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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님의 서재입니다.

다시쓰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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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쉘오리진
작품등록일 :
2021.05.12 19:01
최근연재일 :
2024.02.21 00:05
연재수 :
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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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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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32,740

작성
23.11.22 01:44
조회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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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남북전쟁13

DUMMY

“어찌···. 어찌 이런 일이···.”


봉황산성이 어떤 곳인가.


고구려 최고의 요새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동의 방어선, 천산산맥으로 향하는 대로와 동부로 향하는 대로를 지키던 든든한 방패. 그 방패가 고작해야 이십 일, 이십 일도 안 되어 떨어졌다.


그걸 알았기에 고구려는 어떻게든 폭죽을 몇 개 구해 최대한 적응 훈련을 하고 원군을 보낸 것이었다.


족히 십만 명은 살 수 있는 너른 내부와 외부의 험준한 지형, 그에 기반해 건설한 성벽은 철옹성이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모자라 최근에 성벽을 한 번 더 손보았지 않은가.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더욱이 전령이랍시고 온 병사의 말은 더욱 기가 막혔다.


“성벽이 무너져? 그 성벽이?”


그 말대로라면 성벽 한쪽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진입해 함락시켰다는 것 아닌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였다.


‘이러면 앞으로 수성전을 하는 의미가 있는가?’


사실 이전까지 성벽이 무너진 적이 없진 않았다. 다만 병기의 한계상 무너뜨리는 것보다 수리하는 것이 빨랐을 뿐.


실제로 콘스탄티노플은 우르반 대포에 의해 무너지지 않았다. 물론 우르반 대포가 성벽을 일부 허문 것이야 맞지만 재장전이 오래 걸리고 조준도 부정확해 2차 포격이 이루어질 때쯤이면 성벽의 보수가 완료되었기 때문.


하지만 비뢰포와 대구경의 작열탄은 그 이야기가 달랐다. 아무래도 폭발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좀 떨어져도 괜찮았으며 포문 수가 워낙에 많기도 했고 제작도 쉬워서 막 다뤄도 크게 문제가 없기 때문이었다.


산성을 중심으로 한 종심방어는 삼국시대 이래로 한반도의 주요 전쟁 전략이자 수성 전략이었다.


‘산성에 의지하면 안 된다, 회전도 당연히 안 되겠고.’


회전을 붙는다면 붙는 즉시 저 망할 신병기에 대열이 녹아내릴 텐데 무얼 하러 그리 어리석은 짓을 하겠는가? 그동안의 전훈을 무시할 만큼 그는 모자라지 않았다.


“장군, 어찌해야 합니까?”


“기병, 그나마 기병밖에 없다. 보병을 접근시키려면 적어도 저 신병기에 대적할 무언가가 필요해.”


신병기를 막아주든, 파괴하든, 혹은 피해를 받지 않을 무언가의 방법을 생각하든. 아무튼, 그 이전에는 회전은 자살행위였다.


“적의 기병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형은 우리의 편이지.”


그는 그 즉시 기병대를 잘게 찢어 사방에서 발해군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젠장, 저 쥐새끼들! 기병대는 대처가 아예 안 되는 겁니까?”


“추격할 수 없습니다.”


“왜요!”


“적들은 지형에 너무 익숙합니다. 물론 저희도 산지에서의 경험이 많기는 하나, 세세한 샛길의 위치, 경사, 돌출된 바위, 개울 등은 명백히 다릅니다. 그리고 적의 본영 위치도 모르는지라 섣부르게 추격도 곤란합니다.”


“... 신병기를 활용한다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견 장군께 포병대를 받아와도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들의 인원은 분대에서 소대 규모, 많아야 중대 규모로 움직이고 있고 포병대는 기병대의 기동을 따라잡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기란 곤란하겠죠.”


“이대로면 병력의 피로가 너무 커질 텐데···.”


선봉대가 고구려군의 게릴라에 골머리를 앓을 무렵 사령부에 있는 지영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전하, 전시에 이런 말씀을 드리기 굉장히 송구하오나 견 소장한테 다연장포의 사용을 조금 자제하라고 해 주십시오. 화약 소모가 장난 아닙니다···.’


