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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보치킨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백작의 생존전략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까르보치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1.02 18:12
최근연재일 :
2021.02.03 21:2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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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07
추천수 :
1,211
글자수 :
204,097

작성
21.01.1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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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6쪽

원수와 아군은 한 끗 차이(3)

DUMMY

“물론 정말로 사업에 발을 들인 것은 아닙니다. 협력하는 척만 하고, 역으로 정보를 빼내가고 있지요.”

“그럴 수가! 어떻게 그게 가능했던 거죠?”

“제 소문이 뭔지 이미 알고 계시죠?”


헤니르 백작이 고개를 잠시 갸웃했지만 이내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칼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망나니라는 소문 말입니다. 그것을 이용했습니다. 저 망나니 백작은 돈을 벌기 위해 충분히 이런 짓을 벌일 수도 있다. 그것을 이용해 방심하게 만들었죠.”

“하, 하지만 까딱 잘못했다가는 오해를 받아 명예가 땅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일입니다.”


헤니르 백작은 칼리스를 걱정하며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칼리스는 태연했다.


“괜찮습니다. 오해는 언젠가 풀릴 것입니다. 저는 결백하니까요.”


어차피 명예 따지는 건 원래 칼리스나 하던 짓이었고,

자신은 목숨과 돈을 부지하는 속물 인생 살면 그만이었으니까.


“게다가 사실 제 명예가 더럽혀지는 것 따위는 대수롭지 않은 일입니다.”

“네? 아니, 어떻게 그런 말씀을···”


헤니르 백작은 기겁하며 칼리스를 바라보았다.

어떤 귀족들은 목숨보다도 명예를 더 중요히 여기기도 했다.

그런데 눈앞의 귀족은 명예가 더럽혀지는 것이 대수롭지 않다고 말하고 있었다.


“저의 명예보다, 국가의 안전이 우선이지요. 그것이 원래 귀족들이 가지고 있던 숭고한 정신 아니겠습니까. 헤니르 경.”


칼리스가 동의를 구하듯 헤니르 백작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헤니르 백작은 칼리스의 깊은 보랏빛 눈을 바라보며 가슴이 울렁거렸다.

칼리스는 단지 헤니르 백작의 취향에 맞춰서 이야기했을 뿐이었지만.


“마, 맞습니다. 설마 칼리스 경이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칼리스는 여전히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와, 존나 잘 먹히네. 소설 설정을 잘 기억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마치 게임으로 치면 공략집을 보고 클리어해나가는 느낌.

칼리스는 잡스러운 생각을 물리치고 헤니르 백작의 손을 맞잡았다.


“아닙니다. 저도 뜻이 맞는 동료를 만나게 되어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군요.”


칼리스는 뷔레 중독자 남자에게 들었던 정보를 모조리 헤니르 백작에게 넘겼다.

헤니르 백작은 눈을 빛내며 가죽 수첩에 정성스럽게 칼리스가 알려준 정보들을 적었다.


“감사합니다. 칼리스 경이 말씀해주신 정보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닙니다. 아직 변절자가 누구인지도 말씀드리지 않았는걸요.”

“그렇네요. 그 변절자는 대체 누구입니까?”


그때, 갑자기 응접실 문 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깥에 뭔가 소란이 생긴 것 같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잠시 나가보아도 될까요?”

“아, 괜찮습니다.”


헤니르 백작의 허락을 받고, 칼리스는 문 쪽으로 다가가 문을 살짝 열었다.


“주인님께서는 지금 손님과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는데!”


익숙한 얼굴의 시종이 익숙한 얼굴의 시녀에게 윽박지르고 있는 광경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칼리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는 누가 온 거냐?”


이젠 굳이 묻지 않아도 상황을 파악한 칼리스가 시녀에게 물었다.


“그, 그게 류스 랑레이 백작님이십니다.”

“뭐?”


하필 이 타이밍에.

일순 당황했지만, 칼리스의 생각은 일 초 만에 바뀌었다.


‘기회다.’


칼리스는 침착하게 시종에게 말했다.


“알겠다. 랑레이 경에게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전해라. 단, 헤니르 경이 왔다고 절대 전해서는 안된다. 알겠느냐?”

“네? 네!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어리둥절한 얼굴의 시종과 하녀를 뒤로 하고 칼리스는 서둘러 헤니르 백작에게 달려왔다.


“랑레이 경이 왔다는군요.”

“네?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는 편이 좋겠군요.”


칼리스는 떠날 채비를 하는 헤니르 백작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헤니르가 굉장히 당황하고 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석의 책상 밑을 가리켰다.


