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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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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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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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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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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369화 엇갈린 운명

DUMMY

369화 엇갈린 운명


‘밀리고 있다.’


홍승주는 조금씩, 그렇지만 확실하게 밀리고 있는 전황을 파악하고 미간을 좁혔다.


무언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면 그게 어떠한 것이든 떠오르길 바랐으나 이성은 그에게 선택할 수 없는 일을 자꾸 재촉할 뿐이었다.


아직 멀쩡한 사이에 어서 퇴각해라, 이렇게 말이다.


분명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게 옳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 옳은 선택은 말 그대로 홍승주의 목을 담보로 잡는 일이었다.


물리적으로든, 아니면 정치적으로든 말이다.


‘북경을 버리면 그 순간 나는 끝이다.’


북경을 버렸다는 꼬리표는 단순히 금주를 포기한 것처럼 대명 강역 일부를 포기했다는 말이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 북경을 버렸다는 말은 곧 북경에 사는 이들을 버림과 동일하니 홍승주에게는 황제를 버렸다는 낙인이 찍힐 것이다.


설령 이 선택이 훌륭하여 우겸과 같이 대명이 존속할 수 있게 한다고 한들 홍승주는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적에게 잡힌 황제를 포기하고 새로이 세운 우겸조차 그 후가 좋지 못하여 목이 달아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니 홍승주에게 있어서 물러난다는 선택지는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두렵구······무엇이?’


속으로 남몰래 두려움을 삭이던 중 홍승주는 제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웠다.


죽음이 두려운가 물으면 그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두려웠다면 비록 하지 않은 것보다 낫다고 하여 이렇게 위험하게 선두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극히 두려워하여 군사 물리는 일을 주저하고 있었다.


그것이 가장 나은 일임이 분명한데도 말이다.


가만히 자신을 돌아보던 홍승주는 이내에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이제 없어 관여할 수 없게 되는 것을, 그리고 자신의 죽음이 허망하게 될 것을 두려워 하고 있었다.


“오십에 가까이 살았으면 족하며 이제 이름은 다른 이들이 남겨주고 기억할 것이다.”


자신에게 속삭이듯 중얼거린 홍승주는 그나마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떠올리며 더 앞으로 나아갔다.


“이 목 하나로 대명을 구한다면 싼 것이며, 누구도 잊지 않을 것이다. 승주야, 승주야, 앞으로 나가자. 당당하게.”



***



홍타이지는 맡기겠다고 했으나 기실 이만한 대군이 부딪치는 전장에서 개인의 무용이며 책략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엄청난 변수가 있지 않은 한 이 전장을 지배하는 진리는 오로지 하나였다.


여기서부터는 오로지 힘, 기세든 뭐든 적을 밀어붙일 힘이 있는 쪽이 이긴다.


홍타이지의 인선은 이를 잘 드러내고 있었다.


여기서 죽어도 물러나지 않을 요토, 승리가 고픈 지르가랑, 정말 가망이 없지 않은 한 묵묵히 제자리에서 역할을 다할 잉굴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군 전체에 기세를 불어넣을 홍타이지 자신까지.


오로지 처음부터 끝까지 승리 아니면 죽음이라는 기세를 위한 배치며 인선이었다.


이는 효용을 보여서 청나라 군대는 시종일관 우세를 유지했다.


실로 만족스러운 광경이나 문득 홍타이지의 시야에 한 곳에서 주춤하는 게 보였다.


“저곳에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알아보겠습니다.”


곁에 있는 팔기에게 물으니 그는 곧장 대답하고는 말을 달려서 향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돌아온 그는 본 것을 알렸다.


“적장 홍승주가 앞으로 나서서 격려하여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


팔기가 고하는 말에 홍타이지는 반색하며 안장에 매어둔 활을 매만졌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이만한 선물이며 증명이 없겠다고 여기며 말을 몰았다.


“도르곤에게는 선물이고 멍청한 북경 놈들에게는 증명이 되어줄 귀한 목이 저기에 있구나! 유능하여 아쉽긴 하나 반드시 취해야 할 목이다. 가자!”


위험한 장소, 전장 제일 앞으로 가는 일이나 홍타이지는 걱정 하나 하지 않았다.


이 전장의 흐름이며 천명은 그들을 향해 흐르고 있었으니까.



