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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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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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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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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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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유도진, 진짜 휴일(1)

DUMMY

“유도진 헌터님···. 지금 그건···?”

“게이트···!?”


예, 뭐···. 일단 게이트가 맞는데···.


내가 목걸이를 이용해 오픈한 게이트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은 기껏해야 비암 정도였다.


“게이트를··· 열 수가 있어요?”


비암도 ‘게이트’라기 보다는, 조금 요란한 인벤토리 스킬로 알고 있었지만.


“아···. 이거, 예전에 게이트 안에서 얻은 아이템입니다. 그 목걸이에 옵션이 붙은···.”


[System]

[지속 스킬 ‘침착함’이 활성화됩니다.]


놀란 덕분에 곧바로 침착함이 활성화됐다.


“게이트가 아니에요?”

“아, 네. 생긴 건 게이트처럼 생기긴 했지만··· 인벤토리입니다, 인벤토리. 저도 몇 번 들어가 보려 했는데, 생명체는 못 들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어찌 말이 길어진 것 같았지만, 헌터들은 내 표정과 게이트를 번갈아서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꺼낸 물품으로 시선을 돌렸다.


‘와··· 게이트로 아는 사람들한테 주의를 좀 줘야겠네.’

<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살아서 그런 것이 아니더냐. >

‘······시끄러워.’


내가 게이트를 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


이지형과 이소희, 이선주···. 거기에 추가하자면 배하정과 정은진 정도였다.


‘저 사람들한테 입단속 좀 부탁해야겠다.’

< 그들이 그럴 사람은 아니지 않더냐. >

‘그건 그렇지.’


나는 곰과 짧게 대화를 나눈 뒤, 곧바로 본론으로 돌아갔다.


“그러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말을 하자면···. 이것들로 장비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분위기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내 말에 최지호는 손에 차고 있던 건틀릿을 빼곤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피어 이터, 본 브레이커. 이것들을 만든 대장장이. 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최지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을 이어받았다.


“맞아요. 도진 헌터님이 준 무기를 사용하니까, 이전보다 데미지가 더 잘 들어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리고 최지호의 말은, 누구보다 그의 옆에서 같이 전투를 했던 저수지도 알고 있었을 내용이었다.


내가 말을 더 이으려 했지만, 윤혜성이 내 말을 가로막았다.


“어떤 의미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두 무기를 만든 대장장이는 누구죠?”


본론만 꺼내라는 그녀의 말에 나는 비암과 눈이 마주쳤다.


“이지형. 19세의 대장장이입니다.”

“국보급 실력을 가지고 있고, 그 덕분에 우리 제일 길드도 꽤 성장할 수 있었죠!”


나와 비암의 입에서 이지형의 이름이 나오자, 조건웅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웃는 것인지, 짜증을 내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그의 표정.


하지만 이내 나는, 그가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었다.


“걔 실력 별거 아니라던데? 믿음직한가? 나도 몇 번 거래를 틀려 했는데···.”

“천하 길드에서 이지형 대장장이를 독점하려 했던 적이 있다가 거절당해서 안 좋은 감정인 건 알지만, 이건 감정싸움이 아니에요.”


조건웅이 입을 열자, 비암이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말을 막아섰다.


“그래, 비암. 말 잘했다. 너네 제일 길드는 거기서 납품받아서 사용하는데, 막말로 우리도 사용하면···.”

“우리 길드는 다른 헌터들한테 도움을 주면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자, 윤혜성이 그들을 말려 세웠다.


“그래서, 요는··· 저걸로 무기를 만들면 좀 더 효과적으로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거죠?”

“네. 제가 확인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내 대답에 윤혜성의 고개가 위아래로 끄덕여졌다.


“그럼 망설일 거 있나요. 돈은 최대로 지원할 테니까, 바로 제작 의뢰 부탁드려요.”

“예?”

“돈은 운명 길드에서 지원하겠습니다. 우선은 배여명 헌터님이 사용할 단검부터 의뢰하면 될까요?”


역시나, 이 사이에 이지형의 거부권은 없었다.


물론, 이지형이 거절할 사람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그녀는 일방적인 태도였다.


“···이번에는 제가 의뢰를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윤혜성 헌터님의 일방적인 지시 방식이 앞으로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타인과 협업을 맺을 때 곤란한 일이 생기고 말 겁니다.”

“······예?”

“물론 헌터님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죠. 사람들한텐··· 거절이란 단계도 필요합니다.”


