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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님의 서재입니다.

WG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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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09.08.16 09:43
최근연재일 :
2009.08.16 09:4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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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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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글자수 :
330,864

작성
09.01.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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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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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WGRS - 제 4장(6)

DUMMY

"어서 오게나! 제자와 아리야."

방 문을 열자 미젠다가 나라와 나란히 선 채 우릴 반긴다. 나를 아예 껴안기까지 미젠다였다. 나는 질문했다.

"뭐에요? 이것들은."

두 사람 뒤로 늘어선 장식용 도구들과 천장에 매달려 있는 풍선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누구 생일이기라도 한거냐?

"맞아. 어떻게 알았어?"

응?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저, 정말이냐? 진짜로?"

"그래. 왜 거짓말을 하겠어."

나라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어버버... 그렇구나.

"축하해, 아리야."

그러면서 꼭 안아주는 나라. 나는 얼른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아, 그렇다면 이제 14살인가?"

내가 말했다. 미젠다는 혀를 차며 손가락을 흔들었다.

"쯧쯧. 제자 말대로 생일 대로 계산하면 그렇지만 진정한 나이 계산법은 1년 법이야. 에, 계산해보면, 14살이 데려면 아직 여덟 달이 남았네."

그런 계산법이 있었나요...

"당연하지. 오히려 그렇게 계산해야 정상이라고."

…??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한다. 정말인가? 왠지 설득력이 있는 미젠다의 나이 계산법이었다.

"얘는 우리가 이렇게 안 챙겨주면 자기 생일은 말도 안하고 넘어간단 말이야."

아리야의 뺨을 귀여운 듯 꾹꾹 눌러대며 나라는 후훗 웃었다.

"됐어. 매 년 마다 이러는 거…"

찡그린 얼굴로 반론하려는 아리야는 말끝을 흐렸다. 실은 고맙게 느끼고 있는 걸까, 나는 아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겠지.

"알았어. 아무튼 축하 정돈 해야지. 안 그래?"

"………."

내가 침묵으로 일관하자 미젠다는 바딱 다가와서는 귓속말을 했다.

"그나저나 이야긴 들었다. 아리야를 집으로 데려갔다면서? 그래서 아무 일 없었니?"

아무 일이라뇨? 전 그런 녀석 아닙니다. 그런 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하지 마세요. 제가 다 난처합니다.

강하게 부정하였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그 이야긴 누구훈테 들었나요?"

"뒤통수한테."

뒤통수?

"왜, 아침마다 너 데려다주는 기사 있잖냐."

김대범 씨 별명이 뒤통수였던 것은 둘째 치고 그 인간이 다 불다니, 입이 싼 인간이었군.

"너무 뭐라하지마. 그 있지, 저번에 케인과 카인 형제가 쳐들어왔을 때 그 인간들을 놓치지 않고 감시해 준게 그 사람이야. 그 덕분에 그때 일도 잘됐고, 어느정돈 감사해야 하지 않겠어?"

그렇군요...

나는 김대범 이란 기사가 진래와 미젠다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과연 그렇군. 나도 모르는 세계에서 은근 활약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나라 누님도 아냐고 물어봐야겠다. 후, 김대범 씨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였다.

뭐, 좀 더 이야기나 나누고 있어라. 아리야를 나라와 미젠다에게 맡기고 방 안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들어갈 수록 화려한 장식들은 늘어만 갔다. 곧 진래를 만날 수 있다. 그녀도 준비로 분주해 보였다.

"…………."

내가 아무 말도 않고 있자 진래는 내 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결국 갔나보죠?"

"네에. 결국 갔죠."

그때 보여줬던 시큰둥한 반응 때문에 약간 자신 없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진래는,

"솔직히 말해서, 전 그때 진호 군에게 조금 실망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진호 군은 당장에라도 일어날 줄 알았거든요."

"전 슈퍼맨이 아니에요."

"후후, 그렇죠. 제가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해결하고 왔어요. 작은 슈퍼맨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그런 거창한 칭호는 제 쪽에서 사양하겠습니다.

"뭐, 됐어요. 아리야는 어떨지 몰라도 절 포함한 모두는 진호 군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이젠 없어선 안 될 존재 처럼 되어버린 거 있죠? 영어로 적당한 표현이... 아, 소울 메이트가 있네요♡"

어느새 저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 건가요.

"그렇다면 그렇죠. 왜요?"

"아뇨. 조금 기쁘다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려구요."

"흐음, 그래요?"

진래는 일하던 손을 멈추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근데 이게…"

"네, 파티 준비 중이죠."

"굳이 이렇게 요란 떨 필요 있을까요?"

나는 천천히 말했다. 진래는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빙긋 미소를 띄었다.

"아뇨. 이러는 게 맞답니다. 진호 군은 생일 파티 같은 거 안하나요? 친구들이랑 할 거 아니에요?"

"그, 그럴리가요. 그럴 새도 없고 친구도…"

힘이 빠진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까 정말로 마땅히 친구가 없네. 아리야는 참 좋겠네. 축하해 주는 친구도 있고.

"오늘은 좀 특별하게 할 생각이에요."

진래는 환한 미소를 유지하며 말을 이었다. 오늘 따라 태양 빛 마냥 빛나 보이는 건 내 착각인가.

