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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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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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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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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유도진, 진짜 휴일(2)

DUMMY

“리토, 조심해. 넘어간다!”

“하도 쓰레기가 많아서 그렇지. 어휴···.”


도진의 게이트는 넓은 동굴이었다. 동굴 속은 구역이 몇 개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게이트가 열리는 입구 쪽은 도진의 창고였다.


드라코와 리토는 이곳의 관리인으로서 도진이 내팽개친 물건을 정리 중이었다.


“오늘도 우리 보스는 창고를 치울 생각이 없나 보군.”

“내 말이 그 말이야.”


게이트 안 넓은 동굴 속에서 이곳만큼은 샐러맨더들보다 도진의 물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신, 여긴 위험한 곳이라니까, 아빠 말 좀 들을래?”

“압바 말 잘 듣지!”

“그래, 잘 들으면 여길 들어오지 말라니까···.”

“씨-드레이크 마싯다니까. 집에 좀 갖구 갈라고!”


드라코는 새끼 샐러맨더인 ‘아신’을 입에 물고는 창고 구역을 지나, 붉은 용암이 흐르는 대광장으로 이동했다.


광장은 말 그대로 정말 넓은 공간으로, 여가를 보내는 샐러맨더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사교, 연애는 광장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대광장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샐러맨더들의 주거 구역이 나왔다.


주거 구역은 따로 담당자를 정하진 않았지만, 어린 샐러맨더들의 경우에는 빅스의 관리하에 소년기를 보내고 있었다.


바닥에 작은 굴을 파서 생활하는 샐러맨더.


그렇기에 어린 샐러맨더의 경우, 굴을 파는 일은 빅스의 도움이 필요했다.


“빅스, 할 일 없으면 용암푸치노나 먹으러 가지?”


드라코가 주거 구역을 기웃거리며 빅스를 불렀지만, 빅스는 일에 열중인 건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드라코는 하는 수 없이 주거 구역으로 아신을 돌려보내고, 다시 창고로 발을 돌렸다.


그때, 저 멀리서 샐러맨더들의 비명 아닌 비명이 옅게 들려왔다.


그 소리에 드라코는 곧장 소리가 들려오는 전투 시설 구역으로 향했다.


“제··· 제발, 이제 그만···.”

“그래! 이 못된 교관! 드라코 교관님일 때가 더 좋았어!”

“바깥은 실전이다. 그렇게 느긋하게 굴다가는 죽을 수도 있어!”


광장에서 직진을 하면 보이는 또 다른 대공동.


그곳에는 정말 거대한 규모의 전투 시설이 있었다.


“드라코 교관님은 이제 안 오는 건가?”

“그자는 입구를 수비하기로 했다.”

“그게 뭐야. 그냥 창고지기잖아요!”

“조용! 레트가. 너는 운동장 10바퀴 추가다!”

“라이덴 교관님···. 이거 드라코 교관님한테 이를 거예요!”


라이덴의 말에 울면서 운동장을 돌기 시작하는 레트가.


전투 시설은 본래 드라코가 관리하고 있었지만, 기계화 샐러맨더들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해당 시설은 드라코가 라이덴에게 관리직을 넘겼다.


“살살 해야 된다니까? 쟤넨 아직 어려.”

“그 거추장스러운 날개는 뗐나 보군.”

“뭐래, 나보다 먼저 갑옷 벗은 건 너잖아.”


라이덴의 옆에 있던 샐러맨더 리앙이 말했다.


두 마리는 몸에 있던 기계들을 떼어냈는지, 한결 가벼워 보였다.


그때, 드라코와 리토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동굴 생활이 다행히 몸에 맞나봐, 라이덴.”

“드라코. 말도 말게. 간만에 편안한 밤을 보냈다니까?”

“그거 다행이군. 그나저나, 직무는 어때?”

“정신이 약해 빠진 놈들뿐이라, 정신 개조가 좀 필요하겠어.”

“자네만 하겠나. 내가 보기엔 자네도 같이 뛰어야 할 것 같은데.”

“뭐!?”

“농담일세. 라이덴, 너는 좀 더 그냥 전장을 구르면 될 것 같아.”


이전처럼 서로 싸우거나 하는 모습은 없었다. 그저 편안한 친구들의 대화 같은 느낌일 뿐이었다.


그때, 리토가 리앙에게 말을 걸었다.


“맞아. 리앙, 화염초 수확처에서 일손이 부족하대. 거기에 가 보는 건 어때?”

“꽃밭? 내가 꽃밭에 있으면 누가 꽃인지 구분하기 힘들 텐데?”

“······.”

“······농담이야. 갈게.”


그리고 나머지 한 구역. 이 구역은 최근에서야 발견된 구역으로, 화염초가 자라나는 곳이었다.


해당 구역은 라마지와 피드가 관리를 하고 있으며, 농업에 관심이 있는 샐러맨더들이 함께 화염초를 수확하고 있었다.


“보스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원래 우리가 있던 세계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그러게. 근데, 샐러맨더들만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는 걸까?”