다연장포는 우월한 사거리만큼이나 화약을 많이 먹었다. 솔직히 만든 지영도 이렇게 잘 써먹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고 해군의 기습을 위해 만든 병기였는데-


‘진짜 잘 써먹네.’


견훤은 다연장포와 비뢰포를 적절히 조합해 정면의 적을 말 그대로 뭉개버리며 진격했다. 만들어준 입장에서야 이렇게 잘 써먹으니 나름대로 흐뭇하기도 하고 그러지만-


‘화약 소모량이 지나치게 크긴 하지. 이건 개선방법을 찾아봐야겠어.’


물론 개선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어차피 자신이 할 게 아니었으니 지영은 쿨하게 넘겼다.


‘문제는 이걸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봉황산성을 떨어뜨릴 때 아주 잘 써먹었다고 하니 뭐라고 하기도 그랬고 그렇다고 이렇게 팍팍 쓰다니 후에 화약이 모자라지 않을지는 걱정이었다.


화약 아깝답시고 이걸 알리면 선봉대의 기세가 팍 떨어질 것은 분명한지라 지영으로선 고심하다가 이내 연합함대에 연락했다.


연합함대.


분명 이번 전쟁에서 연합함대는 큰 공을 세웠다.


비사성의 해군 기지를 남김없이 털고 지금도 제해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해는 후방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현재 뭘 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감시와 간간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시위하는 게 고작이었다.


아니 초전에 해군을 박살 낸 것까지는 좋은데 그 이후로는 특별히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나.


해안포격을 하기엔 화약이 아까웠고 그만한 전략적, 전술적 목표도 특별히 없었던 대다 육군의 엄호 없이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도 애매했으며 상륙을 하는 것도 아니라 수송 선단을 특별히 신경 써서 호위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니 이리저리 상륙하는 척하면서 밥이나 축내며 탱자탱자 놀고 있을 수밖에.


그런 그에게 국왕 직통의 명령서가 날라왔으니···!


‘견 소장이 보유한 다연장포 중 70문을 해군 소속으로 돌리도록. 새 작전을 구상한다는 명분이면 충분할 것이다. 이쪽에서도 입을 맞춰주겠다···.’


“끄응···.”


장건영은 영 맘에 들진 않았으나 뭐 어쩌겠는가. 까라면 까야지.


그리고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한 번 더 연합함대가 필요한 시기가 분명 있으리라, 아마.


...


봉황산성에서의 전투 보고는 고구려군에게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주었다.


물론, 지금까지 천혜의 요새라고 칭했던 성들이 무너져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어쨌건 치열한 공방 끝에 공격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함락된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런데 지금은?


성벽 자체를 허물어버리고 그대로 밀어버렸다고? 별 희생도 없이?


“송구하오나 태왕 폐하, 이전까지의 전략은 전부 수정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이제 발해를 상대로 수성전은 의미가 없었다.


물론 아예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성과 청야전술을 주 전략으로 삼아 방어한다는 계획은 적어도 발해군에게는 크게 효과적인 방어전략이 아니라는 것이 저번 전투로 명백히 드러났지 않은가.


수성을 주 전술로 한다? 발해군은 성벽 채로 밀어버릴 힘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청야 전술? 물론 일정량의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장안에서 요서의 뻘을 거쳐 천산산맥 너머로 보급을 해야 하는 당나라군과 비교하면 발해군의 보급로는 평양이나 서울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보급 거리가 압도적으로 짧았다. 심지어 의주까진 아예 배로 운송하니 그 거리는 더더욱 짧게 느껴졌다.


이런데 청야 전술을 쓰겠다구요? 허허, 집이 지어져라 하면 뚝딱 지어지는 줄 아시나 봅니다.


“신 역시 그리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연 장군이 기병을 이용해 발해군을 괴롭히고 있다 합니다. 지형을 이용해 날랜 기병으로 재빨리 들이치고 빠진다면 적이 어찌 대항하겠습니까?”


“그 날랜 기병이 봉황산성에서 적의 화포에 녹아내린 것을 다들 아실 터인데.”


