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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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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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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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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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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흑마법사 토벌작전 (5)

DUMMY

말론과 일행은 금방 다시 복귀했다. 식량을 바리바리 싸들고 온 그들의 표정을 보고는, 나는 얼른 다시 솥에 물을 올리고 조리를 시작했다.


딱 보니까 배고파서 죽을 것 같아 하는 얼굴이었거든.


말론도 표정을 감추는 데 능하지는 못한 지, 요리를 시작하자마자 이쪽을 힐끗힐끗 쳐다보는데 그 표정이 언제 요리가 완성되는지 물어오는 것만 같았다.


“아, 참. 가만히 앉아서 좀 기다리세요. 끝나면 어련히 알아서 말해줄까.”


“그런 거 아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지금 표정으로 말하고 있으면서.”


“웃기는 소리 하지마라. 인간은 표정으로 말 할 수 있나보지? 수인은 그런 짓 못한다.”


“지금 그쪽이 하고 있거든요.”


“어머, 얘가 오늘 왜 이럴까. 처음으로 제 나이대로 보이네.”


클로에는 내 등짝을 살짝 두들기고는 옆에 와서 거들었다. 클로에 뿐만 아니라 아르문디, 레너드, 크렉까지 모두. 이 사람들도 많이 피곤할텐데, 그 와중에도 내 곁에 서서 나를 돕고 있었다.


요리가 끝나자마자 아까 배를 다 채우지 못한 사람들은 와서 더 먹으라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어린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수인들이 모두 다 일어났다. 아까 아이들을 먹이느라, 자기들은 제대로 챙겨먹지 못한 모양이었다.


말론 일행이 챙겨온 식량은 300명의 수인이 모두 먹을만큼 양이 넉넉해서, 그들은 배를 모두 채우고 쉴 수 있었다.


“멜님과 로토스님도 오셔서 간단하게 요기라도 하시죠.”


“우리는 괜찮다. 너희들이 힘들게 전투하는 동안, 뒤에서 먹을 거 다 먹고, 쉴 거 다 쉬면서 왔다. 그러니까 걱정말고 너희들이나 좀 쉬어라. 피곤해보인다.”


멜은 우리를 걱정했다. 하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하고 바쁘게 움직이기는 했다.


“맞아, 다들 좀 쉬는 게 좋겠수. 지금 아주 눈알이 빨그라니, 이제 곧 피눈물 흘리겄소.”


로토스의 구수한 말투에 나는 피식 웃고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불침번 좀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나는 막사를 세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쓰러지듯 누워서 잠이 들었다. 내 곁에는 레너드, 클로에, 크렉, 아르문디가 있었다.





소란스러워 잠에서 깼다. 무슨 일인가 싶어 상반신만 일으켜서 주변을 둘러보니, 아직도 수인들은 곤히 잠들어 있었고 말론만 나처럼 상반신을 일으키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밤은 어두워있었고, 저쪽을 보니까 횃불이 여럿 움직이면서 사람들이 다가오는게 느껴졌는데, 그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우리를 깨운 모양이었다.


“잠 좀 잤습니까?”


“그래, 오랜만에 아주 포근하게 잤다.”


“그거 참 다행이네요. 바로 싸우러 가실 수 있으시죠?


“그 망할 흑마법사놈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준비됐지.”


말론의 얼굴에 살심이 돌았다. 그 흑마법사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카멜, 일어···나 있네. 소리 듣고 일어났군 그래. 조금이라도 더 잤으면 했는데.”


멜이 나를 깨우러 왔다. 로토스도 돌아왔고, 소리를 들은 우리 일행도 하나씩 몸을 일으켰다.


감각이 예민한기로 유명한 수인들도 얼마나 피곤했는지 이제야 하나씩 눈을 뜨면서 저 멀리서 다가오는 인간들을 발견한 듯 부산을 떨었다.


그들은 얼른 일어나 자기들끼리 뭉치더니, 사람들이 다가오는 방향을 향해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수인들 중에는 꼬리가 달려있는 이들도 여럿이었는데, 그들의 꼬리가 하나같이 하늘을 향하면서 잔뜩 부푼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괜찮다고 말 좀 해주세요. 겨우 좀 쉬었는데, 저렇게 긴장하면 휴식이 헛 것이 되는 거 아닌가 싶어 걱정되네요.”


“그 정도는 아니다. 괜찮다. 그리고 인간을 경계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 내가 말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일인가보다. 나는 정신을 차린 일행들과 함께 다가오는 사람들을 맞으러 갔다.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맨 앞에서 걸어오는 트레이스 지부장과 아펠 신관님의 얼굴은 잔뜩 굳어져 있었고, 익숙한 얼굴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토벌대의 숫자가 조금 줄어든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나는 트레이스 지부장을 향해 다가서면서 물었다. 토벌대의 분위기 자체가 좋지 않아 보였다. 마치 무슨 흉사라도 만난 것처럼..


