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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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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조회수 :
36,777
추천수 :
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1.22 12:02
조회
284
추천
2
글자
8쪽

WGRS - 제 4장(4)

DUMMY

"흥, 이제야 기억이 대충 나신 모양이군."

"설마 서류가 바뀌었을 줄이야. 나도 몰랐다."

변명 아닌 변명이지만.

"닥쳐. 어쨋든 넌 날 능멸한 대가로 죽어줘야겠다."

어이, 혹시 부자란 녀석들은 다 자기 기분 나쁘면 죽이는 거냐? 처음 아리야도 그럴 기색이었다.

"맞다."

내 정신봐라, 하고 중얼대던 제리는 쓰러져 있는 아리야를 카인을 시켜 일으켜세웠다.

"때리다보니 신나서 그만 깜빡했네. 내가 말했었지? 기억하냐? 재밌는 걸 보여줄 수도 있다고."

그랬나? 나는 테이프의 내용을 가다듬어 떠올리며 생각했다. 아니, 그보다 '때리다보니 신나서'라니. 성격 지독한 놈이 확실하다. 병원에 보내주고 싶다.

"아리야. 저 남자를 살리고 싶냐?"

도대체 무슨 꿍꿍이길래…

아리야는 힘없이 고개를 들었다가 떨구었다.

"사, 살리고 싶어…."

아... 그렇게 말해준다면 무척이나 고맙다면 살리러 온 쪽은 나다. 넌 살아나갈 궁리나 해라. 그런 내 마음은 아는지 모르는지 아리야는 재차 묻는 제리의 질문에 똑같이 대답했다.

"좋아좋아. 그 자기희생 정신을 높이 사서 너도 살려주도록 하마."

응? 이야기가 왠지 좋게 흘러간다?

그런데, 제리 녀석이 문득 주머니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슥, 꺼내들었다.

"그 전에 보여줬으면 하는 게 있어."

흠칫 놀라며 당황하는 아리야.

"뭘?"

내가 대신 소리쳤다. 제리는 힐끗 날 쳐다보고는 샐쭉하게 웃었다.

"그 아랫도리를 말이야. 겉부터 속까지 전부 보여줬으면 하는데."

"뭐, 뭐라고?"

나보다 놀란 건 아리였다. 아리야는 빨개진 얼굴로 짐짓 뒤로 물러났다. 제리는 그런 아리야 앞으로 쫓아가듯이 다가갔다.

"자, 어서. 네 손으로 그 치마를 올려. 그 정돈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아?"

뭐라는 거냐? 이 개자식이. 듣자듣자 하니 사람 빡칠 말만 해대는군. 어디서 그딴 상습 범죄를 배워 온 거냐?

제리는 내가 뭐라하든 아리야를 재촉했다. 아리야는 한참을 망설이는 눈치를 보였다.

"쳇, 안 할거면 말고. 어이, 케인. 녀석을 죽여."

뭣이라? 날 죽이라고? 진심이냐?

"그 말을 기다렸다."

케인이 바짝 나에게 다가왔다. 우왓! 살려줘!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고 손을 움츠렸다. 아, 정말 나약한 녀석이네, 나란 녀석은. 속으론 복수니 뭐니 은근히 다짐했으나 이렇게 겁을 집어먹고 몸을 사린다. 제길.

"잠깐! 하면 되잖아! 하면."

멈칫, 아리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케인이 들어올렷던 팔을 멈추었다. 제리의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부르르 떠는 손으로 천천히 치맛자락을 붙잡은 아리야의 눈에선 금방이라도 눈물이 흘러나올 것 같았다. 먼지와 핏자국으로 엉망이 된 얼굴과 머리카락은 무척이나 불쌍했다. 으으… 에드워드. 미안하다. 더 이상 가만히 못있겠어. 이 녀석들, 내가 어떻게 되든 일단 주먹 맛은 보여줘야겠다. 내가 어떻게 되도 이젠 상관없어.

순간 내 머릿속에 가면을 쓴 남자의 형상이 스치고 지나갔다. 뭐야? 갑자기.

"아악."

갑자기 머리가 지끈 아파왔다.

"크아악!"

어라?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아아니, 제리가 저만치 나가 떨어져있다. 주먹이 꿈틀거린다. 내가 한 방 친건가? 어느새에?

