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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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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92,307

작성
24.05.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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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일본으로(2)

DUMMY

[지금 막 제일 길드의 헌터들이 공항 수속을 밟는 모습입니다. 이번에 일본으로 지원을 가는 헌터는 총 스무 명으로······.]


이른 아침, 뉴스에서는 일본으로 향하는 제일 길드의 길드원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뉴스는 해당 사건을 더욱 과장하여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과거, 제일 길드의 길드원들이 일본에서 뜻밖의 사고를 당한 것 때문일까요, 지금 제일 길드장, 비암의 얼굴은 차갑기만 한데요.]


그리고 나는······. 드디어 얻어낼 수 있었다.


- 삐이이, 삐이. (이건 모야? 머거도 대?)

“끼루욱, 끼루루룩. (아냐. 그건 먹는 거 아니야. 내 핸드폰이야!)”


그리폰의 괴식 수치 100%를 말이다!


괴식 수치 100%를 얻자마자, 나는 아직 작은 몸체의 실버를 우리 집으로 꺼내놓았다.


아직 정은진과 정준혁이 호텔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끼루욱, 끼익. (멀리 나가면 안 돼. 알았지, 실버?)”

- 삐이, 뺘아악. (노력해 보께!)


어젯밤부터 내 옆에서 삐약거리던 사족보행 병아리는 어느덧 방 이곳저곳을 날아다녔다.


오후가 되면, 집수리 업체가 집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 일본은 가지 않는 게냐? >

“일단은 안 가도 될 것 같아서. 일본에도 S급 헌터들 많을 거 아니야.”

< 그렇긴 하다만···. >

“이럴 때야말로, 나도 간만에 여유를 부리는 거지.”


내가 일본어를 잘하는 것과 별개로, 그다지 지금은 일본에 가고 싶지 않았다.


일본은··· 관광하러 가는 나라일 뿐.


심지어 지금은 일본에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하니, 놀러 간다 쳐도 몬스터나 주구장창 때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아무튼 지금 일본은 아니야.”

< 알았네···. >


결정적으로 나는, 일본 사람들까지 지킬 정도로 영웅심이 가득하질 않았으니까.


여러 개의 변명을 수없이 늘어놓곤, 곧바로 집에서 나와 늘 그렇듯 사찰로 향했다.


오늘은 새로운 실험을 할 예정이었다.


“사아악, 사악. (드라코, 용암 좀 시원하게 뿌려줘.)”

- 삭? (예?)


사찰의 동굴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게이트를 열어 드라코를 불러냈다.


오늘 할 실험은 ‘화염 저항’에 관한 것들이었다.


‘과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일전에 카르셀이 사용한 불 스킬은 나한테 아무런 타격도 주질 않았기에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궁금해진 것이었다.


- 사아악···, 삭. (위험하지 않을까요···?)

“삭, 사아악. (괜찮아! 이게 다 나를 위한 발전이니까!)”


설마 용암에 몸이 녹으려나···?


강한주에게서 얻은 ‘자가 치유’ 스킬로 녹은 신체는 치유가 불가능할까···?


- 사악! (라바!)


막상 내가 가지고 있던 패기는··· 드라코가 소환한 시뻘건 용암에 사르르 녹아 없어지고 있었다.


‘······많이 아프겠지?’

< 아까 용기 있던 모습은 어디 갔느냐. >

‘아니···. 이건 진짜 녹을 거 같단 말이야···.’


눈앞에서 보글거리는 용암은 정말 뜨거워 보였다.


- 삭? (보스···?)


드라코의 재촉 아닌 재촉에 나는 한숨을 내뱉고는 용암에 한발 다가갔다.


‘한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검지를 용암 가까이에 가져다 댔다.


아직 뜨거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괜찮겠는데···?’


약간의 용기가 생기자, 나는 눈을 꼬옥 감은 채로 손을 용암 안에 밀어 넣었다.


“아뜨···!”


용암은 뜨거웠다.


정확히는, 아무런 준비 없이 목욕탕에 들어간 정도의 뜨거움이었다.


43도 정도의 온탕에 뭣도 모르고 발을 담갔을 때의 뜨거움.


그 말은 즉, 버틸 수 있단 얘기였다.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말이다.


물론, 문제는 다른 데에 있었다.


‘용암 목욕은 힘들겠네···.’


손에 자라던 미세한 털들이 모조리 용암에 타버린 것이다.


‘머리카락이 다 타겠네···.’


그렇게 나는 최대한 머리를 멀리 빼며 용암에서 멀어졌다.


- 사악, 사아아악. (불이라는 게 모습이 그래서 그렇지. 물과 다르지 않습니다.)

“삭, 스으윽, 슥. (오히려 더 푸근한 느낌이야. 묵직하고.)”

- 스윽, 스으윽. (드디어 어엿한 샐러맨더가 되셨군요. 보스.)


드라코의 칭찬 아닌 칭찬을 들으며, 나는 다른 실험들을 이어나갔다.



* * *



“미친 듯이 밀려오네.”

“내 말이······.”


간사이 국제공항.