“그래. 큰 일이 있었다.”


말을 끝내자마자 한숨을 푹 내쉰 트레이스 지부장.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아펠 신관에게 연초를 꺼내보이며 양해를 구했다.


“피우셔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심란하실테죠.”


아펠 신관은 눈을 꼭 감아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건데?


“후-우”


연초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빨아들인 트레이스 지부장은, 하늘을 향해 연기를 내뿜었다. 희뿌연 연기가 하늘을 헤치며 날아갔다. 나는 조금 더 기다려주기로 했다. 함부로 재촉하기에는, 그의 표정이 너무 울적했다.


“이오스님이 당했다.”


“···.네?”


“용병들이 모두 산에 오른 사이, 흑마법사 녀석이 기습해왔다. 정확히 말하면 녀석의 권속들이겠지. 촌장의 집이 습격당했다.”


라민 산맥마을까지 흑마법사의 손아귀가 미쳤던 모양이다. 세상에, 그럴 수가 있다고?


“마침 촌장 집에 머물고 있던 이오스 님이 납치당했고, 휘하 기사 다섯 중 둘이 죽고 셋이 크게 다쳤다. 신관님들이 곁에 있어서 목숨은 부지했지만.. 지금 당장 거동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아니..”


“그리고 남은 권속들이 마을로 퍼져나가 사람들을 공격하려는 걸, 신전 병력들이 막아서서 전투가 있었다. 병사들 중 절반이 다치거나 죽었고, 성기사 열 중 둘도 전투불능 상태가 됐다.”


“도대체 무슨 권속이 왔길래 그런 일이 벌어졌단 말입니까?”


“스켈레톤, 구울, 좀비, 듀라한. 갖가지 언데드 들이었다.”


“언데드라면 신전병력들에게는 익숙한 상대들 아닙니까. 어떻게 그런 일이..?”


“녀석들이 들고 있는 무기가 심상치 않았다. 신성 마법을 갈라버리지를 않나, 방패를 꿰뚫어 버리지를 않나. 그래서 오러를 다루지 못하는 병사들이 많이 상했다. 언데드들이 죽고 나서 무구들을 회수해보니, 드워프 제 같더군.”


드워프 제라니. 드워프 무기를 쓰는 스켈레톤은 세상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뼈로 만든 본 소드나 들고 다니는 녀석들로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마을 분위기가 많이 흉흉하다. 촌장의 집 지하 창고로 통하던 토굴을 하나 발견했는데, 그 굴이 꽤 길게 이어져 산맥 바로 앞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일단 그 토굴을 무너뜨리긴 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너무 공포에 떨어서 병력을 좀 남겨놓고 와야 했다.”


“민간인 피해는 없습니까?”


“다행스럽게도 없다. 약초꾼들이 많아서 그런지, 병사들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여튼, 그 사람들을 내버려둘 수 없어 신전 병력 중 병사 전원과, 용병들 중 A급 용병 3명을 마을에 두고 왔다. 만약을 대비할 수 있겠지.”


그래서 저렇게 일행의 숫자가 적어보였구나. 얼핏 살펴도 인원이 반토막이 난 것 같았다.


“이오스 님이 납치된 것이 문제다. 그래도 적법한 영주의 적장자인데. 그를 구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많이 복잡해질 수 있다.”


이오스의 맑은 얼굴이 생각났다. 나를 은근 좋아하면서 내게 말을 걸고 싶어했던 그의 착한 성정. 그가 납치를 당했다고..


“수인들의 안내를 받아 흑마법사를 최대한 빨리 잡으러 갈 생각이다. 이오스님이 무슨 일을 당하셨건간에, 아직 살아 있으시다면 반드시 구해내야 한다.”


“예, 그래야겠죠.”


상황이 다급해졌다. 이야기를 들은 우리 일행은 당장이라도 출발할 수 있게 짐을 챙겼고, 수인들 중 전사들도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수인들이 합류하는 건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끝났다. 아펠 신관님은 동의하셨다.”


“본인들이 원한다면, 상관없는 일이겠죠. 지금은 거들어 줄 손이 하나라도 더 필요한 때니까요.”


아펠 신관도 그리 마음이 좋지 않아 보였다. 그래, 신전 측병사들이 많이 죽거나 다쳤다고 했지..


“그래서, 지금 바로 출발할까 하는데. 괜찮겠느냐?”


“예, 상관없습니다. 충분히 쉬었어요.”


“그쪽은?”


어느새 내 옆으로 다가와있는 말론에게 트레이스 지부장이 물었다.


