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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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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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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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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은 낭만을 싣고4

DUMMY

건국력 134년(서기 913년) 여름

서울, 경복궁 국무회의실


“대포를 굳이?”


이 한마디는 일본의 제안에 대한 발해의 반응을 아주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었다.


“전하, 대포는 조총과는 다릅니다. 이를 내어준다는 것은...”


소총, 그것도 성능이 뒤떨어지는 조총만이라면 내어줄 수 있다. 조총이라면 냉병기를 가진 군대로도 승산이 적지는 않다.


하지만 대포를 수출해 버리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대포를 수출하는 순간 발해가 구축한 확고한 군사적 우위가 반쯤은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아니, 다 떠나서 우리 쓸 대포도 모자랍니다. 그런데 무슨... 조총 생산설비 늘리듯 대포 생산설비를 늘릴 순 없습니다.”


그랬다. 이 95mm 대포가 어디 한두 문 필요하던가. 북방 요새선을 비롯한 요새들에, 해군에,당연하겠지만 육군에도 이 대포가 필요하다.


한 개의 함대만 꾸리려 해도 못해도 몇 백 문의 대포가 필요하고 발해 내의 수요를 전부 채우려면 못해도 십년은 바라봐야 한다고 하는 가운데 수출은 얼어 죽을 수출.


“차라리 비뢰포나 팔아버리시지요. 어차피 이제 안 쓰는 물건 아닙니까.”


“아니, 아니. 애초에 왜 우리가 무기를 팔아줘야 합니까? 이미 발해는 충분히 일본 내전에 개입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장관들께서 지금 전후 긴축재정이라는 것을 잊으신 건 아닌지?”


“경제적인 관점에선 오히려 수출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대량생산을 하면 할수록 생산비는 저렴해집니다.”


“앞의 이야기는 대체 뭘 들었는지요! 우린 이미 일본 내전에 깊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더 개입해 굳이 후지와라 가문을 자극한다면 일본 내 이권지대가 위험해질지도 모릅니다!!”


재무부 장관 허각의 말에 회의실은 조용해졌다.


‘음, 금광, 은광이 위협받으면 안 되지.’


“허면 이 건은 좋게 거절하면 되겠군?”


“예, 전하. 제가 대사에게 잘 일러두겠습니다.”


“행안부 장관, 간도는 어찌 되어가고 있나?”


이권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자랑스레 말했다.


“도지사와 총독의 말로는 대략 사 년 정도가 더 지나면 완연히 본토로 취급해도 될 정도라고 합니다.”


“생각보다는 꽤 빠르군. 그렇다면 25기 국가개발종합계획이 끝난다면 본래의 계획대로 운신할 수 있나?”


“어... 우선 재정적 관점에서 보자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금 간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정상화가 된다면 긴축되어 있던 다른 부서들에게 충분한 예산을 할당할 수 있겠죠.”


“군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불가합니다. 신병기로의 체계 전환은 둘째 치고 요새 선은 삽을 뜬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북방의 국경을 생각해 볼 때 최소한 두 개 사단 정도는 간도에 주둔해야 합니다.”


그 말에 지영은 못내 아쉬워했으나 기실 따져보자면 간도는 굉장히 빠르게 흡수된 편에 속했다.


우선 지난 백여 년 간의 교류로 양국의 문화가 비슷했던 까닭도 있었고 고구려 왕가가 항복하고 나름 협조적으로 나온 까닭도 있었으며 발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간도인들의 삶의 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까닭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는 간도에서의 반란이 억제되는데 정말 톡톡한 공헌을 하고 있었다.


아니, 반란을 일으키려고 해도 주민들이 어느 정도는 동조를 해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침략자라는 것들이 와서는 길 닦아주고, 옷 주고, 쌀 주고, 집 지어 주고, 농토 정비해서 분배해주고, 심지어는 광산 등의 일자리까지 창출해주며 글까지 알려주는데 주민들이 반란군의 이상에 동조해줄 리가 없었다.


삶의 질만 보자면 고구려 시절보다 훨씬 나아졌으니 주민들이야 딱히 반발할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고구려 왕실의 피를 이은 왕족이라면 발해에도 차고 넘치게 많았던지라 가끔 할 일 없는 인간들 좀 파견시키면 그건 그것대로 효과가 있었다.


“... 좋아, 간도의 문제가 마무리되면 육군의 추가 편성을 고려해보지.”


재무부 장관 허각은 이 결정에 무어라 이의를 표하려 했으나 이내 입을 다물고 침묵을 유지했다.


본인이 생각해봐도 한반도, 간도, 연해도, 북해도, 대만, 유구, 옥해도의 안보를 유지하려면 지금과 같이 육군 사만 오천여 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전하, 혹시 해군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이 없으십니까?”


“그렇잖아도 해군도 향후의 국토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 일렀네. 방위성 총리는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아무튼, 그 이야기는 추후에 하도록 하지.”


평소대로라면 더 회의를 진행했겠지만 지영은 이쯤에서 폐회를 선언했다. 왜냐하면 전국체전이 곧 개막하기 때문이었다.



건국력 134년(서기 913년) 여름

서울, 한강 일대


퍼엉!!!


예포 소리를 신호로 각양각색의 폭죽들이 하늘을 수놓으며 첫 전국체전을 시작을 알렸다.


본래는 전국체전의 개회식은 낮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이 여름날 낮에 진행한다면 애로사항이 많기에 그나마 선선한 저녁 시간대로 정해졌고 지영이 ‘저녁엔 역시 폭죽이지!’라고 강력히 주장한 덕분에 폭죽은 제 임무를 다할 수 있었다.


