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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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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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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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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은 낭만을 싣고5

DUMMY

건국력 134년(서기 913년) 여름

발해, 옥해도


옥해도 총독보로 정식 부임한 김경진은 입을 떡 벌리고 발달한 청해시를 바라보았다.


“이게 일개 개척지라고?”


발해 본토가 발달한 것이야 이해를 한다. 자신이 당에 살적에도 중화 이외에 그나마 그~나마 문명화된 곳이 있다면 그곳은 발해라고 인식은 했으니까.


‘그런데 이건 규모만 작지 어지간한 도시의 성세에도 밀리지 않지 않은가?’


날씨가 더워서인지 면포를 입지 않고 가벼운 옷을 입고 다니지만 거리는 활기차고 사람들의 표정에는 활력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저, 건물! 저 건물! 대체 어찌 이런 벽지에 고층 건물이 있단 말이야?”


복층 건물이야 흔한 것이고 아예 3층, 4층 건물들을 넘어 5층 건물까지도 보이는 판국이니 김경진으로서는 기함할 일이었다.


“아하하, 사실 그게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


“개척지잖습니까. 땅을 넓게 쓸 여유가 없죠. 거기다 환경이 완전히 다르면.”


“안전이 확보된 땅이 적으니 건물이 높아졌다는 건가... 그래도 어찌 이리 빠르게?”


개척지의 고층 건물이 이리 빠르게 건설될 수 있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발해인 스스로도 모르고 있었지만 발해는 컨테이너 물류 부문을 선도하는 나라였다. 물론... 이 시대에 컨테이너 물류를 하는 나라는 발해와 그와 많이 교류하는 일본 정도나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긴 하지만.


요지는 컨테이너, 즉 화물 상자와 비슷한 물건들을 만들고 적재하고 보관하는 일은 이미 질리도록 해온 것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발해란 나라는 표준화, 규격화에 미쳐있는 나라였다. 똑같은 가구, 문, 혹은 장비를 만드는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인은 조립식 건축에 있어 굉장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똑같은 건물 유닛이 찍혀져 나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안에 가구랑 사람 넣어봐야 화물보다는 하중의 부담이 현저히 적었다.


그러니 저층 건물은 적층식 방식으로 건물을 쌓아서 마감하고 고층 건물은 철근 콘크리트 프레임을 만들고 거기에 건물을 끼워넣는 서랍식 방법으로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


이 단점으로 집이 다 비슷비슷 해지거나 공용 주방을 사용해야 한다거나 하는 문제점이 있긴 했지만...


“1층에 식당이랑 공용 욕실이 생기니 오히려 주민들끼리 교류가 잦아지면서 끈끈해지는군.”


그만큼 얻는 것도 커서 문제도 아니었다.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옥해도(루손 섬) 개척지는 빠르게 발전했다. 그리고 일거리도 많지 않은가.


나무를 벌목하고 가공할 목수, 길을 닦고 설계할 공학자와 인부, 항구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관리인, 그 외에도 수많은 인력이 필요했고 성실히만 한다면 한몫 잡는 건 어렵지도 않았다.


거기다 발해 본국에서도


“옥해도에서 꿈을 이뤄라!”


“삼 년간 세금 면제!”


“옥해도 전형으로 당신도 관료가 되어보세요!”


라며 옥해도 이주를 부추기니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구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빠르게 총독 대인을 만나뵈야 하거늘”


명색이 총독 보좌관인 총독보인데 총독을 찾아뵙지도 않고 이렇게 도시 구경이나 하는 건 도리가 아니었다. 어차피 총독보를 하게 되면 실컷 볼 도시이기도 했고.



건국력 134년(서기 913년) 여름

서울, 경복궁 외교부 접견실


일본에서 조총 총열 제작으로 끙끙대고 있을 때 일본 대사 미나모토루 토오루의 생각은 살짝 달랐다.


‘돈을 주면 기술을 팔지 않을까?’


화약 만드는 법이야 몰라도 총열 만드는 법까지 그렇게 쩨쩨하게 굴 것 같지는 않았다. 결국 중요한 건 화약이니까.


그리고 일본 내에서 가장 발해스러운(...)사람을 일부러 대사로 임명하는 것도 있었다.


“총열 제작 기술을 구매하고 싶다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장관님. 유감스럽게도 아국은 내전 중이고 최대한 비용을 절감해야 합니다.”


“흠...”


“생각해 보십시오, 장관님. 내전이 종식되고 아국의 군사력이 강화되야 동북면을 정리해 양국의 교역길이 더욱 늘어날 것 아니겠습니까?”


‘하긴 북해도에서는 해상 교역만 가능하긴 하지. 만약 바로 인근에서 필요한 물자를 조달할 수 있다면 비용이 훨씬 절감될 것이다.’


생각을 전한 윤질은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일본국은 우리의 우방입니다. 발해는 우방으로서 빠르게 일본국의 혼란이 잦아들고 평화를 이룩하길 바라며 그것을 위해서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습니다.”


“실로 그렇습니다. 양국이 우애를 돈독히 한 지 오랜 시간, 서로 번영을 이루지 않았습니까? 장관님의 뜻이 꼭 제 뜻과 같습니다.”


“우리 발해에서는 현재 일본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약... 간의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대사께서는 어찌 생각하십니까?”


‘그러니까 바로 주진 않겠다는 거군.’


그렇다고 주지 않는다는 소리는 않았기에 토오루는 웃는 표정을 유지하며 답했다.


“이해합니다. 다만, 지난번의 불운한 사건 이후에 우리 일본에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장관께서 이 부분을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만”


“물론, 일본의 노력은 저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왕 전하께서도 판매 승인 결정을 내리신 것이기도 하고요. 또한, 귀국 일본은 현재 내전 중이지 않습니까? 지금이야말로 일본군의 현대화 계획을 다시 진행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대화 계획이라...”


