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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만 퇴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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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그림/삽화
자모
작품등록일 :
2023.05.10 14:28
최근연재일 :
2023.06.16 18:0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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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글자수 :
194,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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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0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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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9화 리벤지

DUMMY

"154번 주호정씨 보아하니 아나운서를 몇차례 지원하셨던 거 같은데? 이번엔 기자로 지원하셨네요?"

"네 맞습니다. 국민들에게 알 권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나운서 뿐이라고 생각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나운서 뿐만아니라 방송국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이 국민들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걸 알게되었고 누구보다 현장 가까이에서 그 수고를 맡아서 하는 기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맡겨만 주신다면 열심히 할 수 있습니다!"


주호정의 앞에 자리한 검은 양복의 중년 셋이 저들끼리 귓속말로 속닥거리기 시작한다.

긴장되는 순간.


그녀는 본래 2년여간 아나운서 공채에 지원했지만 낙방을 했다.

막힘없은 언변과 맑고 단아한 외모 거기다 훤칠한 키까지.

부족함이 없는 스펙이었지만 유일한 흠결이 있다면 단 하나.

대학 간판이었다.


학창시절 J-POP에 빠져 우상향을 그리던 그녀의 성적은 점차 역성장을 했고, 부모님의 기대와는 달리 그녀가 살고 있던 지역의 거점 대학교에 입학하는 게 최선이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았을 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아나운서였다.


한창 음악에 빠져있을 때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남학생들의 고백에 무신경했지만, 지나고 보니 자신의 외모는 생각이상으로 출중함을 인지했다.


그리고 그것을 무기 삼아 바르고 떳떳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직업 중 하나가 그것이었다.


'게다가.. 운이 좋다면 재벌집 막내아들과 결혼을 꿈 꿀 수도 있겠지?'


소소한 상상이었지만 그녀의 취업욕에 불을 지피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아나운서 학원 수료 이후 1년차 시험


낙방.


2년차 역시


낙방.


아무리 고민해도 자신의 흠은 대학뿐이다.


'거지같은 지거국.'


대학에서 배운거라곤 아침까지 술마시기가 전부인 그녀는 애먼 대학을 욕하며 취업 공고문을 확인했고 때마침 그녀의 꿈과 가깝진 않지만 그렇다고 멀지 않은 인턴 기자 모집요강을 볼 수 있었다.


"대박! 인턴 기간동안 평가에 따라 아나운서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다른 방송사도 아닌 최근 몇년간 케이블에서 가장 핫하다는 JPBC.

이것은 그녀에게 커다란 기회였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최종 평가대 위에 올려져 있다. 1차 서류 면접은 확신의 프리패스 얼굴상 덕에 진작 패스했고, 2차 기술면접은 아나운서를 준비한 덕에 큰 문제 없이 패스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임원들의 최종 면접.


정장차림의 중년인들의 진중한 대화가 오가길 5분 여째.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던 남성이 몇번 헛기침을 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흠. 일단 인상 깊었습니다. 침착함과 언어구사력, 그리고 어쩌면 자신의 아나운서 지원이력이 흠이 될지도 모르는 걸 시인하고 저희 면접관들이 수긍할만한 답변을 준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본래라면 합격여부에 대한 통보는 차주에 유선을 통해 전달해드렸을 텐데.. 그렇게되면 다른 경쟁업체들에게 호정양을 뺏길지 모르니 내일부터 저희와 함께 일하는 걸로 합시다!"

"!!!!"


뜻밖의 대답이었다.

오늘도 보나마나 사형수의 사형집행을 유예라도 하듯 희망고문으로 대기할 것을 명할 줄 알았건만 채용 확정을 직접 듣다니.


"꺄아아악!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녀의 비명에 임원들은 잠시 벙쪄있었지만 이내 미소를 띄우며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넨다.


인턴기자가 된 그녀의 하루 일과는 기사거리를 찾는 것이었다.


평소 노래에 관심이 많아 유명 아이돌의 컴백 인터뷰라든지 내한한 외국의 유명 팝가수들의 인터뷰를 진행하려 했지만 이미 업계에 자리잡은 선배 기자들의 텃새에 밀려 한건도 잡아내지 못했다.


