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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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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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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그란 상단 쟁탈전 (15)

DUMMY

이변을 느낀 것은 맥시로스가 검을 뽑아든 순간 부터였다.


알려지기로, 맥시로스의 무력은 변변치 않았다. 그는 땀을 흘리는 행위 자체를 혐오했으며, 작은 고통조차도 견디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런 이에게 검을 휘두르는 수련이나 단련이라는 행위 자체는 근본에서부터 거부감이 올라오는 일이리라.


그래서, 맥시로스는 형인 이오스와 대비되게 아무런 무력도 없다고 알려져있었다. 그런데, 검을 뽑아든 맥시로스의 검에서는 오러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물론 자세는 변변치 않았지만, 일단 오러를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가 충격적이었다.


시작은 맥시로스였지만, 절정을 알린 것은 나단 왕국의 남은 암살자들이었다. 정면 대결에서는 기사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나씩 쓰러져가던 나단 왕국의 암살자들의 기세가 갑자기 달라지며, 그들의 눈이 화염을 뿜어내는 듯 번들거렸다.


“이, 이 녀석들 뭔가 이상합니다!”


“최후의 발악이다! 쉽사리 상대하지 말고, 동료들과 협력하여 하나씩 차근차근 쓰러뜨린다! 절대 방심하지 말아라!”


이변을 알아차린 것은 기사들이 먼저였다. 직접 검을 맞대고 있던 그들은 달라진 나단 왕국 암살자들의 공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오스를 향해 달려드는 암살자들 때문에 나는 이오스와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게 됐는데, 그 탓에 밀려드는 협공을 내 몸으로 온전히 막아내야만 했다.


뭔가 이상했다. 이건 죽음의 위기에서 뿜어내는 최후의 발악과는 느낌이 달랐다.


“단장님! 이 녀석들 경지가 뭔가 이상합니다! 모두 한 단계씩은 올라간 것 같습니다!”


기사들의 처절한 보고와 비명이 섞여서 들리기 시작했다. 암살자들을 상대로 완벽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요격해 나가던 기사들의 대형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도 같은 순간이었다.


“이오스님,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십시오. 뭔가 이상합니다.”


나도 이를 꽉 깨물었다. 몇 번 검을 나누어보니 느낄 수 있었다. 달라진 암살자들은 기사들과 버금가는 실력을 지니고 있는 무서운 녀석들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저 멀리서 맥시로스를 위시한 그의 측근들이 오러가 줄기 줄기 뿜어져 나오는 검을 든 채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또 온다···!”


힘겨움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카멜 용병대! 이 목소리가 들린다면 전원 이오스 도련님 쪽으로 이동합니다! 이오스 도련님을 지켜야 합니다!”


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전장이 이미 소강상태였기에, 온 힘을 다해 내지른 내 목소리에 호응한 것인지 여기 저기서 익숙한 인영들이 빠져나와 이곳으로 합류하는 것이 보였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클로에.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았는지 여기 저기 상처를 입은 클로에가 가장 먼저 내 옆에 섰다.


“카멜, 괜찮아? 무슨 일인데?”


“적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모든 전력을 모아서 저 공격을 방어하기만 하면 이 전투는 끝이 날 겁니다.”


“그래, 그래 보이기는 한다. 근데 뭔가 심상치 않은데?”


“예. 뭔가 저 녀석들이 수작을 부린 것 같습니다. 경지가 일시적으로 상승했어요.”


“경지가 올랐다고? 그런 게 가능해? 잘 못 본 거 아니고?”


“확실합니다.”


뒤늦게 도착한 용병대원들도 나와 클로에의 대화를 듣고서는 상황을 대충 파악한 것 같았다.


우리는 기사들과 연합 훈련 같은 것을 한 적은 없었기에, 기사들의 대형 사이에 끼어드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협공에 익숙한 우리끼리 방어 대형을 갖추는 것이 오히려 나았다.


“단장님!”


“듣고 있네!”


“저희가 후방에 이차 저지선을 하나 더 구성하겠습니다! 만약 뚫리게 되면, 뒤로 물러나 수습한 이후에 이오스 도련님을 밀착 호위해주십쇼!”


“···알겠네! 그렇게 하지!”


원래대로라면 기사들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오스를 호위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이미 적진과 전면으로 맞부딪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앞으로 나서고 그들이 물러난다면 혼선이 생겨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근접 호위 역할을 용병에게 위임한다는 것이 기사의 입장으로 기분 나쁠 수도 있건만, 단장은 찰나의 고민 끝에 바로 내 제안을 수락했다. 다른 무엇보다, 이 전투를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미리 저들의 움직임과 경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눈여겨 보십시오. 레너드, 전위. 저, 클로에, 말론, 하린 요격. 크렉, 아르문디, 사크린 원거리 지원. 모로스 원거리 대원 보호. 각자 역할 숙지했습니까?”