이곳에서는 지금, IDOL 길드의 헌터들이 곧 착륙할 비행기를 기다리며 몬스터들을 사냥하고 있었다.


“자, 모두 준비됐지?”

“그럼요! 맡겨만 주세요!”

“이번 공연도 열심히 해 보자고요?”

헌터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어딘가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본래 헌터라고 한다면,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무겁고, 단단한 철갑을 입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번 스테이지도 기대해 주세요?”


그들은 현재 무대 공연 의상을 입고 있었다.


심지어는··· 카메라까지 세팅해 놓고 말이다.


일렬로 늘어선 길드원들은 저마다 카메라를 바라보며 싱긋 웃곤 각오를 다졌다.


“인트로!”


그때, 줄지어 선 길드원 중 센터인 길드장 ‘카나 마리야’가 자신의 주무기인 하프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잔잔한 연주가 길드원 주변에 울려 퍼지더니, 이내 여러 개의 분홍색 음표가 주변으로 번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음표는 길드원들의 몸에 닿아 흡수되었다.


공격력을 올려주는 마리야의 스킬인 ‘인트로’였다.


“자! 그럼 스타트!”


모두에게 버프가 적용된 것을 확인한 마리야는 마치, 공연을 시작하는 것처럼 주먹을 하늘 높게 들어 올렸다.


그녀의 말에 따라, 이번엔 다른 길드원의 기타와 베이스 연주가 시작되었다.


전부··· 버프를 주는 스킬이었으며, 그와 동시에 춤을 추는 댄서들이 몬스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멋지다ㅏㅏㅏㅏ!!!!!

└ 마리야, 오늘도 최고라고!!!!!

└ 유코, 유코를 촬영하라고!! 미개한 카메라 자식아!

└ 마리야 ㄱㅇㅇ

└ 유코 ㄱㅇㅇ

└ wwwwwwwwwww!!!!!


IDOL 길드.


이들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들의 공략 방법에 의문을 표하며,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다.


‘전투가 장난이냐?’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니까.


하지만 컨셉 자체가 아이돌이며, 실제로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는 그룹이었기에, 이것마저도 그녀들에게 있어선 ‘무대’ 자체였다.


“댄스 타임!”


그때, 카메라를 스쳐 지나가는 부길드장인 히카미 유코.


그녀 역시, 마리야와 마찬가지로 일본 내 제1급 헌터로 메인 댄서를 맡고 있었다.


그녀가 ‘댄스 타임’ 스킬을 사용하자, 그녀의 몸 주변에 초록빛의 마력이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바람의 춤!”


곧이어 그녀는 높게 점프해 가벼운 몸짓으로 질풍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마치 공중 부양을 하는 듯한 그녀의 몸짓이 카메라에 담기며 많은 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쇼타임!”


그때, 마리야가 그녀의 옆에 나란히 서더니, 다시 하프를 켜기 시작했다.


마치 일렉기타와 같은 소리가 주변으로 울려 퍼졌다.


소리에 반응한 더미 로봇들이 마리야를 집중적으로 둘러쌌다.


- 끼이이익!

- 끼리익.

- 끼이이이익.


저마다의 더미 로봇들은 각자 들고 있는 막대기를 사용하여 각자의 기술을 사용했다.


- 끼이이익!


그중에는 유도진의 샐러번을 흉내 내는 기술도 섞여 있었다.


그때였다.

순간 마리야의 주변에 마력 파장들이 기둥 형태로 솟아나며 적들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적들을 공중에 띄웠다.



그렇게 공중으로 뜬 적들은 댄서들이 한 명씩 낚아채며 쓰러뜨렸다.


* * *


“도대체 무슨 전투가 벌어진 거야?”

“그러게···.”


뒤늦게 공항에 도착한 제일 길드원들은 공항 로비에 쓰러져있는 더미 로봇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내뱉었다.


“여기서 기다려준다던 길드··· 아이돌이라며···.”

“전투 아이돌이냐고···.”


그때, 멀리서 카메라를 정리하던 IDOL 길드원들이 제일 길드원들을 발견하곤 달려왔다.


“안뇽하세요우.”

“반가프습니다.”


마리야와 유코였다. 두 사람은 저마다 제일 길드원들에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니하오··· 아, 아니 이건 중국 인사지? 그··· 그···.”


비암은 마리야를 발견하곤 말을 더듬으며 인사를 건네려 했지만···. 말이 좀처럼 나오질 않는 듯했다.


그야··· 지금 비암은 굉장히 쑥스러워하는 중이었다.


“······스승님, 편하게 해요. 편하게.”


최강산이 비암의 어깨를 살짝 주무르며 그의 긴장을 풀어주었고, 이후 마리야에게 먼저 다가갔다.


그리곤, 무선 이어폰처럼 생긴 것을 꺼내 보였다.


“테이크 잇! 앤 덴···. 라이크 디스···!”


최강산은 이어폰을 건네준 뒤, 자신의 귀에 꽂혀있는 것을 보여주며 손가락으로 귀를 가리켰다.


