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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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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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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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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광신도(1)

DUMMY

“아··· 어제 먹은 고등어구이 아직도 생각나네.”


평일 오후, 나는 어제 먹었던 씨-드레이크의 맛을 되새기며 하루를 시작했다.


“드라코 자식. 오늘까지 창고 정리 못 끝내면 나한테 엄청 뭐라 하겠지?”


그리고 슬슬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그때, 타이밍이 맞게 핸드폰이 울렸다.


“엉? 얘가 무슨 일이지?”


과거, A급 시절에 함께 던전을 클리어하고 핸드폰 번호를 주고받았던···.


[창화 길드, 임성재]


임성재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

- 아··· 그, 도진 헌터님?

“성재야! 편하게 형이라고 부르기로 했잖아.”

- 아··· 그게···.


과거에 이미 호형호제까지 마친 사이였지만, 임성재는 나를 형이라 부르지 않았다.


‘아마, 자기가 창화 길드를 배신했다고 생각하려나.’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가지고 화장실로 나가며 통화를 계속했다.


“옮겨간 길드에서는 잘 지내고 있어?”

- 아··· 그게 말이에요···.


좀처럼 떼어지질 않는 그의 입.


그러나 임성재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속사포처럼 자기 사정을 내게 말하기 시작했다.


- 제가 지금 들어온 길드가 게이트 토벌을 요구했는데···. 저 C급이란 말이에요···. 근데, 왜 저한테 B급 게이트를 맡길까요? 그것도 두 명이서요···. 혹시 조금만··· 도와주실 순···.

“뭐? 같이 가는 사람은?”

- ······이명상 헌터라고, E급입니다. 아니, 곧 D급 올라간다네요.


이명상? 내가 알고 있는 그 이명상인가? 일광 길드에 있었던 헌터?


성재의 이야길 듣자, 한숨이 먼저 나왔다.


“도대체 뭔 깡으로? 상식이 있대?”

- 그러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도와줄까. 내가 가면 돼?”

- 혹시······. 그래 주실 수 있어요?

“그럼 당연하지. 어디야? 주소 보내.”

- 감사합니다, 형. 정말로요···.

“아니야. 일단 자세한 건 도착해서 이야기하자.”

- 네 형, 감사합니다. 지도 지금 보냈어요!


그렇게 임성재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하려던 순간, 정찬영에게서 온 메시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나 시간이 된다면 연락 좀 부탁한다는 말이었다.


‘얘는 또 왜 이러는 거지?’


나는 우선, 가볍게 씻은 뒤, 곧장 임성재가 알려준 수원의 한 주택가로 향했다.



* * *



“어, 찬영아. 무슨 일이야.”

- 아··· 형, 그게요···.


일단 아직 대화도 하기 전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찬영의 목소리에서 성재와 비슷한 분위기가 풍겨왔다.


“혹시··· 게이트 부탁이야?”

- 아··· 그게··· 네···.

“혹시 너도 B급 게이트 가니? 그··· 임성재랑 같이 있는 거야?”

- 성재 헌터님이요? 그림자에 숨는 분 말씀하시는 거면··· 길드원이긴 한데···.

“······거기 길드 이름이 뭐야?”

- 반밤 길드라고···. 하, 진짜 친목으로 이런 부탁드리고 싶진 않았는데···.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는 찬영을 진정시킨 뒤, 나는 전화를 끊었다.


‘지금 나 몰래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갑자기 왜 이래?’


몰래카메라인가?


두 사람 다 나를 알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이전에 서로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없다.


‘그럼 서로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이 같은 길드에 들어갔다는 이야긴데······. 이게 리얼이라고?’


심지어는 지금, 그 길드가 운영을 개똥으로 하는 것까지 말이다.



* * *



“감사합니다!”

“예, 항시 고맙소잉···.”

“아··· 네!”


우선 나는 택시 기사님의 감사 인사를 받으며 임성재가 알려준 위치에 도착했다.