동시에 대답이 들려왔다.


나는 기사들의 분전을 땀을 쥔 손으로 지켜봤다. 점점 더 격렬해지는 싸움. 결과가 천천히 드러나고 있었다.


“준비!”


기사들의 패배였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급격한 성장을 보여준 암살자들이 몸을 돌보지 않고 되는 대로 뛰어들었고, 맥시로스와 그 측근들이 뒤를 받치면서 숫자도 밀리지 않게 되었다.


체력을 소모해가며 비 살상전을 오랫동안 치뤄온 기사들이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얼핏 보니, 죽어나가는 기사들의 숫자도 상당해보였다.


“각자의 목숨이 최우선입니다. 절대로 죽지 마세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대원들. 나는 창을 꾹 눌러잡으면서 전방으로 달려오는 암살자들을 노려보았다. 저들은 더 이상 본인들에게 익숙한 기술들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단순한 돌진.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 그들은 강했다.


“옵니다!”


레너드가 회피형 탱커였다. 일행의 전위에 서서 몰려드는 공격을 단독으로 방어하기에 어울리는 인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모로스는 아직 경지가 일천해 저 공격을 막아설 수 없었으니.


레너드는 상황 파악이 뛰어난 용병이었다. 내가 그를 전위로 삼은 이유를 보여주겠다는 듯, 일행들 보다 몇 발은 앞서 적들의 돌격을 막으면서 그들을 저지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공격을 막아야만 하는 게 아니었다. 그들의 공세를 늦추는 것, 그것만으로 레너드의 역할 수행은 완벽하다 칭찬할 수 있었다.


늦춰진 저들의 발걸음을 완전히 멈춰세운 건 그 뒤에 서있던 요격대의 역할이었다. 원거리 공격이 날아드는 가운데, 재빠른 움직임으로 저들의 발목을 자르고, 심장을 찔렀다.


철저하게 무력화를 위해 휘두르는 실전 용병의 검. 오랜 기간 동안 함께 합을 맞춰온 사람들 처럼 우리는 서로를 보조하면서 끊임없이 베고 휘둘렀다.


내 창도 여력을 남기지 않고 휘둘러졌다. 지금은 힘을 아끼려다가 용병대원들의 생사가 위험할 판이었다. 몰려드는 적들의 숫자는 대략 오십. 그들 중 하나라도 놓친다면 의뢰의 핵심인 이오스의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이었다.


“좌측, 200m! 원거리 요격!”


흘리듯 몸을 돌려 이오스 쪽으로 뛰어가는 몇몇 암살자를 발견한 레너드가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들의 발치에서 작은 넝쿨들이 피어오르면서 발을 잡았고, 그와 동시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화살들이 날아들었다. 그 공격에서도 살아남은 이들은 일행 중 가장 빠른 말론이 움직여 목을 베어버렸다.


“말론, 잘했습니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전투는 계속 그런 식으로 이어졌다. 이상하게도, 이 정도 되면 자신들의 장기를 살려 은신을 하거나 암습을 가할 법도 한데, 암살자들은 우직하게 정면 승부를 고집했다.


그들의 특징을 살리지 않은 공격들이다 보니, 일반적인 싸움에 익숙한 우리 일행은 점점 더 익숙해지면서 여유를 찾아가고 있었다.


“맥시로스, 전방 100m 접근!”


뒤에서 크렉의 커다란 목소리가 나를 일깨웠다. 맥시로스, 저 자는 반드시 처단해야 하는 적의 수괴 중 하나였다. 살려서 도망가게 내버려둔다면 어떻게든 반군을 꾸려 끊임없이 우리의 발목을 잡을 자. 솔직히 이렇게 제 발로 뛰어들어올 줄은 몰랐던 상대였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제가 막겠···.으악!”


맥시로스의 검을 비스듬히 막아내던 레너드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우리 쪽으로 날아왔다. 부지불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모두가 당황을 금치 못했다.


그 커다란 덩치의 레너드를 향해 몸을 날린 것은 클로에. 클로에는 병장기를 모두 땅바닥에 꽂아넣고서는 가까스로 레너드를 잡아세웠다.


“쿨럭!”


레너드는 피를 토해내고 있었다. 일격, 단 일 격 만에 레너드의 내부를 진탕시킨 것이 분명했다.


“크으···”


클로에도 팔이 저린 듯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면서 신음성을 토하고 있었다. 클로에와 레너드 정도의 강자를 저 상태로 만들 정도면, 맥시로스는 절대 평범한 일반인이 아니었다.


“언니, 무기!”


