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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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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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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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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광신도(3)

DUMMY

< 못 쓰겠구나···. 고작 에너지 볼 하나, 컨트롤하지 못하다니···. >

‘시끄러워···.’


피어 이터에서 뻗어나갔던 거대한 레이저가 게이트 내벽을 부수는 데에는 성공했다.


또한 네 갈래 길 중 어느 한 곳에 보스가 있었던 것인지, 레이저를 쏘아 보내자마자 밖으로 나가는 게이트가 열렸다.


몸도 제대로 가누질 못해, 절뚝거리며 걷는 나를 두 사람이 부축해 주며, 게이트 바깥으로 이동했다.


밖으로 나오고, 내가 정신을 차린 건 두 시간가량이 지난 후였다.


“정신이 들어요?”


눈을 뜨니 나를 내려다보는 임성재와 이명상이 보였다.


“뭐야···. ‘이제 정신이 드니?’ 같은 애니메이션 생각나잖아···.”

“앗, 그랬나요? 부담을 드릴 생각은 없었는데···!”


정신이 깨자 나는 엄청나게 허기가 졌고,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녔던 이뮨포를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그 뒤엔, 이뮨포를 질겅질겅 씹으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벌써 3시간이 지난 걸 보면, 게이트 안에서 한 시간을 헤맸다는 거네······.’


그러다 나는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 정준혁에게 보냈던 메시지가 떠올랐고,


“아! 정준혁!”


확인한 휴대폰에는 준혁에게 장문의 메시지가 수십 장 와 있었다.


[반밤 길드? 왜? 무슨 일 있어? 은진이가 있는 길드가 반밤 길드잖아.]

[거기 길드장 뭔가 좀 꺼림칙하단 얘기 많아. 그러니까, 최대한 반밤 길드랑은 어울리지 말고···.]

[거기 길드원들 다 너랑 한 번씩은 거쳐 간 사람들이야. 정찬영, 고상혁, 임성재, 이명상···.]

[헌터 협회에 물어보니까, 반밤 길드장 이름은 하성우. 그리고 최근에 너가 나갔던 게이트들을 조사한 모양이던데?]


‘······뭐? 정은진이 있는 길드가 반밤 길드라고?’


나는 주변에서 멀뚱멀뚱 내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에게 물었다.


“혹시, 길드원 중에 정은진이라고 있어?”

“은진이요? 날씨의 마녀, 그 은진이면 맞아요.”

“하하···. 맞긴 한데, 어쩌다 그런 별명이···. 아무튼, 그··· 은진이는 지금 어디···.”

“은진이요? 아마 길드장님이랑 인천 쪽으로 출장 간다고······. 왜요? 혹시, 은진이한테 문제 생겼어요?”


성재는 내가 은진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그다지 놀란 눈치가 아니었다.


마치, 당연한 걸 듣는 느낌이었다.


“길드장··· 하성우 맞죠?”

“네···. 그··· 근데, 하성우 만나러 가시려고요?”

“정은진이 걱정되는 건 아니지만···.”


내 말에 성재는 물론이고, 잠자코 듣고만 있던 명상도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길드 스케줄을 보면,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갔을지 알 수 있는데···.”

“보여주실 수 있나요?”

“그게······. 아까 게이트에서 핸드폰을···.”


성재는 자신의 손 위에 부서진 핸드폰을 올려 보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성재 옆에 있던 명상을 바라보았지만, 그도 역시 똑같은 표정일 뿐이었다.


“아까 시간을 끌어달라고 할 때 부서졌어요···.”

“그럼, 스케줄을 볼 수 있는 다른 사람은?”

“다른 길드원들이요.”

“그 사람들은 어디 있죠?”

“천안···.”


나는 답답함에 한숨을 내뱉었다.


하성우는 내 주변인들을 건드리는 것도 모자라, 그들을 사지로 내몰았다.


< 다른 자들에게 부탁해 보거라. >

‘부탁?’

< 사회적 지위를 좀 이용하라는 말이다. S급 헌터 정도면, 헌터 협회에서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갔을지 알려주지 않겠는가. >

‘아···!’


곰의 말이 맞았다.


S급 헌터들이 움직이는 상황은 상당히 적었다.


그런 그들이 헌터 협회에 연락해서 다른 길드를 추적한다는 것은, ‘사건’이었다.


‘과거, 비암이 나를 찾았던 것도··· 혹시···.’

< 그럴 수도 있겠지···. >


나는 내 옆에서 가만히 서 있는 두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곤, 곧바로 헌터 협회에 전화를 걸었다.