그렇게 보낸 입사 첫주.


"이대로 가면.. 아나운서 전환은 커녕 정직원 채용도 힘들겠어."


푸념을 늘어놓으며 인터넷을 서핑하던 그녀의 눈에 들어온 특정 기사의 댓글 하나.


-XX교회 정호석 목사에대해 고발합니다.


"XX교회 정호석 목사라면 서울에서 규모가 세손가락 안에 드는 교회의 목사잖아? 고발할게 있다고?"


강한 호기심 그리고 아직 기자가 된진 얼마 안됐지만 신입기자로써의 촉이 왔다.

주식 초짜가 고르는 종목은 무조건 오른다는 말이 있듯 그녀의 감은 어딘가 정확했다.


일요일 한 낮.


평소라면 해가 중천이 되어서야 일어나 한 물 간 JPOP을 들으며 침대에서 뒹굴거렸을텐데.

호정은 이른 아침부터 꽃단장하기 바빴다.

그런 그녀가 향한 곳은 정 목사가 있는 XX교회.


자신이 본 기사의 댓글을 이미 이틀전 지워졌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해당 아이디를 가진 사람에게 쪽지를 보낼 수 있었고, 자신을 만나겠다는 상대방의 대답에 교회를 향하게 되었다.


'만약 제보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최소 새벽시간 아나운서 자리는 받을 수 있겠지?'


그녀는 부푼 기대를 안고 교회 정문으로 향했다.

토요일과 일요일 점심은 결혼식과 예배로 인해 운전을 삼가해야한다는 말이있을 정도로 예식장과 교회 인근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지금 주호정의 눈앞에 보이는 교회 역시 다를바 없었다. 아니, 어쩌면 다른 곳보다 더 많은 인파가 쏠린 것만 같았다.


"엄청나구만.."

"어이구. 어서오세요! 못보던 분같은데 처음 오셨습니까?"

"아, 네! 오늘이 처음이에요."

"반갑습니다! 정호석 목사입니다."

"!!"

"응?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

"아, 아뇨."


그녀는 입구에서부터 교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그를 보고 놀랐다.


'교인들 얼굴을 하나하나 다 기억한다고?'


더욱이 모든 교인들에게 일일히 악수하고 웃는 얼굴로 맞이하기까지.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예수까진 아니지만 진실한 목자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P열 오른쪽 창가 자리에 앉아있겠다고 했는데..'


그녀는 스마트폰에 적힌 내용에따라 P열을 찾는다. 이내 그녀의 눈에 들어온 남성.

그녀는 조심스레 사내의 옆에 앉는다.

그리고 시작되는 그들간의 속삭임.


"누나를찾습니다님?"

"네, 아나될끄야님?"

"네. 인사는 미루고 정말 누님분이 이 교회에서 일하다 실종된게 맞나요?"

"네, 맞아요. 저녁 수요 예배를 다녀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연락이 끊겼어요."

"가출은... 아니죠?"


호정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남성은 잠시 화를 삭히고 대답한다.


"저희 누나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한테 뭐하나 백화점에서 뭐하나 사달라고 떼쓴거 없이 올곧고 바르게 커온 사람이에요. 홀연히 가족들 버리고 갈사람은 더더욱 아니라고요."

"죄, 죄송해요. 제가 기자라 펙트 확인은 필수여서.. 그러면 교회 오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납치됐을 가능성은요?"

"그것도 아니에요. 교회 도착 직전에 정문앞에서 저랑 잠깐 통화했거든요. 자 여기.."


사내는 자신의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통화내역을 호정에게 내보인다.


"그리고 예배 끝나고 집으로 출발하는데로 저한테 연락주기로 했거든요."

"... 경찰에는 얘기 해봤나요?"

"네, 처음엔 단순 가출일수 있으니 이틀만 기다리라고 했고 그 후엔 마지막 발신지인 이곳에 찾아와서 수색도 하고 갔어요."

"결과는... 역시나겠군요."

"네."

