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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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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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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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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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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63화 맞아떨어진 이해

DUMMY

363화 맞아떨어진 이해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 말은 우습게도 신타로만 품은 게 아니었다.


“당주님, 적들이 옵니다!”


가신이 달려와서 부복하며 외치는 말에 시마가 당주 시마 요스케는 이를 악물었다.


고민 끝에 받아들이긴 했지만 말을 듣기 전까지는 이런 식으로 싸울 일이 있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래도 신타로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요스케는 시작하기 전에 먼저 알고 고르고 고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약조는 받았다. 살아나기만 하면 우리는 저들이 자랑하는 팔기 가운데 하나로 취급될 것이다.’


예친왕 아이신기오로 다이샨이 일러준 말을 떠올린 요스케는 굳은 얼굴로 검을 집어 들었다.


“준비한 대로 시행하라.”

“하!”


최대한 의연하게 명령하니 가신은 그의 말을 전하기 위해 곧장 물러났다.


홀로 남은 요스케는 세차게 뛰는 가슴에 손을 얹고 중얼거렸다.


“살아남는다. 살아남아서 시코쿠를, 쵸소카베의 이름을 다시 이곳에 세울 것이다.”



***



“······이상하구나. 너무 조용하다. 그리고 반응도 적어.”


홍승주가 중얼거리는 말에 부관 하승덕은 고개를 끄덕이는 한편 그럴듯한 이야기를 입에 담았다.


“이곳에 남은 청나라 군사들은 소수일 것입니다. 먼저 나서기 어려워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어려워하고 있다?”

“자고로 숫자가 적어 불리할 때는 그 맞닿는 숫자를 적게 하는 것이 병법의 도리입니다.”


병법에서 말하는 항상 아군이 더 많고 유리하게 하라는 말은 기실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것에 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었다.


아군이 많고 적군이 적다면 모를까, 역이라면 좁은 길목에 의지하여 부딪치는 숫자를 비슷하게 하거나 지리의 이점을 얻어서 부딪치는 곳에서만은 우위를 얻는 것이 병법이었다.


마침 청나라 진지가 부족하나마 구릉을 끼고 좁은 길목을 차지하고 있으니 그러한 이치를 따르고자 함이 아닌가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홍승주는 그 말에 쉬이 찬동하기 어려웠다.


“저들이라면 아예 붙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기에 모두 이런 밀집 대형에 방패를 준비하여 느릿하게 다가가고 있지 않은가.”


조총이라는 강하고 편한 도구를 버리기는 어려우니 차선으로 택한 것이 방패와 창을 이용해서 거북이와 같이 뭉치고 진군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을 택하였다고 한들 기마라는 것은 무시할 것이 되지 못했다.


또한 저들의 궁술이라면 훈련이 부족해 어설픈 밀집 진형 사이로 화살을 노려 쏘기도 어렵지 않다.


하물며 조총은 한번 쏘면 그 빈틈이 크다는 걸 생각하면 이리저리 움직여서 헛발을 유도하면 결국 이 진형이 가지는 장점은 크게 바래고 마니 홍승주는 그러한 일을 경계하였다.


그런데 경계하고 걱정한 것이 무색하게 저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윽고 명나라 군이 조총을 일단 쏘면 닿기는 할 거리까지 접근한 순간 홍승주의 의혹은 하늘에 닿았다고 할 정도로 커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움직이지 않아? 화포 하나라도 쏘아볼 법한 거리이지 않은가?”

“······장군, 어쩌면 놈들이 이미 물러난 것이 아닐까요?”


중얼거림에 응하듯 하승덕이 조심스럽게 이르는 말에 홍승주는 그럴듯하다고 여겼다.


껍데기라고 한들 병력은 병력, 그들을 잡기 위한 목적을 달성했다면 더는 이런 곳에서 버티고 있는 것보다 빼어 다른 곳을 노리든 아니면 방어에 쓰든 하는 것이 나았다.


하지만 이내에 홍승주는 방금 생각한 것을 부정했다.


