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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놈, 잃을게 없는 놈, 그저 그런 놈.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중·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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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EO
작품등록일 :
2024.01.19 09:05
최근연재일 :
2024.05.14 11:13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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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0,974

작성
24.04.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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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1. 예...? 제가 반 대표? (3)

DUMMY

이 어이없고 황당하면서 답답한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 지에 대해서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언을 듣고,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머리 속에서

간단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 계획을 세웠다.


우선은 학교에 가서, 반장이 오는 것을 확인하고,

시계를 슬쩍 보고, 하나 둘 반 애들이 안으로

걸어 들어 오는 것을 확인 했다.

사실상 그녀의 수많은 조언 중에서

내 머리 속에 남은 건 단 하나의 단어였다.


'가스 라이팅'


머리 속에 남은 단 하나의 단어와 함께

나는 당당히 그가 앉아있는 자리의 앞으로 가서

그가 앉아 있는 책상 위에 손을 고의적으로

소리를 내면서 올렸다.


탁...!!!


내가 책상 위를 후려치듯이

손을 올리면서, 소리를 내자,

고요함이 유지 되고 있었던 반에

앉아있던 학생들을 포함해서

다른 사람들도 내 쪽으로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시선이 모였다.


"...?!"


반장은 당황했는지, 눈을 깜빡 거리면서,

나를 바라보았고, 주변 학생들은

눈치를 살피면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갑자기 무슨 일 난 거야?"

"몰라, 쟤가 갑자기 저러던데?"

"둘 사이에... 뭔 일 있었나...?"


거기에 주변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그

냥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아마 반 애들의 시선들이 꽤 많이 모여

버린 탓인지, 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내게 물었다.


"뭐... 나한테 무슨 볼 일이라도 있어?"

"어."

"무슨... 용건인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나는 이 상황이 마냥 싫은지 멋쩍게 웃고

있는 그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른 학생들도 듣게 하기 위해서,

목에 힘을 주며 목소리를 냈다.


"네 도움이 필요해."

"ㄴ...내 도움?"

"난 이번 체육 대회에서 우리 반을 1등으로서

우승 시키고 싶어,"

"근데... 내 도움이 필요 햐다고?"

"내가 세운 계획에는 정보가 필요한데.

거기에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너밖에 없었어."


내가 양손을 책상에 올리고 차분하고

진중한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학생들 마저

우리 쪽으로 몸을 돌리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야... 들었어? 쟤가 우리 반 시킬 거래."

"진짜?"

"봐... 쟤 눈을 봐, 미친놈의 눈이잖아.

저거는 진짜 어떻게 든 해낼 생각이라는 거야."


그렇게 내가 처음 말을 걸었을 때 부터,

그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듯한 반장은

주변에서 수많은 시선과 관심들이

우리 둘에게 밀집되어있다는 걸 슬쩍

확인 하더니, 고개를 숙인 상태로 괴로운

숨을 내쉬고 말했다.


"있잖아... 네가 지금 내가 대회에

나갔던 적이 있다는 말만 듣고,

이런 거 같아서 말하는 건데...

나한테 도움 받는 건 좋은 생각은 아닐 거야."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그는 스스로 이야기 하기도 살짝은

괴로운지 미간을 찌푸리고, 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전에 중학교 때 이 대회에서

나갔을 때, 우리 반은 꼴등 이었어.

그냥 꼴등도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해서 꼴등을 했던 사람이라고..."

"그래도 네 도움이 필요해."

"너... 내 말을 안 들은 거야? 난 실패자야,

운도 나쁘고... 전략이라는 건 생각도 못하는

멍청한 놈이라고..."


그는 어지간이 이 대화를 끝내고 싶어하는 듯

했으나, 나는 절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기에,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럼 넌 그 대회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던 거야?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고."

"어... 난 아무것도 못 배웠어, 그냥 내가 한심한

놈이라는 거 빼고는..."

"사람한테 나쁜 기억은 오래가는 법이거든,

너한테도 남아있지 않아? 후회들이 이렇게

하면 좋았을 텐데. 이런 식으로."


내 말에 그는 정곡이 찔렸는지,

동공이 크게 흔들리다, 이내 침착함을

되찾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따지듯이 말했다.


"...아까도 분명히 내가 말했었지만, 난 패배자야.

네가 나한테 실패를 통해서 뭔가를 많이 배워서

훌륭한 조언을 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거

같은데, 난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고."


그렇게 반장은 내 말을 확실하게 끊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문 밖으로 향하며

나를 피하려고 했다.


그렇게 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을 지나쳐서 나가려고 할 떄였다.


"야... 저렇게 까지 간절하게,

우리 반을 위하려는 애가 있는데, 반장이라는

놈이, 욕 먹기 싫다는 이유로 저걸 거절하네."

"난... 뭐 쟤 답다고 생각하는데 뭐."

"하긴... 뭐 아무것도 못한 애인데 뭘..."

"쟤 다운 거지 뭐."

"애초에 중학교 때... 시원하게 말아먹은

애한테, 도움을 요청한 게 잘못된 거긴 해."


나는 그를 따라서 교실 바깥으로 나갔고,

화장실의 세면대에서 고개를 숙이고 괴로운

한숨을 내쉬고 있는 그를 보았다.


"넌, 우리 반이 체육 대회에서 이기는 걸

바라지 않는 거야?"

"...아니... 말했잖아, 난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난 실패했다고, 뭘 알려줄 수 있는 게 없어!!!"

"난 너한테 우리 반을 우승 시킬 계획을

알려 달라고 한 적 없어."

"...그럼 나한테 뭘 원하는 건데."