"그럼에도 교회가 관련되있다고 확신하는건 따로 이유가 있는 거죠?"

"매주 오늘 예배 진행에 맞춰서 냉동탑차가 교회 뒤쪽 창고까지 들어오거든요. 권 집사라는 분이 차를 끌고 오는데 매번 상자를 옮길 인력으로 청년부가 동원됐어요. 저도 그랬고 누나도 그랬거든요."

"혹시 내용물은 뭔가요?"

"전도 활동에 쓰일 나무로된 십자가에요."

"아아."


냉동탑차가 수상하다는 듯 말한 그의 이야기에 상자라는 대목에 이르렀을때 그녀는 상자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누나가 실종되기 직전 주일 예배날 그날도 어김없이 상자를 옮겼는데 제가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누나가 권 집사분과 따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상자가 하나가 바닥이 터져 있었고 전 대화가 끝난 뒤에야 누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평생 한번도 본적없는 얼굴이었어요. 겁에 질린 누나의 표정을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봤나요?"

"아니요.. 그저 상자가 터진 걸로 혼난 줄 알았는데 누난 그 이후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요."

"... 혹시 오늘도 상자 나르는 일을 하나요?"

"네 지금쯤 하고 있을 거에요."

"저랑 같이 가요!"


사내가 고개를 가로 젓는다.


"그날 이후로 저랑 누나는 열외됐어요. 오지말라고.."

"위치만 알려줘요. 저라도 가볼테니."

"지하 1층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쭉 가면 창고가 나올거에요. 저도 같이 갈께요."


어느덧 정 목사의 설교가 한창인 그때 자리를 조심스레 빠져나가는 남녀.


지하 1층은 아직 운영하지 않는지 컴컴한 상황이었다.

주호정은 그러거나말거나 한마리의 도둑고양이가 된 채 제보자의 뒤를 쫓는다.


"야야 상자 훼손 안되게 살살 놓으라고 했지?"


창고 밖 복도까지 들리는 남성의 목소리.

호정은 직감적으로 그 사내가 권 집사라는 걸 깨닫는다.


"보이시죠. 저기가-."


제보자는 호정을 향해 설명하려 했지만 호정은 다 알고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상자를 다 옮기고 나면 권집사가 청년부를 밖으로 잠시 데리고 갈꺼에요. 담배도 필겸 용돈을 챙겨주거든요."

"그때 상자 안 내용물을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제 누나의 실종과 상자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거죠?"

"영화 같은데 보면 상자에 마약같은거 숨겨놓고 그러잖아요."

"네. 네? 설마??"

"그냥 아직까진 소설인데.. 저들이 나가고 나서 확인해봐야죠."

"...."


잠시뒤 상자를 모두 쌓아올린 이들이 권집사의 명령에 따라 밖으로 하나둘 나가기 시작한다.

내부에 남겨진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자리를 비우는 권 집사.


"가요 얼른!"


호정은 손에든 핸드폰으로 영상을 찍는 걸 잊지 않은 채 창고 안쪽으로 걸어들어간다.

그녀의 뒤를 따르는 제보자.


쌓아 올려진 상자하나를 제보자의 도움을 받아 바닥에 내린 그녀가 손톱으로 상자의 테이프를 뜯어낸다.


열어젖힌 상자 안에는 제보자의 말대로 목재 싲자가가 눈에 들어왔다.


언제 저들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


호정은 목재 십자가 두개를 들고 다시 상자를 봉한다.


"가시죠!"


다시 서둘러 창고를 빠져나온 이들은 교회 정문을 통해 밖으로 나간다.


한적한 카페를 찾아 들어온 이들은 목재 십자가의 이곳 저곳을 살폈고 곧 경악하게 된다.


목재 십자가 안에 들어있는 흰색 가루들.


"마, 마약!"

"설마 이것때문에 저희 누나가..."


호정은 그길로 자신의 담당관에게 대박 특종거리를 찾았다는 말과 함께 부국장님에게 연결을 부탁했다.


