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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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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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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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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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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507화 파멸이 기다린다고 하여도

DUMMY

507화 파멸이 기다린다고 하여도


마지막이니 그보다 앞이니 하는 말은 금양군 박미로서는 도통 영문을 모를 말들이었다.


하지만 임경업은 그 말을 함으로서 그간 고민하던 일이며 앞으로 할 일을 확고히 하였으니, 그는 그것을 드러내길 거리끼지 않았다.



***



“내각 대학사 송헌책, 전하의 부름에 따라 대령하였나이다.”

“어서 오시오.”


환한 얼굴로 자신을 맞이하는 모습에 송헌책은 내심 생각했다.


그간 모시던 이를 괴롭히던 일이 드디어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었으니, 오늘 비로소 무엇이든 결정이 확실하게 지어질 것이라고 말이다.


‘길인가 흉인가, 불합인가 합인가.’


어쩌면 그간 함께하던 것이 오늘로 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니 송헌책은 돌연 긴장하며 침을 소리 없이 삼켰다.


그러나 소리가 없다고 하여 그러한 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 그가 목울대를 움직이는 모습은 임경업의 눈에 똑똑하게 보였다.


“대학사, 아니 선생.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이런 자리에서 이렇게 부르기 어려울 것이니 이리 부르지요.”

“이런, 저는 이제 해임입니까?”


송헌책이 장난스럽게 물으니 임경업은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대는 내게 가장 큰 조력자이면서 이후 내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니 어찌 바깥에 두겠소. 나 죽을 때까지, 아니 내가 죽은 후에도 이곳에서 계시오.”


임경업이 하는 말은 농담과 같으나 그 말에는 뼈가 있으니 송헌책은 오늘 나올 말이 기대대로 임을 알고 입을 열었다.


“평생 관료라니, 점이나 치며 복채 받던 시절이 아주 까마득할 지경입니다.”

“그대는 그 시절을 평생 잊지 않겠지.”


고개를 흔든 임경업은 허공에 시선을 두고 중얼거리듯 말을 덧붙였다.


“은연중에 나도 그러하던 시절에 받은 처우를 잊지 않았으니, 사람이란 본디 그런 법이오. 어려운 시기에 머리에 박힌 생각은 평생토록 남습니다.”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저 역시 그렇다고 여기니, 그것은 아마도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도 변하지 않을 진리 가운데 하나겠지요.”

“진리는 모르지만 변하지 않을 것들은 나도 몇몇 알고 있습니다.”


운은 뗀 임경업은 적당한 말을 찾아 궁리하다가 이내에 이것이 낫겠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 몇몇 가운데 아마도 선생이 가장 흥미롭게 여기며 알고 싶어할 것은 이것을 겁니다. 내가 품은 생각과 나라는 사람이 예전이며 지금도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임경업은 이렇게 말한 후에 송헌책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덧붙였다.


“특히나 이 대리국을 비롯한 천하관이 그에 포함된다고 하면 더욱 그렇겠지요.”

“실로 흥미로워 꼭 들어보고 싶은 말입니다.”


바로 대답하며 눈을 빛내니 임경업은 박미와 만난 후에 품은 생각을 입에 담았다.


“이 사람은 고집이 세니, 그 고집이 셈은 일찌기 조선의 임금께서 불러 물으실 때 대명이라는 천하를 위해 조선이 희생할 필요가 있다면 응당 그러함이 마땅하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소이다.”

“······허.”

어렴풋이 아는 일이나 이렇게 확실하게 들으니 과연 범상치 않은 일이라, 송헌책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그 모습에 임경업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아마도 다스리는 자라면 이런 말을 듣고 가만두지 않을 것이니, 보통이라면 흉참하다고 하여 목을 베거나 귀양을 보내었을 겁니다. 그러나 조선의 임금께서는 나와 다름이 감당할 수 없으니 그 뜻을 마음껏 드러내 보여도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더불어서 잘 갈 수 있도록 높은 지위며 추천하는 서신을 적어서 보내었지요.”

