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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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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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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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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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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유도진과 하성우(2)

DUMMY

불이 꺼진 방 안.


밝게 켜진 컴퓨터 화면만이 컴퓨터 앞의 남자가 누군지 보여주고 있었다.


“유도진···. 유도진 님이 나를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봐 주셨어···.”


방의 주인은 여전히 황홀한 표정으로 모니터 속 유도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새x들은 내가 유도진이랑 못 만날 줄 알았겠지? 오늘 있었던 이야기 말해주면 아주 배가 아파 죽을걸?”


그자는 바로 하성우였다.


하성우는 곧바로 유도진 팬카페에 접속해 오늘 있었던 일을 사심 가득 담아 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방 곳곳에는 유도진의 사진이 붙어있었으며, 다른 쪽 방바닥에는 가득 채워진 ‘광진구’ 쓰레기봉투 더미가 여러 개 늘어져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아차산에 위치한 유도진의 집에서 나온 쓰레기들이었다.


벌레마저 기피한··· 유도진 광신도의 아지트, 그게 바로 하성우의 집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유도진, 당신에게 온전히 닿을 수 있어···.”


급기야는 자신이 몰래 촬영한 유도진의 사진이 띄워진 모니터를 황홀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하성우.


그는 정말로 유도진에게 진심이었다.


그때였다.


하성우의 핸드폰에 문자 메시지 한 통이 전송됐다.


그는 짜증 난다는 얼굴로 핸드폰을 쳐다보곤 발신자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핸드폰을 들었다.


[안녕하세요. 헌터 협회입니다. 반밤 길드의 길드장 하성우 님. 현재 길드원들의 민원과 타 헌터님들의 요청으로 인해 명일 00시 기준으로 게이트 출입이 일시적으로 제한됩니다.]


“뭐? 게이트를······. 못 가?”


그럼 안 되는 일이었다.


이제야 유도진과 나란히 게이트를 클리어할 기회가 왔는데, 왜 게이트 출입을 막는 것인가.


이례적인 일이었기에, 하성우의 계획에 이런 출입 제한은 전혀 포함이 되어 있질 않았다.


그는 곧바로 핸드폰을 들어 헌터 협회에 전화를 걸어 따지기 시작했다.


“아니, 게이트 출입 제한이라뇨? 길드에 그게 얼마나 큰 타격인 줄 아십니까?”

- 길드장님께 연락드린 것은 다름 아니라, 현재 다른 길드원들의 수준에 맞지 않은 게이트를 강요했다는 증언이 있어서입니다.

“그··· 타 헌터는 누굽니까?”

- 그것까지는 저희가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우선은 경찰과 운명 길드의 합동 조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합동 조사?’


헌터 협회 직원의 말에 하성우는 잠시 머리를 굴렸다.


‘유도진도 받았다던 그 조사인가?’


그렇다면 ‘도진처럼’, ‘도진과 똑같은 자리’에서 조사를 받는 게 아닌가.


‘그건 오히려 좋아······.’


- 그 조사가 끝나고, 반밤 길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출입 제한은 바로 해제될 겁니다.

“그럼 언제 받으러 가면 되는 거죠?”

- 아, 합동 조사는 내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라 일단 기다리시면 경찰 측에서 먼저 연락이 갈 겁니다.

“······아, 네.”


그럼 그때까지라도 한 번만 더 유도진과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


물론 이 호흡도 일방적인 호흡이었지만 말이다.


게이트를 한 번 더 같이 들어가서, 낯선 공간에 둘이서만 있고 싶었다.


‘내일까지 반드시 클리어해야 하는 게이트가 있으니까, 이걸 물고 늘어져야겠다.’


하성우가 입맛을 다시며, 다시 헌터 협회에 말을 전하려던 그때였다.


- 확인 결과, 내일까지 클리어가 필요한 게이트가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맞습니까?

“네! 그것까지만 클리어하면 안 되겠습니까?”

- 그 부분에 있어서 헌터 협회 내부 회의 결과, 게이트 폭주 등의 안전상 이유로 헌터 협회 소속 헌터분께서 자원해 대신 처리하기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예···?”

- 또한, 게이트를 구매하실 때 사용하셨던 게이트 낙찰 비용들은 모두, 후에 헌터 전용 계좌로 환불될 예정입니다.

“그게 무슨···.”


자신이 생각한 대로 되질 않자, 하성우는 하마터면 핸드폰을 집어 던질 뻔했다.


‘누가, 누가 그 게이트를 가는데? 그래······. 유도진이다. 그분이 자기 가족을 건드렸다고 했으니까···. 그분 말고는 없어. 유도진이 내가 낙찰받은 게이트에 들어가는 거야. 유도진이.’


물론 그의 생각대로, 다음날 있을 게이트 토벌을 자원한 사람은 유도진이었다.


‘그럼···. 내일부터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유도진을 만날 수 있는 거야? 아니야. 지금부터···. 지금부터 그 앞에 있으면 돼.’


그는 서둘러 전화를 끊곤 다시 옷을 챙겨 입었다.