“아닙니다. 헤니르 경은 바로 가지 마시고 저기에 숨어서 랑레이 백작과 저의 대화를 엿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네?”

“귀족에게 맞지 않는 행동임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충분히 무례한 부탁을 드리는 것도 알고 있고요.”


헤니르 백작은 칼리스를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 엿듣기라니. 그런 비겁한 협잡꾼들이나 할 법한 행동을 하라는 건가요?”

“누가 변절자인지 직접 귀로 들으시는 편이 빠르실 겁니다.”


칼리스의 말을 듣고 헤니르 백작은 숨을 삼켰다.


‘칼리스 경은 랑레이 경이 변절자라고 말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랑레이 경은 자진해서 조사단에 들어오기까지 했는데.’


하지만 랑레이 백작이 조사단에 있는 동안, 점점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제보를 듣고 황실 군과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계속 허탕을 치면 안 되는데.”

“어디서 정보가 새어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헤니르 백작이 제시한 의문에 랑레이와 다른 귀족들이 분개하는 일도 있었다.


“설마요! 황실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뭉친 우리들 중에 그런 비열한 짓을 할 인간이 어디 있다고 그러십니까.”

“맞아요. 솔직히 좀 모욕적이군요.”


칼리스가 한번 뿌린 의심의 씨앗은 헤니르 백작의 안에서 점점 커져 나갔다.

결국, 헤니르 백작은 일생일대의 각오를 한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책상 밑으로 서둘러 기어 들어가려다,


“악!”


그만 이마를 책상에 부딪쳤다.


“괜, 찮으십니까?”


무심코 웃음이 삐져나올 것 같아서 칼리스는 이를 악물었다.

당사자는 진지한데 옆에서 보고 있자니 모양새가 하찮고 웃겼다.


“괘, 괜찮습니다! 조금 얼얼하지만.”

“그, 렇습니까.”


계속 이를 악물고 있는 탓에 칼리스의 말투는 완전히 경직되고 말았다.

칼리스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헤니르 백작에게 말했다.


“헤니르 경, 약조 하나만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제가 헤니르 경에 대해 무슨 말을 해도 절대 그곳에서 나오시면 안 됩니다.”

“네?”

“그건 전부 랑레이 경을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니까요. ”

“아, 알겠습니다.”


칼리스는 겨우겨우 호흡을 가다듬고 밖에 있는 시종에게 명했다.


“랑레이 경을 모셔오거라.”


-


“칼리스 경,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랑레이 백작은 자연스럽게 응접실의 소파에 앉았다.

헤니르 백작이 숨어있다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칼리스는 랑레이 백작을 향해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마침 좋은 소식이 있어서 전하려고 했던 참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주셔서 수고를 덜었군요.”

“좋은 소식이라고요?”

“사실 방금 전, 헤니르 경이 다녀갔습니다.”

“헤, 헤니르 경이?”


헤니르 백작은 갑자기 튀어나온 자신의 이름에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가까스로 가라앉혔다.


“네. 저번 승마 모임에서 좀 띄워줬더니 완전히 기고만장해져서는 저를 신뢰하게 된 모양이더군요. 정보도 줄줄 불고 말이죠. 천하의 멍청이 같으니!”

“하긴 헤니르 경은 귀족답지 않은 분야에 몰두해있는 경우가 많아서 조사단 내에서도 어울리는 사람이 그다지 없었죠. 좀 이상한 사람이었어요. 음침한 구석도 있는 거 같고.”


헤니르 백작은 자신의 뒷말을 들으며 충격과 배신감에 몸서리쳤다.

평소에 친절하게 대해준 랑레이 백작이 속으로는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이런 말까지 들었으면 정이 탈탈 털렸겠지. 잘 됐다.’


한편, 칼리스는 자신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판에 안심하며 능숙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당연히 그런 것쯤은 미리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저를 믿게 하기 위해 칭찬하는 방식을 쓴 겁니다.”

“칼리스 경은 참으로 철저하시군요.”

“랑레이 경에 비하면 저는 한참 멀었습니다. 헤니르 경한테 듣자하니, 요즘 조사단이 결정적인 마약 밀매 현장을 덮치려다 헛발 짚는 경우가 많다던데 그것도 다 랑레이 경이 미리 손을 써주신 탓이지요?”


칼리스가 던진 말을 들은 헤니르 백작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분명 그 이야기까지 한 적은 없는데.


‘원래 소설 내용대로라면 이 짓은 칼리스가 했던 짓이니까 내가 모를 리가 없지.’


랑레이는 헤니르 백작이 듣고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른 채 시원하게 긍정했다.


“하하, 뭐 그렇죠.”