“양쪽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말 외에는 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제는 아마 다시는 보지 못할 임금의 얼굴을 떠올린 임경업은 빙긋 웃었다.


“맞는 말입니다.”

“아까 말씀하시길, 지금도 예전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허면 대리국 역시 그 희생할 자리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그러합니다.”


송헌책이 조심스럽게 묻는 말에 임경업은 주저없이 대답했다.


그 단호함에 송헌책은 안색을 살짝 어둡게 하며 다시 물었다.


“좋은 말씀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나며, 생각은 굳건합니다. 나는 결국 근본이 사대부요 유학자니, 이는 다시 말해 이상을 현실에 자아내고자 발버둥 치는 무리라는 말입니다. 비록 그 이상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를 수 있지만, 분명 나는 그러합니다.”

“이상이라니, 무슨 이상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내가 바라는 이상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몸을 다스리고 가정을 다스려 나라와 천하를 구하는 것이라고 하면 맞을 겁니다. 다만 그것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위한 과정이자 수단입니다.”


유학을 배운 이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에 한 번쯤은 품고 으레 논하기 마련인 말을 그저 과정과 수단으로 단정지은 임경업은 티 없이 맑은 눈으로 말을 이었다.


“아마 전에 말한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조선 출신으로 그 출신은 얼자입니다. 어린 시절이며 커서도 부던히 무시를 당하였고, 이러한 일은 내게 한 가지 열망을 품게 했습니다.”

“어떠한 열망입니까?”

“내 이름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이름이 되게 하겠다, 그렇게 열망하였지요.”

“말씀하신 것에 비하면 흔하디흔한 열망으로 들립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는 사실상 영달하여 세상에 이름을 드러내고자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으니 그러한 이들은 굳이 유학을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천하사방에 모래알처럼 많았다.


그러나 보고 익힌 것에 따라 사람은 방향성을 달리하기 마련이니 임경업은 곧 그 방향성을 송헌책에게 일러주었다.


“장헌충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역사에 남을 것이고, 후대에 있는 사람들은 그 이름을 평할 때 뜻을 세웠으나 스러진 이라고 하겠지요.”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 평가는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결과적으로 실패하였으니 그렇겠지. 역사는 실패자에게 가혹한 면이 있소. 하지만 실패도 실패 나름이니, 비슷하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사람을 나는 알고 있소이다.”

“그게 누구입니까?”


이 시대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스러져 가는 이가 하나나 둘에 그치지 않을 정도니 여기저기 살피던 옛 후한 시절 삼국이 정립되던 것에 비하여도 부족함이 없다고 봄이 옳았다.


이러한 와중에 임경업이 굳이 기억할 사람이 있다고 하니 송헌책은 자못 궁금하여 대답을 기다렸다.


“노상승 장군과 홍승주 상서 대인이오.”

“!”

“아, 이러면 두 사람이니 죽은 사람들이라고 하여야 했군. 그 부분은 내 정정하리이다.”


임경업이 가벼이 말을 바꾸었으나 송헌책에게 있어서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임경업이 거론한 두 사람은 물론 송헌책도 알고 있었다.


그들의 마지막이 어떠하였다는 것은 함께 말이다.


“······충신으로 죽고 싶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겁니까?”

“두 분의 이름은 대명이, 아니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순간에 모두 죽어 나가지 않는 한 언제고 전하여지겠지요. 이곳 사천 사람들이 이날까지 무후를 칭송하는 것처럼 말이오.”

“그것은······.”


차마 아니라고 하지 못한 송헌책은 복잡한 얼굴로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 모습에 임경업은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대리국.”

“예?”

“그대는 대리국이라는 이름이 도참을 피하기 위함이라고, 언제 어떻게 되어도 외방으로 남기기 위함이라고 하였소이다.”

“그렇습니다.”


본인이 하였던 말을 다시 들은 송헌책이 고개를 끄덕이니 임경업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그것이 좋습니다.”

“좋다?”

“아무리 대리국이 성하여도 남경에서는 우리를 경계하지 않을 것이니, 좋지 않습니까. 또한 이제 대리국은 조선과 같이, 아니 예전 조선과 같은 번국 첫 번째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잠시만요. 그 말씀은 설마?”