“얼마 전에 이야기 못 들었어? 리자드맨을 섭외하려다가 실패했다잖아.”

“세상에···. 보스도 못 하는 일이 있대?”


라마지와 피드는 서로 일상 대화를 나누며 화염초를 수확했다.


동굴 천장에서 자라는 화염초는 키가 큰 피드의 역할이었다.


어느새 찾아온 드라코와 리토가 방금 전 있었던 일들을 그들에게 전달했다.


“아무튼 그래서 내일부터 리앙도 이쪽으로 출근하기로 했어.”

“고마워, 리토.”

“고맙기는. 그나저나 엄청난 꽃밭이구나.”


드라코와 리토는 탁 트인 화염초밭을 바라보며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러던 그때였다.


“드라코 삼촌! 아신이가 또 창고 구역에 갔서요! 나는 이제 아신이를 말릴 수가 업서요!”


리토의 아들인 페트라의 말에 드라코는 곧장 창고 구역으로 돌아갔다.


도착하자마자 드라코의 눈에 보이는 건, 푸른 비늘의 아기 샐러맨더가 씨-드레이크 위에 올라타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신, 이놈!”

“우이익! 압빠다!”

“아빠가 함부로 창고 구역에 오지 말라고 했지!?”

“그치만···. 씨-드레이크가 먹고 싶다고!”

“보스가 알면 이놈 한다?”


그때, 게이트가 열리면서 도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플레임, 일단 들어가 있어. 오늘 건강검진을 좀 해야 한다니까.”

“응! 고마워, 보스! 빨리 데려다줘야 해?”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번 게이트가 열렸고, 도진이 샐러맨더들의 이름을 한 마리씩 호명하기 시작했다.


샐러맨더들의 건강검진이었다.



* * *



“굳이 따라오니까 부담스럽긴 한데···.” “에? 형, 저 서운해요. 저 이래 봬도 플레임 보호자예요?”

“어휴. 아무튼, 그래서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너가 만든 무기, 평이 엄청 좋던데?”

“그럼요. 누가 만든 건데! 그래서 S급 헌터들도 제 작품들을 탐내는 거잖아요?”


이지형은 의기양양한 태도로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우리는 지금 이선주가 말해준 연구실로 향하는 중이었다.


과거에는 다양한 실험을 하던 연구실이었지만, 선주가 입사하면서부터 거의 병원으로 이용되는 시설이었다.


그리고 이 시설의 위치를 아는 것은 선주와 소희. 그리고··· 나와 지형, 이렇게 넷뿐이었다.


“오빠!”

“오, 잘 지냈어?”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도착해 있던 소희가 나를 반겨주었다.


- 메엥!

- 몽! 모오옹!


더불어 두 마리의 도마뱀들까지 내게 다가와 다리에 얼굴을 가져다 대곤 비비적거렸다.


“하하, 너네도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나는 얼굴을 만지는 척하면서, 두 마리의 입에 내가 손수 제작한 몬스터 육포를 넣어주었다.


- 메헹헹헹헹!

- 모홍홍··· 모옹··· 모혹! 목! 몽몽몽!


자몽이는 허겁지겁 삼키다가 사레가 들렸는지, 연신 기침을 하다가 헤벌쭉 웃어 보였다.


“크으···. 귀엽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선주가 밖으로 나왔고, 검사실 준비가 끝났다고 말했다.


“우선, 지금 치료가 우선인 샐러맨더들부터 보여주실래요?”


그녀의 말에 난 곧장 게이트를 열어 리토와 리앙, 라이덴을 불러냈다.


리토가 제일 먼저 터벅터벅 게이트 밖으로 걸어 나왔고, 그 뒤를 라이덴과 리앙이 빠져나왔다.


- 모옹! 몽! 모오옹···!

- 메? 멩? 메에엥? 멩? 메에!?

- 사악···. 삭···, 스으윽···. (뭐냐, 이, 이 샐러맨더는. 본 적이 없는 종이다!)

- 스으윽, 사아? 사아악. 삭? (희귀한 샐러맨더라니, 너무 귀여워. 특히 망고라는 애, 귀엽지 않아? 반가워. 나는 리앙이야!)


망고와 자몽, 그리고 리앙과 라이덴은 몇 번의 대화를 주고받더니, 이내 서로 등에 올라탈 정도로 친해졌다.


“오빠! 그새 샐러맨더가 늘어난 거죠?”

“어떻게 알았어?”

“저기 저 수컷 샐러맨더는 처음 보는 애잖아요. 그리고 옆에 애는···.”


리앙의 등에 남아있는 기계화 흔적을 발견한 소희는 나와 리앙을 번갈아 보더니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무슨 말 할지 아는데, 드라코 친구였대. 근데 어떻게 놔두냐.”


사실, 이들이 내 게이트에 합류할 거란 생각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다.


“우선, 치료실 먼저 갔다 올게요. 그 뒤엔 곧바로 건강검진 시작할 테니까··· 명단에 적힌 샐러맨더들 좀 불러줘요.”


