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퇴마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자모
그림/삽화
자모
작품등록일 :
2023.05.10 14:28
최근연재일 :
2023.06.16 18: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1,996
추천수 :
45
글자수 :
194,882

작성
23.06.16 18:00
조회
20
추천
1
글자
13쪽

33화 배달

DUMMY

"아니, 남의 핸드폰을 그렇게 막 던지시면 어떻합니까?!"

"남의 얼굴 막 찍는 건 되는거고요?"


흠칫.


분명 들키지 않았을거라 생각했건만 상대는 자신을 꿰뚫어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 그냥 옥상 경치가 좋길래 찍다보니 우연히-."

"거짓말 하지 마시죠."


태혁은 빨라진 그의 심박에 거짓임을 알아차렸고 오늘 하루가 고됐던 만큼 눈앞의 상대의 장단에 맞춰 놀아줄 생각은 없었다.


그러던 차에 그의 어깨에 걸쳐진 카메라가 눈에 들어왔다.


"기자인가 보군요."

"... 일이 이렇게 된거 제 소개를 하죠. NBC 소속의 고요한이라고 합니다. 이번 살인 사건을 취재하려고 나와있었습니다. 본의아니게 초상권 침해해서 미안하게 됐습니다."

"음 취재차 나와계신 거였군요. 제가 오늘 예민해서 앞뒤 안재고 핸드폰을 던졌네요. 계좌번호 알려주시면 보상해드리겠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서 죄송합니다."


둘은 서로 한발 물러서서 서로를 살피기로 한다.

고요한은 예정에도 없던 살인사건을 취재하러 온 기자로 둔갑했고, 태혁은 신경과민증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말하며 자신에대한 기자의 호기심을 억제하기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서로간의 노력은 허사란 걸 모르는 이들.


도리어 서로간에 강렬한 인상만을 남기고 자리를 피한다.


'무슨 힘이지. 메이저리거도 저정도는 못날릴거 같은데...'


멀어져가는 태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고요한.


'분명 날 보는 눈빛은 처음 본 사람을 마주한 눈빛이 아니었어. 마치 날 알고 있는 듯 했는데.. 어디서 본적 있는 사람일까?'


태혁은 르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선다.


그날 밤 뉴스에는 오늘 낮 태혁의 동네에 있었던 일가족 살인 사건에대한 이야기로 도배 되었다.


현재 서울시의 뜨거운 감자로 올라온 양거동 재개발과 관련해 투자 거절로 인한 친족살인이었다는 것.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었던 태혁은 양거동 재개발이란 단어에 묘한 끌림을 느꼈다.


양거동과 관련된 인터넷 기사를 검색한 그는 한시간이 지나서야 머릿속에 정리를 할 수 있었다.


현재 국회의원인 야당의 박철민은 7년 전 명경시의 시장이었다.

당시 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던 계획이 있었는데 그것은 국가매장지로 유명한 양거동을 재개발 하는 것이었다.


한국의 버려진땅 양거동.

500만평에 이르는 면적에 산처럼 쌓아 올려진 쓰레기들은 명경시에 사는 시민들에겐 늘 아픈 손가락이었고 그 아픈곳을 치료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게 박철민이었다.


그리고 그가 시장으로 지낸 기간 동안에 마침내 재개발 사업은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그리고 10년이 다되어가는 지금.

양거동은 명경시에서 가장 핫한 동네로 급부상하게 된다.


논현동은 못가도 양거동은 갈꺼다 라는 말이 주부들사이에서 유행어처럼 퍼졌으며 유명 연예인들도 첨단 신도시라 불리는 명경시의 양거동으로 하나둘 모였다.


대단지 아파트가 자리를 잡았고 이제 본격적으로 대형 상권만 형성되면 모양새를 갖추는 상황.


상권 입찰 과정에서 급전이 필요했던 동생의 조급함에 형과 그의 가족들이 희생되었던 것이다.


그놈의 돈이 뭔지..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자신 역시 불운한 인생을 살다 마계로 갔기에 답답한 마음을 달랠 수 없었다.


#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고서야 태혁은 기다리던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처음 이삼일 동안은 김의태 의원의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나 하며 먼저 연락을 할까 싶다가도 왠지 없어 보일까 싶은 생각에 마음 편히 지냈다.