그러자, 잔뜩 주눅이 들어있는 두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현장에는 성재와 이명상 헌터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잠깐··· 이거 진짜 몰래카메라 아니고?”

“에? 왜···요?”


일광 길드가 사라지고, 갈 곳이 없다고 했던 헌터 중 한 명, 이명상.


“아니, 명상 씨는 왜 여기···.”

“아··· 그게··· 하하. 길드를 구하다 보니까···.”


놀란 나와는 다르게, 명상과 성재는 이미 이런 일을 알고 있다는 듯, 태연한 반응이었다.


“그래서 게이트 정보는?”

“아. 말씀드렸다시피, B급입니다. 사실, B급이라고는 해도··· 미확인 게이트라고 하더라고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게이트 등급이 A와 C를 왔다 갔다 하고 있어서, B로 기록했다고 하더라고요.”

“안에 몬스터는?”


다음 물음에 대한 답변은 돌아오질 않았다.


미확인 게이트는 그야말로, 게이트 안에 어떤 몬스터가 존재할지 모르는 게이트였으니까.


나는 먼저 주변에 주저앉아 있는 이명상 옆에 가서 똑같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서, 어떻게 해줄까. 나 혼자 들어가서 쓸고 와? 아니면··· 같이 들어가?”


B급 게이트.


최근에 군단장을 만났고, 직접 싸워보기도 했기에, B급 게이트라는 말이 두렵지는 않았다.


“같이 들어가야죠. 일단은 제 일이니까요.”

“명상 씨는요?”

“같이 들어갈게요!”


E급에 ‘한손검’을 사용하는 헌터, 이명상.


그도 명색이 헌터였지만, E급이 들어가기엔 무리가 있는 게이트였다.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하는데, 괜찮아요? 혹시라도, 뒤에서 급습해 오는 적이 있다면···.”

“E급이지만···. 열심히 할 거예요. 그래서 다시 길드를 들어온 거고···!”


그렇게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명상.


그는 한쪽 벽에 기대어 놓았던 한손검을 들었다.


그때, 우연히 명상의 한손검에 눈길이 갔다.


날이 많이 상하고, 여기저기 잔금이 많이 가 있는 한손검이었다.


‘저런 걸로 사냥을 하겠다고? 저건 그냥··· 죽겠다는 거나 다름없지 않나?’


A급 헌터가 힘을 안 주고 쥐어도 바스러질 것 같은 한손검···.


“임성재, 너도 단검 좀 줘봐.”

“예? 제 단검은 왜···.”


곧이어 성재가 내 쪽으로 다가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소드 홀더에서 단검 한 자루를 꺼내 내밀었다.


“흐음···.”


이명상의 한손검보다는 제법 관리를 잘한 것 같았지만, 역시나 일반 철로 만든 평범한 검이었다.


‘그리고 나한테는 지금 페스트 리븐으로 만든 무기들이 있지.’


원래 강원도에서 돌아온 뒤, 이지형에게 남은 무기를 반납하려 했었지만,


“헌터들한테 주려고 만든 건데··· 저는 대장장이지, 헌터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현장을 많이 다니는 형이 그걸 나눠주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무한테나?”

“네! 정말, 헌터다운 헌터 아무한테나요!”


지형은 남은 무기들을 돌려받지 않았고, 내게 전량 소진을 한 뒤, 보따리만 돌려달라고 말했다.


“그런 무기로 몬스터들 죽일 수 있겠어요, 둘 다? 두 사람 다 잠깐 여기 있어 봐요!”


그리곤 곧장 주변의 다른 골목 구석으로 달려가 목걸이를 매만져 게이트를 열었다.


- 사아아악, 삭, 스으으윽. 슥, 슥. (오늘은 조금 늦으셨군요, 보스. 어제 다 못 끝낸 창고 정리를 시작하는 겁니까?)

