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금빛시계 님의 서재입니다.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새글

금빛시계
작품등록일 :
2022.10.28 17:21
최근연재일 :
2024.07.01 21:00
연재수 :
626 회
조회수 :
347,015
추천수 :
16,016
글자수 :
3,695,305

작성
23.02.14 21:00
조회
766
추천
34
글자
12쪽

132화 화를 피한 곳에 있는 것

DUMMY

132화 화를 피한 곳에 있는 것


‘조선이라.’


환관 장화는 태자에게 들은 말을 떠올리며 고민했다.


관심이 없던 나라였다.


발로 걸어서 갈 수 있는 나라 따위, 그가 보기에는 시시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장화는 정녕 흥미롭고 사내답게 포부를 드러내는 여정과 이동 수단은 배라고 생각했다.


고작 수십 길을 가는 곳에 벅찬 작은 배가 아니라 옛 삼보태감의 선단과 같은 크고 훌륭한 배가 진정으로 멋지고 사내다웠다.


물론 환관이라는 시점에서 사내다움을 찾는 것이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렇기에 장화는 배에, 사내다움에 집착하는 걸지도 몰랐다.


그러니 그는 선배들처럼 조선에서 보화를 얻고 하는 일에는 크게 흥미가 없었다.


오히려 섬라 같은 곳도 넘어서 기록으로만 남은 곳들을 둘러보며 위세 부리고 대명을 높이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그가 모시는 이, 차후 이 대명의 주인이 될 이가 관심을 품었다고 생각하니 그냥 넘기기도 어려웠다.


“흠.”


그가 원하는 꿈을 이루고자 하면 대명은 영락제 시절처럼 융성해야 한다.


동시에 옛 삼보태감처럼 황상의 신임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겸사겸사 손길만 뻗어둘까?”


형편 좋게도 그는 지금 남경에 있었고 여기는 그가 꿈꾸는 일을 시간 내어 살피기에 편했다.


황자를, 그것도 태자를 모시는 환관이라고 은근슬쩍 에둘러 말하면 다들 간이고 쓸개고 빼줄 듯한 태도를 보였던 걸 기억한 장화는 슬그머니 웃었다.


“태자 저하께서 살짝 몸보신하실 것이 필요하다고 하면 누가 뭐라고 하겠어?”



***



“미치겠네.”


남경 상인 모장욱은 얼마 전 다녀간 환관이 흘린 말을 마음에 담아두고 며칠을 끙끙 앓았다.


“그게 좋은 걸 누가 모르나. 지금 세상이 얼마나 요동하는데 그걸 그렇게 쉽게......어휴.”

“어르신, 이르신 대로 사람들을 모아왔습니다.”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중얼거리니 그가 부리는 종이 공손하게 사람이 모였음을 알렸다.


“크흠.”


그 말에 모장욱은 체면을 차리듯 헛기침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금방 가겠다.”

“예, 어르신.”


남에게 고개를 숙이고 떡고물 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몸이지만 동시에 그는 남경 상인들 사이에서 제법 목에 힘주고 다니는 몸이기도 했다.


그러니 이제부터 갈 자리에서 고민하는 모습이나 체통을 잃을 수 없다 여긴 그는 의관을 정제하고 몇 번이나 살폈다.


“이만하면 되겠다.”


그렇게 몇 번이고 확인한 후에야 모장욱은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섰다.


이미 봄이 가깝건만 근일 비가 내린 탓인지 날이 제법 쌀쌀했다.


그런 날씨에 덜덜 떨며 그를 기다리고 있는 종을 보니 살짝 기분이 좋아진 모장욱은 한껏 거드름을 피우며 말했다.


“앞장서거라.”

“예. 이쪽입니다.”


종이 앞장서서 걸으니 오래지 않아서 모장욱은 그가 종종 사람들을 모아 놓고 일을 논하는 객당을 눈앞에 할 수 있었다.


그 안에서 느껴지는 많은 인기척에 모장욱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드륵


“늦어서 미안하네.”


종이 열어주는 장지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선 모장욱은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어조로 말했다.


이에 모인 사람들은 질세라 앞다투어서 그에게 굽실거렸다.


“아휴, 모 대인께서는 이 남경 상계를 대표하는 귀인이 아니십니까.”