물론 그 사이에 르르에게 먹일 소소한 사념체를 사냥하느라 인근 양아치들은 모두 씨가 마른 상태로 무료한 시점이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했군.

"아닙니다."

-내일 아침 7시까지 광화문으로 오게.

"알겠습니다."


통화는 간결했다.

누군가 자신의 통화내용을 녹음 할 수도 있다는 걸 의식해서 일까.

김의태 의원을 무너트리기에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수석 보좌관은 너무도 치밀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전날 밤 김 사장님에게 르르를 맡긴 후 그간 있었던 일들에대해 간략히 전달해드렸다.


예정보다 복수의 길이 멀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전해드렸지만, 도리어 내게 느리더라도 가장 완벽한 복수를 하고 싶다며 조급해하지말라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누구보다 진혁 형님의 복수를 갈망하시는 분일텐데.'


어쩌면 사장님의 속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씩 타들어가고 있겠지.


"일찍왔군."


지난 밤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을 놓고 있던 그때 달갑지 않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보곤 정신을 차렸다.


'김의태를 쓰러트리기 전에 넘겨야할 적.'


"네 수보관님."

"수보관?"

"수(석)보(좌)관 줄여서 수보관님으로 부른 건데 별로이십니까?"

"흠. 좋을데로."


수보관은 그가 타고온 검은색 세단으로 태혁을 손짓하며 불렀다.


"차량 안의 네비에는 자네가 이차를 끌고 가야할 목적지들이 찍혀있을 거야. 총 3군데지 정선, 완주, 창원."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 설마 오늘 하루만에 다 돌아야하는건가요?"

"그럴리가. 하루만에 해야할 일이었다면 세 사람을 썼겠지. 하지만 믿을 만한 사람이 없으니 한 사람을 보낼 수 밖에. 하지만 정선에서 완주는 하루 이내에 가야 할 거야. 그게 좀 중요한 일이거든. 오늘이 화요일이니 목요일까지 일을 마치고 복귀하면 돼."

"네."

"질문?"


수보관의 물음에 태혁이 잠시 운전석 안에 고개를 들이 밀고는 내부를 살핀다. 그리곤 수보관을 향해 질문을 한다.


"물건은 트렁크에 있는 건가요?"


"아니. 그건 해당 장소에 가면 알게될 거다."


"... 알겠습니다."


수보관과의 몇마디를 더 나눈 이후 태혁은 세단에 몸을 실었다.

차는 뽑은 지 얼마 안된 차였는지 새차 냄새를 물신 풍겼다.


"한치 앞도 모르는게 인생이라더니. 내가 벤츠를 다 타보네."


편안한 시트에 몸을 기댄 태혁은 네비에 찍힌 첫 목적지 정선으로 향했다.


*


호텔 문 밖.

말끔한 정장 차림의 사내가 한 객실 앞에서 헛기침을 하고는 곧이어 객실 문을 두드린다.


똑똑똑.


"선생님! 시간 됐습니다. 왕진 갈 시간입니다."

-...


잠시뒤 내부에서 잔잔한 소음이 들리더니 이내 문이 열리고 불혹을 넘긴 남성이 얼굴을 내민다.


"뭐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네, 선생님. 왕진 갈 시간입니다."

"하아.. 나 섹스 중인거 안보여? 돈이 좋아서 이짓하는 거라지만, 떼를 봐가면서 불렀으면 좋겠는데?"


불혹을 넘긴 사내가 문을 조금 열자 나체 상태인 그의 비루한 몸이 젊은 남성의 눈에 들어온다.


"다녀와서 실컷 하시면 되시지 않습니까. 저희도 오더 받고 하는 입장이라."

"알았다! 알았어! 벽창호한테 말하는 것도 아니고 으이그 내가 말을 말아야지."


나체의 남성은 옷을 걸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다.

다시 차한잔을 마실 시간이 지날즘.

문이 열리며 창녀로 보이는 여성이 힐을 대충 신은 채 젊은 남성의 앞을 지나간다.

그녀를 뒤따라 나오는 불혹의 사내.


"오빠 내일도 콜?"


철썩.

불혹의 사내는 창녀의 엉덩이를 한번 때리곤 윙크를 날린다.


알겠다는 무언의 신호.

