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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님의 서재입니다.

특성으로 다시 사는 용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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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k
작품등록일 :
2022.05.18 23:19
최근연재일 :
2022.07.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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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2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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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법사 토벌작전 (2)

DUMMY

늑대?


내가 생각을 이어가기도 전에, 거대한 발톱이 나를 향해 짓쳐들어왔다.


“카멜!”


클로에가 놀란 목소리로 내게 소리를 질렀지만, 그녀가 나를 도우러 올 틈은 없었다.


크엉-!


늑대보다 배는 큰 것 같은 곰 한 마리가 수풀을 헤치고 나타나 클로에를 향해 앞발을 휘두르고 있었다.


일행들도 각자 한 마리씩의 짐승을 맞아 전투를 벌이는 모양이었다. 여기저기서 짐승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병장기 소리가 들려왔으니.


채앵!


나는 얼른 창을 뽑아들어 날아드는 늑대의 발을 향해 휘둘렀으나, 들려오는 소리는 가죽을 꿰뚫는 소리가 아니라 병장기끼리 부딪치는 날카로운 금속음이었다.


“이런···!”


자세히 보니, 늑대의 발톱에 오러가 맺혀있는 것이 보였다. 역시, 그런 것이었나.


“한 번 본 사이인데 이렇게 야박하게!”


나는 창을 휘두르면서 늑대를 숨 쉴 틈도 없이 압박했다. 하지만 늑대는 이 정도 공격에 맞아줄 의사 따위는 없다는 듯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그 공격을 모두 피해버렸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한 회피 능력이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나는 연달아서 창을 내질렀다. 한 번 창을 찔러 들어갈 때마다 공기를 찢는 파공성과 함께 날카로운 오러가 번뜩였다.


하지만 늑대는 그 공격을 모조리 피해내면서, 마치 물 속을 유영하듯 유유히 뒤로 물러날 뿐이었다.


크르르릉.


낮게 공기를 진동시키는 늑대의 울음 소리. 그 소리와 함께, 아직 전장에 끼어들지 않고 있었던 수십마리의 동물이 나타났다. 역시, 수인족이겠지.


“우리는 대화를 하러 왔습니다. 말로 하시죠, 말로!”


크앙!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순식간에 우리를 향해 몸을 날리는 짐승들.


“상처까지는 괜찮지만, 절대로 죽여서는 안 됩니다. 다들 아시겠습니까!”


나는 날아드는 짐승들을 향해 창을 휘두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가능한 일일지는 모르지만, 일단 협상을 하려면 저들을 죽이지는 않아야 하겠지.


“끄응! 되겠냐!”


클로에의 끙끙 거리는 힘겨워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말은 저렇게 해도 클로에는 절대 내 말을 어기지 않겠지.


“알았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다른 일행들의 대답도 들려왔다. 각자 다수의 상대를 맞아 힘든 와중에도, 내 전달사항을 충실하게 지키겠다 말하고 있었다.


내 주변엔 어느새 늑대와 곰, 호랑이와 여우까지 각종 동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오러를 사용하는 짐승도, 그렇지 않은 짐승들도 있었지만 하나하나의 공격이 모두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동물들에 비해 그 크기가 월등히 컸다.


캬앙-!


내 머리가 있던 자리를 물어뜯는 여우의 입질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떻게 되먹은게 여우가 늑대만 하냐고!


“하압!”


나는 창날이 아닌, 창대로 여우를 올리쳐 저 멀리 날려버리고선 전장을 빠르게 훑었다. 처음에 나타났던 늑대는 나와 한바탕 겨룬 후에 멀찍이 물러나서는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고, 끼어들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렇다면 나야 감사하지!


나는 온 힘을 다해 순식간에 수인들을 처리해나갔다. 하나, 둘. 점점 더 내 창대에 엊어맞고 뻗는 짐승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그 중에는, 변신이 풀린 것인지 인간형태로 돌아가는 녀석들도 종종 보였다. 정신을 잃으면,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돌아가나보다.


“수인들이 맞습니다!”


내 말에 대답은 없었다. 아직은 여유로운 나와는 달리, 다른 일행들은 꽤 힘겨워하고 있었다. 그나마 상황이 괜찮은 것은 클로에와 아르문디. 크렉과 레너드는 거의 도망치기만 하고 있을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저 멀찍이서 이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는 늑대를 때려잡지 않으면, 이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괜히 피 보지 말고 우리끼리 해결합시다!”