***



“물러나지 마라! 적을 하나씩 붙잡고 죽이기만 해도, 아니 둘이나 셋에 하나만 그렇게 하여도 대명의 승리다! 그리고 너희는 구국 공신이 될 것이니, 그 포상이며 명예가 적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말을 몰아서 아예 전투가 벌어지는 곳에 선 홍승주는 그렇게 당당히 외치며 병사들을 독려했다.


그런 홍승주를 보며 슬슬 보신을 생각하던 장수들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함께 외쳤다.


“병부상서이자 상승장군이신 홍승주 대인께서 이 위험한 곳에 계신다! 이는 이곳이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섬서 삼변 총독께서는 황상 다음가는 귀한 분이다! 그러한 귀한 분께서 승리를 확신하여 나서서 독려하니 무엇이 두려울까!”

“나아가라! 대명은 강하고 저들은 우리보다 적고 부족하다! 겁내지 말고 나가서 싸우면 필히 이길 수 있다!”


명나라 장수들은 각각 소리치며 독려하나 우습게도 그 말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은 없다시피 했다.


그 증거로 명나라 장수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앞으로 달려가는 듯하더니 어느 순간에는 옆으로 빠졌고, 그러다가 다시 보면 어느새 도로 출발했던 자리에 있었다.


물론 격려를 듣는 명나라 병사들이야 그런 걸 알기는 어려웠지만 홍승주에게는 똑똑히 보였다.


‘이미 다들 승리를 향한 확신이 없구나.’


만일 자신이 이렇게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일찍, 그것도 장수들의 적전 도주로 전열이 무너졌을 거라는 진실을 안 홍승주는 이를 악물었다.


“끅.”


그러던 중 호위로 곁에 따라다니던 병사 가운데 하나가 돌연 괴로운 신음과 함께 바닥을 굴렀다.


그에 홍승주는 사방을 급히 살피다가 이곳을 노리는 이들을, 그것도 심상치 않은 깃발과 함께하는 일단의 무리를 보았다.


그것을 보고 그 앞에 있는 사람을 본 순간, 홍승주는 단박에 그들이 누군지 알아챘다.


‘청나라의 황제!’


이렇게 전장에서 마주하다니, 아주 기대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막상 벌어지니 놀랍기만 했다.


한편으로는 감탄스럽기도 했다.


‘옛 태조께서도 저러셨겠지.’


홍무제 주원장이 밑바닥에서 성공하였고 그가 직접 군을 이끄는 일도 많았다는 걸 아는 홍승주는 오묘한 기분에 휩싸여 허리에 찬 검을 뽑았다.


“병사들은 들어라. 혹여 만에 하나라 할 일이 생기면 당장에 후열로 가 하승덕에게 상황을 알려라. 절대 망설이지 마라.”

무거운 말에 호위로 함께한 병사들은 너나 할 거 없이 안색을 굳혔다.


이만하면 되겠다, 그렇게 생각한 홍승주는 각오를 다지고 말을 몰며 외쳤다.


“오랑캐의 참칭 황제가 저기에 있다! 저자를 죽이면 대명의 승리며, 목을 취하는 자는 황상께서 나보다 높이 쓰실 것이다!”


홍승주가 있는 힘을 다해 외친 말은 주변에 있는 명나라 장졸들의 귀에 모두 들어갔다.


사실 많은 건 바라지 않았다.


그저 조금이라도 많이, 누구든 좋고 그 이유가 무엇이든 좋으니 달려들 사람이 하나라도 많기를 바랐다.


그러나 외침에 호응하는 자는 그리 많지 않으니, 홍승주는 이를 악물고 다시 외쳤다.


“놈을 잡은 자는 이 전장에서 반드시 살아 영화를 누릴 것이다!”


다시금 외친 말에 뜨뜻미지근하던 병사들이 움직였다.


하지만 병사들뿐, 주변에 있는 장수들은 여전히 몸을 사리는 게 보였다.


그 모습에 홍승주는 속에서 천불이 일었으나 더는 이러고 있을 수 없었다.


아직은 돌이킬 수 있다, 아직은 뒤집을 수 있다.


그러니 여기서 청나라 황제가 죽든 아니면 자신이 죽어야 했다.


“이 홍승주가 대명 황제 폐하의 명으로 너를, 크헉!?”


허나 너무 호기롭게 떠는 것일까, 홍승주는 마지막 남은 말을 미처 내뱉지 못하고 화살에 맞아 그대로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대인!”