임경업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깨달은 송헌책은 크게 당황했다.


그러나 임경업은 그런 송헌책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할 말을 이었다.


“천하가 사람이며 머리가 남아야 한다면 그 머리는 남경이고, 가장 먼저 잘리고 다치게 둘 사지는 순나라겠지요. 그다음은 양나라며, 마지막은 우리 대리국이오. 그리고 구태여 끼워 넣자면 조선은 양나라와 우리 대리국 사이에 들어갈 것이오.”

“아니, 조선은 어찌 되든 좋습니다.”


임경업이 조선 출신이니 말을 이렇게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다스릴 나라조차 명나라라는 천하를 위해 필요하다면 자를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말은 송헌책으로서 쉬이 간과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사람들은 썩어없어질 나라는 사라지고 새로이 태어나는 것이 낫다고 하지. 하지만 그것이 정녕 좋은지는 모르겠으니 나는 왕망은 물론이고 송 태조도 되고 싶지 않소이다. 차라리 신릉군으로서 죽을 것이니, 그것이 내 결심이며 바뀌지 않을 뜻입니다.”


이는 진심이니, 임경업은 그렇게 고집한 끝에 그든 대리국이든 혹은 그 양쪽 다 파멸한다고 하여도 개의치 않았다.


‘신릉군이 죽어서도 기억되는 것은 오로지 탐하지 않았기 때문이니, 나 역시 그렇게 하겠다.’


굳은 각오를 속으로 한 번 더 다진 임경업은 다시 결연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나는 이상으로 흠잡을 수 없는 이름을 꿈꾸었고 그걸 위해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았소. 설령 잠시 다른 일로 고민하였다고 한들 이것만은 달라지지 않고 끝까지 고집을 부렸소. 그러하여 닿은 장소가, 위치가 대리국왕이니 그것은 좋소. 허나 그 이상은 내게서 바라지 마시오.”

“명나라에 충성하는 대리국왕, 이것으로 만족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러하오.”


고개를 크게 끄덕여 긍정한 임경업은 고민과 당황이 가득 서린 송헌책의 얼굴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나 말하였듯, 대리국은 가장 마지막에 잘라야 할 부위요. 정녕 그러지 않고는 하지 않을 도리가 없을 때에나 할 일이니, 아마도 내 생전에는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오.”

“······그럴 것입니다.”


설령 환처가 심하게 상해 잘라내야 한다고 한들 그 자리는 부위는 임경업이 이미 말하였듯 대리국이 아니라 순나라가 될 터였다.


그리고 임경업의 나이며 천하 정세를 살피면 분명 그러한 일은 그가 살아있을 때보다는 죽은 후에 있을 공산이 훨씬 컸다.


“그러니 선생, 나 살아있을 때는 그저 대리국으로 만족하시오. 허나 그 후일은 내 소관이 아니니, 그대며 후인들이 알아서 하시오.”

“그 후인에는 대인의 후손 역시 포함됩니다. 자제분들 말입니다.”

“당장은 후인이 없으니, 무슨 문제가 있을까. 조선에서 함께하여 여기까지 따라와 준 부인도 이제는 나이가 많으며, 자식들은 떠나며 형제들에게 맡기었으니 대리국에 관여할 일은 없소이다. 허니 이후는 내 소관이 아닐 것이오.”


이제 할 말을 모두 다 하였다고 여긴 임경업은 송헌책을 보며 차분히 물었다.


“내가 하는 말은 이것이 다며, 이 뜻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외다. 이럼에도 선생께서는 여전히 대리국에서 내 곁에 머물며 대학사를 하시겠소?”

“······.”


임경업이 건넨 말에 송헌책은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분명 지금까지 들은 말들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다시 생각하여도 송헌책으로서는 그렇게 만족스러운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은 그것으로 좋고 여러모로 견제와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대리국과 임경업으로서는 오히려 나음이 있었다.


이것이 진심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여긴 것에 이어서 임경업이 나중을 약속하였으니 송헌책은 이것이 썩 마음에 들었다.