“그럴 리 없다. 어제저녁에도 밥 짓는 연기가 올라왔다고 들었다.”

“그, 그렇긴 합니다만.”


하승덕 본인이 직접 취합하여 올렸던 정찰 보고다.


그러니 뒤늦게나마 하승덕은 제가 한 말이 터무니없었음을 알고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더욱 가까이 가서 청나라 진지를 아예 확실하게 이곳저곳 살필 수 있게 뙨 홍승주는 당황했다.


“천막을 치는 일이야 드물지 않지만 이건 대체 무엇이냐?”


진영 목책 바로 뒤를 시작으로 사람을 가벼이 숨길 법한 천들이 줄을 지어 늘어선 것을 본 홍승주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


당최 의도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이에 물러나 있던 하승덕이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장군, 확실합니다!”

“무엇이 말인가?”

“저기에 청나라 군대는 없거나 극히 적습니다! 이렇게 우리 눈을 가리는 천을 세워 시야를 가린 것이 그 증거입니다!”

“으음.”


하승덕이 하는 말도 일리는 있는지라 홍승주는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당당하게 적 진영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들지 않으니, 들어갔을 경우 가장 최악인 수가 대번에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군사 가운데 절반, 아니 사분지 일이라도 들어가서 화공을 당하면 사실상 패잔병 신세를 면키 어렵다.’


그렇다고 그저 이곳에 머물거나 물러남도 모양이 이상하니 홍승주는 고심하다가 명령을 내렸다.


“군을 물리고 정예를 뽑아서 투입, 수색한다. 부관, 백병에 능한 이들을 뽑게.”

“예, 알겠습니다!”



***



“천막을 가르며 들어간다! 길을 찾을 생각은 하지 마라! 길은 여는 것이다!”


장수 마길제는 이를 악물고 호령을 내질렀다.


그는 전에 이정명이 수작을 부리고자 할 때에 가담하였던 자로 그 이후에 홍승주가 보인 아량으로 간신히 살아남았다.


그 후에는 아주 죽은 듯이 살며 온갖 일에 충성을 다하였고 홍승주의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 그에게 이번 일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다소 애매한 일이었다.


‘죽으라는 건가, 아니면 믿어보겠다는 건가?’


수상한 적 진영으로 들어가서 조사하라는 건 누가 생각해도 죽을 자리로 밀어 넣는 일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드디어 자신의 쓸모가 다했다고 여겨서 치우려는 것인줄 알았다.


헌데 막상 모인 병사들을 보니 병졸 가운데 절반은 전에 심양 부근까지 진군하였던 정예병들이고, 남은 절반은 새로이 조련한 이들 가운데 기골이 장대한 이들이었다.


이렇다 보니 위험한 자리기는 하지만 그만한 이가 없다고 여겨 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 마길제는 대도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래, 이 일을 잘하면 상서 대인께서도 날 달리 쓰실 것이다.’


적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라고 하였으니 백병에 능한 이를 쓰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마길제는 치졸한 짓에 한번 손을 보태기는 하였지만 그 무용은 진짜배기라 자타가 공인하는 장한이었다.


“내가 앞장서겠다!”


마길제는 그렇게 말하고는 대도를 든 손 반대편에 작은 단도를 들고 성큼 앞으로 나서서 천막을 갈랐다.


지익-


다소 거친 소리와 함께 천이 찢기니 마길제는 그대로 좌우를 살피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아무도 없다! 자, 가자!”


장수가 앞장서서 위험해 보이는 곳이 사실 그렇지 않음을 증명하니 병사들은 용기를 얻어서 검과 단도를 들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렇게 세 번 정도 천을 가르고 들어섰을까, 병사 가운데 하나가 불평을 입에 담았다.


“제길, 이것도 못 할 짓이군. 점점 간격이 좁아져서 한 사람 서기도 간신히잖아?”

“누가 아니래. 거기에 슬슬 오랑캐 놈들이 두고 간 보급품인지 뭔지가 걸리적거려서 영.”