“우, 움직이지 않으시는데?”

“그런 소리 말고 어서 도와!”

“아, 아니 그래도 방금······.”


물론 그것만으로는 죽었다고 단정 지을 수 없으나 방금 전에 들은 말도 그렇고 덜컥 목숨이 아까워 겁이 드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주저했다.


그런 그들을 부추기듯 청나라 팔기들이 저마다 크게 외치기 시작했다.


“적장 홍승주를 잡았다!”

“위대한 한께서 홍승주를 잡았다!”

“한께서 적장을 쏘아 죽였다!”


아직 홍승주는 죽었는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청나라 팔기들은 그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어설픈 한어로 크게 떠들었다.


그리고 이 외침은 크게 효과가 있었다.


조금 멀리 있어 자세히 보지는 못하나 홍승주가 낙마한 것을 본 이들이 떠들기 시작한 것이다.


“상서 대인이 쓰러지셨다!”

“이, 이런! 물러나라! 물러나!”

“홍승주 장군이 쓰러졌다!”


어설픈 한어는 곧 유창한 한어가 되어 사방에 퍼졌다.


이윽고 그 한어가 뒤에 있는 이들에게, 불안한 얼굴로 전선 유지에 힘쓰던 부관 하승덕에게도 닿았다.



***



“급보! 홍승주 대인께서 적의 화살에 맞아 전사하셨습니다!”

“뭣!? 그게 사실이냐!”


달려서 알리러 온 병사의 말에 하승덕은 믿기 어렵다는 얼굴로 그를 추궁했다.


그러나 병사는 고개를 숙이며 들른 것을 입에 담을 따름이었다.


“전선에서 이러한 소리가 파다합니다!”

“그,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어!”


부정하기도 잠시, 홍승주의 호위로 붙었던 병사들 가운데 하나가 달려와서 소식을 고하니 그도 더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대인께서 적장의 화살에 맞아 낙마하셨습니다!”

“낙마하였다고 사람은 죽지 않아!”

“급보! 상서 대인께서 낙마, 사전에 이르신 말에 따라서 알리러 왔습니다!”

“알리긴 뭘 알려!”

“사, 상서 대인께서 만에 하나가 생기면 반드시 말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신경질을 있는 대로 부린 하승덕은 문득 홍승주가 앞으로 가기 전에 그에게 맡긴 천 조각을 떠올렸다.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승덕은 조심스럽게 천을 꺼내어 펼쳤다.


“이, 이것은!?”


펼친 곳에는 두 단어가 따로 쓰여 있을 뿐이나, 그것을 본 순간 하승덕은 급격하게 닥친 현실감에 어질어질한 기분이었다.


퇴(退), 남경(南京).


남경으로 후퇴하라.


홍승주에게 비하여 부족함이 있다고 하나 그 부관을 맡을 정도의 재지는 있었고 그와 함께한 시간도 적지 않았던 하승덕은 곧 이 말이 자신에게 남겨진 이유를 알았다.


“대인께선, 대인께서는 이미 알고 계셨구나.”


힘없이 중얼거린 하승덕은 빠르게 말에서 내려 홍승주가 있으리라 생각하는 방향을 향해 한번, 그리고 북경이 있는 방향을 향해 한번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로 일어난 하승덕은 도로 말에 올라 명령했다.


“퇴각 신호를 보내라! 남경으로 퇴각한다!”



***



“퇴각! 퇴각!”

“남쪽, 남쪽으로 가라!”

“남경으로 퇴각한다!”


전령들이 사방을 돌아다니며 목이 터지게 외치는 소리에 마길제는 그럴 줄 알았다는 얼굴로 주변을 살폈다.


“거기 너!”

“으, 응?”


이윽고 홀로 떨어져서 말머리를 돌리고자 하는 명나라 병사 하나를 발견한 그는 득달같이 달려가서 그를 붙잡았다.


“그건 내가 쓰마!”

“으, 으악!?”

“흡!”


억지로 내리게 하여 말을 강탈한 마길제는 이제 더 볼 것이 없다고 하듯 말을 달렸다.


이미 퇴각 명령은 내려졌고 홍승주는 죽었다.


이후에 잡을 끈은 남쪽에 있다 여긴 마길제는 망설이지 않았다.


‘대인, 덕분에 살아서 가니 내 감사하지요!’