“당연히 움직일 수 있다. 그 녀석들을 찾는데 우리가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놈은 우리의 터전에 자리를 잡았으니까. 그리고 뼈 냄새와 시체썩는 냄새라면, 우리가 인간들보다 더 빨리 맡고 그들을 찾아낼 수 있을 거다.”


“고맙군. 그럼 출발하지.”


그렇게 토벌대가 다시 꾸려졌다.


신전 병력, 신관 다섯, 성기사 여덟.

트레이스 휘하 용병 길드 병력 스물 다섯.

우리 일행 다섯.

수인 전사들 열 일곱.


총 60인의 토벌대가 여정을 시작했다.


“인간들이 많이 다친건가?”


“예, 그랬다는 것 같습니다.”


“안됐군. 유감을 표한다.”


“예, 감사합니다.”


말론은 앞장서서 걸어갔다. 그가 이끄는 방향을 따라 토벌대가 움직였다. 말론이 방향을 잡기 어려워하면, 곁에서 아르문디나 휘하의 수인 전사들이 도왔는데, 그것도 한 두 번 뿐이었다. 말론은 마치 흑마법사가 어디 있는지 훤히 알고 있다는 듯 신속하고 망설임 없이 토벌대를 이끌었다.


체감 속도는 굉장히 빨랐다. 산길이 아니라 평지를 가는 것처럼, 모두가 나는 듯이 뛴 덕분이었다. 몸이 약한 신관들은 성기사들의 등에 업혀서 이동했는데, 성기사들의 체력이 남다른 지 그들은 조금도 지쳐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하고도 반나절을 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흑마법사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반나절만 더 가면 우리 마을이다. 하지만 그 망할 인간 녀석은 여기서 우리를 맞이하려는 모양이군.”


말론이 코를 킁킁 거리면서 냄새를 맡더니, 어딘가를 가리켰다. 수풀이 자욱한 곳이었는데, 딱 봐도 수상한 냄새가 났다.


“저기에서 시체 썩은 냄새가 난다. 언데드들이 모여있는 게 틀림없다. 반대쪽도 마찬가지.”


양쪽에서 매복했다가, 협공으로 우리 전력을 깎아먹으려고 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를 상대로는 무리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자는 앞으로 나서라.”


트레이스의 명령에 우리 일행 중에서는 아르문디와 크렉이 앞으로 나섰다. 용병들 몇몇과 신관들이 나서 각자 맡은 방향으로 공격을 준비했다. 허공을 수놓는 신성 마법 특유의 하얀 빛깔과, 용병들의 각각의 오러 색깔이 다채롭게 빛났다. 그리고 마침내.


“공격!”


그림 같던 색색깔의 오러와 신성력들이 적들을 분쇄하기 위해 허공을 갈랐다. 신성마법이 주공을 이루고, 오러들이 그 주변을 보조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공격이 닿았을 때.


콰과아앙-


끼에에엑!


덜그덕, 덜그덕.


기괴한 소리와 함께 시체들이 일어났다. 스켈레톤, 구울, 좀비, 듀라한 등 각종 언데드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신성 마법과 원거리 공격에 2할은 상한 것 같았지만, 그 숫자가 어마어마하다보니 별로 티도 나지 않았다.


“맞서 싸워라!”


트레이스 지부장이 앞장서서 달려나갔다. 성기사들도 신관들을 호위하기 위한 둘만 남고 앞으로 튀어나갔다.


“갑시다!”


나도 일행들과 발맞추어 앞으로 뛰었다. 돌입하려는 순간.


“안 돼!”


누군가가 내 뒷덜미를 잡아당겼다. 뭔가 싶어서 보니, 말론이었다. 말론을 비롯한 수인전사들이 달려가다가 멈춰선 채로 우리 일행의 뒷덜미를 잡아서 멈춰세우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함정, 함정이다! 죽음의 냄새가 난다!”


무슨 말이냐고 되물으려던 찰나, 갑자기 두, 세발자국 전방에서 검은 기운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나도 모른다, 인간! 하지만 위험한 냄새가 난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있었다. 우리 일행을 제외한 용병 전원과 수인들 중 소수, 심지어 성기사들 대부분도 그 어두운 기운 안에 갇혀버렸다.


돔 형태로 둥굴게 말아올려진 검은 기운은 보기만 해도 꺼림찍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진입이 불가능한 건가..?”


나는 툭 하고 창으로 검은 기운을 두들겨보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나는 강한 반발력과 함께 그대로 튕겨져 나왔다.


“억!”


“카멜!”


클로에가 얼른 달려서 나를 받아줬지만, 그 짧은 접촉으로도 충격이 상당했는지 내 입으로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무슨 사특한 일이란 말인가..!”


남은 성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바깥에 머무르고 있던 아펠 신관이 신성마법을 영창해 검은 돔을 타격했다. 한 번에 오십이 넘는 언데드들을 재로 돌려보냈던 거대한 신성력의 물결이었다. 하지만..


