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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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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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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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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89. 후퇴와 함정

DUMMY

우주에서 날아오는 빛을 연속으로 베어낸다.

“ 잘 들어 콩나물! 이 공격은 이렇게 마나를 잔뜩 담아서 힘껏 내려치면 부숴버릴 수 있어! 아마 너는 궤도를 꺾는 게 전부일 테지만···! 이쪽은 내가 맡을 테니 너는 날아오는 물고기를 상대해! “

라티안이 불꽃으로 만든 검을 일부러 뭉개서 불꽃을 내뿜으며 말한다.

“ 이미 그러고 있다고..! “

우주에서부터 빠르게 날아오는 빛보다 바로 앞에서 날아오는 빛으로 만들어진 물고기를 상대하는 것이 라티안에게는 훨씬 편했다.

눈앞의 물고기를 쳐내며 라티안이 추가로 묻는다.

“ 아까 같은 거대한 게 나오면 어떻게 해?! “

“ 그건..! 읏챠..! 아 몰라! 알아서 마나량을 압도하게끔 찍어눌러 봐!! “

춘향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날아오는 모든 빛을 쳐내며, 라티안이 미처 제거하지 못한 물고기들까지 베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벨라의 심정이 점점 초조해진다.

“ 으음..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아? “

“ 뭐가? “

“ ···너무 잘 막아. 우리 둘은 크람에서 범위공격에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잖아? 보통 저 정도면 잔챙이들은 죽어야 하는데.. “

강하다고 생각되는 춘향을 제외하고는 이미 죽었어야 했다고 말하자 엘피아네도 고개를 기울인다..

“ 듣고 보니 그러네··· 이거 어쩌면 한명도 처리하지 못할 거 같은데? “

라티안의 발밑에서 뿔 달린 고래가 튀어나오자 높게 도약하여 검을 휘두를 준비를 한다.

“ 내가 도울게! “

먼 곳에서 아리나가 전류를 쏟아내 고래의 몸통에 전격을 가한다.

효과는 미미했지만, 어딘가 살짝 둔해진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면.. 타격이 어느 정도는 들어갔다는 뜻이겠지..!

“ 하아아압!!! “

라티안이 온 힘을 다해 불꽃을 휘두르자 빛으로 만들어낸 뿔 달린 고래는 반으로 쪼개어지더니 거대한 빛을 뿜어내다 소멸해버렸다.

“ 하나하나의 힘은 높지 않지만.. 호흡이 장난 아니야. “

“ 저런 식으로 싸우면 잘못하다간 자기들끼리 죽이게 될 텐데.. 겁이 없나..? “

라티안의 바로 밑으로 전류가 흘러 지나가고, 춘향의 낫이 라티안의 머리 위를 스치며 지나가 피아를 썰어버린다.

라티안 역시 아군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불을 사방으로 뿜어대고 있다.

멜레인 역시 꾸준히 춘향을 노려보고 있지만.. 단 한 번의 빈틈을 내주지 않고 전부 막아내고 있었다.

가끔 귀찮다고 짜증 내는 소리만 들리고 있다.

이대로 계속해서 전투를 계속해 나간다면 상대가 먼저 지칠 것이기에 완벽하게 승리를 가져오게 되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소모되는 마나가 너무 많아질 것 같았다.

벨라와 엘피아네의 마나는 쉽게 회복할 수 있는 마나가 아니다.

지구인들을 모두 쓸어버리고 난 뒤의 전투에서도 얼마나 많은 마나를 써야 할지 모른다.

엘피아네는 여기서 마나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 퇴각하는 선택지를 고르게 된다.

“ 멜레인. 에르티크한테 가서 지금 상황을 말해줄래? 우리도 곧 뒤따라갈게. “

“ 으으.. 짜증나..! 여기서 처리하는 건 안 되겠다고 판단한 거지? 분하지만.. 그래.. 그게 올바른 선택이겠지. “

멜레인도 몇 번의 공격을 통해 눈치챈 모양인지 망설임 없이 자리를 떠난다.