“맞습니다. 시간이 넘치는 저희와 같은 평범한 이들과 달리 어찌나 바쁘신지 이곳에서, 아니 남경 전체에서 모르는 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 저희가 감히 그런 마음을 품겠습니까.”

“혹여 중한 일이 있다면 그쪽을 얼마든지 우선하셔도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저는 모 대인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시간이 많습니다.”

“저, 저도 그렇습니다!”


손만 비비지 않았을 뿐이니 그것이 아첨이라는 걸 뻔히 알 수 있는 말들이요 태도였다.


만에 하나 이걸 듣은 사람이 실로 대인 소리 듣기에 어울리는 군자라면 이런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겸양하며 만류했을 것이다.


그러나 마구 듣는 소리와 달리 군자보다는 소인에 가까운 모장욱은 기꺼운 얼굴로 잠시 아첨을 즐겼다.


그렇게 얼마간 즐긴 후에야 모장욱은 손을 내저어서 그만두게 했다.


“하하, 이 사람에게 너무 금칠들 하지 마시오.”


금칠하지 말라고 하긴 했으나 그런다고 예, 하고 그만둘 정도로 눈치 없는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그렇기에 소란이 가라앉은 것은 모장욱이 두어 번 더 그만하길 권한 후였다.


“바쁜 와중에 이리들 모여주어서 고맙소이다. 그, 내가 남경 상계에 유력한 분들을 모아 놓고 이리 묻는 건 참 부끄럽소만 급한 사정으로 인해 그러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소이다.”


평상시와 달리 살짝 숙이고 들어가는 말에 몇몇은 이 일이 자신들에게 좋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쉬이 눈치챘다.


그러나 알아도 별수 없는 일이라, 그들은 애써 불편함을 감추며 귀를 기울였다.


“내가 귀한 분들께 부탁을 받았는데, 그 몸이 좋지 않은 분이 계시다지 뭐요. 그래서 말인데, 누구 조선 인삼을 가지고 있진 않소이까?”


조선 인삼이라는 말에 상인들은 너나 할 거 없이 곤혹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본래라면 그것을 준비하고 내어주는 일이야 대단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본래 상품이라 함은 천하 안정에 영향을 받는 법이었고, 지금 조선 인삼은 딱 그러한 물건 가운데서도 가장 구하기 곤란한 물건이었다.


“저, 모 대인.”


누군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니 모장욱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리로 향했다.


보통 대답기 어려운 일로 화제가 끊기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마냥 그러고 있는다고 해결도 되지 않고 무엇보다도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쓰는 것이니 어찌 마음에 들겠는가.


한 식경을 일하면 못 해도 동전 한 푼이라도 손에 들어오건만 이런 자리에서 침묵하고 고민하는 것은 하등 이익이 되지 못했다.


이것이 마뜩잖았던 남경 상인들은 날을 맞춰 돌아가며 이런 자리에서 말하기 어려운 일을 말하는 역할을 정해두었다.


이런 일은 모장욱 역시 잘 알고 있었고, 말을 꺼낸 사내가 오늘 날짜 당번이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말씀하시구려.”

“대, 대인께서도 익히 아시겠지만 근래 조선 인삼을 구할 길이 없습니다. 물론 재고를 뒤지면 오래된 것은 어디 있을 수도 있습니다만......”

“다 같이 죽고 싶으면 그걸로 대체해도 되고.”


다 같이 죽고 싶으면.


이 말에 상인들은 모두 사색이 되었다.


근래 모장욱이 남경에서 높은 분과 접촉이 잦다는 소문은 들었다.


어떻게 한 다리 걸칠 수 없을까 고민하던 그들이니 당연하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소문을 확인하니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꿀꺽


누군가 목울대를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모장욱은 그를 신호로 삼아 말을 이었다.


“그러니 가서 구해오시오. 조선이 피폐하여 없다? 그 나라가 이제는 청나라에 신속하여 그리로 다 보낸다? 이제 사 올 물건이 없다?”


이윽고 느긋하게 웃은 모장욱은 제가 맡은 고민을 모두에게 전가했다.


“그럼 남경 상인들이 한번 물갈이되는 수밖에 없지. 아, 걱정하지 마시오. 나도 같이 노력할 거고, 쓸려나갈 때는 같이 쓸릴 테니까.”