콰아앙-!


검은 돔은 신성 마법마저 버텨냈다. 아펠 신관은 믿을 수 없는 듯 다른 신관들을 재촉해 여러 번 신성 마법으로 돔을 공격해봤지만, 돔은 흔들리기만 할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 소용없다.


그리고 나타난 흑마법사. 로브를 깊게 눌러써 그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검은 돔을 넘어 그 기세가 느껴질 정도로 흉흉했다.


-이 녀석들의 목숨은 내가 가져간다. 어리석은 자들아. 바깥에서 너희 동료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기나 하거라. 그 다음은 너희의 차례일 테니.


쐐-액!


그 때, 안에 있던 트레이스 지부장이 뽑아낸 검기가 바람처럼 날아 마법사의 목에 직격했다. 로브와 함께 목이 잘려나갔다.


“뭐야, 허세였어?”


클로에는 어이가 없다는 듯 들고 있던 무기를 내려놓았지만, 나는 긴장을 풀지 않았다.


“아직 안 끝났어요!”


내 말에 클로에가 화들짝 놀라면서 무기를 다시 끌어올렸다. 그 말대로였다. 로브가 찢어지고 드러난 것은, 뼈 밖에 없는 몸. 날고있는 해골 마법사의 목 위로, 날아갔던 해골이 다시 돌아와 붙었다.


“리···.치.”


잘근잘근 씹 듯 아펠 신관의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렸다. 리치. 저게 바로 리치인가.


“평범한 흑마법사가 아닌 줄은 알았건만, 리치라니!”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리치는 흑마법사 중, 고위의 흑마법사만이 도달할 수 있는 불사의 존재였다. 물론 생명을 담은 라이프베슬을 손상 시킨다면 죽일 수야 있겠다만, 그것을 아무 곳에나 두고 다니는 리치는 없었다.


“젠장, 젠장, 젠장..”


나는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 하면 저 자를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 때, 내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얼른 내 품속을 뒤져서 손수건을 꺼냈다. 전투 중에 손상되었는 지, 갈라지고 찢어진 부분이 있긴 하지만 분명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말론, 여기서 나는 사람 냄새, 추적할 수 있습니까?”


“그게 무슨 말이냐!”


“이 손수건의 주인이 납치된 귀족입니다. 분명 리치가 자기 은거지에 숨겨놨을 겁니다. 이 냄새를 따라가면, 분명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라이프 베슬도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구요!”


도박이었지만, 이 방도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좋은 생각이오!”


아펠 신관도 얼른 동의했다.


“내가 무슨 개 인줄 아는가?”


“그래서 할 수 있어요, 없어요?!”


“있다! 잠깐만 기다려라!”


그는 손수건에 코를 박고 킁킁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 틈을 타서 최대한 돔에 가깝게 도달해서 소리를 질렀다.


“리치의 베슬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최대한 시간을 끌고 버텨주십시오!”


-웃기는 군. 어떻게 니까짓게 감히!


“이오스 님을 찾으면, 네 본거지를 찾을 수 있겠지. 거기에 있는 물품들을 죄다 때려 부수면, 그 와중에 네 베슬도 부술 수 있겠지. 목 닦고 기다려라, 리치 새끼야!”


-하하, 한 번 찾아봐라! 네 생명의 그릇은 그딴 곳에 두지 않았으니!


직감이 왔다. 저거 거짓말이다. 분명, 이오스가 있는 곳에 저 리치놈의 베슬이 있다!


“지부장님!”


“뭐, 인마!”


“제 감 믿으시죠?”


“이 망할 놈이 뭐라는 거야!”


언데드들의 파도를 막아서면서, 트레이스 지부장은 짜증을 부리듯이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트레이스 지부장이 내 감을 믿어줬던 순간들을 모두 기억했다.


“감 왔어요! 제가 찾습니다! 조금만 버텨주십쇼!”


“하, 참나···! 알았다. 이까짓 거.. 백 년도 버틸 수 있다!”


아저씨, 허세는.


저 아저씨가 다치지 않았으면 했다. 이 길을 오면서 내게 친절하게 대했던 이오스도 구하고 싶었다.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얼마만인 지 모르겠는데, 왠지 그러고 싶었다. 무럭무럭 감정이 샘솟는 것 같았다.


-너도, 그 귀족 애송이도. 모두 내 손아귀 위에 있다. 날뛰어 보거라! 그리고 더 큰 절망을 맞아라!


리치 새끼가 뭐라고 하는 지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찾았다!”


달리기 시작했다.


내 뒤를 우리 일행이 뒤따랐다.


그저, 말론이 달리는 방향을 따라 미친듯이 뛰어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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