언제 그렇게 친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언니라고 호칭하면서 클로에가 바닥에 꽂아넣었던 무기들을 발로 차 그녀에게 전달하는 하린. 그리고 전장은 잠시 소강상태가 되었다.


“레너드, 괜찮냐?”


클로에는 팔이 욱씬거리는 듯 무기를 쥔 팔을 탈탈 털면서도 레너드의 안위를 확인했다.


“괜찮.. 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강했어요. 완벽하게 흘렸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이···”


레너드도 겨우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토해낸 피가 앞섶을 적시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주저앉는 건 레너드의 정신력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진영을 갖추고 상대방을 노려보았다. 맥시로스가 전방으로 나선 순간부터, 주변의 암살자들을 포함한 모든 적들은 그를 보좌하는 형태로 진영을 꾸린 후에 숨을 고르고 있었다.


삼각형 꼴로 진영을 갖춘 후에 꼭짓점에는 맥시로스가 섰다. 맥시로스의 돌파력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그를 믿고 따라 들어가 뚫어버리겠다는 생각이 눈에 훤히 보였다.


“하.. 생각지도 못한 게 미쳐 날뛰네. 어때, 카멜 대장. 이런 것도 다 계산하고 있었어?”


클로에가 너스레를 떨면서 내게 다가왔다. 나는 씩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요. 이런 것 까지 계산했으면 제가 천재게요?”


“엑, 천재 아니었어?”


“아쉽지만, 그건 아니네요. 그래도 뭐, 방법은 하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나는 창을 크게 털어 창날에 묻어있던 피를 흩뿌렸다. 창날에서 흩날린 핏방울들은 가지런하게 선 하나를 그어 우리와 적들 사이를 나눴다.


“선을 못 넘도록 막아내는 수 밖에.”


살아남은 기사들이 부랴부랴 새롭게 방어진을 짜고 있지만, 가장 핵심인 단장이 부상을 당한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허우적 거리는 그들의 꼴을 보고 있자니, 우리가 막지 않으면 정말로 이오스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해내야죠, 언제나 그랬듯이.”


내 말에 클로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곁으로 무기를 부여잡고 하나씩 늘어서는 대원들. 마음이 든든했다.


콰-앙-!


그리고 갑자기, 뒤에서 튀어나온 모로스가 자신의 방패를 바닥에 박아넣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제가 지키겠습니다.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레너드를 힐끗 보니, 곧장 전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려워보였다. 서 있는 자세도 불안했고 미세하게 부르르 떨리는 팔도 눈에 거슬렸다. 그를 원거리 지원을 하는 대원들의 방어 역할로 빼고, 모로스를 전방에 세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대로 하고 싶지 않았다.


“모로스. 거기 있으면 죽습니다.”


“용병의 인생은 도박입니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용병대에서 이렇게 멋있는 성과를 내놓으면, 저 안 내쫓으실 거 아닙니까? 저 목숨 걸고 도박 한 번 해보겠습니다, 대장님.”


모로스는 내심 생각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최소 오러를 다룰 줄 아는 용병대. 용병계의 주목을 받는 신성이,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각성시켜 꾸려내어, 그 용병대에 속하는 것만으로 부러움의 시선을 받는 용병대.


그런 용병대에 실력이 부족한 본인이 끼어있을 자격이 없다는 험담도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증명하고 싶어하고, 잔류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것이 틀림없었다.


어찌보면 만용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만용이라도 필요한 순간이었다. 정면승부로는, 저들의 공격을 모두 이겨낼 수 없었다.


그리고 맥시로스와 그 주변인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무기를 버렸던 적들의 병사들도 슬금슬금 바닥에 떨어졌던 무기를 다시 주워들고 있었다. 이 싸움이 전장의 분수령이었다. 이기면 이기고, 지면 진다. 말장난 같았지만 사실이었다.


“후.. 좋습니다. 목숨을 소중히 하시되, 최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알겠습니다.”


태산 같은 덩치의 모로스가 앞에 버티고 서 있으니 든든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과연, 그가 얼마나 적들의 공격을 잘 막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마침내, 맥시로스를 위시한 적군이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맥시로스를 모로스에게 담당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 내가 나서서 첨단을 꺾고, 모로스가 뒤에서 달려드는 인파를 상대하도록 했다.


콰아앙-!


“크윽..”


나도 모르게 꽉 깨문 이 사이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레너드가 밀려난 것은 괜한 이유가 아니었다. 자세는 엉성하지만, 맥시로스의 검에 실린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네 놈, 네 놈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이 어그러졌다!”


맥시로스는 나에게 분노를 토해내면서 검을 휘둘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검이 연거푸 휘둘러질 수록 내 의구심이 커져갔다.


