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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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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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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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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8
글자수 :
645,824

작성
22.07.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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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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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1쪽

그란 상단 쟁탈전 (9)

DUMMY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하기 위해 솔을 만나러 갔다. 솔과 연락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차피, 용병길드에 그를 소개시켜주기 위해 곧 만나기로 했었으니까. 다만, 만나기로 한 시일을 조금 당겼을 뿐이었다.


“무슨 일이래, 이렇게 유명한 신성께서 나를 다 찾아주시고.”


“솔 님, 솔 님의 휘하 세력을 공격한 이들을 찾아낸 것 같습니다.”


“···뜬금없는 말을 참 아무렇지 않게 꺼낸단 말이야, 너는.”


솔은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이라는 것 정도는 예상하고 나왔겠지만, 초장부터 이렇게 본론을 꺼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리라.


“하··· 네가 한 말이라면 그래도 신뢰도는 어느 정도 있다고 봐도 되겠지. 그래서, 누군데? 내가 알면 반격은 할 수 있는 것들이냐?”


“흠.. 지금 선발대만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겠네요.”


“그런가.. 하긴, 애들 당한 수법 보면 만만한 녀석들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기는 했다. 그래, 그래서 누군데?”


“나단 왕국의 왕실소속 암살자들인 것 같습니다.”


“나단 왕국? 하, 역시 그 녀석들이었나.”


별의 도시도 바보는 아니었다. 그들이 서머스를 노리고 수작을 부리고 있다는 것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다. 어렴풋이 의심만 하고 있었던 것이지.


“그걸 근데 내가 어떻게 믿을 수 있지? 증거라도 있나?”


“자일이라고 아십니까?”


“자일? 서머스의 그림자? 그 녀석을 네가 어떻게 알아?”


“자일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은 똑같거든요. 그의 입을 통해 들었습니다.”


“하.. 진짜 네가 하는 말 만 아니었으면 당장에 개소리 집어치우라고 소리부터 질렀을텐데. 이게 참 요상하단 말이지. 너니까 믿게 된다.”


솔은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연초를 꺼내더니 손가락 사이에 끼워넣었다.


“어떻게 자일이라는 녀석하고는 연이 닿은 거냐?”


“이오스 도련님을 통해서 그렇게 됐습니다.”


“대충.. 무슨 흐름인지 알겠군. 그런데, 너 이런 정보들을 전부 아무런 대가 없이 나한테 줘도 되는 거냐?”


“뭐, 선불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말에 연초를 쥔 손에 힘이 빡 들어갔는지, 솔의 연초가 꺾이는 모습이 보였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그래서 뭔데?”


“나단 왕국 세력을 이 도시에서 완전히 몰아내버릴 생각입니다. 서머스를 포함해서, 스토크 전체에 발조차 붙이지 못하게 완전히요.”


“하··· 그래?”


솔은 연초를 다시 하나 꺼내서 입에 꼬나물고는 불을 붙였다. 생각이 많은 것 같았다.


“솔직히 내게는 결정권이 크게 없어. 운영자님께 보고하고 그 지시를 따르는 것이 가장 큰 우선사항이니까. 이 정도로 큰 일에 대해서는 그분의 결정이 있지 않고서야 쉽게 말을 꺼낼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파악해 온 그분의 성향이라면··· 반드시 받아들이실 것 같군.”


“그런가요?”


“어. 분명하다. 그러니까, 일단 내 재량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의 일을 도와주마. 나를 포함해서 움직일 수 있는 인원은 총 30정도. 어떻게 해주랴?”


“이렇게 나오실 줄 알았습니다. 별의 도시도 이 도시를 나단 왕국이 집어삼키는 꼴은 별로 원치 않을테니까요. 그러면···”


나는 우리 용병대 인원들이 각지로 흩어져서 이오스의 측근들을 데려오는 임무를 맡았으며, 그 대원들 중에는 이제 막 용병대에 가입한 신규 대원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명목상으로는 보호, 그리고 혹시 모를 배신도 대비한 동행을 요구했다. 물론, 이 사실에 대해서는 오러 익스퍼트 이상의 실력자들만이 알아차리게 될 것이었다.


