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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나 님의 서재입니다.

넌 나만의 미친 여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조사나
그림/삽화
조사나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9
최근연재일 :
2021.07.04 16:13
연재수 :
80 회
조회수 :
18,110
추천수 :
1,222
글자수 :
265,374

작성
21.05.17 12:27
조회
341
추천
21
글자
7쪽

<제 13화. 외계 외교부 >

DUMMY

“위치가 확인 되었습니다. USB를 사용했어요. 플로리다에 있습니다.”


“제니퍼를 만났군. 생각대로 일찍 움직여 주었어. 이거 일이 술술 풀리는데?”


“이제 어쩔까요? 아길레라 의원님.”


“다 되었어. 조금만 기다리자고. 제 발로 찾아올 테니까. 절대로 놓치면 안 돼. 이건 미국의 생존이 달린 문제야. 그리고 우리가 개입한 사실이 알려져도 안 돼. 스스로 찾아와야만 해. CCTV에 잘 찍혀 있어야 한다고. 연락처 노출해 놨지?”


“네. 문서 안에 남겨 놓았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도 지금쯤 알고 있지 않을까요?”


“그게 문제야. 그래서 우리가 노출되면 안 된다는 거야. 한국 정부도 구원희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테니까. 자칫 잘못했다간 3차 대전으로 번질 수도 있어.

여기까지 오도록 만들었으니 이제 우리 손아귀로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야.”


통통한 체구에 붉은 단발머리를 한 아길레라 의원은 담담한 척 보좌관에게 말을 건넸지만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의자에서 일어나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로 자리를 옮겼다.


“탁! 탁!”


그녀는 눈부신 마이애미 바닷가를 바라보며 연신 손톱을 튕겨댔다. 불안할 때마다 나오는 그녀의 버릇이었다. 미국 최초의 어브덕티 하원의원. 그녀는 이 커다란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선거에서 승리한 후 그녀는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 발언을 했다.


“저를 정신 나간 여자로 보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은 꼭 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정치인이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바로 미합중국을 위해 외계 외교에 힘쓸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을 만난 경험이 있습니다. 여러분들 중 누가 비밀 조사 기관에 속해 있는지 모르니 공개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제가 필요하시면 꼭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그녀는 미국 외계 외교부에 핵심 인물이 되었다. 드넓은 바다 위로 부서지는 태양이 눈부셨다. 그 뜨거운 기운이 지구를 점점 조여오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아름다웠다. 아길레라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왜 그녀가 필요한 지 이유가 뭔지는 몰라도 이제 거의 다 되었어. 미국에게 우선권이 있어야 해. 구원희. 그녀만 확보하면 돼.”


*****

<같은 시간, 한국>


긴급히 재난안전대책본부의 회의가 소집되고 대통령을 포함한 핵심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잠을 설친 듯 사람들의 표정엔 피곤함과 근심이 한 가득이었다.


“다들 소식을 접하셨죠?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중국에 긴급 구조대를 파견하고 재해를 수습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더할 겁니다. 하지만 오늘 여러분들을 긴밀히 보자고 한 건 다른 이유입니다. 물론 이번 중국 지진과 관련이 없진 않습니다. 어제 보고 받은 바를 이야기 드리려 합니다.”


대통령의 이야기가 끝나자 천정에 달린 프로젝터가 자료들을 벽면에 띄웠다. 최근 일어난 지진의 발생 건수, 위치와 강도 등을 나타낸 그래프 들이다. 비서 실장은 그래프를 보며 차분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들 보시면 알겠지만 우리 나라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습니다. 지구의 지층이 불안정합니다. 외신엔 백두산을 포함한 여러 화산의 폭발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에 따라 우리나라도 여러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책을 찾아 훈련하고 있습니다.”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사실 대비를 해서 나쁠 건 없지만 섣불리 움직였다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야기할 수 있어요. 공포를 조장할 필욘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확률 이야기이니까요.”


환경부 장관이 발언하자 비서 실장은 대답했다.


“맞습니다. 사회 혼란을 막고자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것들을 조용히 처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더 이상 끔찍한 재앙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죠. 그러길 진심으로 바라는 건 여기 있는 우리 모두가 같을 겁니다.


혹여 재앙이 일어나더라도 안전할 수 있는 시스템.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국가 체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죠.”