“그때와 지금은 다르지 않습니까? 그때는 성문을 나오는 것이었기에 어찌 보면 경로가 뻔했나이다. 하지만 지금은 적이 방심한 때를 노리니 적은 쉽사리 대항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전선의 발해군은 점점 피로해지고 있었다.


“적이다, 적이 나타났다.”


“개··· 씨발···.”


“잠 좀 자자!”


“빨리빨리 움직여라!”


어두운 밤, 조명탄을 사용해도 적이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솔직히 그래. 밤이 아니라 낮이라도 병사들이 그걸 하나씩 세고 있을 리가 없잖아? 특히나 그게 기병이면?


그러니 발해군 입장에선 한 명이 오던, 백 명이 오던, 만 명이 오던 어차피 일어나서 대응해야 했고 거의 삼 주 연속 즐거운 실전 오대기 훈련을 하는 발해군은 정말 즐거워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불을 지르시오.”


“예?”


“우리가 주둔하는 장소에서 5km 정도 거리까지 불을 지르란 말이오. 적들이 나무 뒤에 숨어서 까부는 꼴을 더 보고 있을 순 없소.”


확실히 불을 지른다면 고구려군의 게릴라에 더 잘 대응할 힘을 얻게 되기는 한다. 지형 파악도 훨씬 쉬워지고.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견이 모아진 선봉대는 바람이 부는 시기에 맞춰 일제히 불을 질렀다. 물론 이렇게 된다면 현지에서 땔감이나 목재를 얻기 힘들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잠도 못 자고 시달리는 것보다야 나을 것 같았다.


“하하, 탄다! 아주 잘 타는구나!”


“아···. 따시다. 좋다.”


“야, 남은 햄 있냐? 구워 먹자.”


“아니, 김뱀.”


“왜.”


“너무 좋습니다.”


아무리 방어 전쟁(아님) 이라지만 추운 데서 고생하는 와중에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여단장이나 고위 장교들도 그걸 알았기에 심각하게 군기가 해이해지지 않는다면 그냥 눈감고 넘어가 주었다.


“여단장님, 슬슬 불을 꺼야 할 것 같습니다만···.”


“같은데 왜.”


“그···. 정찰기 보고로는 온 세상이 불바다랍니다.”


“... 뭐?”


뒤늦게 정찰기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아주 훈훈했다.


마치 노을이 지는 겨울 저녁의 풍경을 보는 듯하니 양길을 비롯한 여러 참모들의 입가가 비죽 올라갔다.


“... 이거 어쩌냐?”


“... 뭐, 알아서 꺼지지 않겠습니까? 적의 화공을 미리 막아낸 것으로 생각하죠.”


“역시 그렇지? 우리 땅도 아니고. 자기들 땅에 불 났으면 알아서 해야지.”


양길은 최근에 시행되던


‘소방 안전 운동! 집에 모래 한 가마니 있으면 우리 가족의 안전을 지킨다! 가까운 관공서에서 모래 한 가마니씩 받아가세요!’


라는 내용의 소방 안전 운동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집마다 소방용 모래를 두는 세상인데 국가인데 두지 않은 것은 아무튼 고구려의 잘못인 것 같았다.


사실 불이 이렇게 크게 번진 대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날이 건조하기도 했고 바람도 씽씽 잘만 불었다.


그리고 요근래 고생한 발해군은 약이 올라 평소보다 더 열심히 불을 질렀고 불을 끄려고 해도 불을 끌 만한 소화제가 특별히 없었으며 무엇보다 발해군이 불 질러놓고 크게 신경을 안 쓴 덕에 불은 자신의 덩치를 신나게 불려갔다.


작가의말

나무를 숨기려면 불 속에 숨겨보세요. 절대 찾지 못할 겁니다. 아마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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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55 루이미너스
    작성일
    23.11.22 09:55
    No. 1

    그렇게 해군은 잊혀져가고...
    (최선의)방어(는 공격이다.) 전쟁인데, 집에 불이 나면 집에 소화기를 안둔 집주인 잘못이지 암(저건 그게 아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3 몽쉘오리진
    작성일
    23.11.22 14:45
    No. 2

    그럼녀 그럼녀. 아무튼 집 관리 못한 고구려 잘못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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