속으로 홍승주에게 감사 아닌 감사를 한 마길제는 뒤도 보지 않고 말을 달렸다.


그리고 그처럼 장수와 병사를 가리지 않고 명나라 북방군은 저마다 그저 살기 위해 남쪽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



“폐하, 적들이 달아납니다.”

“나도 보인다. 가서 지르가랑과 잉굴다이에게 추격하라고 일러라. 요토에게는 이곳 정리를 하라고 해라.”

“예!”


해야 할 일을 일러준 홍타이지는 말에서 내려 그가 쏘아 맞힌 자에게 다가갔다.


“으, 으으, 으으으······.”

“명이 제법 질기군. 이렇게 보게 되어 유감이다.”


홍타이지가 건넨 말에 신음을 흘리던 홍승주는 애써 눈을 떴다.


그리고는 홍타이지가 자신을 보고 있자 덜덜 떨면서 입술을 움직였다.


“대, 대명 황제 폐, 폐하의 명으로 네, 네놈을 주, 죽이겠다. 그것으로 대, 대명은, 대명은 다시 사, 살아난다.”

“대단하군. 부러워. 하지만 무리다.”


홍타이지는 안타까운 얼굴로 말 안장에 걸어둔 검을 빼었다.


“그대는 여기서 죽을 것이고, 명나라는 이제 없다.”

“흐흐, 흐흐흐.”


홍타이지가 이르는 말에 홍승주는 웃음을 흘렸다.


이에 의아함이 든 홍타이지는 검을 겨눈 채 물었다.


“무엇이 우습지?”

“여, 여유롭게 이렇게, 쿨럭, 나, 나와 말하고 있구나. 그, 그 말은, 쿨럭, 쿨럭.”


말을 하며 몇 번 기침한 홍승주는 이내에 그것으로 제법 편해졌는지 더는 떨지 않았다.


“전투가 끝났다는 말이지.”

“그래, 끝났다. 네놈의 패배다.”

“그래. 나의 패배다. 하지만 대명의 패배는 아니다.”

“뭐?”


이미 끝난 일에 자꾸 아니라고 하니 홍타이지는 혹여 홍승주가 낙마한 충격으로 미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쯧, 금방 편하게 해주마.”


이러한 적수의 모습은 그리 보고 싶지 않은 것이라, 홍타이지는 단숨에 끝내어 고통을 덜어줄 요량으로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러나 이어서 들린 말에 홍타이지는 검을 휘두르지 못하고 두 눈을 크게 떴다.


“흐하하, 대명은 아직 죽지 않았다. 오늘 여기서 살아 나간 병사들이 네놈을 노릴 것이다. 북경? 가지도록 해라. 남경에서 우리는 다시 시작할 것이다. 네놈과 네놈의 청나라를 아는 병사들과 함께 말이다.”

“······과연. 이것이 그대 나름의 충의인가?”


이미 한번 명나라 장수를, 옛 적수 가운데 하나인 원숭환을 치운 경험에서 홍타이지는 홍승주가 어떤 노림수를 품고 나서고 죽었는지 알았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이용해서 수만의 군사를 남경에 더하고 명나라에 남겼다.


“훌륭하다. 내 아래에 그대와 같은 이가 있었다면 중원을 넘어서 더 많은 것이 청나라의 것이었을 터, 안타깝구나.”


홍타이지가 진심을 담아 이르는 말에도 홍승주는 더 할 말이 없다고 하듯 두 눈을 감았다.


더 말하는 것은 멋이 없다고 여긴 홍타이지는 단숨에 검을 휘둘러서 홍승주의 숨통을 끊었다.


“비명조차 없구나. 정녕 훌륭하다.”


이를 악물고 소리 내지 않은 채 죽은 홍승주를 본 홍타이지는 돌연 머리가 핑 도는 걸 느꼈다.


“읏!?”

“한이시여!”

“괘, 괜찮으십니까!?”


휘청거리는 그를 보며 주변에 있던 팔기들이 일제히 달려와서 그를 부축하려고 했다.


그러나 자세를 잡고 손을 흔들어 그들의 도움을 물리친 홍타이지는 말에 오르며 명령했다.


“시신을 수습해라. 정중히 말이다.”


홍타이지는 그렇게 말하며 멀리 추격해 가는 아군의 먼지구름을 보았다.


‘금나라 시절 영토 회복, 그 이상은 어려울지도 모르겠구나. 음?’