마치 마을을 위해 이 앞 거리 청소를 같이하겠습니다, 하는 동네 청년처럼 말한 모장욱은 그들에게 슬쩍 미끼를 던졌다.


“아, 내 깜박했군. 혹여 날 도와주시는 분이 있다면 그분은 함께 귀한 분을 보시게 될 거요.”


걱정과 근심이 가득하던 상인들의 눈이 탐욕으로 물드는 것을 보면, 모장욱이 던진 미끼는 과연 탁월하다 할 수 있었다.



***



“인삼, 인삼이란 말이지.”


모장욱의 소집에 불려 나갔다가 거처로 돌아온 남경 상인 배태경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고심했다.


“잠시 떠날까?”


그곳에서야 탐욕에 물들어서 이야기를 귀담아들었으나 가만히 생각하니 그가 인삼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본래 다루는 상품도 아닌 데다가 작금 조선 인삼이 조선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수확이 적고 그 적은 것도 모두 청에 가져다주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소문이 사실이건 아니건 확실히 제대로 된 인삼이 근 몇 년은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이 일은 쉽지 않았다.


부귀도 살고 난 다음에야 의미가 있다 여긴 배태경은 눈알을 굴리며 장고하다 결단을 내렸다.


“좋아. 당분간 몸을 피하자. 게 누구 있느냐!”

“예, 소인이 있습니다!”


근래 살갑게 굴고 똘똘하여 곁에 둔 어린 종놈 하나가 잽싸게 대답하는 목소리를 듣고 배태경은 슬그머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내었다.


“이번에 마카오로 가는 일, 나도 간다고 전해라.”

“예? 아, 알겠습니다!”


종은 한순간 의문을 품었으나 이내에 고개를 숙이며 부리나케 말을 전하러 뛰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은 배태경은 멀리 모장욱이 사는 방향을 보며 낄낄거렸다.


“흐흐, 모 대인에 친구들, 다들 욕 좀 보시구려. 이 사람은 잠시 유람이나 다녀오며 쉬고 올 터이니.”



***



“여기도 활기가 많이 죽었군.”

“불란국 사람들이 화란과 경쟁 중인데, 점차 밀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에 왔던 때보다 떠들썩함이 적어졌다고 생각한 배태경이 중얼거리니 곁에서 모시겠다고 달라붙은 종이 잽싸게 말을 건넸다.


“그래?”


말을 듣고 생각하니 근자에 화란 산 물건이 점차 늘고 있다는 생각도 든 배태경은 멀리 시선을 주었다.


“그래도 여전히 배들은 있군그래. 가만있자, 여기서 할 일이 그리 대단치는 않았으니 맡기고 오랜만에 구경이나 해볼까?”

“배를 구경한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저 배들이 얼마나 훌륭한지, 너는 알겠느냐?”


배태경이 하는 말에 종은 눈알을 굴리며 어떤 말을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종은 이내에 고민을 그만두고 거짓이 없는 말을 입에 담았다.


“소인이 배움이 짧아서 그저 크고 바다를 오간다는 것 정도 말고는 모르겠습니다요.”

“그만하면 충분하구나. 기본은 알고 있으니 말이다.”


점잖게 말한 것도 잠시, 배태경은 잘 되었다는 듯이 두 눈을 반짝이면서 입을 열었다.


“그거 아느냐? 배는......”


어어 하다가 저 배가 어떻고 또 이 배는 어떻고 말하기를 장장 반 시진 동안 쉬지 않고 듣게 된 종은 싫은 내색도 하지 못하고 맞장구치는 신세가 되었다.


‘사, 사람 살......야!’


그러다가 실질적인 일을 맡은 행수가 와서 보고하려다가 슬쩍 눈치를 보며 돌아가는 걸 본 종은 단박에 따라가서 그의 멱살을 잡고 싶었다.


“그래서 저들의 항해 역사는 우리보다 늦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주 훌륭한 배를, 아. 벌써 일이 끝났소이까?”


불행 중 다행히도 행수의 인기척을 알아차린 배태경이 말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그에 십년감수하여 남몰래 안도하니 돌연 대단히 큰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정말이냐!”

