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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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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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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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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그란 상단 쟁탈전 (3)

DUMMY

“여러분도 궁금하실 겁니다. 어떻게 맥시로스 같은 녀석이 저와 같은 선상에서 후계자 경쟁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요.”


사실 궁금하긴 했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 봐도 둘의 차이는 극심했다. 사람을 아낄 줄 알고, 영주를 대신하여 영지 업무의 대부분을 처리하며, 그 와중에 짬을 내어 수련까지 해서 오러를 다룰 줄 아는 장남.


그리고 그에 비해 맥시로스는..


“망나니잖아요, 그 사람.”


클로에의 말이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변해줬다. 클로에는 자신이 레너드한테 아무 말 하지 말고 입 닫고 있으라고 했으면서 툭 하고 귀족모욕죄에 해당하는 말을 내뱉어 주변을 식겁하게 만들었다.


“하하하하, 맞죠. 망나니. 네.. 맞습니다.”


하지만 이오스는 클로에의 발언에도 딱히 뭐라고 토를 달지 않고 수긍했다. 그도 익히 인정하는 바라는 뜻이리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피는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귀족인 아버지와, 제국의 귀족 명가 출신인 어머니의 피가 흐르니까요.”


“혹시, 맥시로스님과 이오스님의 어머니가 다르다는 것이 귀족 가신들이 맥시로스님을 지지하는 이유인 겁니까?”


“예. 겉으로는 그렇습니다. 뭐, 속으로는 허수아비 영주 세워놓고 자기들이 다 헤먹으려는 속셈인 것 같긴 하지만요. 뭐, 진짜로 그렇게 믿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없으리라고 확답은 못하겠네요.”


이오스는 씁쓸하게 웃었다. 귀족의 혈통을 온전하게 잇지 못했다는 것, 그것만으로 능력을 보지도 않고 자신을 배척하는 이들이 그렇게나 많을 줄은 몰랐겠지.


“아,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제 친 어머니도 귀족 출신이시긴 합니다. 그냥 방계에다, 몰락 귀족이시기에 그냥 이름만 귀족이긴 하지만요. 맥시로스의 친가와는 급 차이가 많이 나긴 하죠.”


맥시로스의 친가가 제국의 귀족 명가라. 도대체 어디지?


“지금도 꽤 유명한 가문인가봅니다?”


“네. 나단 왕국 북부를 꽉 잡고 있는 대 귀족이죠. 나단 왕국의 후작가문입니다.”


나단왕국이라. 서머스가 영향을 받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곳이었다. 스토크 왕국의 남부부터 동부의 일부까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이었으니. 더군다나, 국경과 딱 붙어있는 나단 왕국의 북부를 잡고 있다면?


“지원이 만만치 않을 수도 있겠네요.”


“사실 둘째 어머님도 그 가문의 유력한 인사는 아니셔서요. 지금까지는 지원이 없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 변하고 있죠.”


목이 타는지, 이오스가 물로 마른 혀를 적셨다.


“서머스가 너무 커지고 있습니다.”


좋은 일을 해도 이렇게 문제가 생기네요, 하면서 쓴 웃음을 짓는 이오스. 서머스가 너무 커진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를 해석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제 먹음직한 과실이 된 거군요. 스토크 왕국이 이전처럼 굳건한 것도 아니고.”


“예. 얼마 전 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죠. 스토크 왕국이 더 이상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런 소문들. 풍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요즘 들어 우리 왕국 내외로 일이 너무 많습니다. 아직까지 오크들과의 싸움도 끝내지 못했다고 들었구요.”


레드 오크를 건드린 것의 대가를 아직도 치르지 못했구나.


“네, 그래서 그 소문이 이제 더 이상 소문만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 틈을 노려서 우리 왕국의 실속있는 영지를 빼먹으려고 움직이는 거겠죠. 어차피 나단 왕국이면 스토크 왕국에도 밀릴 것 없는 대국. 먹고나서 입 싹 닦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일이 생각보다 커졌다. 우리가 개입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래서 최근들어서 급격하게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후계 경쟁에서 제가 유리한 입장이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단 며칠만에 외부의 개입으로 인해 너무 많은 게 변해버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흑마법사 토벌전에 내보내신 이유가 다 있더군요.”


“그럼 그 사이에..?”


“제 측근들이 모두 변방으로 발령났습니다. 제가 손 쓸 방도도 없이, 이미 처리가 완료되어 서머스를 떠난 상태더군요. 문제는, 그들이 떠난 곳이 모두 나단 왕국과의 접경지역이라는 겁니다.”


