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아이템을 숨김

27. 검은 현자(2)

군중들이 모두 가고 난 마지막 보스 검은 현자가 있는 문 앞.

문의 장식이 눈길을 끈다.

멀리 피난을 갔다가 힘을 키워 다시 돌아온 왕자.

자신의 나라를 찾고 백성들에게 침략자들의 압제가 끝났다는 것을 선포하는 장면.

사산조 페르시아의 오래된 전설 ‘쿠쉬나메’에 나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7세기 중엽에 사산조 페르시아가 이슬람 제국의 침입으로 멸망한다.

이에 페르시아의 마지막 왕자가 당나라로 망명하여 저항세력을 만들어 활동한다.

역사적 사실인 이야기.

그러나 그 후 당나라가 혼란에 빠지고 ‘황소의 난’이 일어났다.

이 황소의 난으로 당나라에 있던 외국인들이 단체로 다른 나라로 떠나기 시작했다.

어디로 갈지 몰라 혼란에 빠진 페르시아의 왕자 세력......

그때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이 신라로 가라고 알려준다.

신라의 왕이 페르시아의 왕자를 받아들이고 공주와 결혼을 시켰다.

그 후 아이를 낳고 이 아이가 페르시아로 돌아가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고 나라를 되찾았다.

20세기 초까지 이란에서는 판타지로 구분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20세기 후반 대한민국에서 한 가지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건 바로 ‘처용 설화’.

역신을 물리치고 신라 백성과 왕의 걱정을 덜어주었다는 처용 설화의 내용으로 쿠쉬나메가 진짜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퍼진다.

남아있는 처용의 조각상이 서역인을 닮았기 때문.

12세기에 만들어진 쿠쉬나메에는 이란의 구전으로 전해오는 신라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학자인 ‘압달 하이르’가 페르시아를 돌아다니며 채록하여 필사했다고 한다.

전체 800여 페이지에서 500페이지 분량이 신라 관련 이야기.

신라의 기후, 산물, 궁중의례, 음식, 인문 지식 등이 담겨 있다.

[늑대랑득템을 : 그림이 좋군요.]

그림에 관련된 이야기를 파티원들에게 해준 늑대랑득템을.

[나는야병장님어흠 : 오! 이 그림에 그런 이야기가 있군요! ^0^]

[만기제대하고싶어 : 저는 그런 이야기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만기제대하고싶어 : ‘처용’이 유명하니 그 정도나 알까......]

[내가최고야 : 쿠쉬나메가 ‘처용’의 이야기였어.]

[늑대랑득템을 : ‘쿠쉬’는 왕 이름이에요.]

[늑대랑득템을 : 쿠쉬나메는 ‘쿠쉬의 책’이라는 뜻이고요.]

[온세상의아름다움 : 아! 그런 뜻이군요.^^]

[그대의뒤에내가 : ^0^]

채팅창으로 이야기를 마친 우리 파티는 문에 있는 그림을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

마지막 4스테이지의 무대......

들어온 문 안에는 호수가 있었다.

아마도 비밀 안전가옥으로 설정된 주택에 호수가 있는 거겠지.

[늑대랑득템을 : 저기 건너편에 검은 현자가 있네요!!]

[나는야병장님어흠 : 음...... 진짜 있군요.]

[그대의뒤에내가 : 저기까지 가야 하나?]

[만기제대하고싶어 : 아무래도 그래야겠지요?]

[늑대랑득템을 : 가보죠.]

늑대랑득템을과 파티원들은 호수를 빙 돌아서 검은 현자에게 접근했다.

검은 현자의 앞에 도착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보스 검은 현자.

[만기제대하고싶어 : 안 움직이네요???]

휙! 휙!

나는야병장님어흠이 검은 현자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나는야병장님어흠 : 어?! 정말 끄떡없네요!!]

[나는야병장님어흠 : 시작을 어떻게 하는 거죠?]

파티원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어떻게 검은 현자와의 전투를 시작하는지 찾으려고 했다.

늑대랑득템을도 그것을 찾기 위해 돌아다녔다.

[늑대랑득템을 : 음...... 혹시......]

