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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나 님의 서재입니다.

넌 나만의 미친 여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조사나
그림/삽화
조사나
작품등록일 :
2021.05.12 10:19
최근연재일 :
2021.07.04 16:13
연재수 :
80 회
조회수 :
18,094
추천수 :
1,222
글자수 :
265,374

작성
21.06.16 12:06
조회
107
추천
8
글자
7쪽

<제 68화. 탑승자 이송 >

DUMMY

탑승자의 이송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곳곳에서 소란이 벌어지긴 했지만, 군이 통제하니 사람들은 섣불리 행동하지 못했다. 각 지역 시청에 모인 탑승자들은 초조한 심정으로 우주 적응 훈련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통령님. 한 시간 안으로 1단계 탑승자 이송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입니다. 100여명만 더 모이면 됩니다.”


“그래. 우리나라는 아직까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구만. 끝까지 경계를 늦추면 안 돼. 그들이 안전하게 구호선에 오를 때까지 안심할 수 없네.”


“네. 알겠습니다.”


대통령은 군과 외교부의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세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3일 앞으로 다가온 구호선 탑승을 앞두고 전 세계는 전례 없던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세계 뉴스를 상황 모니터에 모두 띄워주게.”


대통령은 다양한 언어로 방송되는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몇 시간 전 테러를 당한 프랑스 뉴스에선 처참한 광경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기저기 나 뒹구는 건물 잔해와 터져버린 시신이 여과 없이 방송되고 있었다.


과격 이슬람 단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비이슬람 문화권 나라 곳곳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이어졌다. 그들은 탑승자들을 노린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대통령에겐 일분일초가 긴장의 연속이었다.




*****



“마지막 분 앞으로 나와 주시길 바랍니다. 주민등록번호 740909-2 김영희씨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구호선에 탑승하시겠습니까?”


“.....”


뭐라 말을 뱉지 못하는 여자를 막아서며 그녀의 남편이 얘기했다.


“아니. 제 아내가 나에게 탑승권을 준다네요. 평소에도 남편을 끔찍하게 생각했어요. 항상 제 이야기를 잘 듣는 착한 마누랍니다. 그렇지 여보?”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어가는 남자를 보고 신분을 확인하던 군인이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순간 주변에 있던 무장한 군인들이 부부를 둘러쌌다.


“본인이 대답하십시오. 김영희씨의 자발적 의사 맞습니까? 혹시 협박 때문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강제로 탑승권을 양도하신 것이라면 이 자리에서 말씀하십시오. 군이 당신을 보호합니다.”


“그. 그게...”


아직 술이 덜 깬 남자의 얼굴에 긴장이 가득했다.


“아이. 여보. 뭘 그리 질질 끌어. 그냥 그렇다고 얼른 대답해버리면 그만이지.”


“조용히 하십시오! 김영희씨가 대답합니다.”


“아. 네. 네. 알겠습니다.”


“... ”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여자는 침을 한 번 꼴깍 삼키더니 두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


“제 뜻이 아니에요. 저는 준다고 말한 적 없어요. 저 양반이 제 의사도 묻지 않고 자기가 타려고 그러는 거예요. 제가 탑승하고 싶어요. 저 사람 떠나서 사람 답게 살아보고 싶다고요! 저 사람 좀 저한테서 떼어 주세요. 이렇게 말하면 저는 또 맞을지도 몰라요!”


두 눈을 뜨지 못한 채 몸을 움츠리며 말하는 여자였다.


“에이씨! 이년이 기어이!”


남자는 여자의 멱살을 잡으려 그녀에게 다가갔다.


“손들어!”


군이 그를 향해 총을 겨눴다. 그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면서도 여자를 향해 욕설을 내뱉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야! 너 혼자 살겠다고 남편을 배신하다니! 니가 그러고도 사람이냐? 여태까지 너 같은 거 데리고 살아준 남편 살릴 생각을 해야지. 나 원. 저런 몹쓸 년을 봤나.”


여자는 터져버린 남편의 폭언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귀를 막고 쪼그려 앉았다.


“조용히 해! 한 마디만 더 하면 발포한다.”


“아니, 틀린 말도 아니고, 말 좀 했다고 사람을 쏘는 게 말이 되나?”


“정신 차려! 지금 국가 비상 사태인 거 잊었나? 탑승자의 신변을 위협하는 사람은 당장 사살해도 좋다는 특별 명령이 있었다. 탑승자를 계속 위협하면 쏘겠다.”


“.... 에이! 나 참.”


남자는 군의 눈치를 살피며 쪼그려 앉은 여자에게 향했던 시선을 돌렸다.


“무릎 꿇어.”


“뭐요?”


“당신을 김영희씨의 특별 권한을 강제로 빼앗으려 한 죄로 지금 바로 구속하겠다. 구호선이 안전히 지구를 벗어날 때까지 당신을 구치소에 수감한다.”


“엥? 구호선은 3일 뒤에 온다며? 사람들은 다 벙커로 피할 텐데, 나는 어쩌라고!”