보급품.


이 말을 들은 순간 앞장서서 네 번째 천을 가르려고 하던 마길제는 등골에 소름이 쭉 돋는 감각을 느끼며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굴렸다.


푸푹


“끄아악!”

“끅.”

“커헉.”


비명이 큰 이들은 운이 좋은 이들이었다.


천막 건너편에서 찌른 검에 팔이나 다리, 그도 아니면 어디건 당장은 상처를 입어도 운신은 가능한 부상을 입었다는 말이니까 말이다.


비명이 없거나 작은 이들은 운이 없는 이들이었다.


노리는 게 쉬운 것이 아닐 텐데 천 너머로 그대로 목, 배, 쇄골 등을 당하여 그대로 바닥에 나자빠졌으니 말이다.


“감히!”

“끄아악!”


적이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 마길제는 대도를 휘둘렀는데, 힘으로 사람 허리를 가르면서 아예 멀리쳐버리리 적병이 그대로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쳇, 고작 한 놈인가.”


당장 이쪽은 여럿이 당한 거 같은데 정작 반격한 것은 마길제 뿐이었다.


여기에 대도에 걸린 적도 하나뿐이라, 마길제는 못마땅한 얼굴로 바닥에서 꿈틀거리며 죽어가는 적병을 내려다보았다.


미처 잡지 못한 것들은 어디에 있는가 살피니 멀리 달려 천과 천 사이에 저들만 아는 틈을 통해 달아나는 게 보였다.


다행스럽게도 그들 모두가 무사히 달아난 것은 아니었으니 몇몇 용기 있는 병사들이 휘두른 검에 바닥을 나뒹구는 적병들이 보였다.


“응?”


그러다가 쓰러진 적병의 차림새며 생김새가 그간 보아오던 청나라 군사들과 다르다는 걸 안 마길제는 안색을 굳히며 대도로 그가 베었으나 아직 죽지 못해 부들거리는 적병을 뒤집었다.


“······왜구?”


만주족을 자칭하는 이들과 명백히 다른 생심새와 의복에 마길제는 전장 한가운데서 어리둥절함을 느끼는 귀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생각도 잠시, 그는 오랑캐들끼리 붙어먹은 것이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그저 나중에 보고 한번 올리면 될 일이다, 그렇게 생각한 마길제는 다시 주변을 살폈다.


‘물러나야 하나, 아니면 그냥 들어가야 하나.’


당장 천막에 숨은 적들의 잔꾀를 알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마길제는 당황하여 더 들어가도 되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나아가서 싸워 공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물러날 구실을 잡았으니 안전을 도모할 것인가.


양자 간에 고심하던 마길제는 곧 이를 악물고 외쳤다.


“적들이 천 뒤에 숨어 있다! 각각 짝을 이루어 한 사람은 천을 찢고 한 사람은 경계하며 진입한다!”


여기서 물러나면 안전할 것이다.


하지만 그저 목숨을 얻은 것에만 만족하였다면 그는 진즉에 관직을 내려놓았을 것이다.


그러니 그가 택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하나, 전진뿐이었다.



***



‘하아, 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신타로는 귀를 기울였다.


보급품을 쌓아서 천 너머로 그림자를 비추지 않게 하였다고는 하지만 혹시나 저들이 그를 알아챌까 봐 두려웠다.


‘제길, 스승님도 근처에 계시니 불평도 못 하겠네.’


신타로는 높은 사람의 눈에 들었으면 그 근처에서 적당히 어정거리는 게 낫지 않나 생각했다.


허나 스승인 미야모토 무사시가 근처에서 그처럼 숨을 죽이고 있다는 걸 아니 그런 말은 입 밖으로 벙긋도 할 수 없었다.


지직-


‘가깝다.’


천이 찢기는 소리가 들렸다.


으악-


익숙하지 않은 말로 외치는 비명이 들렸다.


끄억-


익숙한 말로 외치는 비명이 들렸다.


그리고 소란이 한번 가라앉고 사람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온다.’