- 유도진 헌터님, 안녕하세요. 헌터 협회 장서윤 팀장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그게···.”

< 좀 더 떳떳하게! >


헌터 협회로 처음 전화해 보는 탓에 잠시 주눅이 들었지만, 곰의 한 마디로 나는 다시 목을 가다듬고 필요한 것들을 물었다.


“크흠. 흠. 아, 안녕하세요, 장서윤 팀장님. 반밤 길드의 현재 게이트 예약 현황을 좀 받고 싶은데요.”

- 아, 반밤 길드요? 잠시만요.


잠시 아무 말도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내 장서윤이 다시 말을 이었다.


- 지금 헌터님 핸드폰으로 자료 보내드리면 되나요?

“아, 네!”

- 근데··· 이 길드 말입니다. 지금 예약한 게이트들이 소속된 헌터들 등급보다 훨씬 높은데요?

“······역시, 그런 건가요? 지금도 C급 헌터와 E급 헌터가 B급 게이트를 공략해야 한다길래, 여쭤본 겁니다.”

- 아···. 일단 헌터님께서 부탁한 자료는 발송했고요. 반밤 길드에 대해서는 제가 좀 더 조사를 해 봐도 괜찮겠습니까?

“조사요?”

- 아, 그래봤자 길드원들의 평균 전투력이나 그런 것들이지만요···.


감히 내 주변인들을 건드리다니. 반밤 길드의 문제점들을 모두 밝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좋아요! 부탁 좀 드릴게요.”

- 네! 그럼 혹시, 다른 부탁은 있으신가요?

“아뇨, 아직은 없습니다.”

- 알겠습니다! 그럼 다음번에 문제가 생기거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언제나 연락해 주세요. 장서윤이었습니다.


나는 그녀에게 고맙다고 답변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곧장 핸드폰으로 반밤 길드의 게이트 예약 현황을 살펴보았다.


[x월 xx일]

1. B급 미확인 게이트(수원)

2. A급 핏빛 오우거 게이트(인천)

3. B급 웨어울프 게이트(천안)

4. A급 아이언 그리폰 게이트(부천)


오늘만 네 건이었다.


임성재의 말에 따르면, 지금 반밤 길드는 세 팀으로 나뉘어 게이트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도 A급도 되지 않는 헌터, 두 명씩 말이다.


팀은 세 팀이고, 오늘 안에 공략해야 할 게이트는 총 네 개.


그렇다는 말은, 한쪽은 두 개를 맡는다는 이야기였다.


“은진이 쪽이 두 곳을 가는 건가?”


은진이 인천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나는 계속해서 수원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찬영이가 천안에···.’


고상혁이 C급이라곤 해도, 정찬영은 D급이었다.


고로 두 사람도 B급 게이트를 클리어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을 게 당연했다.


‘비암한테 연락해 볼까? 아니야··· 제일 길드는 지금 강원도를 다시 훑고 있잖아···.’


머릿속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떠오르질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떠오르긴 했는데, 괜히 내 부탁을 들어줄 것 같지는 않았다.


< 그래도 어쩌겠느냐. 고상혁이란 자는 심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정찬영은 네가 아끼는 동생이지 않느냐···. >


그럼에도 천안에 있을 두 사람이 걱정인 건 사실이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핸드폰을 들어, 제일 꺼림칙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 윤혜성입니다.

“아, 네···. 윤혜성 헌터님, 잘 지내고 계시죠? 다름이 아니라···.”

- 예, 본론만 말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A급도 안 되는 헌터들을 A급 게이트에 집어넣는 길드는 어떻게 처벌이 안 되는 거죠?”

- 그건 길드장의 권한이죠. 그래서 용건은요? 그게 궁금해서 연락하신 겁니까?


‘참을 인···.’


“아니, 그게 아니라··· 혹시, 지금 게이트 공략 준비 중이신가요?”

- 아뇨. 지난번, 듀라한에게 당했던 것 때문에, 길드원 대부분이 치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아 그럼 혹시···.”

- 혹시나 하고 말씀드리는데··· 저희 길드원들의 도움이 필요하시면, 정식적으로 용병 의뢰··· 아, 길드가 아니시니까.


‘참을 인······.’


“네. 저번에 제가 배여명 헌터를 도와주기도 했고 해서··· 혹시나 저도 이번에 한 번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요···.”

- 그때, 저희 쪽에서는 의.뢰로 부탁드렸을 텐데요.


