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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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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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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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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나뉘다15

DUMMY

건국력 132년(서기 911년) 가을

일본, 쿄토 근교


남북조의 지도부들은 마침내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쿄토를 점령해야 한다!”


다이고 천황의 북조나 데이효 천황의 남조나 이름만 천황이고 황제지 실상은 거대한 연합의 수장이나 마찬가지였고 예나 지금이나 연합이라는 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조직이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다섯 명이 연합해서 한 개의 팀플을 수행해본다면 그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정말 간단한 팀플에서도 그럴진데 온갖 이해관계가 얽힌 봉건 연합이라면 그 복잡함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준이 아니었다. 아니면 어떻게 인간의 언어로 표현했다고 해도 읽을 만한 물건이 아니던가.


어쨌건 이 남북조 연합군은 ‘나는 일하기 싫지만 어쨌건 차려진 밥상은 맛있게 먹을 거야!’라는 마인드로 전쟁에 임했고 그 결과 밥은 차려지지도 않는데 일은 않고 앉아만 있어 돈이 축나는 참담한 상황에 결국은 최소한의 합의점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니, 밥을 먹으려거든 일단 밥이 있기는 해야 할 것 아닌가. 물론, 그 밥상을 차리는데 숟가락만 띡 올릴지, 아니면 벼농사를 지으러 갈지는 치열한 눈치싸움과 각자의 이유로 결정되겠지만.


아무튼 상황이 이렇게 되니 한가롭게 훈련하고 있는 육천 명의 소총병을 가만두기엔 아깝다고 생각한 다이고 천황은 본격적으로 발해의 군사고문단을 갈구기 시작했다.


“이런 젠장! 이제 겨우 발 맞추고 총 같이 쏘는 놈들을 끌고 간다고?”


발해의 군사고문단도 사람이기에 박승참 대령 휘하의 고문단은 그 명령에 일제히 반발했다.


그래, 절대적인 관점에서 이 정도 훈련했으면 전장에 설 최소한의 자격은 맞춘 셈이다.


하지만 발해가 예비군을 짧게 훈련시켜 투입하는 것과 지금 일본이 소총병을 투입하는 건 엄연히 다른 문제였다.


발해의 예비군이야 국가의 비상 상황이고 이들이 손실을 입더라도 어쨌건 군의 전통을 이어 나갈 현역병들을 소모시키는 건 아니잖은가.


반면에 일본은 비상 상황이야 발해와 같다고는 해도 이들은 발해식 훈련을 받은 현대화된 군의 기초가 되어줄 소중한 종잣돈 같은 존재들이다.


물론, 이번에 쿄토에서 일어날 전투들도 굉장히 중하다지만 그래도 북조의 전력 상 남조에 쉽사리 밀릴만한 그건 아니었으며 그렇다면 굳이 종잣돈을 어음 돌려막기에 동원할 필요는 없다는 게 발해 군사고문단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이걸 그대로 말하기도 뭣한 것이


‘잘못하면 우리가 일본군을 비하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원래 정치와 외교란 글자 한 글자에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해석되는 물건 아니겠는가.


‘입이 있어도 말할 수가 없겠군.’


그들은 어디까지나 퇴역군인이었지 외교관이 아니었기에.



건국력 132년(서기 911년) 가을

서울, 경복궁 장관 회의실


“그러니... 겨울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자들에게 그 뭐시냐, 인턴...? 의 기회를 주자 그 말씀이시지요?”


교육부 장관 최언위는 얼굴을 환하게 빛내며 답했다.


“바로, 그겁니다. 전하께서 몇 번 인턴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귀동냥으로 듣고 이거다 싶었지요. 겨울학교 정책이야 머리를 고심해 나온 정책이긴 합니다만... 확실히 동기부여가 될 포상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그 말에 재무부 장관 허각은 미적지근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 그거야 알겠소만 그래서 재무부 입장에서 그 인턴 정책을 해야 하는 이유가 뭐요? 가뜩이나 없는 예산을 검증도 안 된, 한두 달 굴러먹은 사람들에게 퍼주기?”


