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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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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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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98
추천수 :
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1.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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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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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WGRS - 제 4장(9)

DUMMY

"어라?"

나는 밖으로 나가던 도중 나라와 마주쳤다. 그리고 당장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어머, 왜 그래? 내가 그렇게나 예쁘니?"

나라의 약간 자신에 찬 목소리였다. 그녀의 드레스 차림이 너무 빛이 나 부실 정도였다. 볼륨이 무기 수준이라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였다. 아아, 되도록 노출은 삼가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곳저곳으로 시선이 가는 남자의 본능을 자제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할 말을 찾아야 했다.

"어, 어울리네. 아주 어울려."

얼버무리듯 어설프게 말하자 나라는 빙긋이 웃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마워. 그나저나 어딜 가는 거야?"

"아리야를 데리러. 그 녀석, 창피한 모양이야. 오지를 않아."

"호오, 그렇구나. 그러고도 남을 애지. 그러니까 너밖에 없다. 진호야."

왜 나밖에 없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듣고 싶었지만,

"서둘러 진호. 시간이 얼마 없어."

라고 말하기에 나는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그러고 보니 나라만 드레스를 입은 건 아니었다. 돈 꽤나 있는 녀석들은 죄다 치장하고 나타났다. 돈 많아서 좋겠수다. 제길.

그 녀석 정말 반에 있으면 한 마디 정돈 잔소리 해도 되는 거지? 나는 진래가 알려준 아리야의 반으로 향했다. 척, 발을 내딛자 왠 학생들 무리가 있는 걸 발견했다. 뭐지?

슬쩍 안으로 들어갔다. 응?

아리야는 책상에 엎드린 채 웅크리고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 무린 그 근처에서 쑥덕대고 있었다. 아아, 가만 듣자 하니 아리야를 험담하는 내용이었다. 험담할 이유라도 있던 거냐?

그 내용은 대체로 자기가 얼마나 잘났냐는 시기의 질투와 이젠 정말 자만해서 일만 저지르고 다닌다는 내용이 태반이었다. 그런 내용을 들은 나는 가만있을 수 없었다. 니들이 뭔데 함부로 개지랄이냐? 아리야에 대해선 눈곱만큼도 모르는 주제에 말이다. 물론 나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진래나 그런 누님들 보단 모르겠지만 너희들보단 많이 안단 말이다. 누가 함부로 입을 놀리래?

"안 닥칠래?"

그만 화가 끌어올라 학생들 무리에게 소리쳤다. 학생들은 물끄러미 날 쳐다보다가 넌 뭔데? 하며 시비를 걸어왔다. 뭐, 먼저 시비를 건 쪽은 나니까.

"남을 욕할 거면 되도록 안 들리는 데서 해라. 그렇게 무리 지어서 뭔 짓이냐?"

"헛소리마. 넌 어디서 굴러먹던 새끼야? 아아, 그때 그 녀석이구나. 저 계집애한테 거길… 욱!"

나는 주먹을 날렸다. 순간 머리가 지끈 거렸기 때문에 앞뒤 가릴 새가 없었다. 죽여버린다. 대드는 새끼들은 다 죽인다.

"닥치라고. 쓰레기들아."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학생들은 그런 내 기세에 겁을 집어먹고 나서는 녀석들이 없어졌다. 솔직히 안심이다. 한 명씩 계속 나섰다면 일이 커졌을 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됐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아마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아리야 녀석에게 또 무섭다는 소릴 듣고 싶진 않거든. 그래서 되도록 주먹 휘두르는 건 자제하고 있다.

쳇, 그런데 방금은 도대체 뭐지? 정말 나도 모르게 주먹을 날렸다. 하아... 뭐… 너무 신경 쓰진 말자. 얼른 아리야나 데리고 가자.

"아리야. 뭐하냐? 일어나."

아리야는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울었던 모양인지 눈시울이 약간 붉었다. 뺨도 발그레한 것이 꽤나 웅크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오늘, 네 생일이잖냐. 이렇게 축하해 주려는데 안오고 뭐하는 거야?"

그러자 아리야는 도리질쳤다. 가기 싫다는 뜻인 것 같다. 이런 젠장. 정말 내 여동생 같은 녀석이다. 여동생도 가끔 고집을 부리거나 할때 울면서 고개만 도리질 친다. 어이, 넌 그런 애가 아니잖아? 그 자존심 세고 강한 아리야는 어디 간 거냐? 그리고 왜 이렇게 울고 있는 거야?

"시, 싫어…."

나는 울먹이는 아리야의 손을 잡아 끌어 일으켜 세웠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 너 혼자가 아니야."

"………."