나는 그의 질문에 짧게 대답했다.


"조언."

"무슨 조언...?"

"나한테 아직은 구상 단계이긴 하지만,

우리 반을 우승 시킬 수 있는 좋은 계획을 좀

여러가지 만들어 놓은 게 있거든?"

"그런데?"

"그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네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야."


그 말에 애들이 화장실 바깥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엿 듣고 있었는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들었어? 계획을 5개나 만들었데..."

"진짜...쟤 진짜 이길 생각 인 가봐."

"근데... 그런 완벽한 계획을 보고...

패배자가 해줄 만한 말이 있나...?"

"야... 너 쟤, 일단은 귀족은 아니지만

머리 진짜 좋은 애야.

다 계획이 있으니까, 저러는 거겠지."


내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있는

반장은 눈과 얼굴에서 정말로 도와주기

싫다는 마음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근데 개인적으로... 반장 쟤... 겁쟁이라서,

나중에 자기한테 불똥 튈 까봐.

안 도와줄 거 같지 않냐?"

"쟤가 그 정도로... 겁쟁이였나...?"

"겁쟁이니까... 이번에도 다른 사람한테

떠넘기고, 도망쳤지."


그렇게 화장실 문 뒤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학생들의 비아냥 소리에

그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는지,

화를 내려다 이빨을 단단히 물며 화를 억제하며

나에게 질문했다.


"그래서...내가... 뭘 도와줘야 하는데?"

"일단, 내가 나름대로 생각해서 반 애들을 배치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거든, 한 번 확인 해줄래?"

"어... 보내놔, 확인해보고... 알려줄게."


그가 왠지 도망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 나는 명령하듯 그에게 차분히 물었다.


"보는데 얼마 안 걸리잖아,

그냥 여기서 보고 어떤 지 말해줘."

"...여기서?"

"이름 확인하고, 누구 누구가 들어갔는지

확인하는데 시간 얼마 안 걸리잖아.

그 정도 시간은 반을 위해서 써 줄 수 있지 않아?"


내가 하는 말에 반장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욕을 하고 있는 듯 했다, 그는 핸드폰으로

내가 보낸 사진을 확인 하고, 설렁설렁

확인하고는 내게 말했다.


"아... 뭐 이 정도면... 적당히 잘 짠 거 같은데?"

"이렇게 나가면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 거 같아?"

"그야... 뭐 나도 모르지, 어떻게 될지는 고등학교 때

대회에 나가 본 적은 없으니까."


그의 태도에서는 어떻게 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상당히 간절한 듯 했다.

물론 전혀 그를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반 애들에 대해서 너 잘 알고 있으니까.

얘가 여기서 어느 정도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대강은 알고 있지 않아?"

"아니... 내가 애들 한 명 한 명하고... 그렇게..."

"나보다는 잘 알고 있지?"


반장은 고개를 어색하게 끄덕였다.


"그건... 그렇지?"

"그러면 도와줘, 어떻게 수정하는 게 좋을까?"


그는 더 이상 미소를 짓지 않고,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점심 시간에 3관 뒤에 정자로 와."

"알았어! 거기서 보자."


그는 숨을 크게 마셨다가 내쉬더니

그대로 화장실 바깥으로 나갔다.


***

그렇게 나는 점심 시간에 약속을

맺은 정자로 향했고, 그는 반에서 보이던

착하고 겸손한 태도는 온데 간데 없고,

다리를 꼰 상태로 거만해 보이는

태도와 함께 나에게 물었다.


"너... 솔직히 말해, 계획 5개 있다는 거

거짓말 이지?"

"아니 진짜 있는데?"


나는 그의 말에 핸드폰에서 4장의

사진을 더 보냈다.


"...이거 그냥 아무렇 게나 배치한 거잖아...

이게 뭐 어딜 봐서 계획이라는 건데?"

"아니야 다 계획이야.


첫 번째 보낸 거는 딱 정석적으로

운동 좋아하는 애들을 중심으로 배치를

신경 쓴 거.


두 번째는 최대한 많은 경기 이기는 걸

목적으로 축구, 농구에 힘 빼고 나머지에

다 집어 넣어 놓은 거.


세 번째는 남자애들 민심을 생각해서

축구, 농구에 많이 넣어 놓은 거.


네 번째는 밸런스를 위해서 최대한 남녀를

혼성으로 해서 팀 짠 거.


다섯 번째는 만일의 변수를 생각해서,

상대편의 반칙 패를 유도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입으로 싸우는 애들."


그 리스트를 직접 두 눈으로 보더니,

반장은 말없이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에게 질문했다.


"너... 진짜, 우리 반을 체육 대회에서

우승 시키고 싶은 거야?"

"응."


그는 차분히 앉아서 고민하다가 나에게 말했다.


"포기하는 게 마음 편할 걸?

지금 우리 반이 중학교 때 내 반하고,

70%정도 일치해서 말해주는 건데,

얘네들 운동 신경 없어."

"그 간격을 해결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아니야?"


내 말을 듣던 그는 당황스럽다는 듯이

나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우리...?"

"왜?"

"아니... 왜 우리야? 네가 아니라?"

"도와주기로 했잖아?"

"불가능한 건... 해봤자 의미가 없어."

"넌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어, 해볼 가치가 없어."


그렇게 반장이 나한테 이야기 하고 있을 때,

우리가 앉아 있는 정자 뒤에 있는 벤치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그렇지 뭐... 쟤가."


그 말에 반장은 당황하며 나에게 질문했다.


"...어떻게 안 거지? 되게 작게 말했는데..."

"화장실은 소리가 퍼지잖아?"

"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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