내 말에 윤혜성은 잠시 아무런 대답도 없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번에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직접 의뢰를 맡기면서 타인을 생각해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직접 의뢰를 맡기는 게 원하는 방향의 제품을 만드는데 용이하니 피차 좋지 않겠습니까?”

“그렇겠네요. 국보급 대장장이라는 사람과 친분을 쌓으면 손해는 안 볼 테니까요.”

< 그걸 아는 자가 지금, 그렇게 일방적으로 의뢰를···. >


그녀의 말을 들은 곰이 잠시 발끈했는지 장문의 채팅을 보냈지만, 그녀에게 곰의 목소리가 닿을 리는 없었다.



* * *



< 순 자기들만 생각하는 집단이구나! >

“그렇긴 한데··· 저 사람들이 모여서 한국을 지키고 있잖아.”

< 그건··· 끄응···. 할 말이 없구나. >


얼레벌레 마무리된 S급 헌터들의 회의.


그마저도 내가 이지형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는 모임일 뿐이었다.


[ 샐러맨더 치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샐러맨더들 신체검사를 한 번 진행해 보는 건 어때요? ]


집으로 향하던 그때, 오전에 이선주에게 보냈던 메시지에 답장이 왔다.


“신체검사?”


뜬금없는 그녀의 물음에 나는 답장을 보냈고, 이윽고 그녀에게서 다시 답장이 왔다.


[ 신체검사라고 해서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 세계에서 탈 없이 지내고 있는 ‘플레임’이 궁금해서요. ]


플레임에 대해 그녀에게 몇 번 말한 적은 있었다.


몇 달이 지났음에도 플레임의 크기는 여전히 그대로라고 말이다.


내 말에 그녀는 언제 한 번 플레임을 데리고 오라고 꾸준히 말했었다.


[ 그리고 드라코도 마력이 강해진 것 같다면서요. 등급 측정을 해 보죠. ]


그 외에 새롭게 영입한 기계화 샐러맨더들의 신체검사까지 함께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보이드: 샐러맨더 타입’으로 분류되는 기계화 샐러맨더들.


이전에 목포에서 만났던 개체들은 모두, 기계화 부위에 폭탄이 심어져 있어 이들에게도 그런 게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 정말 기대되네요. 이제 하다 하다 반쪽짜리 샐러맨더들까지 보게 된다니. ]


흥미롭게 답장을 보내는 그녀에게 나는 ‘언제나처럼 비밀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곤, 집으로 향했다.


이제야 묵은 짐을 풀 때였다.


저녁이 됐음에도 집에는 아무도 없이 조용했다.


“그래! 이게 바로 자유지···.”


내가 말함과 동시에 열리는 집 문.


그리고 집으로 들어오는 정은진과 정준혁.


두 사람은 피곤함에 절어 있는 모습으로 집으로 들어와, 각자 화장실로 직행했다.


“그리고 이게 억압이지···.”


나는 5초가량 누린 자유를 아쉬워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핸드폰과 메모지를 펼쳤다.


“이제 다시 밀린 용병 일을 해야지···.”


아니, 조금은 쉬고 싶었다.


‘내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 사아악···. 사악···. (보스, 창고에 고기들을···.)


심지어 창고 관리자(?)인 드라코의 환청까지도 들렸다. 할 일이 쌓여있는 상태였다.


“그럼 그냥··· 조금은 쉴까?”


내일은 지형에게 들러 무기 의뢰를 맡긴 뒤, 플레임을 데리고 이선주를 찾아가야 했다.


‘가만, 플레임이 가면··· 지형이도 무기 제작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이내 몰려오는 피곤함에 나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밖에서 들려오는 두 사람의 이야기도 듣지 못한 채로.



* * *



“우리 길드장··· 좀 이상해.”

“그런 거 같더라···. 그냥 싸이코 아니야? 무슨 길드 멤버가···.”

“처음부터 자기는 유도진 캐스팅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더니, 그게 이렇게 하려고 했었나 봐.”


유도진이 잠든 사이, 밖에서는 정은진과 정준혁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늘 이야길 들어보니까, 하정이한테도 캐스팅 제의했대.”

“너도 데려가려고 했다며. 완전··· 이상해···.”

“그 길드 나와! 뭐 하러 있어.”

“아니··· 위약금이··· 몇십억이라는데··· 어떻게 나가.”


문제는 다름 아닌, 정은진이 현재 몸을 담고 있는 길드인 ‘반밤’ 길드에서 생겨났다.


