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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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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글자수 :
892,307

작성
24.05.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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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광신도(4)

DUMMY

“으하하하···. 진짜, 진짜 유도진이 내 앞에 나타났잖아?”


광기에 사무친 것 같은, 혹은··· 악령에 빙의라도 한 것 같은 웃음으로 나를 맞이하는 하성우.


“일주일까지도 필요가 없었어···. 하루, 단 하루 만에 유도진이 이렇게 나타나다니···.”


하성우는 쓰러진 정은진은 안중에도 없는지, 내 쪽으로 미친놈처럼 걸어오고 있었다.


“가족을 건드린 건 선 넘었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유도진, 당신이 내게 관심을 줄 일이 있었을까요···?”

“관심? 우선 날 부른 대가는 이 게이트를 끝낸 후에 치르도록 하지.”


그리고 나는 있는 힘껏 피어 이터에 마력을 불어넣어 무기를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샐러번!”


이윽고 내 분노만큼이나 검붉은 빛의 화염이 뿜어져 나갔고, 그것은 공중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아이언 그리폰들을 휩쓸었다.



* * *



인천 게이트까지 갔지만, 이미 두 사람은 철수했는지 현장에는 헌터들은커녕 게이트조차 보이질 않았다.


“그럼 정은진은 부천으로 간 건가?”


인천까지 헛걸음한 나는 다시 택시를 타고 부천으로 향했다.


그렇게 이동하던 도중, 자발적으로 조사를 돕겠다던 헌터 협회의 장서윤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 유도진 헌터님, 헌터 협회 장서윤 팀장입니다.

“아, 네. 팀장님.”

- 혹시 지금, 하성우 헌터님을 만나러 가는 겁니까?

“아, 어떻게 아셨어요?”

- 제가 지금 하성우 헌터님, 반밤 길드에 대해 조사를 하던 도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혹시, 정은진 헌터님과 유도진 헌터님은 가족관계일까요? 주소지가 같아서요.

“아···. 네. 뭐, 법적인 건 아니고···.”

- 헌터 협회에 제보된 이야기로 유추해 보건대, 하성우 헌터님이 현 반밤 길드원들에게 접근한 이유가 유도진 헌터님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 저를 노리고 그랬다고요? 어떤 걸 노렸다는 건지···요?”


A급 헌터가 왜 나를 노리는 걸까?


순간, 장서윤의 말에 강한주가 떠올랐지만, 강한주와는 분명 달랐다.


강한주는 나를 E급 헌터로 알고, 무조건 적처럼 간주했다.


나 또한 대놓고 S급으로 활동하는 나를 A급 헌터가 노릴 거란 생각은 못 하고 있었다.


- 제 추측상, 대한민국 거의 최초인 무길드 S급 헌터니까··· 유도진 헌터님을 반밤 길드에 가입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그런다고 제가 거길 들어간답니까?”

- 일단 그자를 신경 쓴다는 것에서 하성우 헌터의 1차 목표는 달성했을 수도 있어요.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혹시, 그 길드를 아예 분해할 수는 없나요?”

- 그건······. 우선 개인적인 이유로는 불가하지만, 길드 자체에 큰 결함이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나는 하성우를 사회적으로라도 매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 일단 유도진 헌터님은 그··· 여자친구분에게 가시는 건가요? “네?”

- A급 헌터 둘이지만, 아무래도 A급 게이트는 무리일 테니까요.

“······여자친구요?”

- 아, 부인 분? 아니··· 근데, 헌터님 정보에는 결혼 이야기가 없···.

“가족이라니까요? 가족. 피는 안 섞였지만···. 미르 길드 매니저 정준혁 친척 동생이에요! 사정상 저희 집에서 같이 지내고 있는 겁니다! 저희 가족 같은 사이에요!”

- 아···! 죄송합니다! 제가, 정말··· 실언을!


갑자기 정은진을 ‘여자친구’라느니, ‘부인’이라 부르는 장서윤 탓에 뇌가 그대로 정지했다.


- 일단··· 저희 헌터 협회 내에서도 유도진 헌터님에 대한 기록을 외부로 유출한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유출이요?”

- 네. 대부분, 게이트 공략 열람은 S급 헌터들에게만 허용되는 부분인데···. 하성우 헌터는 A급이라··· 누군가 자료를 빼돌린 거라 생각이 들거든요.


심지어는 나와 정은진이 같이 산다는 것까지 알고 있는 사람.


“자료를 유출하신 분, 꼭 좀 찾아주세요!”

- 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단 아이언 그리폰 게이트로 가시는 거죠?

“예. 인천까지 갔었는데, 이미 게이트 공략을 마친 것 같아서요.”

- 그럼, 아이언 그리폰에 대한 자료들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그녀가 보내준 아이언 그리폰에 대한 자료를 훑어보며 부천으로 계속 이동했다.



* * *



“부천 물류단지까지 다 왔는데··· 계속 들어가나요?”