“사악, 사아악, 스응, 스으윽. (아니, 정말 미안해. 창고 정리는 나중에 할게. 그러니까 무기 보따리만 좀 꺼내줘.)”

- 사아아악···. (보스으으으···.)


한숨을 내뱉는 드라코. 그는 곧장, 무기 보따리를 게이트 밖으로 꺼내주었다.


“단검 한 자루랑··· 한손검이···.”


골목 한쪽에서 보따리를 뒤적거리는 사람.


누가 보면 상당히 수상한 모양새였지만, 나는 골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시선은 무시한 채로 두 자루의 검을 찾아 꺼냈다.


“도대체가··· 다들 길드를 왜 똥 같은 데로 들어가서··· 어휴.”


그리곤 다시 무기 보따리를 게이트 안으로 집어넣곤 다시 그들에게 돌아갔다.


“자, 두 사람 다 지금 쓰는 무기들은 넣어두고, 오늘은 이걸로 해봐.”


친절히 검집까지 있는 무기를 건네받은 두 사람의 표정은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이건··· 어느 유명한 대장장이님이 선물하는 거니까, 돈은 안 줘도 돼. 대신, 헌터 일 열심히 하고.”

“당연하죠. 형!”

“감사합니다···. 저 이렇게 가벼운 검 처음 들어봐요.”


두 사람은 잠시 동안 검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이내 허공을 향해 몇 번 그으며 사용감을 테스트했다.


< 너무 성급하지 않느냐. >

‘성급해야 해. 지금 이 길드, 뭔가가 엄청 찝찝해.’


최대한 빠르게 게이트 공략을 끝내고 반밤 길드에 대해 조사를 해야 했다.


[준혁아, 반밤 길드에 대해 아는 거 있어? 이름은 어디서 들어본 거 같은데···.]


나는 준혁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내놓고는 두 사람을 이끌고 게이트 안으로 들어섰다.



* * *



“미확인 게이트니까··· 모두 자기 몸 간수는 제대로 하셔야 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네···넵!”


던전은 폐공장처럼 생긴 곳이었고, 곳곳에서는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 쾅!


그리고 중간중간 무언가가 터지는 소음도 들려왔다.


‘목포의 그 게이트와 비슷한데··· 좀 달라. 이번에도 기계화 몬스터인가?’


우리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근데, 듀라한이 죽었는데 기계화 몬스터들이 나올 수가 있는 거야?’

< 군단장이 죽는다고 해서, 그 군단장 소속의 몬스터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

‘그런가?’

< 샐러맨더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게다. 샐러맨더들의 주인이었던 이뮨을 해치웠지 않느냐. >

‘아, 이뮨이 샐러맨더들의 주인이었어?’

< 지룡들은 대부분 이뮨에게 소속되어 있었으니. 그들은 이후, 새로운 군단에 소속되거나, 떠돌이가 되었을 게다. >

‘라이덴이 듀라한의 밑으로 들어간 것처럼?’

< 그렇지. >


곰에게 짧은 이세계 역사를 듣던 도중, 앞에서 기계가 요란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먼저 보고 오겠습니다. 인 쉐도우!”


소리에 제일 먼저 반응한 것은 성재였다.


그는 곧바로 스킬을 사용해, 소리가 난 쪽으로 이동했다.


“우선 최대한 제 뒤에 붙어서 와요.”

“네···넵!”


나는 뒤에서 잔뜩 긴장한 이명상을 데리고 성재가 향한 방향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웃 쉐도우!”


그림자 속에서 빠져나오는 성재의 목소리. 그리고 그와 동시에 들리는 기계에 부딪히는 단검 소리.


- 타타타타타타탕-!

- 끼이이익? 끼릭. 끼이익!

- 끼이익! 끼이이이익! 끽!


오히려 성재의 공격이 적들의 어그로만 끌었던 것인지, 주변에서 들리던 기계음들은 모두 성재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샐러번!”


나는 서둘러 성재가 향한 곳으로 가 피어 이터를 앞으로 내질렀다.