"으으윽, 이 미친 새끼가 정말 미쳤군. 뭐, 좋아. 어차피 살려 줄 생각 없었어."

뭐라고?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네.

내 몸은 재빠르게 움직였다. 뭔가 내 몸이 아닌 느낌이 강렬했지만 별로 상관없었다. 흔히들 말하는 아드레날린 흥분 상태인 모양이다. 이런 감각에 중독된 놈들이 마약이나 하지. 물론 난 마약 따윈 안한다.

펄퍼덕 제리의 몸 위를 깔고 앉은 난 주먹을 날렸다. 앞뒤 가리지 않고 미친듯이 무조건 주먹부터 날렸다. 괴로운듯 윽윽거리는 녀석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죽을 만큼 아니, 정말 죽여주마!

주변은 전혀 안보였다. 아아….

케인과 카인 녀석이 이제 날 죽이겠지. 아직 이 자식을 못 죽였다. 아쉬울 따름이다.

………………………….

…………………….

……………….

………….

…….

….

잠시간의 침묵 - 나만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 이 흐른 뒤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들었다. 어어랏?

"괜찮으신지요?"

왠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있는 흰 가운의 남자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시야를 아래로 내렸다. 얼굴이 피투성이인 제리가 쓰러져있었다. 몰골이 흉측할 정도였다. 어, 이봐? 정말 내가 이런 건가?

나는 얼떨결에 그 남자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뭐지?

"안정이 필요하시군요. 정신 상태가 몹시 불안합니다."

난데없이 그렇게 말한 남자는 주머니에서 보온병을 하나 꺼내어 뚜껑을 열어 물을 따른 후 나에게 건냈다. 또 얼떨결에 그것을 받아들고 말았다.

"물은 미네랄이 풍부한 만류의 음료수입니다. 매우 몸에 좋지요."

………….

아무 말도 않고 물만 홀짝였다. 척 보니 가운의 남자 못 곳곳엔 칼에 베인 흔적이 있었다. 케인과 진탕 싸운 것 같다. 상황파악을 돕고자 주변을 살폈다. 근처에 케인이, 창문가에 카인이 대자로 엎어져 있다. 아, 추측컨대 창문으로 줄을 타고 발차기 자세로 넘어와 카인은 그걸 맞아 뻗어버리고 케인과 진검 승부를 벌인 이 남자는 상처 투성이로 제리를 때려눕힌 나에게 방금과 같이 행동하고 있다는 거로군. 나치곤 재빠른 해석이다.

"그쪽도 드시지요."

음? 나는 고개를 돌렸다. 아, 맞다. 아리야를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주먹 내지르기에 심취해 있었기 때문인가? 아아, 오늘은 왠지 내가 나 자신이 아닌 것 같고 좀 이상하다. 으으 어지러.

아리야는 살며시 그 컵을 받았다. 그러나 마시진 않았다. 무척이나 슬픈 얼굴로 가만히 앉아있던 아리야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픽 고개를 숙여버렸다. 흐음… 아직도 몸의 떨림이 느껴진다. 아니, 내 몸의 떨림도 있지만 아리야의 떨림이 느껴진단 거다. 그녀는 아직도 두려움에 몸을 떨고 있다. 왜 저렇게 두려워하는 거지?

"자, 어서 여길 나가자."

나는 슥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아리야는 뒤로 물러나며 울상을 지었다.

"시, 싫어. 손대지마."

뭐?

"무, 무서우니까! 손대지마!"

"무슨 소리야? 바보야."

이 녀석이 왜 이럴까. 나는 억지로 손을 잡아 끌었다. 어쨋든 여길 나가자고.

"으으…."

아리야의 신음을 들으며 뒤를 돌아보았다. 헬멧을 쓴 남자는 가만히 날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쓰러진 카인이…

"조심해!"

앞으로 나서며 팔을 치켜 올렸다. 아아아.

팔을 내리고 앞을 보았다. 카인이 이쪽으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양 손엔 각각 권총이 들려있었다. 소리가 안 들린건 그렇게 제작되어 있는 건가. 재빨리 팔뚝을 확인했다. 피가 줄줄 흘렀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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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총의 위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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