‘참···을 인······.’


< 참지 말거라! 그냥, 그냥! 부수자꾸나! 힘을··· 마력을 다시 모아서···. >


보다 못한 곰도 화가 났는지 버럭거리는 채팅이 귀에 들릴 정도였다.


“한 번만 도와주실 순 없을까요? 제가 지금 가야 할 곳이 두 곳인데···.”

- 죄송합니다. 저희 길드원들이 지금 출동할 인원이 없어서요. 제 명령을 거부하고 뛰쳐나가지 않는 한, 치료에 전념할 것 같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윤혜성에게 서운한 감정이 잔뜩 들면서 전화를 끊으려던 그때, 전화기 너머에서 또다시 윤혜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제 명령 지지리도 안 듣는 헌터들 명단 보냈습니다. 한 번 연락이나 해 보시죠.

“아···?”

- 못 알아들으셨나요?


아뇨. 너무 잘 알아들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츤데렌가 뭔가 그거라는 거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 제가 뭘 도와드렸나요? 그럼 저는 이만 길드원들에게 가 봐야 할 것 같네요.


그녀는 쿨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4명의 연락처가 메시지로 전송되었다.


배여명, 최지호, 저수지, 이희철이었다.


< 정말··· 윤혜성 말 지지리도 안 들을 것 같은 놈들이구나. >

“지··· 진짜네···.”

< 근데 어찌, 이미 연락처를 알고 있는 배여명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은 것이냐. >

“그거야··· 얘도 일단은 길드원이니까, 길드장 허락하에 움직여야 할 거 아니야.”


나는 곧바로 핸드폰을 열어 배여명의 연락처를 선택했다.


“그리고 지금 그 허락이 떨어졌고 말이야.”


배여명은 곧바로 전화를 받았고, 이미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며, 준비하고 곧바로 천안으로 떠나겠다고 말을 덧붙였다.


“진짜··· 윤혜성 이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지?”


나는 윤혜성의 태도에 의문을 표하며 인천으로 향했다.



* * *



“뭐? B급 게이트를 클리어했다고? 오빠네는 C급, E급이잖아. 근데 어떻게 클리어를 해?”

- 실은······. 너만 알고 있어야 해. 사실 우리 유도진 헌터한테 부탁했어···.

“아니 그걸?!”


인천의 게이트 공략을 끝마친 정은진과 하성우.


은진은 게이트에서 나오자마자, 성재에게 전화를 걸었다.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들이 어떤 게이트에 들어가는지 이미 들었기에, 내내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그걸 도진 오빠한테 말하면 어떻게 해요···.”

-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알잖아··· 위약금 때문에···.


은진은 멀리서 헌터 협회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하성우의 눈치를 보며 계속해서 통화를 이어 나갔다.


“하성우가 원하는 게 그런 거라고···. 도진 오빠를 길드에 끌어들이는 거···.”

- 최대한 비밀로 하려고···. 너는 좀 어때?

“저는 뭐··· 그냥 좀 많이 피곤하죠. 이제 부천으로 간대요. 아니 노선 진짜 개똥 아닌가?”

- 하긴, 서울에서 나가면 부천 들렀다 인천으로 가도 되는 걸···.

“아무튼, 오빠도 별 피해 없었다니까 다행이네요.”

- 피해가 완전히 없진 않았지···. 내 핸드폰 아직 약정도 안 끝났는데···. 지금 핸드폰 새로 바꾸자마자 너한테 전화 온 거야···.

“그러니까 던전 들어갈 때 그걸 왜 들고 다니냐고!”

- 들고 다니라고 핸드폰 사는 거 아니야?


그때, 멀리서 하성우가 은진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은진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누구예요?”

“아, 성재 오빠요···.”

“그쪽 팀은 게이트 클리어했대요?”

“아···. 그게···. 아뇨, 아직이래요. 도무지 엄두가 안 난다고···.”


은진의 답변에 하성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은진이 한 거짓말을 알아차린 것은 아니었다.


‘별것도 아닌 사람들 주제에···. 그냥 유도진을 불러내라고. 불러내서 유도진을 내 앞에 갖다 바치라고.’


그들이 아직, 유도진을 자신의 앞에 대령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분노한 것일 뿐이었다.


작가의말

윤혜성은 은근 츤데레입니다.

아니, 대놓고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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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공략! 무한의 군단!(2) 24.06.16 19 1 12쪽
147 공략! 무한의 군단!(1) 24.06.15 2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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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21 2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2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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