이선주가 건넨 명단에는 드라코부터 시작해서 플레임까지 못 해도 10마리 넘는 샐러맨더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나는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았다.


이제부터 대량의 샐러맨더들이 나타날 예정인데, 민간인이라도 있으면 큰일이니까.


< 아무도 없는 것 같구나. >

‘응. 왜 이 산으로 불렀나 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이었네.’


어느 정도 안도감이 들자, 나는 게이트에 마력을 불어넣으며 명단에 있는 샐러맨더들을 불러냈다.


그렇게 샐러맨더들의 건강검진이 시작됐다.


게이트 내부에는 ‘어린’ 샐러맨더들만 남긴 채 말이다.



* * *



“일단, 드라코는 마력 통이 늘어났네요. 물론, 자세한 건 큐브 테스트까지 해 봐야 알겠지만, 몬스터니까···.”

“그 말은?”

“마력량은 A급 헌터와 비슷해요. 전투 센스는 좀 봐야 알겠지만요.”


드라코는 선주의 말을 알아들으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았지만, 그녀의 말이 그에게 닿을 리는 없었다.


“사아악, 사악. 삭. (너, 강해졌대.)”

- 사아아악!? 삭, 사악? 스으악! (정말입니까? 보스! 제가 앞으로 더 보스를 열심히 모시겠습니다!)


이게 제자를 키우는 뿌듯함인가. 나는 흐뭇해졌다.


“이번에 살펴보면서 확실해졌는데··· 유독 유도진 씨 게이트에서 자라는 애들이 신체 변형이 좀 많네요?”

“예?”

“빅스라는 개체는 일단 DNA 구조상 그라운더와 샐러맨더 사이긴 하지만, 이렇게 몸이 변한 건···.”


검사 결과, 빅스는 혼혈이라고 한다.


본래 샐러맨더의 유전자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그라운더의 유전자의 활동이 증가했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돌연변이, 피드.


“얘는 왜, 깃털이 자라요?”


선주의 말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간혹, 날개 때문에, 와이번의 조상이 조류라고도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직··· 깃털을 가진 와이번들을 본 적이 몇 없거든요?”


과거 심한진이 와이번 강의를 해주며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혹시···.’

< 인간인 네 마력, 그리고 몬스터들이 가지고 있는 흡수 본능이 합쳐지면서 그들의 진화를 앞당긴 듯하구나. >


곰의 말이 무엇인지는 확실하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 지난번에 봤던 레데르 피어, 그 아이도 처음에는 E급 임프에 지나치지 않았다. 한데 스스로 갈고닦고 하다 보니, 군단장급까지 올라간 것이지. >


살아온 환경, 먹는 것에 따라서 다른 모습으로 진화가 가능해지며, 아예 새로운 몬스터로도 전환이 가능하다는 곰의 예전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뒤로 다른 특이 사항은 없었다.


추가로 부탁했던 기계화 몬스터들에 대해서도 다행히 몸에 폭탄 같은 것은 없다는 답변이 들려왔다.


“그럼··· 간만에 아이들 만났으니까, 뒤에 정원이라도 산책하는 게 어때요? 오빠?”


샐러맨더들의 건강 검진이 끝난 뒤, 소희는 같이 산책을 가자며 나를 잡아끌었다.


“플레임의 경우에는 특수 경우라서, 플레임 보호자분인 이지형 대장장이님은 잠시 따로 이야기 드릴게요.”


한편, 이지형은 자신의 반려동물인 플레임에 대한 상담이 잡혀있었다.


“그럼 다른 애들은 게이트 안으로 넣고 가자.”

“그래요.”


그리고 여느 때처럼 마력석에 마력을 불어넣고, 게이트를 열었을 때였다.


- 쏴아아아아아-!!


게이트 안에서 정말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져 나왔다.


- 쌰악! (재미따!)


그것도 뿌듯한 표정의 아기 샐러맨더와 함께 말이다.


작가의말

샐러맨더 = 귀여운 거

아기 = 귀여운 거


아기 샐러맨더 = 귀여운 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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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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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일본으로(3) 24.06.01 14 1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14 1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16 1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17 1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16 1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15 1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19 1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24 1 12쪽
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19 1 15쪽
124 사라진 하성우(1) 24.05.23 20 1 11쪽
123 고장 난 아기즈(5) 24.05.22 18 1 12쪽
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17 1 13쪽
121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20 1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18 1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22 1 14쪽
118 리치, 카르셀(2) 24.05.17 24 1 12쪽
117 리치, 카르셀(1) 24.05.16 23 0 13쪽
116 유도진과 하성우(2) 24.05.15 16 1 13쪽
115 유도진과 하성우(1) 24.05.14 21 1 13쪽
114 광신도(5) 24.05.13 24 1 13쪽
113 광신도(4) 24.05.12 21 1 13쪽
112 광신도(3) 24.05.11 21 1 12쪽
111 광신도(2) 24.05.10 20 1 12쪽
110 광신도(1) 24.05.09 25 1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23 2 12쪽
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2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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