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16 18:00
연재수 :
148 회
조회수 :
15,321
추천수 :
448
글자수 :
852,308

작성
24.05.20 18:00
조회
23
추천
2
글자
12쪽

고장 난 아기즈(3)

DUMMY

유도진의 게이트 안, 그중에서도 그리폰 영역.


현 그리폰의 총책임자인 리글은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부화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날갯짓을 하고 있어···. 역시 렉타르 님의 후손이라는 건가.”


하지만 그의 감탄은 얼마 가지 않아 곤란함으로 바뀌었다.


“도대체 언제까지 날아다닐 거지? 궁금한 건 왜 저렇게 많은 거야.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군···.”

“이고 모야? 저기 동굴 안에는 모 잇서?”

“그, 그건 돌이란다. 동굴 안에는 무시무시한 샐러맨더들이 살고 있어.”

“그러쿠나!”


남들이 보면 그저 ‘삐이-’하는 귀여운 울음소리겠지만, 리글은 이제 그 울음소리가 끔찍하게 들릴 지경이었다.


‘참자···. 실버 님이 성체가 될 때까지만···.’


하지만 아직 동정도 떼지 못한 리글이 아이를 키운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어느샌가 멀리 날아가 있는 실버 탓에 스트레스성 탈모까지 올 지경이었으니.


문제는 그날이었다.


유독 동굴 안쪽에 있는 샐러맨더 구역이 시끌벅적하던 날.


실버는 곤히 자고 있었고, 리글도 그사이에 간신히 잠을 청하고 있던 때.


그리폰의 영역 쪽으로 뜨거운 불꽃이 아른거렸던 것이다.


“모지?”


먼저 일어난 것은 실버였다.


그는 동굴 안쪽에서 번쩍번쩍하는 불꽃과 세찬 물줄기를 바라보다가,


“가보까!?”


몸집만 한 날개들을 펼쳐 첫 동굴 대탐험을 시작했다.


길고 긴 통로를 지나자, 펼쳐진 대광장.


그 안에는 다양한 모습을 한 샐러맨더들이 각자의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 저긴 왜 모여 잇지?”


한 무리의 샐러맨더들을 발견하고 곧바로 아래로 내려간 실버.


그리고 그곳에서 이뤄진 새로운 만남.


“너는 모야?”

“나는 아신이야! 아빠랑 바깥에 다녀왓서!”

“반가워! 나는 시바! 아니. 그, 리글이 나한테 실버랫서!”

“방가워, 시바!”

“웅!”


이제 막 잠깐의 외출을 끝내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온 아신과 페트라를 실버가 발견한 것이었다.


“쟤는 누구야. 왜 쟤만 이상한 냄새가 나?”

“나 냄새 나?”

“웅···. 이 주변에서 나는 냄새 말고 다른 냄새가 나!”


실버가 이번에 다가간 샐러맨더는 인간 세계에서 오랫동안 지형과 함께 지내 온 플레임이었다.


“아무튼 반가워, 모두!”

“나도 반가워! 시바!”

“아냐! 실버라고! 실버! 근데, 너네는 여기서 뭐 해?”

“우리? 좀 있다가 바깥에 나가야 해서 여기서 기다리고 있서!”


아이들이 떠드는 사이, 드라코와 리토는 실버가 흥미로운지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실버의 아이가 깨어났나 보네.”

“그러게 말이야. 근데, 실버의 아들 이름이 실버라니. 별로인걸?”

“맞아. 차라리 헥사가 나을 것 같은데.”


실버의 이탈을 뒤늦게 알아차린 리글이 이제야 일어났는지, 한쪽 머리털이 눌린 채 헐레벌떡 드라코에게 날아왔다.


“혹시 우리 실버 님···. 보셨나요?”

“실버? 아까 우리 아신이랑 놀고 있던 그리폰이 실버였지···?”


그러면서 창고 안쪽을 가리키는 드라코.


하지만 그와 동시에 유도진의 게이트가 창고 내부에 생겨났고···.


“그러니까아··· 너네 마른! 저기 밖에 나가면 재밋단 거지?”

“응!”

“그러면은 나가야겟다!”


실버가 그 게이트에 바로 몸을 던졌다.



* * *



- 사악, 사아악. (그렇다고 합니다.)

“흠···.”


난데없는 아기 그리폰의 개입.


그리고 드라코에게 전해 들은 설명.


“이름이 실버야?”


나는 아직 그리폰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기에, 드라코나 리토에게 전해 들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신없이 날아다니는 실버를 보고 있자니, 한 가지 생각은 들었다.


“쟤도 엄청 장난꾸러기겠다. 육아 난이도가 엄청 빡셀 거 같은데?”


참고로 갑옷고블린은 현재 학살당하는 중이었다.


난데없이 나타난 조그마한 애들한테 말이다.


- 쨔아! 쨔아아아! (물뿜뿜이야! 저쪽도 물뿜뿜이야!)