그리곤 내일 토벌 예정인 게이트가 있는 영등포 시장으로 향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이미 ‘게이트 출입 제한’을 잊은 지 오래였다.



* * *



“게이트 출입 제한이요?”

- 네. 보통은 게이트 출입 제한을 먼저 걸어둔 뒤, 조사를 했다고 해요.

“그럼 내일부터 그 사람은, 아니··· 다른 길드원들도 게이트를 안 들어갈 수 있는 거죠?”

- 네, 그렇습니다.


11시 무렵, 장서윤에게서 다급하게 전화가 걸려 왔다.


“와···. 그럼 다행이네요. 그렇게 되면 다음엔 어떻게 되는 거죠?”

- 일단, 게이트 출입 제한을 건 다음, 경찰과 운명 길드에서 합동 조사를 진행할 겁니다.

“기억까지 훑나요? 그 새x는 분명···.”

- 네. 어째서인지 운명 길드 측에서 적극적으로 개입을 원하고 있어서, 서가을 헌터님의 기억 탐색이 진행될 것 같긴 해요.

“운명 길드가 개입을 원한···다고요?”

- 네. 유도진 헌터님도 알고 있는 사항인 줄 알았는데요···?


운명 길드가 적극적으로 개입을 한다니.


의문이 들다가도, 윤혜성이 추구하는 목적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죠.”

- 문제는 말입니다. 이렇게 게이트 제한을 거는 건 문제가 없는데···.

“네?”

- 당장 내일 있을 게이트가 문제라서요···.

“무슨···?”

- 게이트 하나가 어제부터 급격하게 마력량이 불안정해지고 있거든요.

“던전 브레이크가 임박한 게이트란 말이죠?”

- 예. 보통은 이런 추세라면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니까···.

“게이트 위치는요?”

- 영등포 쪽입니다. 지금 상부에서도 이 게이트만 먼저 해결하라고 해서요···. 일단 저희 헌협 소속 헌터들이 출동하겠지만···.


장서윤의 망설이는 듯한 목소리.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먼저 입을 열었다.


“······제가 그 게이트 구매해도 되나요?”

- 예? 이미 게이트는 몰수가 결정 났는데, 굳이요? 게이트 공략 자원봉사 쪽은 자리가 있습니다······! 연결해 드릴까요?

“아뇨···. 제가 제값을 주고 구매 하고 싶습니다.”


내 반응에 그녀는 궁금한 듯, 내게 물었다.


- 왜 구매를 하시려는 건지 여쭤봐도 되나요?

“나라에서 몰수했다 해도··· 이미 그 자식이 묻은 게이트잖아요. 그러니까 구매를 해서라도 세탁하려고요.”

- 흐음···. 일단 어떤 말씀이신지는 이해했습니다.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전화기 너머에서는 연신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어차피 누군가는 반드시 가야 하는 게이트라면··· 그걸 제가 하고 싶습니다. 제값을 주고 말입니다.”


그리고 간만에 혼자 가는 게이트라면 모처럼 애들을 풀어놓고 함께 사냥할 수 있을 테니까.


‘마음 편히 잡아먹을 수 있겠네.’

< 요근래, 늘 마음 편히 먹지 않았느냐. 심한진이라는 그자 덕분에 말이다. >

‘그··· 그건 별개야!’


내 말에 곰은 그저 ‘떼잉···.’이라는 반응뿐이었다.


- 일단 그게 가능한지 확인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가능한가요?”

- 네! 일단,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게이트 구매 진행도 같이 도와드리겠습니다. 우선, 헌터님께 게이트 위치 보내드렸습니다.


이윽고, 나는 그녀의 도움을 받아 게이트를 구매했고, 오롯이 나만의 게이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예전에 비암이 부탁했던 임프 게이트, 미르 길드에게서 받았던 크랩스터 게이트에 이어 ‘나’의 게이트가 하나 더 생긴 것이었다.


“근데··· 몬스터가 뭐가 나타날지 모른다고요?”

- 네. 게이트에서 흘러나오는 마력 등급은 A로 찍히긴 하는데··· 미확인 게이트 종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다른 미확인 게이트들은 등급조차 몰랐었으니까···.”

- 어찌 보면 다행인 거겠죠. 그럼 내일 공략은 어떤 분과 진행하시나요?


장서윤은 이참에 아예 게이트 참석 인원까지 등록할 기세였다.


“저 혼자 갑니다.”

- 예?

“혼자서도 충분해요!”


혼자 클리어하기 힘들면, 창고 식구들이랑 함께 클리어하면 될 일이었다.


- 사아악, 사악, 삭, 스으으윽. (보스······. 제발··· 아신을 데리고 마음껏 물을 뿜게 해주면 안 되겠습니까. 동굴이 아주 물바다입니다···.)


드라코의 부탁도 있었으니까.


- 역시 유도진 헌터님이시네요. 그럼 게이트 통행 인원은 한 명으로 하겠습니다.

“네. 부탁드립니다.”


어느새 그녀와 통화를 마치니 12시가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그럼··· 우선 좀 자둘까···.”