“그렇습니다. 우리 발해의 계획은 이렇습니다. 현재의 군사고문단을 확대하고 일본군이 최신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조총 육천 정을 면허생산하고 그 이후에 기술 이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리 한다면 차후 일본 내에서 조총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개량하는 데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그 제안에 토오루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갔다. 이 제안이라면 기존의 육군 현대화 계획이라는 것과 큰 차이가 없긴 했다.


‘문제는 면허생산을 육천 정이라...’


한 마디로 돈을 더 뽑아먹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장점도 있긴 했다.


‘장인들에게 확실히 경험을 쌓게 해 줄수 있다.’


기술이전을 해 준다고는 해도 장인에게 경험을 주는 건 아니지 않은가. 또한 면허생산을 하게 된다면 확실히 품질은 보장된다. 발해의 기술진까지 와서 기술적인 조언을 계속 해준다고 하니


“이 정도 제안이면 덴노께도 한 번 여쭈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해합니다. 부디 좋은 답변 기대하겠습니다.”


이 제안에 대한 다이고 덴노의 답은 매우 간단했다.


“그대로 진행하라.”


분명 발해 측도 가져가는 것이 많지만(예를 들면 돈이라던지, 혹은 돈이라던지) 그만큼 일본에 내어주는 것도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맨 땅에 삽질하면서 버리는 비용이나 이번 거래로 지출하는 비용이나 사실 거기서 거기로 보였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 거래는 확실하게 총열의 제작 방법을 알 수 있다는 것 정도?


사정도 어려운데 굳이 도박을 할 이유는 없잖은가. 그리고 거래 대금 지불에 대해서도 발해가 많이 편의를 봐주기도 했고.



건국력 134년(서기 913년) 여름

서울, 경복궁 국무회의실


“휴우... 전국체전이 무사히 끝났구려.”


나는 내가 말을 하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다.


퍽!!!


“와하핫!! 그렇지!!! 더 때려!! 더!!”


“머, 멈춰!!”


“심판은 빠져라!!”


“우우우우!!”


권투 경기에서는 집요하게 낭심을 노리는 사람이 나타나 골머리를 썩였고 검도 경기에선 팔 하나 나간 선수들도 종종 보였다.


“음... 내 신민들의 그... 열정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니 앞으로 전국체전은 격년으로 열도록 하겠소.”


난 우리 조상님들이 이리 폭력적일 줄은 몰랐다. 하긴, 생각해 보면 석전이라는 돌을 던져 뚝배기를 깨는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있었지. 지금이야 그나마 이걸 금지하긴 했지만 그 땐 진짜 난리도 아니었다.


심지어는 석전을 금지시키자 겨울에 눈싸움을 했는데 신비하게도 맞은 사람의 뚝배기가 터지는 기적을 목도할 정도였다.


덕분에 나는 예정에도 없던 전국 순회를 하며 조금 온화하게 석전을 하자고 일일이 설득해야 했으며 지금은 그나마 면 갑옷에 투구를 쓰고 진흙 공을 던지며 노는 조금은 얌전한 놀이로 변화했다.


그래도 많이들 다치긴 하지만... 죽는 사람은 많이 줄었으니...


“그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재무부 장관도 느낀 게 많던지 입을 꾹 다물며 무언의 동의를 표했다.


분위기가 이리 끓어올랐는데 다음 전국체전은 없어요! 라고 발표하면 제아무리 재무부 장관이라도 어머니 지구의 각질이 벌할 것이었다.


아아, 자연은 어찌 이리 위대한가.


“헌데 다음 전국체전도 서울에서 할 생각이신지요.”


“음, 아무래도 그게 낫지 않겠나. 다만, 서울에서만 하면 기존의 뜻과 어긋나니 지방에서 각자 예선을 치르는 게 좋겠군. 행안부 장관? 이를 위한 조직을 하나 구성하시오. 실장 자리를 하나 내면 딱 맞겠구려.”


외청으로 독립시키기엔 전체적인 스포츠의 규모나 중요성이 좀 애매했고 그렇다고 국장을 세우자니 조직이 너무 작아졌다. 그리고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서는 1급 관리관부터 내가 직접 관리하는 라인의 하한선이다.


전국체전에 직접적으로 빠르게 관여하려면 국장보다는 실장이 낫지. 물론 어지간해서는 행안부 장관을 거치겠지만 세상 일은 모르는 법이다.


그리고 본래 계획과는 달리 전국체전 본선은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노선을 틀었다. 이만한 행사를 격년으로 하면서 그 때마다 그에 맞는 인프라를 건설하라고? 이건 미친 짓이었다.


제아무리 효과가 좋다고 해도 가성비라는 게 있지 않나. 예산 천억을 쓰고 십억 효과보면 뭐할거냐고.


“예, 전하.”


“그건 그렇고 외교부 장관, 키탄과의 협상은 어찌 되어가고 있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상상 이상으로 광산에 대한 애착이 강하더군요. 해서 금속 광물이 아닌 도자기용 흙 등을 캐겠다고 둘러댈 예정입니다.”


저런, 산동 인근에서 초석 광산을 빼와야 하는데 말이야.


물-론 인도산 초석이 최고긴 하다. 하지만 거기에만 의지할 수는 없지. 그래서 생각한 게 산동의 초석 광산이다.


이 산동 광산은 입지가 아주 좋은데 운송비 저렴한 건 둘째 치고 정 뭐하면 미친 척 하고 들이받고 알 박아버리면 그만이다.

그렇게까지 하면 피곤해지긴 하지만... 초석은 못 참는걸.


작가의말

개인적으로 모듈러 건축을 참 좋아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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