검 한 번 휘둘러보지 않은, 중년 아낙네를 데려와도 눈 앞에 있는 맥시로스 보다는 검을 잘 휘두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어째서 그 속도와 실린 힘이 웬만한 숙련자보다 더하단 말인가?


단조로운 반복에 익숙해지니, 이제 더 이상 맥시로스의 검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것을 최대한 피하면서, 빈틈을 노려 반격했다. 속도가 워낙 빠른지라 쉽지 않았고, 일종의 도박성 공격이기도 했지만 맥시로스는 내 반격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듯 단 번에 고꾸라졌다.


“···.뭐야?”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힐끗 모로스 쪽을 보니, 그는 최대한 영리하게 적의 공격 속도를 늦추고 있었다. 이미 맥시로스가 나와 어울리는 순간부터 늦춰진 돌격이지만 분명 돌격은 날카로웠다.


하지만 곰 같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영민한 머리로 방패의 두꺼운 면으로 오러를 흘려내는 모로스가 없었다면, 분명 돌격은 이어졌을 것이다. 그는 오러를 사용할 줄은 몰랐지만, 오러 사용자 십 수명을 막아내고 있었다. 물론 원거리 지원과 바로 뒤에서 무기를 휘두르는 대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나는 그의 실시간 성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동작이 조금 더 유려해지고 매끄러워졌다. 최적의 동선을 그리며 휘둘러지는 방패는 방어도구임과 동시에 공격도구로도 보였다.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내가 합류하자 전장의 정리는 속도가 붙었고, 뒤이어 방어 진영을 탄탄하게 갖춘 기사들이 가외전력을 돌려 우리를 지원하자 순식간에 암살자들과 맥시로스의 측근들은 박살이 났다.


상황을 지켜보던 적들의 병사들도 다시 무기를 내려놓았고, 그렇게 모든 상황이 종료되나 싶었다.


“내가 아니면.. 누구도 될 수 없어···!”


아뿔싸.


대충 심장을 찔러 죽였다고 생각한 맥시로스가 언데드처럼 일어나 이오스에게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 속도가 만만치 않았고, 몸이 울룩불룩하면서 기괴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마치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괴상한 움직임.


“제가 갑니다···!”


나보다 가까이에 있던 모로스가 움직였다. 모로스는 온 몸을 던지듯이 뛰어들어 맥시로스를 옆에서 치받았다.


마차사고라도 난 것처럼 거대한 폭음과 함께 맥시로스는 숙소 건물과 건물 사이에 갇혀버렸고, 모로스는 그 앞에서 방패를 굳건하게 세운 후에 조금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 거대한 모로스의 몸에 다 가려지지 않을 때 까지 부풀어 오르던 맥시로스. 지켜보는 사람들이 모두 경악할만큼 징그럽고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마침내..


콰아아앙-!


폭음과 함께 맥시로스의 육신이 폭발했다. 근거리에서 그 공격을 모두 막아낸 모로스는 실 끊어진 연 처럼 날아가 땅바닥에 처박혔고, 살점에 얻어맞은 병사들이나 기사들도 뜨거운 살점에 경도의 화상을 입어 고통을 호소했다.


“이게.. 무슨..”


입을 쩍 벌리고 당황하는 영주. 이오스와 영주 중 정신을 차린 것은 이오스가 먼저였다.


“악독한 나단 왕국의 암살자들이 서머스의 차기 후계자 중 하나에게 사술을 사용했다! 나는 우리 서머스를 전복시키려는 그들의 탐욕을 막아서려 이 자리에 섰다! 더 이상 저항하지 말고 무기를 버려라! 질서를 되찾으리라!”


이오스의 말에 아무런 의심 없이 치안대 병사들을 포함한 맥시로스와 영주 측 군세들이 무기를 내려놓았다. 더 이상의 전투와 증거는 필요 없었다.


싸움은 우리가 이겼고, 눈 앞에서 너무 잔혹한 증거를 확인했으니.


모로스 쪽으로 달려가는 대원들을 보았다. 모로스가 찡그려진 얼굴로 상체를 일으키고 있었다. 보아하니, 팔 다리는 모두 분질러졌지만 치명적인 상처는 입지 않은 모양이었다.


“···진짜 끝났네.”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란 상단의 후계자 싸움에서 시작한 일이, 스토크 왕국의 대 영지 중 하나인 서머스의 정권 교체로까지 커져버렸다.


의도치 않았지만, 그렇게 되어버렸고 나를 이 돌풍의 주역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생겨났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일단은 우리 용병대원들이 그 누구도 죽지 않고 이 일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란 상단 쟁탈전, 그리고 서머스 영지 쟁탈전은 이렇게 종막을 고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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