“““행복과 평화가 깃드는 발해여, 우리의 조국이여~♬

온 천하가 평화를 갈망하니

신민들을 향해 손을 내밀어라

우리가 형제애로 하나되면

신민의 적들을 무찌르리라

평화의 광명이 빛나게 하라

더는 어머니가 아들로 인해 곡하는 일이 없도록

아들로 인해 곡하는 일이 없도록~♩♪”””


몇 만인지 세기도 힘들 정도의 시민들이 부르는 애국가는 온 하늘을 울렸다.


이전의 예포 소리보다 커다란 소리에 무슨 일인가 하고 오는 시민들도 한둘이 아니었다.


다만 이 애국가라는 놈은 사실 우여곡절이 많은 놈이었는데 원래 지영은 본 역사의 애국가를 국가로 하려고 했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우리 땅은 계속 커질 텐데?’


무한정 커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더 커지리라는 건 확실했다. 그렇기에 동해물과 백두산, 삼천리 화려강산 등 국토의 크기를 제약하는 국가는 참으로 곤란했다. 땅이 커질 때마다 국가를 개사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이리저리 머리를 짜매다 나온 노래가 바로


‘난 빨갱이는 싫지만 빨갱이 노래는 좋았어.’


독일 사회주의 공화국 국가였다.


고칠 부분도 얼마 없고 가사도 좋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 지영 본인만 이 노래의 기원이 어디서 왔는지만 언급하지 않는다면 나쁜 부분은 하나 없었다.


아무튼 발해의 국가 ‘평화의 노래’가 끝나자 곧이어 공연단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공연단의 주제는 참으로 가지각색이었는데 고조선 시절부터 시작해 발해의 역사를 그려낸 공연부터 민간에서 인기 있던 흥부전, 별주부전 등의 판소리와 음악회, 그리고 전국체전의 정신을 담아낸 공연까지 끝도 없이 이어졌고 관객들은 이런저런 간식을 집어먹으며 간만의 대축제를 마음껏 즐겼다.


그 후 각기 남과 북에서 성화가 전해지고 마침내 선수들이 입장하게 되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주신 관객 여러분, 환영합니다!!! 발해가 건국된 이후로 우리는 많은 재주를 갈고 닦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응당! 그 재주들을 겨룰 장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국 최고의 궁사는 누구인가! 전국 최고의 주먹은? 과연 그 누가 발해 최고라 할 수 있는가!!! 이 궁금증에 답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선수들이 모였습니다. 관객 여러분, 모두 뜨거운 박수와 성원으로 맞이해 주십시오!!!!”


와아아아아아아!!!!


그 뜨거운 열기에 선수단은 모두 얼빠진 표정이었다. 사실 이들은 일이 이렇게 크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니 몇몇 종목이야 이래저래 쓸모가 많은 재주라지만 몇몇 종목은 그냥 간단한 유희 아니었던가?


그렇기에 끽해야 경기장을 반이나 채울 거라고. 그거면 많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무슨 놈의 관중이 한강 변두릴 꽉 채웠단 말인가!’


‘이거 장난으로 가볍게 임해서는 안 되겠군’


‘뭐야, 이거. 무서워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어쨌건 자신들을 보러 이 많은 사람이 온 것 아닌가.


선수단이 그렇게 의지를 다지는 사이에 행사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어느새 첫 경기인 승마가 시작되었다.


“네,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3번마 흑미, 그 뒤를 5번마 강풍마가 잇습니다. 그리고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8번마 장산이 그 뒤를 쫓아갑니다.”


“예, 한 가지 의외인 것은 8번마 장산은 선행마가 아니었던가요? 헌데 시작을 좀 여유 있게 끊었습니다? 이게 과연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그렇습니다. 더불어 며칠 전 온 비로 아직 배수가 덜 된 상황! 이것 또한 승부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선두권에서 치열한 자리싸움이 벌어집니다! 아무래도 안쪽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입니다만!”


“예, 하지만 명심해야 할 건 이 경기는 2500m의 장거리 경기입니다. 굳이 첫 번째 곡선부부터 안쪽을 고집할 필요가 없죠? 오히려 자리싸움을 하느라 체력이 빠질지도 모릅니다? 안 그래도 배수가 덜 되어서 생각보다 주로가 질척거리거든요?”


경마 시합과 동시에 여러 소형 경기장에서는 탁구나 권투 등의 시합이 이루어졌고 공식 종목들은 아니지만 이곳저곳에서 장기, 바둑 혹은 기타 사소한 내기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10번 구역에 응급환자 발생!!”


“잠시만 비켜주세요!! 응급환자 발생입니다!!!!”


“줄 서세요, 줄!! 거기 새치기 하지 말고 줄 서세욧!!!”


물... 론 약간 사소한 문제들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예상 내의 범주였다.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는 의료진, 경찰들의 생각은 좀 다를 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은거지. 수습이 가능하잖나.”


“물론입니다! 의료진과 경찰력의 피로도 관리를 위한 조치도 충분히 취했으니 걱정 마십시오!!”


행안부에서는 피로도 감소를 위해 교대근무가 가능하도록 충분한 인력을 확보했고 그것도 모자라 피로도 감소를 위한 보양식, 각성제, 그리고 안마사까지 수배해놓은 상황이었다.


“좋아, 아주 좋아. 내일 있을 국궁 경기와 검도 경기가 기대되는구만.”


작가의말

공산권이 노래는 참 잘 만듭니다. 나라를 말아먹었어서 문제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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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범선은 낭만을 싣고7 24.09.05 40 4 13쪽
333 범선은 낭만을 싣고6 +3 24.09.02 4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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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용이 나뉘다5 +2 24.06.30 87 3 11쪽
316 용이 나뉘다4 +2 24.06.27 77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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