기분이 좋은 남성과는 별개로 그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한 여성은 엘리베이터를 향해 고개를 돌리곤 낯빛이 썪어간다.


"죽이지? 저런 젊은 영계 하나 사먹는데 15만원이라는게 참 웃기지 않아? 큭큭 내 하루 일당이 100만원이니까. 저런 애들 6번은 만날 수 있다고 하아 이대로 죽어도 좋을거 같다니까."


그런 줄도 모르고 멀어져가는 여성의 엉덩이를 감상하던 불혹의 사내가 젊은 사내에게 말했다.


"서두르시죠."

"간다. 가!"


여성이 향한 방향과는 반대 방향으로 걷는 이들.

그들이 향한 곳은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로 보이는 곳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개폐되고 안에 들어선 이들.

젊은 사내는 최하층인 지하 5층을 누른다.


띵동.


그들의 목적지를 알리는 도착음이 들리며 문이 열리자 어두컴컴한 지하실이 그들을 반긴다.


"하 불 좀 켜고 일하자니까. 무슨 어둠의 자식들도 아니고 매번 암전 속에서 걸어야하네."


중년 남성의 중얼거림은 어두운 지하실에서 꽤나 큰소리로 울려퍼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 옆에 선 중년인을 이끌고 암전 속에서도 목적지를 향해 정확히 나아가는 젊은 사내.


전기실이라 적힌 철문을 앞에두고 두 사내가 서있는다.


철컥.

그리고 잠시뒤 어디선가 둘의 기다림을 지켜보기라도 했는지 철문의 잠금장치가 풀린다.


문을 열자 보이는 전경.

환한 불빛을 쏘아내는 내부로 두 사내가 몸을 밀어넣는다.


그로부터 두 시간 뒤.

네비가 가리키는 목적지에 도착한 태혁.


"뭐가 이렇게 어두워. 여기가 맞나?"


그가 찾은 장소는 강원랜드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호텔의 지하 4층.

지하 2층까지 빼곡했던 차량들은 3층에선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주차되어 있었고, 4층에 이르러선 단 한대의 차량만 주차된 채 조명이 모두 꺼져 있었다.


덜컥.

서울에서부터 쉬지 않고 달려온 터라 몸이나 풀겸 차에서 내린 그가 인기척을 느꼈다.


희미한 불빛이 네모를 그리는 곳.

어림잡아 문으로 짐작되어지는 안쪽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저 사람들인가."


수보관이 지시한 일 중 하나는 저들과 관련이 있겠구나 싶은 태혁은 천천히 그곳을 향해 걸어간다.


터벅터벅.

넓은 지하 주차장에 구둣발굽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온다.


문의 손잡이를 손에 댄 순간 누군가 먼저 그 문을 열어젖히고 걸어나온다.


"씨발 깜짝이야!"

"..."


불혹의 사내는 이곳을 들어가기 전과는 다른 옷차림으로 태혁과 마주했다.

좀 더 정확히는 유색의 가운을 걸치고 입은 마스크로 가려진 채.


"너 뭐야?!"


중년인은 다짜고짜 태혁을 향해 으르렁거리고.

그의 뒤에서 서있던 젊은 사내가 태혁의 존재를 발견하곤 중년인을 비켜세운다.


"수석님께서 보내신 분 맞습니까?"


젊은 사내는 태혁이 누군지 짐작하고 있다든듯 중년인과는 다른 태도로 묻는다.


"예."

"차량에서 대기하고 계시면 되는데. 뭐 이렇게 안면이라도 텄으니 제 소개를 하죠. 이곳을 관리하는 박건영입니다."

"지태혁입니다."


상대가 건네는 손을 맞잡는 태혁.

둘의 인사를 본 중년인이 몸에 묻은 액체를 털어내며 말한다.


"심장 떨어질뻔했네. 이봐. 다음부턴 차에만 있으라고. 그게 룰이야."


애초 룰과는 거리가 먼 중년인이 불쾌하다는 듯 자리를 피한다.


"이봐 건영 동생. 계좌에 오늘치 일당 바로 넣어두라고."


중년인은 볼일 끝났다는 듯 그가 이곳으로 오기전 이용했던 직원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간다.