잠시간 침묵. 내가 어째서 이런 드라마 대사 같은 소릴 해야 하는진 약간 의문이었지만 이 고집쟁이 녀석을 끌어내려면 어쩔 수 없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 알았어."

아리야는 고개를 끄덕인다. 몸을 내맡기듯 손에 힘을 풀었다. 나는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고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그럼, 가는 거다. 네 생일 파티에. 걱정 마라. 내가 아주 화려하게 축하해주마."

내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들과 방에 들어가자마자 할 행동들에 대한 계획 구상들이 뒤섞이고 부딪쳐 뒤죽박죽이 된 채 나는 즐겁게 말했다. 아리야는 그런 날 힐끗 올려다보곤 바로 고개를 내렸다. 녀석, 뭘 그런 얼굴을 하고 그러냐. 그러고 보니, 난 너의 웃는 얼굴을 보지 못했구나.

나는 약간 쓸씁한 기분을 담아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철커덕" 이라고 내 입으로 소릴 내고 싶을 정도로 문 열리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린 적은 없다. 문은 열렸고, 그 안에선 생각보다 화려한 모든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어서 와! 아리야, 그리고 제자."

"어서오렴."

제일 먼저 인사를 던지며 반기는 누님들. 그 중 눈에 돗보이는 건 역시 나라였다. 화려한 드레스가 뭇 남자들의 눈을 사로잡고도 남을 정도라고 내가 단언하겠다. 보통 청바지에 셔츠 차림의 스타일이었는데 드레스를 입으니 확연히 달라보였다. 게다가 원래 미모도 되니 이거야 말로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 아차차, 내 정신 좀 봐라.

"여, 축하한다."

나는 약간 식상한 멘트를 던지는 동시에 주머니에 봉인되어 있던 폭죽을 꺼내 재빨리 터트렸다. 빠방, 요란한 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졌고 깜짝 놀라 어깨를 움츠리며 눈을 질끈 감는 아리야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호오.

"자, 어서 박수 쳐!"

갑자기 에드워드가 벌떡 일어나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녀석, 왜 저렇게 들뜬 거냐?

옆에 앉아있던 김민현과 김현지도 덩달아 박수를 쳤고 나머지 녀석들도 추가로 딸려 일어나 박수를 쳐댔다. 순식간에 방 전체가 박수 소리로 가득 메이게 되었다. 나도 치고 싶은 감이 있긴 했지만 잠자코 이미 터트린 폭죽을 들고 가만히 있기로 했다.

"자, 아리야 저길 봐라."

정신 없어 아리야에게 나는 앞을 가리켰다. 앞에선 케이크를 들고 걸어오고 있는 진래가 보였다. 진래는 방긋 웃으며 작게 타오르는 초가 꽂힌 케이크를 내밀었다.

"아리야. 어서 끄세요. 14살이 되신 걸 축하해요."

사부와는 다른 계산법을 가진 사람이 여기 있었군.

아리야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주변을 슥 살펴보고는 약간 어설픈 얼굴을 하고는,

"알겠어."

라고 말한 뒤 훅, 볼을 부풀려 바람을 불어 초를 모두 꺼버렸다. 나는 그제서야 박수를 쳤고 그 효과로 다시 박수 도가니가 시작되었다. 그래, 이거다. 이거라구. 괜히 내 기분까지 들뜨네.

"고마워."

아리야의 인사가 들려왔다. 나는 슬쩍 아리야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이 녀석이 날 올려다보며 고맙다고 하는 것이다. 왜 나보고 고맙다고 하는 거냐.

"그리고 모두 정말 고마워."

쳇, 그럼 그렇지. 난 그냥 고마워고 다른 사람들은 정말 고마워냐.

속으로 툴툴대는데, 아리야는 케이크에 손가락을 찍어 살짝 맛을 보고는 휙 고개를 돌렸다.

"이거, 네가 만들었지?"

뭐? 아, 그렇다면 그렇다 할 수 있지.

"그래..."

아리야는 말끝을 잠깐 흐렸다.

"그럼 축하도 끝났으니 즐겨 보도록 할까요?"

그렇게 외친 것은 미젠다였다. 어딜가나 맹랑하고 밝은 사람이다. 그나저나, 그 말에 환호하는 이 녀석들은 정말 단순하군.

뭐, 이런 분위기도 나쁘진 않다.

나는 빙긋 웃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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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이 은근히 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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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WGRS - 제 1장(5) +3 09.01.06 823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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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WGRS - 제 1장(3) +1 09.01.06 1,155 3 8쪽
3 WGRS - 제 1장(2) +2 09.01.05 1,568 4 9쪽
2 WGRS - 제 1장(1) +1 09.01.05 2,633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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