“허허... 장관, 진정하지요. 진정. 말이 그 인턴이라고 좋게 해주는 거지 쉽게 말해 그냥 견습 아닙니까, 견습?”


“그걸 아시는 분이”


“그러니 월급을 후려쳐도 된다는 말이지요.”


허각은 아까까지의 미적지근한 태도는 이미 대동강 너머로 흘려보냈다는 듯 자세를 바로 하고 은근한 어투로 물었다.


“해서? 그 다음에는?”


“어차피 관료를 고용하는 것도 돈이지 않습니까. 그 몇 분의 일로 인턴을 잠시 고용하고 일을 못하는 이들은 해고, 잘 하는 이들은 정식으로 채용하면 그만 아니겠습니까?


어차피 학교 좀 나왔다 하는 이들은 7급 보통관료 시험으로 관료생활을 시작하니 크게 문제될 것도 없겠죠.”


“그러면 인턴들의 불만이 있겠지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어차피 겨울학교의 대상은 대부분 농민들이고 농민들은 겨울에 쉰답니다. 11월 즈음부터 겨울학교 교육을 시작하고 12월 정도부터 인턴 생활을, 그리고 대강 3월이 되기 전에 정리하면 그만이지요. 어차피 집에서 탱자탱자 식량이나 축내는데 돈도 벌고 잘하면 관료도 되는데 왜 싫어합니까?”


“허...”


“이리 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인력난도 얼추 해소하고 신민들의 문맹률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니 저랑 우리 재무부 장관님이 힘 좀 써서 통과시키면 이 얼마나 좋을 일일지?”


“좋군요, 아주 좋아요. 다만, 사칙연산과 표준 규격 정도는 인지해야 합니다. 말마따나 농부들 세금 다 그때 들어오고 신년 계획이나 구년 계획의 정리가 그때 이뤄지는데 짐 덩이 서너 명 들고 처음부터 알려줄 수는 없지요.”


“그거야 어려운 것도 아니잖습니까? 한글 교육을 서류로 하면 그만이지요. 어차피 공고문도 표준 규격으로 붙이는 거 아닙니까?”


싸늘했던 분위기는 어디 가고 어느새 두 장관이 자리한 중회의실은 훈훈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다만, 그 사항을 반영하려면 올해로는 안 되겠군요.”


“이번 연말, 다음 연초도 바쁠 거야 뻔하니 한 번 고통을 겪고 그걸 근거로 밀어붙입시다.”


“역시 사람은 몸으로 겪어야 습득이 빠른 법이지요.”


“흐흐흐”


“후후후”


두 장관은 밝게 미소 지으며 굳게 악수했다.


두 장관의 의도야 어쨌건 모두가 행?복해질 결과니 좋은 일이었다. 잘 됐네, 잘 됐어.



건국력 132년(서기 911년) 가을

여수, 발해 해양 조합 여수-광양지부


“이놈의 학회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의뢰만 내어주는군”


발해의 여러 학회는 새로이 등장한 개척지인 통칭 옥해도(루손 섬)에 맹렬한 관심을 표했다.


새로운 땅은 곧 새로운 식생에 대한 풍부한 연구거리를 제공했고 그와 더불어 만약 산업 쪽과 연계가 되기만 한다면 엄청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그 시작을 연 것이 바로 목화의 개량. 목화를 개량했던 농업과학연구소의 연구실은 말 그대로 돈에 깔려 죽을 정도의 돈을 받았다.


그러니 학회의 연구원들은 지식욕과 더불어 명예와 금전까지 짭짤하게 챙길 겸 교역로와 연결된 모든 곳에 대한 동식물, 기후, 지하자원, 인문환경 등을 알아오라는 의뢰들을 했고 상인이나 군인들은 부임지나 거래를 위해 갈 때 겸사겸사 해서 용돈이나 인맥을 쌓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곤충 박제는 좀 그만 보고 싶은데”


물론 그만큼 보수를 많이 주기는 하지만 학회의 의뢰라는 게 무조건적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


학회도 옥해도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못하니만큼 하나만 걸려라 식의 의뢰가 아직까지도 많았고 그 의뢰를 받은 의뢰자들도 맨땅에 머리를 박아가며 의뢰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예- 어서옵셔.”