“그러게 탑승자를 협박하지 말았어야지.”


“에이. 씨발. 이거 뭐 죽으라는 소리네.”


남자는 군인의 손에 끌려가며 계속 투덜거렸다.


“김영희 씨. 이제 안전합니다. 눈을 뜨셔도 됩니다.”


군인에 부축에 여자는 눈을 떴다. 남편은 군인들에게 이끌려 호송 차에 오르고 있었다.


“당신이 안전하게 떠날 때까지 남편은 수감됩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여자는 남편의 처량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발길을 돌렸다. 그에게서 벗어난 지금 이 상황이 꿈만 같으면서도 그가 안쓰러워 계속해서 뒤를 돌아보았다.




*****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특수 대원이 구원희에게 다가갔다.


“이제 탑승자의 이송이 거의 다 끝나갑니다. 그들 모두 군용 헬기를 타고 대전에 있는 KARI(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 이동할 겁니다. 구원희씨도 잠시 후 출발하셔야 합니다. 가까운 곳에 헬기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 알겠어요.”


구원희는 간신히 만난 동생의 손을 잡았다.


“제일아...”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누나. 괜찮아. 가서 누나 할 일을 해. 사람들을 살려.”


구제일은 누나의 마음이 무겁지 않도록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동생의 말에 구원희는 고개를 숙였다.


꿈에서나 볼 수 있었던 그와 이제는 샤일로와 같은 모습으로 커 버렸을 자신의 아이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가도 동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졌다.


기쁨과 슬픔 끝을 내달리는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할 줄 모르는 그녀였다.


“정말 상상도 하기 싫었는데. 너를 두고 가게 되다니.”


“좋은 것만 생각해. 3일 뒷면 그들을 만나잖아.”


“아무리 그래도...”


구제일은 누나의 등을 토닥이며 벙커 입구로 그녀를 배웅했다.


“어서 가. 이제 시간 다 됐다.”


벙커의 문이 열리고 구원희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차에 올라탔다. 구원희는 동생의 손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진짜. 걱정 말라니까. 여기는 괜찮을거야.”


그때였다.


'부웅~! 끽!'


급하게 벙커로 들어오는 차에서 내린 군인이 말했다.


“구제일씨 어디 계십니까?”


“전데요. 무슨 일이시죠?”


“구원희씨와 같이 대전 KARI로 이동하십시오.”


“네? 그게 무슨.”


“유아리라는 분이 탑승권을 양도하셨습니다.”


“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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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 80화. 외전 3(완결)> +3 21.07.04 130 10 8쪽
79 <제 79화. 외전 2(결혼식)> +1 21.07.02 106 7 7쪽
78 <제 78화. 외전 1> 21.06.29 107 7 7쪽
77 <제 77화. 다시 만난 그들. > 21.06.25 115 8 8쪽
76 <제 76화. 구호선 안의 풍경 > 21.06.23 95 7 8쪽
75 <제 75화. 마지막 연설 > 21.06.22 109 9 7쪽
74 <제 74화. 무너져가는 땅 > 21.06.21 104 10 7쪽
73 <제 73화. 인간 띠 > 21.06.20 100 8 9쪽
72 <제 72화. 습격 > 21.06.20 97 8 8쪽
71 <제 71화. 함선이다!> +2 21.06.19 126 8 8쪽
70 <제 70화. 소용돌이 치는 세상> +2 21.06.18 112 8 7쪽
69 <제 69화. 아리야 > 21.06.17 103 8 8쪽
» <제 68화. 탑승자 이송 > 21.06.16 108 8 7쪽
67 <제 67화. 아빠가 미안해 > 21.06.15 100 7 7쪽
66 <제 66화. 형이 가! > 21.06.15 106 9 8쪽
65 <제 65화. 어른 아이 > 21.06.14 112 10 7쪽
64 <제 64화. 니가 뭐라도 된 것 같지?> +2 21.06.13 124 10 7쪽
63 <제 63화. 선발, 그 후 > 21.06.13 125 11 7쪽
62 <제 62화. 탈영병 > 21.06.12 135 9 8쪽
61 <제 61화. 다시 돌아온 이유 > +2 21.06.12 124 10 8쪽
60 <제 60화. 촉촉이 젖은 은밀한 시간 > +4 21.06.11 166 12 8쪽
59 <제 59화. 정화 캡슐 안에서 > 21.06.11 133 10 7쪽
58 <제 58화. 흔들리는 세계 > +2 21.06.10 141 12 9쪽
57 <제 57화. 번개탄과 리어카 > +2 21.06.09 145 12 8쪽
56 <제 56화. 마트 점장 > +1 21.06.09 146 11 8쪽
55 <제 55화. 대피소에서 > 21.06.08 141 12 8쪽
54 <제 54화. 대국민 특별 담화 > +1 21.06.08 139 12 7쪽
53 <제 53화. 대통령이 미쳤나 봐. > 21.06.07 146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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