"매년 마다 우리끼리 축하했는데, 이번엔 사람들을 초대할 거에요. 아리야에게도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하시면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대꾸하자,

"어머나, 좋다면 좋은 거죠?"

진래는 웃으면서(+상냥한 목소리로) 예의 그 새파란 아오라를 뿜어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표정이다. 이젠 거의 기억에 안 남는 상태였는데… 실로 공포스럽다.

"너무 겁 먹은 얼굴 하지마요. 실은 아리야에게 가르치려는 것 뿐이에요."

뭘 가르치려구요?

"친구들과,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시간이 얼마나 즐거운지를요."

아, 그 미소는 너무나 진실 된 아름다움이었다. 웃는 것이 저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은 별로 기억에 없는데 말이다. 잠깐 넋을 잃을 정도였다.

"그리고 오늘은 더욱 특별해졌어요."

조심스럽게 내게 한 발짝 다가온 진래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폭죽 하나를 내게 건내주었다.

"진호 군이 아리야를 구해준 날이잖아요? 물론 어제긴 하지만 오늘 모아서 축하해보자구요. 그러므로 오늘 축하 메인은 진호 군이 맡아줬으면 좋겠어요. 이의 없죠?"

"예?"

당장 상황 파악이 안됐다.

"그러니까, 진호 군이 오늘의 아리야 다음 가는 MVP라는 거죠."

언제부터 내가 MVP가 된 걸까. 하지만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어쩔 수 없지. 폭죽 정도야 터트려주겠다. 그리고 축하 해줄 마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까. 저런 어둡고 사교성 없는 녀석에겐 아주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그래, 도와줘 볼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폭죽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데 초대도 진호 군이 해시는 게 어때요? 미젠다랑 같이 말이에요."

초대요?

"네. 저랑 나라는 여기 준비에 정말 바쁘답니다. 좀 도와주세요."

별 거리낌 없이 내 손을 잡고 휙휙 흔드는 진래를 보며 거절할 의사 및 의지는 별로 느끼지 못한 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직 물어볼 것들에 대해선 입도 뻥긋 못했는데 이를 어쩌지. 그냥 즐거움의 시간을 만끽한 후 물어봐야 할까.

"복잡한 이야기들은 실컷 놀고나서 하도록 하죠. 진호 군도 좋지요?"

…알겠습니다. 갔다올게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입구 쪽에서 연장을 들고 서있던 미젠다에게 다가갔다.

"사부. 초대 일을 떠맡게 됐는데 갈까요?"

미젠다는 그 말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들고 있던 망치를 툭 떨어트렸다. 그리고 내 어깨를 탁 잡으며 굉장히 들뜬 목소리로,

"오오오, 제자! 드디어 나를 사부라고 부르는 구나. 이 얼마나 대단한 발전인가!"

이런 미젠다의 반응엔 이제 슬슬 익숙해져가는 나였다.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아, 네에. 아까 나이 계산법에서 큰 감명을 받아서요."

반은 진심이었다. 이런 거에 신나서 들뜨는 미젠다가 재밌기도 하였기에 나머지 반은 농담이라고 치부하겠다.

이리 하여 나와 미젠다는(일명 사부는) 방을 나섰고 복도로 향하게 되었다. 아직 쉬는 시간이라 교실 쪽으로 이동할수록 학생들은 늘어만 갔다. 이들 중에 초대를 하면 과연 응할 사람이 있을까는 약간 의문이다. 당연하겠지만 아리야에 대한 공포심이 학생들은 지배하는데는 절대로 이의가 없기 때문이다.

누굴 초대할까 고민하는데 문득 미젠다가 귓속말을 했다.

"어이, 제자. 제자는 얼른 실습실로 가."

예? 왜요?

"원래 계획이거든. 제자가 아리야의 생일 케이크 제작 담당이야."

아니, 제가 왜 그런 일을 해야 하죠? 돈으로 사시지요. 돈도 많으실텐데.

"노우 노우. 케이크는 제자가 직접 만들어야 의미가 있어. 알겠지? 이해 되지?"

모르겠고, 이해도 안 되고, 그 의미에 대해선 한 글자도 찾을 수가 없었지만 초대할 사람을 찾고 이리저리 둘러대야 한다는 사실에 귀찮음 심각하게 느끼고 있던 나는 그만 대충 고개를 끄덕여 버렸다. 그리 나쁜 조건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리야가 어떻게 생각하든 그 케이크로 선물대신 치지 뭐. 좋았어. 그거 좋은 생각이군.

자화자찬에 젖어있는 사이 내 몸은 벌써 실습실에 와있었다. 어라라, 미젠다랑 인사도 못 나눴는데 이렇게나 몸이 움직이다니. 하긴, 만드는 걸 그리 싫어하는 편은 아니라서 말이다. 자자, 주문대로 케이크를 만들자. 별 말이 없던 걸 보니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디자인을 해보자. 그냥 평범하게 생크림 위에 딸기나 초코에 장식물 같은 거면 되겠지.

나는 케이크의 디자인을 생각하며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마 김민현이 있을 것이고, 그 생각은 적중하였다. 녀석은 무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었다. 어라라, 케이크네. 설마 저 녀석이?

"그, 그 케이크는 뭐냐?"

약간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김민현은 내가 물을 때까지 내가 들어온 걸 모르다가 퍼뜩 고개를 들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이건 있지? 진호 널 축하하려고 만든거야."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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