이번 원정을 위해 한국 헌터 협회에서 마련해준 ‘자동 번역 이어폰’이었다.


서로 간의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을 걱정했던 헌협의 배려였다.


“아···! 아리가또! 감사하무니다!”


마리야는 최강산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이어폰을 곧바로 귀에 꽂았다.


“항상 인이어를 꽂고 있어서 그런가, 이거 되게 익숙하네?”


그러자 그녀의 목소리가 두 사람의 귀에 꽂힌 이어폰을 타고 한국어로 흘러나왔다.


“개개인의 억양, 톤까지 생각해서 완벽하게 번역해 준다고 하더라고.”


이번엔 그 옆에 있던 ‘유코’의 목소리였다.


“강산이 형···. 이거 꿈 아니죠?”

“아니니까, 제발 정신 차려. 길드장의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봐. 우리 쳐다보고 있잖아.”


비암은 아직 부끄러운 게 가시질 않았는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로 힐긋거리며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본 도착 전까지, 쿠노이치 길드를 향해 이를 갈던 비암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냥 부끄럼 많은 24살의 모습 그대로였다.


“어휴···.”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최강산은 한숨을 한번 내뱉고는 먼저 나서서 현재 상황을 물어보았다.


“현재 더미 로봇들은 도톤보리에서 점차 퍼져나가 오사카 공항까지 공격을 가하는 상황입니다.”

“병력은요?”

“우선 몬스터가 ‘더미 로봇’이라는 것 때문에 그 수는 가늠할 수가 없어요. 어딘가 게이트에서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큰일이네···.”

“그래서 현재, 일본 전역에서 활동하던 제1급 헌터들 모두가 오사카에 집중한 상황입니다. 또한, 중국에서도 5성급 헌터 한 분이 지원을 오셔서···.”

“5성급?”

“예. 근데, 그분은 마주치지 않는 걸 추천 드립니다. 행실이 패악한 것 같거든요.”


5성급 헌터. 그리고 제1급 헌터. 모두 한국 기준으로 S급 헌터를 일컫는 말이었다.


‘중국이···. 일본이랑 사이가 좋았던가?’


두 나라는 이전에도 몇 번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적대시하는 게 당연하던 상태였는데···.


“저희도 그 헌터에 대해서는 그냥 조용히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제를 일으킬 경우에는···.”

“돌려보내야죠.”


내내 고개를 숙인 채로 부끄러워하던 비암이 고개를 들며 마리야의 말을 이었다.


“가오챵. 몬스터의 유전자를 이식받아 S급까지 올라간 헌터. 범죄 전과까지 있는 사람이야. 언제 일을 벌일지도 모르니까.”

“맞습니다!”


그때, 마리야가 비암의 말에 대뜸 두 손을 맞잡았다.


“아흐으···.”


용기 낸 비암은 다시 고개를 떨구며 부끄러워하기 시작했다.


‘적응하려면··· 좀 걸리겠네···.’


이젠 귀까지 빨개진 비암을 익숙하다는 듯 바라보는 최강산이었다.


“아 맞아요. 특이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특이 사항이요?”

“도톤보리···. 적진 한가운데에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한국인이 자주 목격된다는 것입니다!”

“한국인이요? 어떤···.”

“마치 더미 로봇들을 직접 조종하는 것 같은 모습을 한다는 것 밖엔···.”


마리야의 말에 비암과 강산은 동시에 한 사람을 떠올렸다.


‘하성우···!’

‘하성우다!’



어느새 일본으로 넘어와있는 하성우를 말이다.


작가의말

하성우는 어떻게 일본으로 넘어온 걸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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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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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3) 24.06.23 9 0 13쪽
154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2) +1 24.06.22 11 1 13쪽
153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1) 24.06.21 16 1 13쪽
152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2) 24.06.20 13 1 12쪽
151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1) 24.06.19 13 1 12쪽
150 공략! 무한의 군단!(4) 24.06.18 11 1 12쪽
149 공략! 무한의 군단!(3) 24.06.17 10 1 13쪽
148 공략! 무한의 군단!(2) 24.06.16 18 1 12쪽
147 공략! 무한의 군단!(1) 24.06.15 20 3 12쪽
146 한일, 동맹을 맺다(3) 24.06.14 17 3 11쪽
145 한일, 동맹을 맺다(2) 24.06.13 20 3 12쪽
144 한일, 동맹을 맺다(1) 24.06.12 14 2 12쪽
143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2) 24.06.11 16 3 12쪽
142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1) 24.06.10 18 2 12쪽
141 호타루의 트롤링(3) 24.06.09 18 2 12쪽
140 호타루의 트롤링(2) 24.06.08 19 2 12쪽
139 호타루의 트롤링(1) 24.06.07 20 3 12쪽
138 유도진은 일본으로(2) 24.06.06 17 3 11쪽
137 유도진은 일본으로(1) 24.06.05 17 3 12쪽
136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3) 24.06.04 19 3 13쪽
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22 3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19 2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19 2 12쪽
» 일본으로(2) 24.05.31 20 2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21 2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21 2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22 2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20 2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24 2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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