“옥해도 의뢰 목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여기부터 이 노란 종이 붙여진 곳까집니다. 줄을 그은 건 의뢰 끝난 거, 표식이 있는 건 누군가가 받아간 의뢰니까 참고하세요.”


“... 흠, 이렇게, 이 쪽부터, 이거 이거, 그리고... 어, 여기까지 다 주십시오.”


의뢰를 잔뜩 집어든 진상(진)의 모습에 접수원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좋게 말했다.


“의뢰를 하나 받아가도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손님 본업도 있으시지 않습니까?”


그랬더니 돌아오는 답이 아주 가관이었다.


“이게 제 업입니다. 탐험가죠, 의뢰를 전문적으로 해결해 드립니다.”


“...?”


“흠흠, 저는 의뢰금이 주 수익원입니다. 상거래는 부차적인 문제죠. 그 전에 부산에서도 나름 이름을 알렸었습니다, 자 여길 보시면 부산지부장님의 소개장이...”


틀림없는 진품 소개장에 접수원은 입을 쩍 벌렸다.


‘와, 이제 의뢰만으로도 먹고사는 사람이 나오네.’


그가 이런 탐험가 1호의 길을 자청한 이유는 간단했다.


‘상거래도 망할 때 많더라.’


성실함만 가지고 자영업을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의뢰들은 성실하기만 하면 어떻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관찰에, 수집, 조사 등은 어쨌건 그 일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들이었으니 전문적인 상인이나 군인에게는 어디까지나 덤으로, 시간 남으면 하는 일에 불과했고 의뢰의 높은 실패율은 바로 여기에서 기이한 것이었다.


그리고 상거래는 전체 의뢰금의 2할 정도만, 부피가 작은 것 위주로 하는 것이 바로 그의 방식이었다.


“아무튼 이제 의뢰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십시오.”


그렇게 그는 장장 다섯시간에 걸쳐 서른 두 개의 의뢰를 받고 홀연히 떠났다.


“개새끼...”


참고로 그가 들어온 시간은 오후 세시 반 이었다.



건국력 132년(서기 911년) 가을

서울, 어느 한 통닭집


“? 눈꽃통닭? 주인장, 이건 뭐요?”


으레 통닭집이라고 하면 반 마리, 한 마리, 두 마리, 그리고 맥주. 그걸로 끝이었다.


그런데 통닭류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 눈꽃통닭이라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아, 그거 저희 신메뉴입니다! 지금 행사주간이라 눈꽃통닭을 시키시면 맥주 한 잔을 증정하고 있는데 한 번 드셔보실랍니까?”


공짜 맥주 한 잔에 혹한 사내는 눈을 빛내며 물었다.


“그렇다는군, 어째. 같이 한 잔 하겠나?”


“흠, 그러지. 통닭인데 맛이 없기라도 하겠나.”


“그렇지, 그렇지. 주인장! 여기 눈꽃통닭 한 마리에 맥주 한 잔!”


잠깐의 시간을 기다려 받은 눈꽃통닭은 일단 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였다.


황금빛 튀김에 뿌려진 하얀 가루들, 말 그대로 눈꽃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다.


바삭!


닭다리 하나를 들고 베어물자 바삭한 튀김과 함께 느껴지는 약간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치즈의 맛에, 나를 잊지 말라는 듯 그 존재감을 과시하는 부드러운 닭다리 살과 육즙은 그를 사로잡기엔 충분했다.


그렇게 실컷 닭다리를 뜯다 맥주를 한 잔 곁들이니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었다.


기존에 시킨 한 마리에 한 마리를 추가로 시켰지만 동나는 건 순식간이었다.


“분명히 세 마리나 시키지 않았나? 그 많던 닭들은 모두 어디에 있나?”


“맥주도 분명 많이 시켰는데...”


눈꽃통닭, 대성공!


작가의말

서명하시오!

뿌링클은 전통 한식이다...

???: 이제 무협에서 점소이가 뿌링클을 들고 어쩌구 저쩌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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