“허, 너는 꽤 동료들을 믿는 것처럼 보였는데.”


“믿죠. 확실히 동료라고 인정한 사람들은요.”


“그래.. 무슨 말인지 알았다.”


솔은 내 부탁을 수월하게 들어주었다. 별의 도시 입장에서도 서머스는 스토크 왕국 소속인 것이 나았다. 나단 왕국의 손에 들어간다면, 그들 문화권의 향락을 위한 시설들이 세워질 것이 분명하고 그렇다면 별의 도시가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을 테니까.


그렇게 거래가 끝나고, 나는 넌지시 솔에게 물었다.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제국 부흥단쪽과 접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제국 부흥단? 필요하다면 만날 수야 있지. 왜, 네가 직접 만나야 할 일이 있어?”


“네.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허, 참. 이게 누가 봐서 용병이 할 일이야. 내가 봤을 때 너는 확실히 별의 도시 소속으로 움직이는게 더 어울린다니까? 누구든지 두려워하는 흑막. 그런 사람이 되어도 어울릴 것 같다구.”


“괜찮습니다. 저는 그런 건 딱 질색인 사람이라서.”


“뭐 자기한테 맞는 옷을 입는 걸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알았다. 그럼 제국 부흥단을 만날 수 있는 곳의 위치를 알려주지. 그곳에 가서 내가 보냈다고 하면 될 거다. 아니면, 네 신분을 밝혀도 되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솔에게 찾아오면서 바랐던 목적을 모두 이루었다. 가장 큰 것은 제국 부흥단과의 접선 루트를 확보하는 것.


자일이 맥시로스의 부정 부패에 관한 자료를 언제 가져다 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그가 자료를 빠르게 챙겨다줄수록 이 일은 더 빠르게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자, 그럼 들어가라고. 나는 네가 한 부탁 들어주려면 준비를 좀 시작해야 하니까, 바쁘거든.”


“감사합니다.”


“뭘, 서로 돕고 사는 거지. 그리고 너도 일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온 거 아니야? 생각이라.. 그 말보다는 설계가 맞을 수도 있겠네.”


“그냥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정도로 바랐을 뿐입니다. 제가 무슨 설계까지 할 깜냥은 안 되는 것 같구요.”


“그래, 알았다.”




솔과 헤어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클로에와 그녀를 위시한 몇몇이 밖으로 나가기 위해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 보였다.


“클로에.”


“아, 카멜. 왔어? 간 일은 잘 풀렸고?”


“네, 얼추 마무리 됐습니다. 오늘 바로 출발하시려구요?”


“응. 우리는 오늘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아. 아르문디랑 말론, 하린 팀은 라민 산맥에서 도착하는대로 움직일 수 있게 짐은 싸두고 갈게. 그리고 하린이 가는 길에 일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면 되겠지.”


“그러면 될 것 같네요.”


“그래서, 갔던 일은 잘 됐어? 얼굴이 조금 나아진 것 같은데?”


“음.. 일단 반은 제대로 온 것 같아요. 아마 클로에가 돌아왔을 때 쯤이면, 완벽하게 판이 다 깔려있을 지도 모르지요.”


“그랬으면 좋겠다. 나 이 살얼음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너무 싫어. 그냥 무기 들고 전장에서 휘두르기나 했으면 좋겠다고.”


“하하하하..”


“웃지마, 진지하다고. 난 진짜 이렇게 머리 쓰고 조심해야 하는 임무 딱 질색이야.”


“그러면서도 이렇게 잘 준비하시지 않으셨습니까?”