“ 자. 이제 대충 휘두르다 이곳을 버리고 도망치면 돼. 뒷일은.. 부탁할게? “

엘피아네는 벨라가 싱긋 웃으며 쳐다보자 귀찮은 듯이 얼굴을 찡그린다.




멀리서 지켜보며 라티안을 바람으로 지원해주고 있던 피렌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이대로면 안 돼.. 지쳐가는 건 우리 쪽이야. ‘

피렌은 빠르게 머리를 굴려 이 상황을 유리하게 끝낼 방법을 찾아야 했다.

“ 아리나. 작전을 말해줄게. “

“ 응? 어.. 응! 지시해줘! “

짧은 시간 동안 전달된 피렌의 말을 들은 아리나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 에··· 내.. 내가..?! 될까?! “

아리나가 피렌에게 전달받은 역할은 원래 앨리스가 맡은 역할이었다.

“ 실패하더라도 어쩔 수 없어. 성공 여부는 신경 안 쓰고 빠르게 도망갈 거야. 그럼 잘 부탁해! “

말을 마친 피렌은 아리나의 대답을 듣지 않고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 어.. 자.. 잠깐···! 으으.. 이런···! “

아리나는 어쩔 수 없이 라티안을 지원하던 공격을 멈추고 마나를 모으기 시작한다.

“ 라티안! 도망갈 준비해! “

바람을 타고 다가와 큰소리로 후퇴하자고 소리치는 피렌을 보며 춘향도, 라티안도, 엘피아네도, 벨라도 당황한다.

“ 어..? 피렌? 왜? “

물론 라티안도 이대로면 안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후퇴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물어보는 이유는 피렌이 손에서 바람을 계속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피렌은 라티안을 한번, 춘향을 한번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인다.

‘ 무언가 수가 있구나. ‘

라티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크람이 지구에 등장하기 전까지 연습했던 수많은 작전 중 전장 이탈을 상정하고 연습했던 연계를 준비한다.

라티안과 피렌을 노리고 달려오는 피아라는 이름을 가진 날개 달린 물고기 3마리를 쳐내자마자 강력한 불꽃을 전방으로 흩뿌린다.

그에 맞춰 피렌이 바람으로 넓게 확산시켜 하나의 장벽을 만들어낸다.

피렌은 고개를 돌려 아리나가 준비를 마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춘향에게 바람을 휘감고 라티안과 함께 뒤로 달리기 시작한다.

“ 가자 라티안. “

“ 알았어! “

춘향은 부드럽게 감긴 바람을 통해 피렌의 의도를 깨닫는다.

“ ···어이 콩나물. 할 수 있겠어? “

춘향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 몇 초 안 될 거야. 너라면 그 짧은 시간으로도 할 수 있겠지? “

“ 하! 도발하는 거야? 귀엽네~ “

피렌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과 동시에 춘향이 전방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한다.

시작부터 전속력으로 달려가 버리는 바람에 피렌이 미간을 찌푸린다.

“ 크으으··· 따라잡기 힘든데···! 지금이야 아리나!! “

피렌의 신호에 맞춰 아리나가 있는 힘껏 번개의 창을 벨라와 엘피아네를 향해 던진다.

동시에 춘향이 피렌의 바람과 함께 달려나간다.

눈앞에 벨라와 엘피아네가 아리나의 공격에 한눈 팔린 것이 보이자 춘향이 웃었다.

“ 바보들. 눈앞의 공격에 한눈팔면 안되지.. 이렇게 날 놓쳐버리잖아? “

춘향은 한순간에 부활 콘솔을 전부 파괴해버리고 먼저 도망친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를 따라 문밖으로 달려나가 버렸다.

바람의 지원은 피렌이 방을 나가는 순간 끊겼지만 애초에 춘향 자체만으로도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기에 별 상관없었다.




거대한 불길이 정면의 시야를 완벽히 가려버린다.