‘좋지 않다. 하지만 나쁘지도 않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질 여지가 크다.’


이러한 생각을 품은 송헌책은 한 가지 약조 받고자 하여 눈을 뜨고 임경업과 시선을 맞추었다.


“대인, 대답 전에 여쭙고자 합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시오.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라고 하면 하여드리겠소.”

“물을 것은 하나이니, 제가 대리국을 위하여 판단한 일은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주시겠습니까?”

“물론이오. 그대가 남겠다면 대학사니 응당 내정은 그대에게 기대는 것이 마땅하지요.”


임경업은 당연하다는 얼굴로 대답한 후에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말을 덧붙였다.


“물론 내가 생각하여 그 일이 명나라에 해가 될 거 같다면 언제고 반려할 것이오.”

“그렇다면 좋습니다.”


좋다고 말한 송헌책은 그 자리에서 임경업에게 큰절을 올렸다.


“이 송헌책, 대리국에서 뼈를 묻고자 하니 전하께서는 부디 이를 허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엎드린 송헌책에게 임경업이 다가와서 몸을 일으켰다.


“그대가 정녕 받아들이겠다면 나는 거절하지 않을 것이오. 송 대학사, 함께 천하를 위해 일하여 봅시다.”


이에 송헌책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몸을 일으키더니 바로 입을 열어 청했다.


“허면 소신 송헌책, 바로 전하께 아뢰고자 하는 일이 있습니다.”

“무엇이오?”

“아무리 그러하여도 구색은 맞추어야 하니, 옛 대리국 영토인 운남이 주어졌음을 익히 아실 겁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소.”


사방에 이는 도참을 신경 써서 대리국이라는 이름을 내리긴 했지만 그렇다고 하여 막무가내로 준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구색은 갖추어야 하니 남경 조정은 대리국이라는 국명과 대리국왕 자리를 임경업에게 주며 운남지역을 일단 맡게 되었다.


허나 그곳은 본래 대명이던 시절에도 현지인들을 세워 절반은 그들에게 맡기던 땅이다.


지금에 와서 무언가 더 들일 이유가 없으니, 사실상 좋은 구실로서 붙인 것에 불과함을 조금만 사정을 알고 있다면 유추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대리국이라는 이름을 온전히 하고자 하면 응당 그곳 사람들을 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그들이 일어나서 정통을 주장하며 사천 역시 가져갈 수 있으니, 마땅히 살피고 살펴야 합니다.”

“흐음.”


그러나 송헌책이 보기에 구색이랍시고 붙여준 그곳과 그곳 사람들은 참으로 유용하니, 그는 이때까지 아직 말하지 않던 제안을 입에 담았다.


“이러한 일에 균열이 일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로지 하나입니다.”

“그것이 무엇이오?”

“옛 대리국의 왕가와 혼인하십쇼.”

“······뭐라고요?”


두 눈을 끔벅이며 잘못 들었나 하는 표정으로 되묻는 임경업을 보며 송헌책은 내심 즐거워지는 걸 느끼며 다시 권했다.


“두 번째 혼인을 해주셔야겠습니다. 대리국이 무사히 이어지기 위해서니, 소신은 이 일을 전하께서도 마땅히 받아들이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작가의말

[첨언 - 왕망, 송 태조, 신릉군]

 

왕위를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저는 이 세 사람이 가장 대표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라고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앞에 보좌가 아른거리자 온갖 수단을 써서 스스로 덕을 꾸미고 사람을 모다 양위(강제)를 받은 전한의 왕망.

 

주변 사람들이 크게 권하여 더는 물러날 수 없음을 알고 위(강제) 및 양위(진짜) 과정을 거친 송 태조 조광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멸이 보여도 아닌 거는 아니라는 생각으로 제 할 일만 하고 왕위는 끝까지 탐하지 않았던 춘추전국시대 신릉군.

 

물론 세세히 따지자면 더 분류가 될 수 있으나 보통은 이 세 가지 안에 들어가리라고 여깁니다.