그리곤 입고있던 가운과 마스크를 벗어 엘리베이터 근처에 자리한 커다란 드럼통 안에 무심하게 집어넣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태혁.


"저분의 할 일은 끝났으니 이제 태혁씨가 일 할 시간이군요. 자, 늦지 않게 완주로 가져가주세요. 내용물이 심히 중요하니... 파손되지 않게 조심해주시고."


자신을 박건영이라 소개한 젊은 사내는 손에들린 작은 아이스 박스를 태혁에게 건넨다.

그리고 그걸 받아드는 태혁.


태혁이 조심스레 차량의 뒷자석에 그것을 실는다.


"그럼 이만."

"..."


쿵.

젊은 사내 역시 태혁과는 더는 볼일 없다는 듯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간다.


암전으로 뒤덮인 지하 주차장에 남겨진 태혁.


"..."


이제 그 역시 운전석에 앉아 다음 목적지를 향해 서둘러 운전할만도 하건만. 제 자리에서 곧추 선채 가만히 서있었다.


주차장에 자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선 순간부터 느껴진 잔잔한 피냄새.

향기로운 음식 냄새를 쫓아가듯 혈향의 지원지를 향해 걷던 태혁은 문앞에까지 다가 서 있었고, 어둠 속이라 일반인의 눈에는 분간되지 않을 붉은 피를 뒤집어 쓴 중년인과 마주했다.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건영이란 사내가 건넨 아이스박스.


'피냄새가 진동한다...'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잡아든 뒤 차량 뒷자석에 실어넣긴 했지만...


'이게 맞는 걸까.'


정의와 누군가의 복수를 위한 일이긴 하지만 눈앞의 불의에 눈감아야한다면 이것은 과연 진정한 정의를 향한 길이 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한다.


부르응.


어두운 주차장 안.

평소라면 조용했을 벤츠의 시동소리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큰 소음으로 들린다.


"역시... 벤츠가 나한테 안맞네. 소리가 너무 커."


끼이이이익.

헛바퀴를 돌기 시작하는 차량.

그 시간이 채 10초를 넘기기도 전에 박건영이 들어간 문에서 사람들이 놀라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외모를 가진 그들.

그리고 태혁은 풀악셀을 밟으며 전속력으로 문을 향해 돌진한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나 혼자만 퇴마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화수 공개가 잘못된 관계로 30화부터 다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3.06.14 18 0 -
공지 연재 시간 안내 23.05.21 26 0 -
» 33화 배달 23.06.16 21 1 13쪽
33 32화 기자 23.06.15 32 1 13쪽
32 31화 통과의례 23.06.14 29 1 13쪽
31 30화 첫만남 23.06.14 28 1 13쪽
30 29화 리벤지 23.06.10 32 1 13쪽
29 28화 드러나는 진실 23.06.09 35 1 14쪽
28 27화 폭풍전야 23.06.08 34 1 13쪽
27 26화 결혼식 23.06.06 35 1 13쪽
26 25화 마약 총판(2) 23.06.06 33 1 13쪽
25 24화 마약 총판 23.06.03 34 1 13쪽
24 23화 대타 23.06.02 34 1 13쪽
23 22화 활어 23.06.01 36 1 15쪽
22 21화 꽃뱀 23.05.31 34 1 13쪽
21 20화 속고 속이기 23.05.30 40 1 13쪽
20 19화 타겟 23.05.29 38 1 13쪽
19 18화 용서받지 못한 자(2) 23.05.27 40 1 13쪽
18 17화 용서받지 못한 자 23.05.26 42 1 14쪽
17 16화 드러나는 진실 23.05.25 45 2 13쪽
16 15화 연결고리 23.05.24 50 1 14쪽
15 14화 의문의 죽음 23.05.23 49 2 13쪽
14 13화 사기의 배후 23.05.22 52 2 13쪽
13 12화 전세사기 23.05.20 58 1 13쪽
12 11화 데빌헌터 혹은 퇴마사 23.05.19 67 1 13쪽
11 10화 소년범죄 23.05.18 63 2 13쪽
10 9화 버스터콜 23.05.17 67 1 13쪽
9 8화 도발 23.05.16 73 2 13쪽
8 7화 인식표 23.05.15 82 2 13쪽
7 6화 내 꿈은 너야 23.05.14 81 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