인기척이 느껴진다 싶더니 이윽고 신타로의 눈에 그를 숨긴 보급품 바로 곁으로 다가온 인기척의 주인의 발이 보였다.


아마도 무사시였다면 그 발을 보고서 잠시 고민하거나 아니면 단단히 마음을 먹었을 것이다.


보통 병사들이 신을 것처럼 보이지 않는 고급스러운 신발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신타로는 그런 안목이 부족했고, 한칼 내지르고 바로 도망간다는 생각에 머리가 가득해서 관찰력을 발휘하지도 못했다.


‘지금!’


카앙!


“놈!”

“어엇!?”


비명이 들리면 그대로 도망간다, 그렇게 생각하고 칼을 내질렀는데 예상과 달리 쇳덩이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에 당황한 신타로는 순간 어벙하게 움직임을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죽어라!”


대도가 신타로의 칼을 그대로 밀어내니 다른 손에 들린 단도가 기다렸다는 듯이 날아들며 목을 노렸다.


이대로는 죽는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신타로는 사방에 눈알을 굴리다가 반사적으로 칼을 놓고 몸을 비틀며 날아드는 단도를 쥔 적의 손을 잡았다.


“어디 감히 손을 대느냐!”


상대가 무어라고 말했지만 신타로로서는 화가 났다는 것밖에는 알기 어려웠다.


그리고 솔직히 무어라고 말하던 관심은 없었다.


당장 중요한 건 적이 아니라 신타로가 사는 일, 그것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하압!”

“놓아줄 테니 끌지 말라고!”


한쪽 팔만으로 자신을 당기는 완력에 놀란 신타로는 크게 외치며 바닥을 굴러서 멀어졌다.


그리고는 재빨리 일어나서 주변을 살핀 신타로는 무심코 천에 손을 대었다가 질퍽이는 감각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기름 먹인 부분이다!’


마침 신타로는 신호에 맞추어서 불을 붙이는 역할도 맡았기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호도 없이 붙이면 곤란하지 않을까, 나중에 추궁당하는 게 아닐까 싶었던 그는 잠시 주저했다.


“죽어라!”


그러다가 눈앞에 흉흉한 기세를 뿌리며 다가오는 적이며 또 다른 적들을 본 순간 신타로는 결단을 내렸다.


-살아남아라.


동시에 스승이 한 이야기가 귓가를 맴도니 신타로는 더 주저하지 않고 불씨를 보관한 목통을 꺼내어 천막에 가져다 댔다.


화르륵


특별히 잘 타도록 준비한 부분이어서 그런가 불길은 금세 치솟았다.


문제는 그가 있던 곳이 시작점이라서 뒤는 불길, 앞은 적이라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는 점이었다.


“어, 어······.”

“조금은 생각하고 붙여라!”


좌악

카앙!


천막을 가르고 나타난 스승, 무사시의 외침에 신타로는 얼빠진 얼굴로 스승을 보았다.


“불은 다른 쪽에서 옮겨붙었으니 충분하다! 어서 물러나!”

“예, 예!”


호통에 신타로는 몸을 숙이며 방금 스승이 나타난 쪽을 통해서 도망쳤다.


“어딜 도망가느냐!”

“네 상대는 나다!”

“이건 또 어디서 나타난 죽다 만 왜놈이야? 오냐, 너부터 죽여주마!”

“흡!”


그러는 동안 달려드는 마길제를 슬쩍 흘려내고 다가오는 명나라 병사 둘의 목을 그어 쓰러트린 무사시는 마길제와 대치하다가 그대로 물러났다.


그 잠깐 사이에 휘젓고 도망치니 마길제는 이를 갈며 대도로 땅을 내려쳤다.


“네놈, 기억해 두겠다!”

“불이 사방에서 오릅니다!”


그러던 중에 마길제를 향해 병사 하나가 급히 외치니 과연 이곳에서 시작된 불은 모든 천으로 옮겨서 붙어서 흡사 불구덩이 속에 있는 꼴이 되었다.