이러면 공격도 제대로 할 수 없었기에 벨라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

“ ..시선을 가리고 도망가려는 건가? “

“ 어떻게 할까 벨라? 뚫는 건 무모한 선택 같은데? “

벨라는 잠시 생각해본다.

“ 도망간다고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우리가 변경한 계획은 저 녀석들을 유도해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끌고 갈 뿐이니까. “

“ 음···. 그것도 그렇네! “

그 순간 아리나가 번개를 날카롭게 깎아 만들어낸 창이 불꽃을 뚫고 날아온다.

“ 앗..! “

갑작스레 튀어나온 공격이었지만 엘피아네의 빛으로 만들어낸 늑대들이 억지로 막아내고 뿔 달린 고래를 만들어내 억지로 창을 집어삼키게끔 유도했다.

-파지지지직..!!!!!

“ 이건.. 무슨 공격이야..? “

처음 본다.

보자마자 닿으면 위험할 것 같은 마나가 날카롭게 튀고 있다.

전기라는 것이 없는, 천둥·번개라는 것이 치지 않는 크람에서 살고있는 벨라와 엘피아네는 이 미지의 마법을 보고 아까 전 이상한 마법을 쓰던 노란 머리의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고래의 옆, 엘피아네와 벨라, 멜레인이 향하고 있는 시선의 끝으로 살며시 파고든 춘향이 부활 콘솔을 전부 부숴버리고 도망친다.

-콰과과과과!!!!

“ 앗..! 저 자식이..!! “

뒤늦게 피아를 보내보지만.. 상상 이상으로 빠른 속도에 피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당했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막고 있는 줄 알았는데..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을 줄이야···

어쩌면 숨겨둔 패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계획을 바꾼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 ···.이 정도면 됐겠지.. 난 먼저 돌아갈게. 저 녀석들을 조타실로 잘 몰아넣어 줘 엘피아네! “

상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기는 했지만.. 사실 상관은 없는 것이기도 했다.

이제는 쓸모없는 부활 콘솔 따위 지킬 이유도 없다.

오히려 방심한 틈을 타서 셋 중 하나를 죽이지 않아 준 것에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것 같았다.

엘피아네는 이마를 손으로 짚으며 뿔 달린 고래들을 조종하기 시작한다.

“ 하아.. 그래. 귀찮은 건 내가 다 떠맡아야지. 너도 그 빛들을 좀 세밀하게 조종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때? “





조타실 쪽으로 순조롭게 유도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에르티크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뒤를 돌아보다 깜짝 놀란다.

“ 오! 프렌첼! 드디어 왔군. 오랜만에 보니까 반가운데? “

아무래도 바닥 재질이 재질인지라 누군가 오면 눈치를 채기 마련이지만 공중을 떠다니는 프렌첼만큼은 어디로 움직이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 흥.. 급하게 부르길래 와봤더니 고작 저런 행성 하나를 상대하기 위해 나를 부른 건가? “

“ 겉보기엔 그럴지 몰라도.. 숨은 적들이 있더군. 아마 너의 마음에도 들 거야. “

“ 하아··· “

프렌첼은 한숨을 깊게 내쉰다.

지금 막, 전장의 최전선에서 복귀한 프렌첼은 더욱더 강한 적들과 싸워나가며 자신의 실력을, 기술을, 능력을 올리고 싶었으나..

프렌첼보다 뛰어난 팔크리아 페인레리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크람에 합류해 전쟁하려고 했었다.

물론.. 이렇게 약해 빠져 보이는 행성일 줄 몰랐다.

“ 그래.. 너희들의 성장 또한 우리 모두의 염원이니까. “

크람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팔크리아 페인레리트가 죽은 지금 이 시점에서 그다음으로 가장 강하고, 은하의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자는 프렌첼 만디르 한 명뿐이었다.

아마 지구를 정복해내고 크람 내부의 서열정리에 들어가게 되면 또 한 명의 전설적인 전사가 태어나리라 믿고 있기 때문에 프렌첼은 그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 그래서 난 뭘 하면 되는 거지? “

-문이 열립니다.