“사람 한 둘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곳이요.”


“네. 앞에 겨눠진 칼만 신경쓰다가는, 등 뒤의 단검을 보지 못하겠죠. 그들은 아마 살아돌아오기 힘들 겁니다.”


이오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의 모든 내심을 듣고 나니, 발을 잘 못 들였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일이 컸을 뿐만 아니라 상황도 심각했다. 고작 용병 다섯이 이 상황에 끼어들어서 바꿀 수 있는 게 있나? 싶을 정도.


“그들을 살려온다면, 그나마 희망의 불씨는 있습니다. 서머스 내에서 명망 높은 기사들이고, 오랜 시간동안 인맥을 다져온 인사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쉽지 않겠군요.”


“예. 아버지와 맥시로스는 하나의 세력으로 똘똘 뭉쳐 움직이고 있습니다. 맥시로스의 자잘한 부정 부패들을 아무리 고발해봐도, 이 정도로 아들을 처벌할 수 없다고 하시며 모두 반려하시는 것만 봐도 답이 나오죠.”


“자잘한 부정부패 수준이 아닐텐데요. 그 인간이 도심가를 헤집으면서 끼친 민폐가 한 둘이 아닌데.”


클로에가 톡 쏘듯 말했다. 그녀도 뭔가 당한 게 있는 걸까?


“그 자식, 아니 맥시로스 님은 용병길드의 행정처리에도 끼어들려고 했다가 트레이스 지부장님께 호되게 혼나고 돌아간 전적이 있어요.”


“그런 일도 했단 말입니까?”


“예. 자기 일에 거슬리는 의뢰가 있었나보죠. 그 의뢰를 없던 일로 하라고 강짜를 놓다가 트레이스 지부장님한테 논리로 쳐발리고 꼬리를 말았었어요.”


“자기 마음대로 모든 일을 해치워야 하는 녀석이니까요. 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 이오스는 정말 아무런 방도도 가지지 않고 있는 걸까?


“이오스 님. 만약 저희가 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셨습니까?”


그 말에 이오스는 웃었다. 그런데 웃음이 뭐랄까.. 썩다 못해 부패한 것 같은 느낌?


“어떻게든 했겠죠.”


평범한 귀족이라면 본인의 권리를 포기하고 낙향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하지만 사람들을 너무 사랑하는 이오스의 성품상, 그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아마, 어떻게든 둘을 죽이고 자신도 죽는 방법을 택하거나 하는 극단적인 묘수를 찾고 있지 않았을까.


“그래도 여러분이 와주셔서 다행입니다. 기분이 환기가 되는군요.”


저 어두운 얼굴을 보면 정말 그랬을 것 같아서 무섭다.


“그럼, 이제 저희가 해야할 일에 대해서 먼저 생각을 좀 해볼까요. 일단, 저희는 이오스님의 측근들이 발령난 곳으로 이동해서 그 분들을 살려돌아오겠습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는 아마 힘들겠죠?”


“예. 그 사람들이 그냥 서머스 도시 내부로 들어오게 되면, 항명죄로 어떻게든 처단당할겁니다.”


“그럼 조용하게 움직여야 하는 거고. 그 사람들을 살려들어온다 해도 결국에 결정타가 있어야 할 텐데요.”


맥시로스와 영주를 날려버릴 수 있는 결정타. 그런게 없다면, 이오스에게 승산은 없었다.


“사실, 저에게 접근해 왔던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아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좋게 아는 사이도 아니고 그 사람의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돌려보냈었는데. 지금은 물 불 가릴 처지는 아닌 것 같군요.”


“누가 찾아왔길래 그렇습니까?”


“자일. 서머스 암흑가에서 왕으로 군림하는 자입니다.”


자일, 자일이라. 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오스가 보증하는 사실이니 확실하긴 하겠지. 그런데, 그런 사람이 이오스를 찾아왔었다고?


“맥시로스가 자일과 손을 잡지 않았나보군요.”


“자기와 어울리는 패거리도 있겠다, 치안대의 지원도 있겠다, 심지어 외가에서 점점 자금이니 인재니 지원도 커지겠다. 굳이 손 잡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 거죠.”


이윤을 나누기 싫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상대는 이 도시의 암흑가에서 왕이라고 불리고 있는 사람. 어떻게든 한 방 먹일 수 있는 수단이 있을 지도 몰랐다.