- 샤아아아아! 샤악! (샐새앨러! 엄청 엄청 많이 샐새앨러!)

- 사아악! (금속 절단!)

- 삐이이···! 삐야! 뺘!


아신이 쏘아댄 물줄기에 몸이 나가떨어지면 페트라의 불꽃이 갑옷고블린의 몸을 감쌌다.


거기에 플레임의 ‘금속 절단’ 스킬.


그것은 그동안 이지형을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스킬로, 불꽃을 레이저 광선처럼 얇게 분출하는 스킬이었다.


그 스킬에 닿는 갑옷고블린들의 신체는 당연히 화상을 입으며 절단될 수밖에 없었다.


< 저래 보여도 연장자다, 이 말이구나. >

‘그러게. 가장 정확해.’


나는 내 옆에서 놀란 눈으로 플레임을 바라보고 있던 지형에게 눈을 돌렸다.


“오늘까지만 해도 불꽃이 안 나오던 애였는데···!”

“드라코 말로는···. 내 게이트 안에서부터 다시 불꽃이 나오기 시작했다더라.”


이에 곰은 ‘사춘기’ 과정에서 주변 마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인간 세계에는 던전만큼의 마력이 없었기에, 불꽃이 막혀버린 거라면서 말이다.


- 삐이이이! 삐야! 뺘!


그리고 별것 없을 줄 알았던 실버조차도, 지금에 와서는 1인분을 하고 있었다.


- 끼이이룩··· 끼룩··· 끼룩.

- 사아악, 사악. (저런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리글도 몰랐다고 합니다.)


실버는 날개를 힘껏 펼치더니, 곧장 앞으로 날갯짓을 하며 깃털을 날리는 공격을 하고 있었다.


그리폰 종족 중에서도 저런 기술을 사용하는 개체는 몇 없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 끼루욱···.


상당히 감동한 표정의 리글을 보고 있자니, 괜히 내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 저 아이의 어미를 죽인 게 너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

‘내가 가진 감동을 깨지 말아줄래?’


중간중간 곰의 딴지가 걸려 왔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곰의 말을 무시할 뿐이었다.


“이거······. 우리가 싸울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그, 그러게요. 단조 망치 괜히 들고 왔나?”


급기야 나와 지형은 샐러맨더들을 바라보며 전투 중계를 할 정도였다.


“아! 방금 우리의 플레임이 갑옷고블린에게 불꽃을 쐈는데요···!”


플레임은 가히 이번 게이트에서 MVP급으로 전투를 하고 있었다.


작은 체구 덕분에 이곳저곳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적들을 기습하며 목숨을 빼앗았다.


- 사악, 사아악. 사아악! 샤아아악! (그래, 이 느낌이야! 내 안에서 뭔가가 꿈틀거려! 이게 바로··· 전투인가?)


여태까지 봐 왔던 플레임의 모습과는 다른, 속 시원한 표정의 모습이었다.


그때, 드라코가 내 곁으로 다가와 드라코들의 사춘기에 대해 설명을 덧붙여 주었다.


- 사아악··· 사악, 사아악. (대부분의 샐러맨더는 저런 식으로, 자신의 불꽃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사아악? (드라코도 저랬어?)”

- 스학, 사아악··· 사악. (크흡. 저, 저는···.)


드라코가 아무 말도 덧붙이질 못하자,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리토가 싱긋 웃으면서 드라코 대신 답변했다.


- 사아악, 삭, 스으윽. 슥스윽, 스으윽. (드라코요? 말도 마요! 사춘기 후유증으로 자기가 사실 샐러맨더 가죽을 뒤집어쓴 흑염룡이라면서!)


리토의 말에, 드라코가 부끄러운지 리토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리토는 얄밉게도 계속 드라코의 앞발을 피하며 재잘재잘 떠들었다.


‘사춘기 후유증이라···. 중2병 같은 개념인가?’


그때, 갑옷고블린의 검이 플레임을 공격했다.


- 스흑···. 사악, 사아악, 샤아아아아악!!!!! (윽···. 네놈···. 감히, 이 몸의 몸에 흠집을 내다니! 내 진정 네 녀석에게 이 몸의 본모습을 보여주어야겠느냐!!!!!)


그러더니, 플레임은 살짝 따끔하게 찔린 앞발을 부여잡···기엔 손이 짧았기에, 혀로 한 번 핥고는 다시 자세를 고쳐잡았다.


자세를 고쳐 잡은 플레임은 네 발로 서서 배를 지면 가까이 붙이더니, 앞에 있는 갑옷고블린을 노려보았다.


- 사아악, 사아아악! 사악, 사아아악!!!!! (이 몸이 바로, 레드 드래곤인 그레고르 님의 후손이란 말이다!!!!! 멜팅!)


그리고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막대한 양의 불꽃.


마치 화염방사기가 된 양, 수십 초 동안 그 불꽃은 끊이질 않았다.