나는 늑대쪽을 향해 땅을 박차고 날아갔다. 주변의 짐승들이 어떻게든 저지하기 위해 이빨과 발톱으로 공격해왔지만, 웬만한 건 무시해버렸다. 그 과정에서 몸에 할퀸 상처나, 물어 뜯긴 자국들이 조금씩 생겨났지만 어떻게든 치명적인 상처만은 피했다.


그리고 마침내.


“후욱.”


숨이 조금 가파져왔다. 하지만, 어떻게든 늑대 수인의 앞에 도착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화가 가능했던 상대인데, 왜 이렇게 적대적으로 변한거지?


“대화로 풀자구요, 대화로!”


크르릉!


늑대는 무작정 내게 달려들었다. 그 발톱의 예기가 다른 짐승들과 비교를 불허했다. 원래도 날카로운데, 오러까지 길게 솟아올라 있었다.


움직임이 너무 빨라, 창으로 상대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창을 대충 바닥에 꽂아넣고선, 허리춤에 메여있던 검을 뽑아들었다.


채앵-!


청명한 소리와 함께 검이 뽑혔다. 늑대는 경계의 울음소리를 내면서 긴장한 듯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는 않았다.


채앵- 챵!


날카로운 발톱과 검이 연달아 부딪치는 소리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가끔 늑대는 돌발 공격으로 이빨로 내 검을 물어뜯으려 했는데, 내가 흠칫해서 검을 뒤로 뺄 수 밖에 없게 하는 일격이었다. 늑대의 이빨이 생각보다 단단할 수도 있지만,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늑대가 크게 다칠 것 같았다.


이쪽은 사정을 봐가면서 살살 공격하고 있는데, 저쪽에서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미친듯이 몰아붙이고 있으니 자연히 시간이 갈수록 내가 점점 더 불리해져갔다.


“카멜!”


그 때, 저 먼곳에서 크렉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크렉의 능력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가 무슨 짓을 할 것인지도.


“지금!”


내 목소리에 맞춰, 늑대의 발 밑에서 넝쿨이 피어났다. 역시 숲 속에서의 활용이 더 쉬운 것인지, 수련실 문 앞에서 우리를 묶었던 것 보다 더욱 크고 튼실한 넝쿨들이 피어나 늑대의 네 발을 휘감았다.


크릉?


늑대는 당황한 듯 자신의 발을 묶은 넝쿨을 털어내기 위해 힘을 썼다. 물론, 늑대가 힘을 주자마자 넝쿨은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순식간에 뜯겨나갔지만 그 잠시의 틈이면 충분했다.


크앙!


늑대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나를 향해 묶이지 않은 입으로 거세게 저항헀으나, 나는 아슬아슬하게 그 공격을 피해내고서는 늑대의 등에 올라탔다. 평범한 늑대보다 2-3배는 더 큰 늑대라, 올라탈 공간은 충분했다.


크아아앙-!


늑대는 분노의 포효를 토해내었다. 누군가 자신의 등 뒤에 올라와있단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가 나무에 들이박았다가 별 난리를 치면서 나를 떼어내려했다.


나는 그 공격들에 굴하지 않고, 있는 힘껏 오러를 돌렸다. 위기 상황이 되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이터니티의 오러 운용방식을 조금이나마 따라할 수 있었다.


늑대의 털 하나하나가 오러를 머금고 내 몸을 뚫어 고슴도치를 만들어버리려고 했지만, 오러를 얇고 길게 펼쳐 내 몸에 덧씌워 그 공격을 막아내면서, 오른손에 오러를 집중해 털을 움켜쥐고 위로, 위로 계속해서 올라갔다.


늑대는 당황한 것 같았다. 보통 그의 몸에 올라탄 적도 없었을 뿐더러, 올라탔다고 해도 털에 오러를 입혀 찔려버리면 벌집이 되어 그대로 죽어버렸겠지. 하지만 나는 조금 달랐다.


나는 끈기 반, 오기 반으로 어떻게든 늑대의 목까지 이르러서 그의 목을 감싸쥐었다. 목 전체를 잡을 수는 없었지만, 어떻게든 경동맥은 압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크아아앙-!