“소문은 그렇습니다. 불란국 사람이 운 좋게 조선에서 구했다고 합니다.”

“불란국 사람이?”


안도하느라 중간 말을 놓친 종은 배태경이나 행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일이지? 대인께서 이렇게 흥분하는 일은 좀처럼 본 일이 없는데.’


그러나 그는 무얼 물어볼 처지가 되지 않았기에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저 열심히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화란에게 밀려서 빌빌거리는 것들이 재주도 좋구나. 하긴, 그네들이 어떻게 하건 내 알 바가 아니지. 피하려고 했는데 기회가 오다니, 나는 참으로 운이 좋구나.”


느긋하게 말하며 웃은 배태경은 그 눈에 탐심과 서늘함을 동시에 깃들이며 말을 덧붙였다.


“정말이지, 아주 운이 좋아.”


작가의말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kkatnip님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후원하신 기대에 응해 더욱 좋은 글을 쓰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81 바얀티무르
    작성일
    23.02.14 21:03
    No. 1

    이렇게 엮이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ageha19
    작성일
    23.02.14 22:29
    No. 2

    원양항애가 가능한 서양 배를 구하는 조선, 그런 배를 꿈꾸는 환관... 명나라하고 서양 선박 공동구매 각인가? 그렇게 되면 비용 문제에서 한시름 덜 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K.S
    작성일
    23.02.14 23:24
    No. 3

    만병통치약이라길래 받아왔는데 검증이 안돼있던 걸 명에서 팔아달라고 안달나있으면..ㄷㄷ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도망치지 못한 왕은 주나라를 꿈꾼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1 150화 사이에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3 23.03.04 611 29 11쪽
150 149화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 +2 23.03.03 600 25 12쪽
149 148화 사람은 말보다 느리다 +1 23.03.02 633 29 14쪽
148 147화 남의 집 불씨 +1 23.03.01 641 33 13쪽
147 146화 미루고 돌리고 속이고 +1 23.02.28 651 31 15쪽
146 145화 같은 자리 다른 꿈 +4 23.02.27 656 34 15쪽
145 144화 지금은 조선 사람 +5 23.02.26 683 34 12쪽
144 143화 저들에게 물어주십쇼 +1 23.02.25 682 28 13쪽
143 142화 가장 큰 욕심 +2 23.02.24 660 30 12쪽
142 141화 나라를 옥죄는 족쇄 +1 23.02.23 711 42 14쪽
141 140화 받았다면 응당 보응해야 한다 +1 23.02.22 704 31 12쪽
140 139화 위와 아래가 아닌 이웃 +3 23.02.21 714 33 13쪽
139 138화 한쪽에만 좋은 이야기는 없다 +1 23.02.20 707 35 13쪽
138 137화 전과 다른 것은 +1 23.02.19 706 32 12쪽
137 136화 그 사내는 악운을 타고났다 +1 23.02.18 691 36 12쪽
136 135화 같은 자리에 있다고 같은 생각을 하진 않는다 +4 23.02.17 737 35 15쪽
135 134화 책임을 나누는 이유 23.02.16 739 36 12쪽
134 133화 욕심이 부른 인연 +1 23.02.15 750 40 13쪽
» 132화 화를 피한 곳에 있는 것 +3 23.02.14 767 34 12쪽
132 131화 닭이 먼저인가 알이 먼저인가 +3 23.02.13 743 34 13쪽
131 130화 위는 아래를 모른다 +2 23.02.12 786 39 12쪽
130 129화 때로는 작은 것이 믿음직하다 +2 23.02.11 785 39 12쪽
129 128화 천자의 어머니 +5 23.02.10 818 34 13쪽
128 127화 만민이 따라야 한다 +6 23.02.09 806 38 13쪽
127 126화 이 땅은 조선이다 +3 23.02.08 834 42 13쪽
126 125화 사람은 시작하며 그 뒤를 본다 +1 23.02.07 765 38 12쪽
125 124화 호가호위 +4 23.02.06 797 42 14쪽
124 123화 엘도라도 +5 23.02.05 783 42 13쪽
123 122화 원수는 동방에서 만난다 +6 23.02.03 784 44 12쪽
122 121화 보는 곳은 모두 같다 23.02.03 696 34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