물론, 플레임을 공격했던 갑옷고블린은 잿더미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잿더미가 된 시체 위에 올라서서 크게 울부짖기 시작한 플레임.


- 사아악! 사아아악! 사악! (이 몸이 바로··· 그레고르 님의 후손이다! 이 몸을 얕보지 말란 말이다!)


플레임의 모습을 보던 이지형은 뭔가 감동적인 것을 본 것처럼 감탄하고 있었다.


한편, 플레임의 모든 말을 알아들었던 드라코, 리토는 한숨을 내뱉으며, 긴 혀로 자신의 눈을 가렸다.


물론 나 역시도, 새롭게 새겨질 그의 흑역사에 애도를 표했고···.


“삭, 사아악. 사아악? (근데··· 그레고르는 누구야? 혹시 군단장 같은 거야···?)”

- 사아··· 사아악, 스윽. (아뇨. 보스. 그레고르라는 자는 존재하질 않아요···. 물론 흑염룡도요···.)


심지어 ‘그레고르’는 부모님의 성함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몬스터들의 중2병은··· 자기가 컨트롤이 안 되는 건가?’

< 아무래도 그럴 게다···. 자신의 마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뒤, 새롭게 차오르는 마력의 부작용이지···. >

‘너는 어떻게 잘 알아?’

< 짐의 예전 생각이 나는구나···. >

‘뭐야. 너도 중2병이 와서 말투가 그렇게 된 거야? 아니, 그것보다··· 너 샐러맨더였어?’

< 그건 아니지만, ‘사춘기’ 과정은 성장의 과정 중 하나이기에, 저 세계의 자들은 모두 한 번씩은 겪는 과정이지. >


그러면서 곰은 왜인지 말을 줄였다.


“선주쌤이 플레임 A급이라던데···. 그래서 그런지 엄청 쌔네요!”

“그, 그러게···.”


그럼 다른 A급의 전투는 어떨지 궁금했다.


갑자기 아신이 선주의 연구실에 나타났던 그날, 아신 역시 각성 판정을 받았었다.


그리고 아신의 각성 등급 또한 A급이었다.


“몬스터들은 지니고 있던 고유 마력도 있기 때문에, 조금 높게 측정되지만, 인간 기준으로는 A급이 맞아요. 마력 통이 상당하거든요.”


아신과 정은진이 동급이라는 생각에 그날 현장에서 신나게 웃었던 기억이 떠올라 다시 한번 웃음이 나올 뻔했다.


아신을 보고 있자니, 그냥 평범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 쨔아아아! 쨔아! (우히히힛, 저기도 여기도 물뿜뿜이야!)


아신이 하는 거라곤 그저 입에서 물대포 발사하기, 그리고 땅에서 물기둥 솟아나게 하기 정도였다.


그리고 밝혀진 사실 중 하나.


아신은 지금 사춘기가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사춘기 단계가 찾아온 페트라가 자신의 불꽃을 통제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불꽃을 난사하기에, 그저 자기도 신이 났던 것뿐이었다.


페트라가 있는 곳에선 여기저기서 불꽃이 치솟으면서 갑옷고블린이 도망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 슬슬, 이 주변은 정리한 거 같으니까···. 좀 더 앞으로 가 볼까?”

“아, 좋아요!”


나는 아기들을 걱정하는 세 학부모(?)에게 이 사실을 알린 뒤, 조금 더 앞으로 장소를 옮겼다.


그 뒤에 장소를 옮긴 곳은 어딘가 낯이 익은······. 큰 구덩이가 있는 장소였다.


작가의말

혹시 예전에 나왔던 큰 구덩이를 기억하시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8 공략! 무한의 군단!(2) NEW 4시간 전 3 0 12쪽
147 공략! 무한의 군단!(1) 24.06.15 9 1 12쪽
146 한일, 동맹을 맺다(3) 24.06.14 11 1 11쪽
145 한일, 동맹을 맺다(2) 24.06.13 14 1 12쪽
144 한일, 동맹을 맺다(1) 24.06.12 10 1 12쪽
143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2) 24.06.11 11 1 12쪽
142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1) 24.06.10 13 1 12쪽
141 호타루의 트롤링(3) 24.06.09 13 1 12쪽
140 호타루의 트롤링(2) 24.06.08 14 1 12쪽
139 호타루의 트롤링(1) 24.06.07 15 1 12쪽
138 유도진은 일본으로(2) 24.06.06 13 1 11쪽
137 유도진은 일본으로(1) 24.06.05 13 1 12쪽
136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3) 24.06.04 15 1 13쪽
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18 1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14 1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17 2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17 2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18 2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19 2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20 2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18 2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22 2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29 2 12쪽
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23 2 15쪽
124 사라진 하성우(1) 24.05.23 26 2 11쪽
123 고장 난 아기즈(5) 24.05.22 24 2 12쪽
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21 2 13쪽
»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24 2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21 2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25 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