처음 들어온 문 앞으로 돌아간 늑대랑득템을.

들어온 문 앞에서 뒤로 돌아 문을 뒤로하고 앞으로 갔다.

앞에는 호수가 있다.

호수를 들여다보다가 호수의 어느 부분이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늑대랑득템을 : 저게 뭐지?]

반짝이는 곳으로 들어간 늑대랑득템을.

[늑대랑득템을 : 허!!! 저건!!!]

호수 밑에는 어마어마한 금화와 은화가 가라앉아있었다!!!

컴퓨터 게임 그래픽으로 구현된 것 치고는 진짜 같은 그래픽이었다.

[늑대랑득템을 : 와!! 대단! 대단!! ^0^]

[온세상의아름다움 : 뭐가 대단해요? 저도 봐요!]

힐러인 온세상의아름다움이 늑대랑득템을이 있는 호수로 들어왔다.

[늑대랑득템을 : 여기 호수 밑을 보세요!]

마우스로 화면을 내려 늑대랑득템을이 알려준 호수 표면 아래를 보는 온세상의아름다움.

[온세상의아름다움 : 어디 볼까요. 와!!! 저건 금화와 은화!!! +0+]

온세상의아름다움의 눈이 그대로 휘둥그레진다!!

자신의 모니터 화면을 믿지 못하는지 손으로 모니터를 만져본다.

[온세상의아름다움 : 와!! 이렇게 진짜같이!!]

[온세상의아름다움 : 대단한 그래픽 실력이네!! *_*]

채팅창을 본 다른 파티원들도 달려와 늑대랑득템을과 온세상의아름다움이 보는 곳을 보았다.

[그대의뒤에내가 : 와아~!!!]

[만기제대하고싶어 : 저거 진짜야???]

[내가최고야 : 이 게임 그래픽 좋은 건 이미 알았지만!! 와아!! 대단하다!!!]

[나는야병장님어흠 : 진짜 물속에 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아요!!]

[나는야병장님어흠 : 손이 저절로 가네!!]

파티원들이 이렇게 감탄하고 있을 때 늑대랑득템을은 검은 현자를 우연히 바라보았다.

늑대랑득템을의 모니터 화면에 검은 현자가 보였기 때문.

[늑대랑득템을 : 어?!]

검은 현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걷는 것은 아니고...... 마치 공중으로 발이 떠 있는 것처럼 슬며시...... 똑바로 다가왔다......

귀신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의 검은 현자......

늑대랑득템을은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파티원들에게 알려야 하는데......

점점 커지는 늑대랑득템을의 눈.

이제 검은 현자는 파티원들이 모여있는 곳에 다 왔다.

늑대랑득템을이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주변을 보았다.

[늑대랑득템을 : 헉!!!]

여기는!!!

호수의 한복판이었다!!!

그러고 보니 던전 보스는 그 방의 중앙에 왔을 때 전투가 시작된 경우가 많았다.

아!! 호수 밑의 엄청난 금화와 은화에 감탄하다 비밀 안전가옥의 최종 보스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다니!!!

[검은 현자 : 이놈들!!!]

[검은 현자 : 감히 내가 모은 재물에 손을 대려고 하다니!!!]

[검은 현자 : 그냥 두지 않겠다!!!]

검은 현자의 풍선 대화가 그의 머리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호수 아래의 금화 더미와 은화 더미를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린 우리 파티원들은 그것을 알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늑대랑득템을은 보스가 나왔음을 알리려 했다.

하지만 검은 터번을 머리에 감고 검은 우숩을 입은 검은 현자의 어두운 모습에 놀라 있었다!!

이런 모습이었나? 검은 현자가???

여전히 말이 나오지 않는다.

전투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야 하는데......

[팍! 파파팍!!!]

검은 현자가 두 손을 위로 올리고 무엇인가를 사용했다.

그것은 ‘신의 뜻을 담은 두루마리’.

사막 요새의 던전 비밀 안전가옥의 첫 번째 보스인 파라메트에게 준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 파티원들은 호수 중앙에서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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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의 재밌어요 칭찬을 기대합니다.^^

[변진섭]

잘보고 갑니다.

[이나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