창끝에서 검붉은 화염이 소용돌이치며 맺히더니 화염은 곧바로 앞으로 쏘아졌다.


“성재야, 다시 이쪽으로 와.”

“네, 형!”


내 말에 성재는 곧바로 다시 인 쉐도우를 통해 내 쪽으로 돌아왔다.


“완전 로봇이에요. 그것도 전갈 모양···.”

“응, 나도 봤어.”


앞을 바라보니 꺼지지 않는 불꽃을 넘어오는 전갈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도 전신이 철로 뒤덮인 로봇 전갈이었다.


“보이드: 스콜피온 타입···.”


명상이 해당 몬스터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읊조렸다.


‘곰···. 이거 듀라한 소속 아니지?’

< 음? 무엇 때문에 그리 생각하는 게냐. >

‘듀라한을 따르던 애들은 대부분 원래 몸은 보였잖아? 쟤넨··· 전신이 로봇이고.’

< 그럴 수도 있겠구나···. >

‘너도 모르는 게 있어?’

< 듀라한의 칠흑의 군단은··· 내가 있을 때엔 그다지 세력이 크질 않았으니···. >


나는 점차 앞으로 몰려오는 로봇 전갈들에게 스킬을 난사하며 곰에게 물었지만, 곰에게도 명확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일단 쟤네만 쓰러뜨리면 되는 거잖아?”


어차피 곰에게 한 질문은 지금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냥, 궁금했던 것일 뿐.


“샐러번!”


나는 다시 한번, 로봇 전갈들을 향해 불꽃을 퍼부었다.


- 끼이이익. 끼릭.

- 끼이이익. 끽, 끼릭.

- 위이잉. 처컥, 처컥.

- 위이이이잉.


하지만 샐러번의 불꽃은 로봇 전갈들에게 아무런 데미지를 주지 않았는지, 그들은 오히려 꼬리를 높게 치켜들며 에너지를 한곳으로 모으고 있었다.


“모두 조심해요!”


처음 보는 몬스터, 처음 보는 공격 스타일에 나는 모두를 데리고 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드디어 과거, 미르 길드가 공략을 실패했던 그 몬스터들이 등장!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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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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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유도진은 일본으로(2) NEW 1시간 전 1 0 11쪽
137 유도진은 일본으로(1) 24.06.05 4 0 12쪽
136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3) 24.06.04 8 0 13쪽
135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2) 24.06.03 13 0 11쪽
134 제일 길드와 쿠노이치(1) 24.06.02 12 0 12쪽
133 일본으로(3) 24.06.01 14 1 12쪽
132 일본으로(2) 24.05.31 14 1 13쪽
131 일본으로(1) 24.05.30 16 1 12쪽
130 보이드 타입: 불명이(3) +1 24.05.29 17 1 11쪽
129 보이드 타입: 불명이(2) +1 24.05.28 16 1 12쪽
128 보이드 타입: 불명이(1) 24.05.27 15 1 12쪽
127 사라진 하성우(4) 24.05.26 19 1 23쪽
126 사라진 하성우(3) 24.05.25 24 1 12쪽
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19 1 15쪽
124 사라진 하성우(1) 24.05.23 20 1 11쪽
123 고장 난 아기즈(5) 24.05.22 18 1 12쪽
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17 1 13쪽
121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20 1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18 1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22 1 14쪽
118 리치, 카르셀(2) 24.05.17 24 1 12쪽
117 리치, 카르셀(1) 24.05.16 23 0 13쪽
116 유도진과 하성우(2) 24.05.15 16 1 13쪽
115 유도진과 하성우(1) 24.05.14 21 1 13쪽
114 광신도(5) 24.05.13 24 1 13쪽
113 광신도(4) 24.05.12 21 1 13쪽
112 광신도(3) 24.05.11 21 1 12쪽
111 광신도(2) 24.05.10 20 1 12쪽
» 광신도(1) 24.05.09 27 1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24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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