“정보를 팔아넘기는 대가로 얼마나 받은 겁니까? 저도 슬슬 재미 좀 보고 싶어서요.”


랑레이 백작은 목소리를 낮추고 칼리스에게 속삭였다.


“우리끼리 있으니 하는 얘기입니다만. 8천만 켈 정도 받고 있습니다.”

“오, 굉장하군요. 저희 영지민들이 10년은 더 죽도록 일 해야 그 정도 수익이 나올 텐데. 그렇게 단번에 거금이 나오다니.”

“메마른 저희 영지로는 20년은 일해야 하는 액수죠.”


칼리스와 랑레이 백작은 화기애애하게 악수를 나눴다.


“랑레이 경이 큰 도움을 받으신 거 같아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군요. 앞으로도 잘해봅시다.”

“후후, 칼리스 경이 아니더라면 이런 거대한 수익은 꿈도 못 꿨을 겁니다.”


칼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던 랑레이 백작은 끝에 결정적인 정보를 건네주었다.


“···그래서, 다음 밀매 장소는 일주일 후 아발란톤 광산 안으로 정해졌습니다. 칼리스 경도 여기서 정보를 파시면 될 겁니다.”

“은혜를 입었습니다. 랑레이 경. 저 말고도 다른 고객들도 데리고 가도 되겠죠?”

“물론입니다. 저도 요즘 관심을 보이는 다른 귀족들을 데리고 갈 생각이니까요.”


칼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랑레이 백작이 자리를 그만 정리하고 떠나고자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던 찰나,


쿵!

아까 헤니르 백작이 이마를 박았을 때와 같은 소리가 났다.


“음? 무슨 소리죠?”


랑레이 백작의 시선이 무심코 소리가 난 책상 쪽으로 향했다.

칼리스가 벌떡 일어섰다.


“제가 확인해보겠습니다. 뭐, 안 봐도 알겠지만.”

“네?”


칼리스는 당황하는 랑레이 백작을 두고 성큼성큼 책상으로 다가갔다.


“아야···”


이번에는 뒷통수를 박았는지 뒷머리를 감싸고 몸을 쭈그린 채 아파하는 헤니르 백작이 보였다.

칼리스는 슬쩍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랑레이 백작을 향해 말했다.


“역시 우리 집 고양이가 사고를 쳤군요. 가끔 서재의 책상에 들어가 노는 걸 좋아해서요.”

“칼리스 경, 고양이를 기르시고 계신가요?”

“네. 정확히 말하면 저는 아니고 제 딸이지만.”

“고양이라 그것 참···귀엽겠군요. 한 번 보고싶네요.”


그러고 보니, 랑레이 백작은 상당한 고양이 애호가였던 거 같다.

눈만 껌뻑거리고 있는 눈앞의 고양이를 내려다보던 칼리스는 동요를 보이지 않고 산뜻하게 말했다.


“저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이걸 어쩌죠? 이 녀석이 싸버려서 말입니다.”

“네?”

“섣불리 랑레이 경한테 안겨드렸다가는 그 녀석이 귀한 옷에 또 오줌을 뿌릴지 몰라서.”

“보기만 하는 것도 안 되나요?”


칼리스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아, 존나 끈질겨. 진짜!’


하지만 다시 억지로 웃으며 변명을 늘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그 녀석은 한 번 오줌을 싸면 멀리까지 튑니다. 오줌발이 워낙 세거든요. 냄새도 지독합니다. 일주일 내내 세탁해도 빠지질 않아서 결국 옷을 버렸지요.”

“하하, 그럼 안 되겠군요.”


칼리스와 졸지에 오줌 지린 고양이 취급을 받은 헤니르 백작은 동시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


여차저차 랑레이 백작이 떠난 후, 헤니르 백작은 그제야 책상 밑에서 나올 수 있었다.

좁은 책상 밑에 들어가 있던 탓에 헤니르 백작의 옷과 머리는 엉망진창이 되어있었다.


“다 들으셨겠죠?”


하지만 헤니르 백작은 얼굴을 붉힌 채 랑레이 백작을 향한 분노와 실망감을 드러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라, 랑레이 경이 그런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고 있었다니.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당장 황실에 고발하겠습니다.”

“자자, 조금 진정하시고. 잠시 실례.”


칼리스는 헤니르 백작의 갈색 곱슬머리를 조금 정리해주었다.

그 과정에서 이마와 뒷통수에 발갛게 부어오른 혹도 만져져서 칼리스는 다시 위기(?)를 맞을 뻔했다.