주륵


근심에 생각을 깊이 하던 중 홍타이지는 인중을 타고 무언가 흐르는 걸 깨닫고 한쪽 손으로 훔쳤다.


그렇게 닦아내어 보니 묻어난 것은 피라, 코에서 피가 났음을 안 홍타이지는 쓰게 웃었다.


“이 정도 전투 한번에 피로를 이만치 느끼다니, 나도 늙었군.”


작가의말

[첨언 - 우겸의 최후]

토목의 변은 명나라 황제가 오이라트에 사로잡힌 사건으로, 명나라 존망을 위협할 정도로 큰 사건이었습니다.

 

당시에 북경을 포기하자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명나라는 겁에 질렸는데, 만약 그러했다면 명나라는 남송과 같은 처지가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병부시랑 우겸이 나서서 강력하게 싸울 것을 주장, 아예 당시 황제인 정통제를 폐위하고 그 아우를 경태제로 옹립하여 위기를 넘깁니다.

 

여기서 끝났다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경태제는 병사하고 정통제가 복위하여 우겸의 말년은 불행하게 끝나고 맙니다.

 

한번 전적이 있던 그를 정통제는 신뢰하지 않았고, 여기에 더해 정통제가 복위하는 데 힘을 보탠 이들이 그를 모반 혐의로 몰아세웠습니다.

 

이에 정통제는 주저하지만 결국 의심으로 마음이 기울어 우겸을 처형했습니다.

 

우겸 사후 그가 얼마나 청렴하게 살았는지 경태제에게 받은 예복과 검 그리고 책들만 있었다고 하는데, 이를 안 정통제는 우겸을 처형한 일을 후회하였다고 합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비르지니님,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여 주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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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5 ageha19
    작성일
    23.10.09 21:06
    No. 1

    홍승주의 희생으로 명의 여력이 온존하게 됐지만, 남경을 이끌게 된 태자가 이 난국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특히 마길제 같은 모리배가 함께 살아남았으니...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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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391화 두 번째 황제의 죽음 +1 23.10.31 263 20 16쪽
391 390화 떠나는 계절 +3 23.10.30 249 22 13쪽
390 389화 사대부로서 부끄러운 일 +3 23.10.29 263 20 12쪽
389 388화 필요하면 만든다 +5 23.10.28 291 21 14쪽
388 387화 모으고 나누고 +6 23.10.27 284 19 14쪽
387 386화 하나보다 여럿이 낫다 +7 23.10.26 289 21 12쪽
386 385화 급제 +4 23.10.25 288 23 15쪽
385 384화 면대 +5 23.10.24 284 21 12쪽
384 383화 완벽한 오답 +2 23.10.23 273 24 12쪽
383 382화 천자와 황제 +3 23.10.22 268 20 14쪽
382 381화 과거 +3 23.10.21 256 19 15쪽
381 380화 떨치기 어려운 생각 +2 23.10.20 244 19 15쪽
380 379화 흐른다고 하여 옳은 게 아니다 +2 23.10.19 253 19 12쪽
379 378화 이웃 +1 23.10.18 244 20 12쪽
378 377화 도움이 필요한 사람 +1 23.10.17 237 19 14쪽
377 376화 고하를 가리지 않는 마음 +2 23.10.16 233 20 15쪽
376 375화 다음 한 수 +2 23.10.15 243 17 15쪽
375 374화 북경 함락 +6 23.10.14 262 20 15쪽
374 373화 고칠 수 없는 것 +4 23.10.13 211 17 15쪽
373 372화 저열한 보신 +2 23.10.12 209 18 13쪽
372 371화 사람은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3 23.10.11 229 17 14쪽
371 370화 근거 없는 희망 +1 23.10.10 218 17 12쪽
» 369화 엇갈린 운명 +1 23.10.09 217 19 15쪽
369 368화 기로 +2 23.10.08 211 17 12쪽
368 367화 함정 +1 23.10.07 207 16 14쪽
367 366화 승리로 이어질 패배 +2 23.10.06 233 16 14쪽
366 365화 선점 23.10.05 224 17 12쪽
365 364화 가야 할 곳은 +1 23.10.04 237 16 14쪽
364 363화 맞아떨어진 이해 +1 23.10.03 241 16 16쪽
363 362화 살기 위한 궁리 +2 23.10.02 232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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