“벙커도 많이 만들어 놨지 않습니까?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지하 벙커도 최근 들어 몇 개 더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국방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해 중국의 여러 지하 벙커가 파괴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두꺼운 벽으로 만들어 놔도 땅속 깊은 곳에서 시작되는 큰 지진엔 안전하지 않아요.”


웅성거리는 장관들을 향해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들이 허사가 될 만큼 큰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전하는 말은 괜한 우려가 아닙니다.


여러분께 이 사람을 소개하게 될지는 몰랐습니다. 저만 알고 있는 장관입니다. 자! 들어오시죠!”


회의장에 앉아 있던 장관들은 모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문을 바라봤다. 회의장 문이 열리자 20대 후반의 젊은 남자가 회의장 안으로 들어왔다.


큰 키에 자연스러운 중 단발을 한 남자는 정장 차림이 아닌 청바지에 티셔츠, 자켓을 걸쳐 입은 편안한 차림이었다. 얼핏 보면 보통의 청년 같은 외모이지만 두꺼운 안경 너머로 스며 나오는 총기는 그가 심상치 않음을 일러줬다. 방 안의 장관들은 잘 못 본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눈으로 대통령과 젊은 남자를 번갈아 쳐다봤다.


“대통령님만 아는 장관이라고요?”


“그렇습니다. 외계 외교부 장관 장한별 씨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장한별입니다. 사안이 시급해 보여 급하게 귀국해서 꼴이 이렇습니다.”


대통령이 장한별의 어깨를 다독였다. 장한별은 대통령의 옆자리에 앉아 놀란 다른 장관들을 둘러봤다.


“장한별씨는 지금 영국에서 오는 길입니다. 캠브릿지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201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디디에 쿠엘로’를 아십니까? 스위스가 낳은 최고의 천문 물리학자 쿠엘로의 직속 제자입니다.”


“대통령님. 지금 이게 다 무슨 말입니까? 시급한 국가 재난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아니었습니까? 갑자기 물리학 박사라뇨. 외계 외교부가 도대체 뭐 하는 기관입니까?”


대통령은 잠깐 고민하는 듯 한숨을 내쉬며 깍지를 낀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장한별은 난감해하는 대통령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제가 직접 말씀드리죠. 여러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외계 외교부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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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 22화. 내 동생 구제일> +2 21.05.22 273 17 7쪽
21 <제 21화. 아이가 움직여요.> +1 21.05.21 272 17 7쪽
20 <제 20화. 이제부터 당신을 경호합니다 > 21.05.21 271 17 7쪽
19 <제 19화. 비밀 요원 알렉 > +2 21.05.20 278 19 7쪽
18 <제 18화. 아길레라 > 21.05.20 276 17 7쪽
17 <제 17화. 돌이킬 수 없는 실수 > +2 21.05.19 313 21 11쪽
16 <제 16화. 얼굴 천재들 > 21.05.19 299 20 7쪽
15 <제 15화. 꽃 천재 장한별 > 21.05.18 323 19 7쪽
14 <제 14화. 조건은 단 하나. 구원희 > 21.05.17 331 20 7쪽
» <제 13화. 외계 외교부 > +1 21.05.17 342 21 7쪽
12 <제 12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 21.05.16 352 20 9쪽
11 <제 11화. 샤일로 > 21.05.16 361 20 7쪽
10 <제 10화. 제니퍼의 일기장 > 21.05.15 364 23 7쪽
9 <제 9화. 제니퍼 > 21.05.15 372 22 8쪽
8 <제 8화. 그날2> +2 21.05.14 373 22 9쪽
7 <제 7화. 그날1> 21.05.14 424 22 7쪽
6 <제 6화. 진통이 와요> 21.05.13 444 27 7쪽
5 <제 5화. 제니퍼를 만나다> 21.05.13 469 23 7쪽
4 <제 4화. 가자! 플로리다로> +4 21.05.12 494 26 7쪽
3 <제 3화. 동네 미친 여자 3> +2 21.05.12 522 30 8쪽
2 <제 2화. 동네 미친 여자 2> +1 21.05.12 612 38 8쪽
1 <제 1화. 동네 미친 여자 1> +4 21.05.12 910 5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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