이에 더는 나아가기도 여의치 않다는 걸 안 마길제는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진입하기 전에 들은 일을 생각하면 이제는 진짜 물러나야 했다.


다소 유예는 있지만 너무 미적거리면 그는 여기서 개죽음당할 터였다.


그 사실을 상기한 마길제는 울분을 담아서 크게 외쳤다.


“제기랄, 아군에게 죽기 전에 물러난다!”



***



“장군, 불이 오르고 있습니다.”


조금 떨어져서 청나라 진지에서 불길이 솟는 것을 본 하승덕이 급히 하는 말에 홍승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보고 있네. 아무래도 적과 우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모양이야.”

“허면?”


부관이 묻는 말에 홍승주는 흔들림 없이 명령을 내렸다.


“예정대로 신호를 보내고 시작하게. 돌입한 이들이 빠져나올 시간이 지나면 바로 화포와 조총으로 일제 사격을 가하고 모두 불태우게.”


홍승주는 그렇게 말하며 서늘한 안광을 보이며 말을 덧붙였다.


“다만 기다려 주는 건 예정된 시간뿐이라는 걸 기억하게.”

“······예, 장군.”


하승덕은 마른침을 꿀걱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그대로 명령을 전하러 달려가니 홍승주는 잠시 멀어져가는 하승덕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전방에, 청나라 진지에 시선을 주었다.


그렇게 보길 한참, 마길제를 비롯한 병사들이 빠져나오는 걸 멀리서 본 홍승주는 쓰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하나는 건졌나. 허나 상황을 보니 아무래도 걱정이 하나 덜어지고 하나 늘게 생겼구나.”


작가의말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여 주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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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391화 두 번째 황제의 죽음 +1 23.10.31 263 20 16쪽
391 390화 떠나는 계절 +3 23.10.30 249 22 13쪽
390 389화 사대부로서 부끄러운 일 +3 23.10.29 263 20 12쪽
389 388화 필요하면 만든다 +5 23.10.28 291 21 14쪽
388 387화 모으고 나누고 +6 23.10.27 284 19 14쪽
387 386화 하나보다 여럿이 낫다 +7 23.10.26 289 21 12쪽
386 385화 급제 +4 23.10.25 288 23 15쪽
385 384화 면대 +5 23.10.24 283 21 12쪽
384 383화 완벽한 오답 +2 23.10.23 273 24 12쪽
383 382화 천자와 황제 +3 23.10.22 268 20 14쪽
382 381화 과거 +3 23.10.21 256 19 15쪽
381 380화 떨치기 어려운 생각 +2 23.10.20 244 19 15쪽
380 379화 흐른다고 하여 옳은 게 아니다 +2 23.10.19 253 19 12쪽
379 378화 이웃 +1 23.10.18 244 20 12쪽
378 377화 도움이 필요한 사람 +1 23.10.17 236 19 14쪽
377 376화 고하를 가리지 않는 마음 +2 23.10.16 232 20 15쪽
376 375화 다음 한 수 +2 23.10.15 243 17 15쪽
375 374화 북경 함락 +6 23.10.14 262 20 15쪽
374 373화 고칠 수 없는 것 +4 23.10.13 211 17 15쪽
373 372화 저열한 보신 +2 23.10.12 209 18 13쪽
372 371화 사람은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3 23.10.11 229 17 14쪽
371 370화 근거 없는 희망 +1 23.10.10 218 17 12쪽
370 369화 엇갈린 운명 +1 23.10.09 216 19 15쪽
369 368화 기로 +2 23.10.08 211 17 12쪽
368 367화 함정 +1 23.10.07 207 16 14쪽
367 366화 승리로 이어질 패배 +2 23.10.06 233 16 14쪽
366 365화 선점 23.10.05 224 17 12쪽
365 364화 가야 할 곳은 +1 23.10.04 237 16 14쪽
» 363화 맞아떨어진 이해 +1 23.10.03 241 16 16쪽
363 362화 살기 위한 궁리 +2 23.10.02 232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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