“네. 제가 여기 초행길이라···.”

“이 앞으로는 헌터를 태운 택시가 아니면, 민간인은 통행이 제한되거든요···.”


아이언 그리폰의 게이트가 있는 부천 오정 물류단지의 한 구역.


그 근처에서 택시는 멈춰 섰다. 내가 계속 앞으로 가자고 말을 해 봤지만, 택시 기사의 손은 떨릴 뿐,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 몬스터가 갑자기 나타날까 봐 두려운 게다···. >

‘아···! 민간인들은···.’


그동안 헌터들과 어울렸기 때문인지, 전적으로 게이트에 대해 무서워할 민간인들을 생각하질 못했다.


나는 우선 택시 기사를 안심시키려 입을 열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S급 헌터, 유도진입니다.”

“아······. 예? 그 S급 헌터요?”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택시 기사.


그분은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룸미러를 한 번 흘깃이곤 완전히 고개를 돌려 나와 눈을 마주쳤다.


“아니!!! S급 헌터가 왜 택시를 타고 다닙니까?”

“그야···. 버스로는 여기까지 안 오니까요?”

“그 말이 아니라요! 아이고, 걱정 마세요! 제가 목적지까지 편안하게 모셔드릴게요!”


내 소개를 마치자, 그는 이전과는 정반대의 사람이 되어 다시 액셀을 밟았다.


“아, 이럴 게 아니라···. 이··· 이··· 명하아암을 어디 둬헛더라~”


그러더니, 곧바로 자기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뒤쪽으로 스윽 내밀었다.


“개인택시입니다. 나중에라도 다시 부천, 부평, 인천···. 아니, 헌터님이 불러주시면 서울 어디든 전국을 일주해 드리겠습니다!”

“······네?”

“제가 또 30년 무사고 베스트 드라이버 아니겠습니까? 헌터님의 발이 되어 드리겠다는 말입니다!”


굳이? 갑자기?


방금 전까지 게이트 앞이라고 무서워하던 사람이 맞나?


사람이 이렇게 달라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지어 부담스러울 정도로 수다쟁이가 되어버린 기사 아저씨를 뒤로하곤,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하하, 감사합니다. 기사님, 덕분에 편하게 왔어요!”


나는 그의 명함을 주머니에 넣은 채로 결제를 마쳤고, 거의 도망가다시피 택시에서 내려 게이트로 달려갔다.


“어디서 오신 누구십니까?”

“여기는 현재, 밤반 길드가 공략 중인 게이트입니다.”

“야, 밤반 아니고 반밤 길드야.”

“아. 그런가?”


게이트 앞에 도착하자, 헌터 협회 직원들이 게이트 앞을 막고 있었다.


< 저들이 회수팀인가 보구나. >

‘그러게.’


헌터 협회 회수팀.


게이트 공략 후, 나온 부산물들을 처리 시설로 보내는 팀이었다.


“S급 헌터, 유도진입니다. 게이트에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받아서 왔습니다.”


나는 협회 사람들에게 헌터증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내가 건넨 헌터증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이내, 서로 마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도진 헌터님, 혹시 게이트 안에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는 아십니까?”

“아뇨. 모르겠으니까,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피어 이터를 손에 쥔 채로 게이트로 향했고, 내 말에 두 직원은 길을 열었다.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내 등 뒤로 협회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그거에 반응할 시간은 없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반밤 길드가 결국 유도진을 불렀네?”

“그러니까. 맨날 유도진 유도진 노래를 하더니, 유도진을 유도했잖아?”

“······진짜 내 유도 기술로 맞아볼래?”


게이트 안으로 들어서니 내 시야를 밝은 빛이 감싸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내 탁 트인 초원이 눈앞에 나타났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으며, 곳곳에는 그을린 냄새가 흘러오고 있었다.


그 바람 사이에 섞여 있는 냄새는 얼핏 맡으면 버터를 녹인 것처럼,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그리고 그 단내를 감싸는 것은, 카레 냄새였다!


아이언 그리폰.

그들은 일반 그리폰과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신체 곳곳이 광석화되어 버린 몬스터다. 보통 광석화된 부위는 머리 뒤에 있는 갈기와 발, 깃털 등이며, 이를 이용해 공격하는 게 보통이다.


나는 장서윤이 보내준 자료들을 떠올리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 끼이이이루우우욱.

- 끼루루루루루루.

- 꾸루루루룩. 꾸룩.


수십 마리는 되어 보이는 그리폰들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올라오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 콰르르릉! 콱!

- 콰즈즉!


순간, 하늘에 먹구름이 드리우더니 노란 마법진이 나타나 그 밑으로 여러 개의 벼락이 떨어졌다.


그에 맞은 그리폰들은 그대로 땅으로 추락하는가 싶더니, 감전 상태를 이겨내고 다시 하늘로 솟아올랐다.