“하.. 그것보다 레너드 녀석이랑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속이 답답하다. 저 녀석은 분명 밖에다가 던져놓으면 제 역할 다 하는 똑똑이 같은 이미지면서, 우리들 사이에만 끼면 바보가 되어버리는지.”


“그건 저도 궁금하긴 하네요.”


“여튼. 잘 하고 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아, 참 클로에.”


나는 클로에에게 별의 도시의 인원들이 호위로 붙을 거라는 말을 귀띔해줬다.


“아, 그래?”


“네. 아마 클로에의 감각으로는 잡힐건데, 레너드 한테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해.”


“네?”


“난 너를 믿어. 그리고 니가 나를 믿고 있다는 것도 믿지. 하지만 이번에 새롭게 들어온 인원들을 내가 믿냐? 고 묻는다면 대답은 아니라는 거야. 그런 의미에서, 네가 이렇게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에 대해서는 절대 부정적으로 생각 안 해.”


“아하..”


“여튼, 그렇다구.”


클로에가 내 마음의 짐을 덜어주었다. 조금은 불편했었는데, 클로에의 말을 통해 시원하게 그 불편함이 해소되어버렸다. 같은 대원들을 불신한다는 것, 그걸 저 사람들이 불편하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는 것. 그런 생각들이 조금씩 머릿속에 남아서 찝찝했었는데.


“너 성격상 그런 거 걱정할 것 같아서 일부러 안 해도 될 말 한 거야. 우리한테는 당연한 말이야. 무슨 뜻인지 알겠지?”


클로에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부터인가, 클로에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든든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그래, 그럼 우리 다녀올게.”


그렇게 클로에와 레너드, 크렉과 사크린 팀이 움직였다. 잘 끝났으면 좋겠지만 아마 저들의 여정에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의 습격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도 들었다.


“괜찮겠습니까?”


모로스가 정중하게 물었다. 그는 마치 주군을 모시는 기사라도 된 것처럼, 나를 극진하게 모시고 있었다. 등에는 오늘 아침까지 보이지 않았던 거대한 카이트 쉴드도 하나 달려 있었다.


“괜찮을 겁니다. 그렇게 약한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흠.. 그러길 바랍니다.”


“그리고, 모로스도 그렇게 되고 싶을 겁니다.”


“···네.”


잠시 여유가 났다. 이 여유를 타서, 모로스와 함께 훈련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았다. 카이트 쉴드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방법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방패를 든 채 뒤뚱거리는 모로스를 데리고, 용병길드의 수련장을 찾았다.


수련장 안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카멜님?”


누군가의 목소리가 나를 잡아세웠다.


“혹시 저를 아십니까?”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아, 이걸 전해달라고 부탁받았습니다.”


누군지도 밝히지 않은 채 편지 한 장만을 건네고 사라지는 사내. 나는 자일의 편지일 것이라 직감하면서 편지를 열어봤다.


그리고···


“···.카멜님?”


“···카멜님!”


모로스가 내 이름을 두 번이나 부르고 나서야 나는 생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편지의 주인공은 자일이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제국의 인장···’


분명 편지 밑에 찍혀있는 것은 제국의 인장이었다. 그리고 편지 내용은 간단했다. 오늘 밤 자정, 보켄 분수.


시계를 보니, 아직 정해진 시간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조금 있었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이게 정말 제국 부흥단에서 보낸 편지일까? 혹여나 나단 왕국 암살자들이 꾸민 함정은 아닐까?


그리고 내가 접근하려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아직까지 맥시로스의 부정에 관한 내용들은 확보하지 못했는데, 그들에게 맥시로스를 버리고 이오스를 지지하라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와 같은 생각들이었다.


남은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모로스.”


“예?”


“잠시 혼자서 훈련하고 계십시오. 만약 늦게까지 제가 돌아오지 않으면, 먼저 숙소에 가 계셔도 좋습니다.”


“···.예?”


황망한 목소리로 되묻는 모로스를 뒤로하고, 난 보켄 분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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