“처음에는 난 되게 운명인 줄 알았단 말이야? 아니, 나랑 동기인 헌터가 도진 오빠를 아니까.”


그녀가 길드 면접을 보고, 길드 사무실로 첫 출근을 했을 때, 그녀와 함께 면접에 합격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 남자는 자신을 과거에 ‘일광’ 길드에 있었다고 소개했었고, 그 과정에서 S급 헌터인 유도진 헌터를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름이 뭐였지? 정찬영···. 그리고 이명상이었나?”

“확실히 일광 길드의 길드원들이네.”

“그뿐이 아니야. 지금 우리 길드 이상하다니까? 여기 너네 길드에서 잘린 사람도 있어.”

“어?”


S급 헌터에게 편안하게 버스를 타려 했던, 그리고 입만 반지르르하게 살아있던 헌터 고상혁.


유도진을 용병으로 스카우트해 본 경험이 있는 길드 매니저, 남동우.


지금 반밤 길드의 길드원들이었다.


“그 정도면··· 유도진 찬양 길드 아니야?”

“내 말이···. 맨 처음엔 진짜 운명인 줄 알았는데, 솔직히 너무 이상해.”


정은진이 그 길드에 들어가게 된 것은··· 능력이 좋아서도, 면접을 잘 봐서가 아니었다.


그저 S급 헌터 ‘유도진’의 측근이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길드장··· 미친 듯이 유도진 주변 인물들만 부르고 있어.”

“안 그래도··· 주변에서 계속 연락 온다. 유도진이 길드 만들었냐고.”


두 사람은 모르겠지만, 이미 이지형과 창화 길드, 심지어는 유도진과 자세한 인연도 밝혀지지 않은 이선주에게까지 길드 스카우트 제의가 도착한 상황이었다.


추가로··· 망고와 자몽이도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알아먹을 수 없는 글자였지만 말이다.


“이거··· 도진 오빠한테 말해야 하나?”

“아냐. 가뜩이나, 최근에 여기저기 출장도 많이 다녀왔는데··· 일단은 쉬게 놔두자. 우리 쪽에서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아니, 어떻게 해결해. 너 몇십억 있어?”

“아니, 그러니까··· 계약서 쓸 때 꼼꼼히 좀 보라니까.”


준혁의 말에 은진이 한숨을 내뱉었다.


“아니, 단 한 줄, 그 한 줄만 뒷면에 적혀있었다니까? 그리고 이미 파티까지 다 했고, 그냥 싸우기만 하면 되는 거였으니까···.”


그리고 정은진에게 있어 가장 억울한 것은···


‘탈퇴 시 위약금’이라는 부분이 가장 작은 글씨로 맨 뒷장, 그것도 뒷면에 붙어있었던 것이었다.


“일단··· 기다려 봐···. 내가 할 수 있는 거 한해서는 다 동원해 볼 테니까.”


준혁의 눈빛이 분노에 이글거렸다.


각성자는 아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반밤 길드에 압박을 가할 생각이었다.


‘가족 건드린 건 선 넘었지.’


그 가족이 유도진이건, 자신의 친척 동생인 정은진이건 상관없었다.


둘 다, 준혁에겐 소중한 가족이었으니.


그리고, 두 사람의 밀담은, 훗날, 유도진이 그 길드를 터트리는 데에 도움을···


주진 않았다.


그저, 더 큰 적과 싸우게 되는 발판이 되었을 뿐.


작가의말

드디어 방방길드의 정말 길고도 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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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13 0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12 0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14 1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14 1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16 1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17 1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16 1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15 1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19 1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24 1 12쪽
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19 1 15쪽
124 사라진 하성우(1) 24.05.23 20 1 11쪽
123 고장 난 아기즈(5) 24.05.22 18 1 12쪽
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17 1 13쪽
121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20 1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18 1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22 1 14쪽
118 리치, 카르셀(2) 24.05.17 24 1 12쪽
117 리치, 카르셀(1) 24.05.16 23 0 13쪽
116 유도진과 하성우(2) 24.05.15 16 1 13쪽
115 유도진과 하성우(1) 24.05.14 21 1 13쪽
114 광신도(5) 24.05.13 24 1 13쪽
113 광신도(4) 24.05.12 21 1 13쪽
112 광신도(3) 24.05.11 21 1 12쪽
111 광신도(2) 24.05.10 20 1 12쪽
110 광신도(1) 24.05.09 26 1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23 2 12쪽
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27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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