 

이 가운데 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크게 평가받은 건 신릉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그가 마지막까지 위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왕망은 말할 것도 없고 송 태조 역시 때때로 양위 받은 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사람도 신릉군이 월권을 저질렀다고는 하여도 그가 왕위를 탐했다고는 하거나 충신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실권을 빼앗기고 말년을 불우하게 보냈다고는 하지만 그 명성은 앞서 이야기한 두 사람보다 확실하게 남아 있으니 아마도 이름을 남겼다는 측면에서는 신릉군의 압승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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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86 B사감
    작성일
    24.02.28 21:08
    No. 1

    대리 단씨를 찾아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7 ageha19
    작성일
    24.02.28 21:41
    No. 2

    하긴 송태조도 말년에 동생에게 시해당한 것 아니냐는 '촉영부성'의 고사를 남겼으니...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5 g9******..
    작성일
    24.02.28 23:05
    No. 3

    위무기...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천년고목
    작성일
    24.02.29 00:18
    No. 4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K.S
    작성일
    24.02.29 19:17
    No. 5

    능력있는 왕이 정점을 원하지 않는 건 아쉽지만, 사지 중 최고가 되겠다는 야망은 있다. 게다가 자기가 개쩌는 충신으로써 죽고 나면 그때부턴 내 알 바 아니니까 맘대로 하라고? 일 잘하는 왕 굴리면서 내정 다지다가 그가 임종하면 선왕이 총애하던 충신으로써 "결단"을 내리도록 후대를 설득하기만 하면 썩어빠진 머리 따위 갈아치워도 된다는 승인이니 이거 내가 장수하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경업코인은 옳았다!

    찬성: 3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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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9 538화 감추는 재미 +2 24.03.30 161 16 12쪽
538 537화 모두가 아는 비밀 +2 24.03.29 151 14 13쪽
537 536화 승부에서 이기는 방법 +4 24.03.28 150 15 12쪽
536 535화 알고도 모른 척하긴 어렵다 +2 24.03.27 153 14 12쪽
535 534화 미룸은 미정이 아니다 +3 24.03.26 163 14 12쪽
534 533화 허황된 이야기 +2 24.03.25 155 14 16쪽
533 532화 덕은 풍성함이 전부가 아니다 +2 24.03.24 165 12 12쪽
532 531화 소망은 성장한다 +4 24.03.23 167 15 15쪽
531 530화 한가함 뒤에 다가오는 것 +2 24.03.22 157 13 12쪽
530 529화 신부 교환 +2 24.03.21 178 14 13쪽
529 528화 어려운 관계 +3 24.03.20 180 13 11쪽
528 527화 친하면 조금이라도 돌아본다 +1 24.03.19 167 15 13쪽
527 526화 연약한 사람 +6 24.03.18 162 18 12쪽
526 525화 물려받은 천성 +1 24.03.17 164 13 12쪽
525 524화 인정받지 못한 아이 +1 24.03.16 188 15 12쪽
524 523화 뜻은 누구나 품을 수 있다 +2 24.03.15 156 16 13쪽
523 522화 병졸과 역관 +4 24.03.14 164 19 12쪽
522 521화 오는 사람, 가는 사람 +3 24.03.13 173 14 13쪽
521 520화 용기 있는 말 +4 24.03.12 174 16 17쪽
520 519화 정통성 +4 24.03.11 180 19 13쪽
519 518화 그대는 옳다 +3 24.03.10 173 14 11쪽
518 517화 거울 같은 사람 +3 24.03.09 175 14 12쪽
517 516화 우선하여 해결할 일 +2 24.03.08 188 17 13쪽
516 515화 맞수 +3 24.03.07 178 17 14쪽
515 514화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 +7 24.03.06 183 16 13쪽
514 513화 소리는 사람을 모은다 +2 24.03.05 183 15 12쪽
513 512화 비상함은 필요하지 않다 +4 24.03.04 175 17 13쪽
512 511화 민감한 일 +2 24.03.03 191 14 12쪽
511 510화 노인의 일 +3 24.03.02 198 18 13쪽
510 509화 고귀한 이름 +4 24.03.01 175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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