늑대는 몸을 멈추고, 털에 오러를 더 강하게 일으켰다. 이제는 내가 일으킨 얇은 오러막을 뚫고, 내 몸을 찌르는 털이 한 두가닥씩 있을 정도였다.


털에 뚫린 살에서는 피가 철철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피 냄새를 맡은 늑대는 더욱 흥분해서 날뛰었지만, 나는 경동맥을 꽉 잡아챈 팔을 놓지 않았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면 늑대는 의식을 잃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크앙!


늑대는 최후의 수단으로 주변의 동물들을 불러모았다. 하지만 마지막 수도 먹히지 않았다. 내 동료들은 내가 하는 짓을 보더니, 얼른 이쪽으로 달려와서 늑대가 불러낸 동료들을 막아내는데 집중했다. 클로에, 크렉, 아르문디, 레너드. 넷은 단단하게 방진을 짜고 누구의 접근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쾅-


늑대의 거대한 몸이 쓰러졌다. 그리고 빛을 내뿜더니, 천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빛이 꺼지고 나니, 반인 반수의 몸으로 돌아온 그.


그런데 예상과는 달랐다. 늑대가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인족들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미쓰러져 버린 이들을 제외한, 짐승형태의 수인족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런, 젠장!”


클로에가 상처를 입었다. 등 오른쪽부터 왼쪽 옆구리에 이르기까지, 기다랗게 세 자국 발톱자국이 남은 클로에가 인상을 썼다.


“허허, 따끔하겠는데?”


그렇게 말하는 크렉의 꼴도 멀쩡하지는 않았다. 온 몸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그 와중에 본인이 이번에 새롭게 익힌 속박능력을 연달아 사용하는 것이, 아직 살 만 한 것 같았다.


“아저씨! 그걸 말이라고 해?”


클로에는 발악을 하면서 달려드는 동물들을 일일이 방패로 후려쳐서 기절시키면서,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그렇게 마침내, 달려들었던 수십마리의 짐승을 모두 쓰러뜨렸을 때 쯤.


“클로에! 카멜! 괜찮은가!”


저 멀리서 지켜보고 있겠다던 트레이스 지부장이 전투현장에 도착했다.


“참.. 빨리도 오셨네요.”


트레이스 지부장은 황망한 표정으로 전투 흔적이 역력한 이곳을 바라보다가, 슬금슬금 몸을 돌려서 다시 숲으로 들어갔다.


“어디가욧!”


클로에가 날카롭게 소리쳤지만, 그는 손을 휘저으면서 하던 일 계속 하라면서 물러났다.


“아, 이건 알아서 잘 분배해서 쓰게.”


그리고 남겨놓는 포션 가방 하나. 허 참...


“저 아저씨가 지금 장난하나..! 어디가요! 이제 와놓고!”


“아니 내가 있어봤자 별 도움이 안될 것 같아서. 저들이 깨어나면 괜히 내가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노릇이고. 하던 거 계속 하게.”


정말로 트레이스 지부장은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어이가 없는 와중에도, 그가 말한 뜻이 무엇인지 대충 알아챈 나는 포션 가방을 끌어와서 각자에게 하나씩 포션을 던져주면서 달랬다.


“괜히 저 사람들이 깨어나서 뒤에 트레이스 지부장님이랑 다른 용병들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면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그냥 모르는 척 하세요.”


“하, 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도 포션은 일단 상등품이네.”


클로에는 포션을 덕지덕지 바르려다가, 뭔가 생각났는지 자신의 품 속 주머니를 헤집어 뭔가를 꺼냈다.


“어? 그거?”


“맞아. 톰이 준건데, 효과 한 번 보자고. 얼마나 괜찮은지 써봐야 할 것 아니야.”


상처들이 큼직큼직 하기는 했지만,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상처는 없었다. 그리고 그렇다면, 웬만하면 포션은 쓰고 싶지 않았다. 포션을 쓸 때의 고통이 만만한 건 아니었으니까.


클로에의 제안에 따라 우리는 톰과 그루가 주었던 지혈제와 연고 같은 것들로 상처를 대충 치료했다. 생각보다 성능이 좋아서, 그 지혈제를 갖다붙이자마자 피가 멎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고를 바르고, 붕대를 대충 묶었을 무렵, 처음 기절했던 녀석들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수인족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여긴..어디?”


“이 자식들이··· 장난해?”


“아오, 시발!”


방금 욕 누구야? 레너드 아니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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