나는 내일 있을 게이트를 상상하며 스르륵 잠이 들었다.



* * *



“정은진. 너, 너네 길드원들이랑 연락 가능하지?”

“응, 왜?”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정은진을 잡아 세웠다.


“반밤 길드, 오늘부터 며칠 동안은 게이트 출입 제한이래. 그래서 너네 게이트 못 가.”

“뭐? 그게 뭔 말이야···?”

“쉬라고. 헌터 협회에서 안 들여보내 준다는데, 너가 할 일이 뭐가 있어.”

“아니···. 하루 사이에 갑자기? 그리고 그게 왜 오빠 입에서 나와?”

“S급 헌터가 힘 좀 썼어. 그러니까 길드원들이랑 좀 쉬어.”


추가로 게이트 출입 제한이 걸려있는 순간에도, 길드원들에게 월급은 나갈 예정이었다.


‘운영 x같이 한 하성우, 그 새x 잘못이지, 뭐.’


나는 어벙하게 서 있는 정은진을 뒤로하고, 피어 이터를 챙겨 집을 나섰다.


집 밖으로 나와 전날 명함까지 건네받았던 택시 기사, 왕철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사님, 제가 연락하면 어디든 와주신댔죠?”

- 누구······. 어···. 헌터님? 예, 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럼, 광진구에서 영등포 시장까지 데려다주실 수 있나요?”

- 아휴! 아무렴요! 왔다 갔다 다섯 번도 가능합니다!

“그 정도까진 괜찮고···. 한 번만 왕복 부탁드려도 될까요?”

- 이미 출발했습니다!!


개인 기사를 둔 것 같은 편안함.


기사님은 20분도 채 되지 않아 나를 데리러 왔으며, 총알 같은 속도로 달려 영등포 시장에 도착했다.


“그럼, 헌터님! 이 근방에서 대기할까요?”

“예! 그래 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네! 그럼··· 잠시 쉬고 있겠습니다!”


나는 왕철민 기사님에게 고개를 꾸벅 인사하곤 곧바로 게이트가 있는 시장 안으로 향했다.


시장 안에는 방앗간들이 모여 있었다.


‘떡···. 맛있겠다. 나중에 비클이나 더 구워 먹어야겠다.’


방앗간에서 풍기는 고소한 떡 냄새를 맡으며, 곧바로 안에 있는 게이트에 발을 들였다.



* * *



눈앞에 하얀빛이 번져오고 잠시 후 빛이 사라지자, 공동묘지의 모습을 한 던전이 눈앞에 펼쳐졌다.


“뭐야? 여긴···.”


주변을 둘러보자, 보이는 것은 무덤들이었다.


작은 봉분에 비석이 꽂혀있는 형태의 작은 무덤들이 여러 개 있었다.


영화에서 봤던 공동묘지 그 자체였다.


“허허···. 이러다가 언데드 몬스터 나오는 거 아니야?”


공동묘지 하면 떠오르는 몬스터는 딱 한 가지였다.


스켈레톤 병사들.


‘뼈를 끓여서 곰탕으로 먹으면 스킬이라도 주려나?’


그렇게 속으로 입맛을 다시고 있을 때쯤, 묘지 뒤쪽의 공간이 일더니 공중에서 한 존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얼굴은 해골 모양을 하고 있으며, 그 밑으로는 천으로 된 망토를 하고 있는 독특한 스켈레톤이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있는 걸로 봐서는 마법을 사용하는 스켈레톤 병사인 것 같았다.


- 산 자가 어딜 감히, 죽은 자의 땅에 발을 가져다 대는가.


처음에는 희미하던 몸이, 시간이 지나자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한 스켈레톤 병사.


그것은 내 쪽으로 다가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뭐야. 저거 뼈인 줄 알았는데, 철이야? 그럼 또 로봇이야?”


놀랍게도 이번 스켈레톤 또한, ‘로봇’으로 개조되어 있었다.


작가의말

사실... 하성우는 더 더러운 존재였습니다...

하핫;;;;;;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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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한일, 동맹을 맺다(2) 24.06.13 13 1 12쪽
144 한일, 동맹을 맺다(1) 24.06.12 10 1 12쪽
143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2) 24.06.11 11 1 12쪽
142 몬스터를 사냥하는 몬스터(1) 24.06.10 13 1 12쪽
141 호타루의 트롤링(3) 24.06.09 13 1 12쪽
140 호타루의 트롤링(2) 24.06.08 14 1 12쪽
139 호타루의 트롤링(1) 24.06.07 15 1 12쪽
138 유도진은 일본으로(2) 24.06.06 13 1 11쪽
137 유도진은 일본으로(1) 24.06.05 13 1 12쪽
136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3) 24.06.04 15 1 13쪽
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18 1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14 1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17 2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17 2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18 2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19 2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20 2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18 2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22 2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29 2 12쪽
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23 2 15쪽
124 사라진 하성우(1) 24.05.23 26 2 11쪽
123 고장 난 아기즈(5) 24.05.22 23 2 12쪽
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21 2 13쪽
121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23 2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21 2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25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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