말들뿐이었다.


애초에 전략이라는 과목에서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그것을 아는 것인지 파르마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네요. 마지막으로 과제를 내 드리겠습니다. 다음 수업까지 해오시면 되고, 힘을 합쳐 함께 해도 상관없습니다.”


파르마는 그 말을 끝낸 뒤로 종이를 나누어 주었다. 그것은 책상을 넘어 내 손에도 쥐어지게 되었다.


〔 다음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


기다란 지문과 문제 하나가 달랑 달린 종이. 나는 하나를 렐리아에게 넘겨주고서 그 문제를 천천히 살펴봤다.


“그럼 다들 열심히 풀어서 꼭 제출해주세요.”


파르마는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이 들고온 가방을 정리했다. 그동안 나는 원래 알고 있던 과제의 답을 종이에 적었다.

이윽고 파르마가 나가기 위해 교실 문을 잡는 순간.


“교수님.”

“세인 학생?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요?”

“과제 다 풀었는데, 지금 제출해도 됩니까?”

“저도 다 풀었어요.”


옆에 있던 렐리아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학생들은 이상한 눈빛으로 나와 렐리아를 번갈아 가며 바라봤다. ‘쟤 뭐야?’ 하는 듯한 표정.


“풀지도 않고 그냥 내나?”

“망나니, 악녀 클래스 어디 안 가네.”

“봐봐. 아까는 그냥 찍어 맞춘 거라니까? 빨리 1실버 내놔.”

“아이씨···”


학생들은 모두 못 믿는 눈치였다. 대부분이 빈 백지를 내는 거라 생각하는 듯 보였다. 저 끝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게임의 주인공 - 류미 그레스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하하···”


잠시 당황한 파르마는 이내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제가 말 안 한 게 있는데 이번 과제는 학점에 부과 점수가 있습니다. 포기하기엔 아까울 텐데···”

“포기가 아니라 푼 겁니다.”

“저도 풀었습니다.”


파르마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다가와 내 과제 지를 집었다. 이윽고 잠시 답을 살피는가 싶더니, 이내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정답이네요... 렐리아 학생 것도···. 맞는 답입니다.”



“”???“”



학생들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



나와 렐리아는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돌아왔다. 그러면서 아까 있었던 일을 되새겨봤다.


‘혹시 전략에 관심이 있나요?’

‘없습니다.’

‘없어요.’

‘아, 그렇군요. 그럼 일단 저랑 같이 연구실로 가봅시다. 거기서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아뇨, 교수님. 저는 전략에 대해 별 관심이···’

‘···하아.’


파르마를 뿌리치고 오는 일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애초에 전략 쪽으로는 전공 학생이 거의 모자랐기에 파르마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쪽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뒹굴- 뒹굴-


알이 굴러 오는 게 보인다. 녀석은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내 옆까지 도착해 몸에 파묻혔다.


“우리 딸. 아빠 보고 싶었어요?”


알이 맞다는 듯 몸을 세차게 흔들었다.

내가 진짜 얘 때문에 산다···

나는 알을 들어 올리며 입을 열었다.


“우쭈쭈, 우리 아기. 아빠가 놀아줄까?”

“이제 적당히 하고 밥 먹어.”


렐리아는 부엌에서 나오며 말했다. 아까 만들어뒀던 음식을 데운 모양이다. 나는 알을 렐리아에게 건네고서 접시에 음식을 담았다.


그동안 알과 혼자 남은 렐리아.

그녀는 알을 바라보며 작게 외쳤다.


“우루루 까꿍?”


알이 기분이 좋은지 렐리아의 손에 몸을 비볐다. 손으로 온기가 느껴진다. 렐리아는 수줍게 웃고서 이번엔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취하며 외쳤다.


“우루루 까-”

“렐리아···?”

“······”

“···바, 밥 먹어. 음. 귀여웠어. 그래.”

“···하아.”


렐리아는 부끄러웠는지 얼굴을 붉히며 바닥에 쭈구려 앉았다. 나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지, 진짜 귀여웠어.”

“···시바.”


이번 욕은 봐줘야겠다.

렐리아는 내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서 아까의 렐리아 얼굴을 떠올렸다.


“···풉.”

“들린다.”

“미안.”


빠른 사과와 함께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이윽고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이거 맛이 왜 이래?”

“뭐지? 아까보다 맛있어졌는데?”


분명 데우기만 했을 뿐인데 아까보다 훨씬 맛있다. 그렇게 느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렐리아도 다시 음식을 들이켜고서 말했다.


“너 간 맞췄어?”

“아니? 도착하고 우리 딸이랑 놀아준 것밖에 더 안 했는데···”

“그럼 뭐지···”






세인과 렐리아.

그들은 절대 모를 것이다.




「용의 축복으로 인해 맛이 증가합니다.」

「사용시간: 우리 엄마 아빠가 힘이 날 때까지.」

「용의 메시지: 마니머꾸 힘내세오!」




그들의 딸이···

얼마나 바르게 자라는 중인지를.


작가의말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만 3만자 정도 썼다가 다 지우고 다시 7400자로 맞추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전개를 뺄지, 어떻게 재미를 줄지 고민 하다 보니.. .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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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훈련 캠프 - 담력훈련】 +45 21.03.18 2,291 131 13쪽
22 【훈련 캠프 - 숙소】 +52 21.03.17 2,510 156 11쪽
21 【인공 던전 실습(2)】 +43 21.03.16 2,557 127 14쪽
20 【인공 던전 실습(1)】 +21 21.03.15 2,681 122 12쪽
19 【요리】 +31 21.03.14 2,952 134 15쪽
18 【전리품】 +23 21.03.14 2,978 138 13쪽
17 【우리 사이의 데이트】 +53 21.03.13 3,223 169 14쪽
16 【리치의 탑(2)】 +57 21.03.12 3,093 162 18쪽
15 【리치의 탑(1)】 +26 21.03.11 3,309 178 11쪽
14 【낮잠】 +28 21.03.10 3,392 149 12쪽
13 【대련(2)】 +27 21.03.09 3,400 138 13쪽
12 【대련(1)】 +25 21.03.08 3,620 141 14쪽
» 【즐거운 아카데미 생활】 +17 21.03.08 3,780 148 16쪽
10 【우리 아카데미에서 동거해요】 +38 21.03.06 4,090 192 14쪽
9 【약혼식(2)】 키스신 + 작은 공지사항 +39 21.03.05 4,206 192 14쪽
8 【약혼식(1)】 +32 21.03.04 4,027 160 13쪽
7 【아찔한 데이트(2)】 +23 21.03.03 4,159 165 13쪽
6 【아찔한 데이트(1)】 +25 21.03.02 4,550 171 13쪽
5 【소꿉친구(3)】 +16 21.03.01 5,064 178 12쪽
4 【소꿉친구(2)】 +29 21.02.28 5,424 195 13쪽
3 【소꿉친구(1)】 +15 21.02.27 5,735 181 13쪽
2 【망나니 세인】 +13 21.02.27 6,525 186 13쪽
1 【Prologue.】 +27 21.02.27 7,796 22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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