“쟤 또 포x몬 생각하고 전기 기술 썼나 보네. 누굴 닮았는지···. 쯧쯧.”

< 너지 않느냐. 아이언 비클에게 그렇게 땅 관련 기술을 퍼붓던 너 말이다. >

“시끄···럽거든!?”


그래도 정은진이 기술을 사용한 덕분에, 두 사람이 있는 위치는 대강 어디쯤인지 파악이 가능했다.


“구어어어!”


나는 힘을 증가시키며, 곧장 앞으로 달려 나갔다.


주변에 몸을 피할 나무도 한 그루 없는 곳, 정은진이 있는 곳은 작은 돌산 넘어서였다.



* * *



“길드장님···! 뭐, 좀 공격이라도 해 봐요!”

“아··· 그게 제가, 저렇게 높게는 공격할 수 없거든요?”

“그럼 왜 이 게이트를 잡은 건데요! 꽂혀라! 천둥이여!”


한편, 유도진과 같은 게이트에서 열심히 사냥 중인 두 사람···.


아니, 한 사람과 짐덩이.


둘은 넓은 평원에서 계속해서 내리 쪼는 그리폰을 피해 도망 다니며 전투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공중에 있는 몬스터들은 정은진의 마법 공격으로, 땅에 가까워진 그리폰들은 하성우의 근접 공격으로 상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힘이 드는 사람은 하성우가 아닌, 정은진이었다.


정은진은 계속해서 하늘을 바라보며 마법을 난사하고, 물약을 마시면서 마력을 회복했으며, 다시 마법을 사용하는 식의 사냥을 하고 있었으니까.


“조심해요!”


하성우가 말했다.


그것도 한 박자 늦게.


- 끼이이루우우욱!

- 퍽! 콰앙!


한 마리의 그리폰이 땅으로 내려왔고, 곧장 강철화된 부리를 앞으로 내세우며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그리폰은 정은진의 등을 그대로 들이박아 그대로 등에 큰 구멍이 나며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러니까 시x··· 유도진한테 연락 한 번 했으면, 이렇게 어렵게 안 가잖아!”


이 정도로 고생할 생각은 아니었다.


물론, 이건 철저히 하성우, 자신이 기준인 말이었다.


정은진이 유도진에게 연락하고, 유도진이 한 번만 게이트를 도와주러 왔다면, 하성우 자신도 지금 이렇게 들판에서 뛰어다닐 리가 없었을 테니까.


“x까···. 내가 부를 거 같아?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네. 개x끼···.”


하지만 상대는,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있는 정은진.


그녀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변태 같은 하성우의 앞에 유도진을 대령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마지막 정신까지 부여잡고 있던 그때, 점점 희미해지던 정은진의 시야에···. 낯익은 트레이닝복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전날 입고 나갔던, 하얀 줄 두 개가 그어진 검은색 트레이닝복.


스킬을 쓰다가 밑단이 살짝 그을렸지만, 몰래 다시 옷장에 넣어두었던 그 트레이닝복이었다.


“날 그렇게 보고 싶었다며? 이 개x끼야.”


정은진이 위를 간신히 올려보자, 그곳에는 유도진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분노한 표정의 유도진이.


작가의말

진짜... 진짜...

하성우 길드장은 정말 잘 만든 캐릭터같아요.


볼 때마다 주변에서 욕하거든요...

의도를 아주 잘 행하지만... 더럽다는 말까진...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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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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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3) 24.06.23 11 1 13쪽
154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2) +1 24.06.22 13 1 13쪽
153 몬스터 군단, 화려한 데뷔(1) 24.06.21 19 2 13쪽
152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2) 24.06.20 16 2 12쪽
151 유도진 vs 가짜 유도진(1) 24.06.19 16 2 12쪽
150 공략! 무한의 군단!(4) 24.06.18 14 2 12쪽
149 공략! 무한의 군단!(3) 24.06.17 13 1 13쪽
148 공략! 무한의 군단!(2) 24.06.16 19 1 12쪽
147 공략! 무한의 군단!(1) 24.06.15 21 3 12쪽
146 한일, 동맹을 맺다(3) 24.06.14 19 3 11쪽
145 한일, 동맹을 맺다(2) 24.06.13 21 3 12쪽
144 한일, 동맹을 맺다(1) 24.06.12 16 2 12쪽
143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2) 24.06.11 17 3 12쪽
142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1) 24.06.10 19 2 12쪽
141 호타루의 트롤링(3) 24.06.09 19 2 12쪽
140 호타루의 트롤링(2) 24.06.08 20 2 12쪽
139 호타루의 트롤링(1) 24.06.07 21 3 12쪽
138 유도진은 일본으로(2) 24.06.06 18 3 11쪽
137 유도진은 일본으로(1) 24.06.05 18 3 12쪽
136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3) 24.06.04 20 3 13쪽
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25 3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20 2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22 2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21 2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22 2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21 2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22 2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20 2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24 2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3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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