“헤니르 경이 랑레이 경의 말을 들었다고 해서 결정적인 증거가 되진 않을 겁니다. 오히려 역으로 공격당할 가능성이 커요.”


칼리스는 차분함을 되찾아 헤니르 백작을 진정시켰다.


“하긴 그것도 그렇군요.”

“설령 랑레이 백작이 잡혔다고 해도 마약 밀매는 근절되지 않을 겁니다. 그 범죄자 집단이 또 다른 귀족을 잡으면 그만이니까.”


헤니르 백작은 칼리스의 말에 수긍하며 조금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 결정적인 현장을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믿음직한 동료들과 함께 가서요.”

“믿음직한 동료···”


헤니르 백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문득 떠오른 이름을 내뱉었다.


“아! 아이테스 경이라면 괜찮을 겁니다. 그분도 태자님께 큰 은혜를 입은 이후로 황실에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한 분이니까요.”


칼리스는 그 이름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아이테스 변경백.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하던 인기 캐릭터였다.


“은혜를 입었습니다. 저는 평생 당신을 모시고 지킬 겁니다.”


이 대사가 이 캐릭터의 트레이드 마크일 정도로 우직하고 충성심이 깊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래. 그놈이면 믿을 만하겠네.’


칼리스는 소설 속 아이테스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저랑 친밀한 분은 아니지만···”

“그런 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마약 밀매 현장을 같이 잡을만한 동료면 충분하죠.”

“그, 그렇네요.”


헤니르 백작은 랑레이 백작이 험담을 하는 것을 듣고 나서 의기소침해진 상태였다.


“남이 안 좋게 생각하는 거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은 거 같습니다. 창피스러운 꼴을 보였군요.”

“보통 사람이라면 그렇죠.”

“카, 칼리스 경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시는데.”


칼리스는 물론 그랬다.

원래부터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살아왔으니까.

오히려 그때에 비해 지금은 평판에 무척 신경 쓰는 중이었다.


‘안 그러면 언제 뒤질지 모르니까.’


칼리스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헤니르를 달랬다.


“저는 저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 몇 명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헤니르 경처럼요.”


칼리스가 한 말에 헤니르 백작은 바로 볼을 상기시켰다.

오글거리는 것을 참으며 칼리스는 이것 또한 자신의 생존을 위한 투자라고 되새겼다.


“헤니르 경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는 소리였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죠. 다음 밀매 현장은 아발란톤 광산. 저한테 준 정보니 가짜 정보는 아닐 겁니다. 무엇보다, 랑레이 백작은 거짓말을 태연하게 할 만큼 머리가 좋아 보이지도 않고요.”


헤니르 백작과 앞으로 어떻게 할지 이야기를 마친 후, 칼리스는 저택에서 헤니르 백작의 마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중 스파이라. 소설 속의 내용을 다 알고 있지 않았다면 이렇게 감쪽같이 속이는 건 불가능했을 거야.’


이제 이 기나긴 이중 스파이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다.

칼리스는 방심하지 않겠다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


“이상하군. 저 곱상하게 생긴 백작이 분명 먼저 들어갔을 텐데 왜 랑레이 백작보다도 늦게 나온 거지?”


헤니르 백작의 마차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칼리스 저택을 자주 드나들던 뷔레 중독자 남자였다.


“랑레이 백작이 정보를 너무 많이 알고 있어. 우린 아직 그런 정보를 조직 내의 사람이 아니면 공유를 안 했는데 말이야. 그 멍청한 귀족 놈이 대체 누구한테 들었을까?”


남자는 거대한 백작가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혹시 모르니까, 준비는 해둬야겠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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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독 안에 든 쥐 +1 21.01.21 795 35 14쪽
22 속일 걸 속여야지 21.01.20 895 32 14쪽
21 쉴 틈을 안 주네 +1 21.01.19 875 35 13쪽
20 너를 구하게 될 줄은 +4 21.01.18 932 34 14쪽
19 너를 보게 될 줄은 21.01.17 942 32 12쪽
18 호랑이를 길렀네 +2 21.01.16 945 33 15쪽
17 고양이를 기른 줄 알았더니 +1 21.01.15 945 37 14쪽
16 그래봤자 손바닥 안(2) +1 21.01.14 941 38 15쪽
15 그래봤자 손바닥 안(1) 21.01.13 965 39 14쪽
» 원수와 아군은 한 끗 차이(3) 21.01.12 1,052 38 16쪽
13 원수와 아군은 한 끗 차이(2) +1 21.01.11 1,057 44 12쪽
12 원수와 아군은 한 끗 차이(1) 21.01.10 1,088 42 13쪽
11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봐라(3) 21.01.09 1,137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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