“그래서, 다시 연락을 넣어볼 생각입니다.”


이오스가 이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 지 눈에 선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


“예. 알겠습니다.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절대 혼자서 만나실 생각은 하시면 안 됩니다. 아무리 못해도 기사들이나, 저를 데리고 가십시오.”


이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정리하겠습니다. 우리는 이 싸움에 발을 들입니다. 가장 최우선 임무는 이오스님께 측근 명단을 넘겨받아 그들의 신원을 보호하는 것. 가능하다면 몰래 도시 안으로 데리고 들어오고. 그리고 자일이라는 자와 만나 맥시로스와 영주를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방도가 있는 지에 대해 찾아보는 것 까지. 맞습니까?”


“맞습니다.”


“제 입으로 말한 내용이지만 정말 용병이 맡을 일답지 않군요. 이오스 님께서 적당한 명분을 붙여주셔야겠습니다. 자일을 만날 때는 개인 호위로, 다른 일을 할 때는 몬스터 토벌 같은 겉으로 보기에보 그럴 듯 해 보이는 명분으로요.”


“예. 하지만 모두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 알 텐데요?”


“상관없습니다. 명분이 중요합니다. 힘이 없다면 당하겠지만, 힘이 있으면 명분을 쥐고 버틸 수 있을 테니까요.”


“···자신이 있으신가 봅니다?”


“말을 뱉었으니, 말에 어울릴 수 있게 스스로를 맞춰나가는거죠.”


“좋습니다. 그럼 일단 명단을 드리겠습니다. 마침 미제 연쇄 살인마 사건이 하나 있으니, 그 사람을 추적하면서 도시들을 방문했다는 명분으로 이동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진짜 마주칠 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수법이 은밀한데다가, 끔찍한 취향까지 가지고 있는 녀석입니다.”


알겠다고 대답한 뒤 밖으로 나왔다. 자일을 만날 때 나를 호출할 수 있으니, 이번 건은 아마 다른 사람들끼리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연쇄 살인마라. 강할까요?”


“정확한 정보를 받아야 알 것 같은데? 그래도 약하지는 않겠지. 약했다면 진즉에 기사들이나 치안대의 손에 잡혔을 테니까.”


“그렇게 강하지는 않아도, 은밀함을 살려서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음침한 녀석일 수도 있잖아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 잡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걸어나오면서 연쇄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이런 일을 맡기로 했고, 다른 수작은 없다. 라는 걸 보여주는 일종의 시위랄까. 물론, 아무도 신경 안쓰는 것 같기는 했지만 혹시나 모르는 위장이었다.


“연쇄 살인마면 대체 몇 명이나 죽인 걸까요?”


“용병길드에 가서 제대로 된 서류를 받자. 그쪽으로 의뢰서를 넘겨주기로 하셨으니까.”


“네, 클로에님.”


레너드와 클로에는 죽이 척척 맞아들어가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나름대로 생각에 잠겨서, 그 대화에 낄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단 왕국의 지원을 받은 맥시로스. 서머스 영지를 모두 삼키려 하는 나단 왕국. 그리고 흔들리는 스토크 왕국.


전생에는 전혀 없었던 일들이다. 뭐가 이렇게 상황을 자꾸만 바꾸고 있는 걸까? 정말 나라는 존재 하나가 불러일으킨 바람이었단 말인가?


나는 퍼즐들을 맞춰봤다. 내가 살아나오고, 레드 오크의 준동이 빨라지고, 그로 인해 스토크 왕국이 큰 타격을 입었다.


별의 도시에 제국 부흥단과 스토크 왕국 이야기를 꺼냈고, 그들이 전격적으로 움직여서 스토크 왕국에 망조가 들었다는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내가 벌인 일 때문이 맞잖아?


나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작은 일들이 아니기는 했지만 이렇게 내 삶의 터전으로 문제가 밀고 들어올 지는 몰랐다. 헌데 그런 소문이 전격적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은 별의 도시 세력이 분명 스토크 왕국 내부로 진입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겠지?


“그럼.. 할 수 있는 게 조금 더 있겠는데.”


나는 씩 웃었다. 자일과 협상할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생길 것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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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흑마법사 토벌작전 (11) +1 22.07.03 1,034 32 15쪽
78 흑마법사 토벌작전 (10) +1 22.07.02 1,020 35 15쪽
77 흑마법사 토벌작전 (9) +1 22.07.01 1,016 3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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