부국장과 연결이 성사된 그녀는 현 상황에 대해 설명했고 증거물을 들고 본사에 들어갔고 이내 특종을 확신한 부국장은 그녀에게 아나운서 자리에대한 직무변경을 허가했다.

그리고 보도는 자신이 직접 단독 보도를 하는 것으로 일단락이 되는 줄 알았지만...


아나운서가 되어 첫 방송을 진행하기 전 그녀는 나름의 단장을 위해서 미용실을 방문했지만 곧 낯선 괴한들에의해 납치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끌려간 곳은 모든 것이 시작된 창고 안이었다.


"어디서 이런 앙큼한 도둑고양이가 튀어나왔지? 한 군아? 너가 불렀냐?"

"..."


자신과 마찬가지로 잡혀온 제보자.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보다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얼굴은 알아 볼 수 없을 만큼 부어올라 있었고 치아 몇개는 이미 바닥을 나뒹굴고 있었다.


"이봐! 당신들 이거 실수하는거야! 방송국에서도 방송 예정인 아나운서가 실종되면 너네짓이란 걸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빨리 이거 풀어!!"

"큭큭큭 제법 반반해서 오래 볼 거 같으니 친분 좀 쌓을 겸 이 오빠가 사실을 말해줄게. 니네 방송국 사장이 이 교회 후원자야 후원하는 교회에서 그런 불상사가 벌어지면 방송국 문 닫아야하는데.. 널 버리는게 싸게 먹힐까 방송국 문닫는게 싸게 먹힐까?"

"뭐?"


눈앞이 깜깜해졌다.

우리나라 제일의 케이블 방속국이 이런 일에 연관되어 있다니..


그녀는 믿지 못하는 얼굴을 했지만 권 집사는 아무 상관 없다는 듯 그녀에게 다가가 주사기를 꼽는다.


그리곤 밀실에서 눈을 뜨는 주호정.

이후에 알았지만 그곳은 교회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성들을 가두는 곳이었고 마약에 중독시킨 뒤 교회의 후원자들을 위한 유흥거리로 전락시켰다.


그리고 수개월 뒤 다시는 빛을 볼 수없었던 그들 앞에 태혁이 찾아왔다.


이제 그녀들에게 찾아온 리벤지의 시간.


타락한 한국 정재계에 피바람을 몰고 올 태풍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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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배달 23.06.16 20 1 13쪽
33 32화 기자 23.06.15 32 1 13쪽
32 31화 통과의례 23.06.14 29 1 13쪽
31 30화 첫만남 23.06.14 28 1 13쪽
» 29화 리벤지 23.06.10 32 1 13쪽
29 28화 드러나는 진실 23.06.09 35 1 14쪽
28 27화 폭풍전야 23.06.08 34 1 13쪽
27 26화 결혼식 23.06.06 35 1 13쪽
26 25화 마약 총판(2) 23.06.06 33 1 13쪽
25 24화 마약 총판 23.06.03 34 1 13쪽
24 23화 대타 23.06.02 34 1 13쪽
23 22화 활어 23.06.01 36 1 15쪽
22 21화 꽃뱀 23.05.31 34 1 13쪽
21 20화 속고 속이기 23.05.30 40 1 13쪽
20 19화 타겟 23.05.29 38 1 13쪽
19 18화 용서받지 못한 자(2) 23.05.27 40 1 13쪽
18 17화 용서받지 못한 자 23.05.26 42 1 14쪽
17 16화 드러나는 진실 23.05.25 45 2 13쪽
16 15화 연결고리 23.05.24 50 1 14쪽
15 14화 의문의 죽음 23.05.23 49 2 13쪽
14 13화 사기의 배후 23.05.22 52 2 13쪽
13 12화 전세사기 23.05.20 58 1 13쪽
12 11화 데빌헌터 혹은 퇴마사 23.05.19 67 1 13쪽
11 10화 소년범죄 23.05.18 63 2 13쪽
10 9화 버스터콜 23.05.17 67 1 13쪽
9 8화 도발 23.05.16 73 2 13쪽
8 7화 인식표 23.05.15 82 2 13쪽
7 6화 내 꿈은 너야 23.05.14 81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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