“ 휴우··· 에르티크! 생각보다 피해는 컸지만.. 작전 자체는 성공한 느낌이야! 곧 있으면 엘피아네가 이쪽으로 유도할 텐데.. 준비는 다 됐어? “

벨라보다 한 발 더 앞서서 조타실에 도착한 멜레인이 공중에 떠 있는 프렌첼을 보고 놀란다.

“ 오..! 이게 얼마 만이야!! 반가워! 하하! 프렌첼이 있으면 다음 계획도 완벽하네! “

“ ..여전히 시끄러운 녀석이군.. 그래서. 난 뭘 하면 되는 거지? “

프렌첼이 말하는 사이에 점점 하나둘씩 모여간다.

에르티크, 멜레인, 벨라, 프렌첼, 거기에 엘레케아까지.

상대를 이쪽으로 유도하고 있는 엘피아네를 제외하고 모두가 모였다.

에르티크는 그 모습을 확인하며 프렌첼에게 말해주었다.

“ 일단 상대의 마나량은 겉보기와 달라. 그래도 한 명을 제외하고는 우리만으로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힘이라고 추측하고 있지.. 그런데.. 그들이 연계가 매우 뛰어나.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싸움에서도 그들의 연계에 우리가 죽을 가능성도 있어. “

여기까지 들은 순간 프렌첼은 이해했다.

상대가 강해서 문제 되는 것이 아닌, 서로의 연계가 문제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 결계를 쳐서 상대를 갈라놓으라는 것이군. “

공간 자체를 장악하고 제어하는 능력은 크람에서 프렌첼을 따라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확인할 필요도 없이 정답일 거라고 확신한 프렌첼은 마나를 모아 길고 얇게, 크람 자체를 기준으로 선을 그어 상대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분리할 준비를 한다.

에르티크는 그 모습을 보며 만족한다는 듯 웃으며 한마디 더 건넨다.

“ 그 이후에는 멋대로 해도 좋아. 검은 머리의 강한 켈리움을 죽여도 상관없고, 노란 머리를 한 미지의 힘을 상대해도 상관없어. “

확실히 에르티크는 사람을 잘 다룰 줄 안다고 느낀다.

이런 자잘한 일에 프렌첼이라는 크람의 최고 전력을 사용하는 대신, 프렌첼이 좋아하는 강한 적, 혹은 미지의 힘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해서 원하는 대로 하게끔 한다.

“ 여전히 교활하시군.. 하지만 맘에 들어. “

프렌첼은 마음속으로 이런 나약한 행성에서 강한 적이라고 해봤자 여기 있는 에르티크 급이라 생각하고 미지의 힘을 쫒기로 마음먹는다.

에르티크는 만족하고 나머지 한 명에게 눈길을 돌린다.

“ ···엘레케아님? “

“ 그래. 나에게도 일을 시킬 건가? “

어딘가 비웃듯이 웃고 있는 엘레케아였다.

그래.. 자기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크람의 주인이 되었는데도 현재까지의 전쟁에서 지고 있는 것이 상당히 꼴좋다고 생각하고 있나 보다.

에르티크는 그 점을 알고 있기에 활용해서 말한다.

“ 그럼요. 우리의 고향 크람의 일이 아니겠습니까? 엘레케아님께서 움직여주지 않으신다면 크람의 원로원은 역시나 쓰레기들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

“ 말조심해라 에르티크. “

“ 큭큭.. 늙은이 화났나 봐~! “

천장에 붙어있는 멜레인이 재밌다는 듯 웃고 있다.

“ 흥. 너희가 뭐라 하든 나는 내 할 일을 할 뿐이다. “

멜레인이 무언가 한마디 더 신경 긁는 말을 하고 싶어서 입이 움직이던 그때 엘피아네가 모든 일을 끝마쳤는지 돌아온다.

-문이 열립니다.

“ 아. 엘피아네. 고생했어. 그 녀석들은? “

“ 휴우.. 곧 올 거야. 생각보다 도망가는 속도가 빨라서 말이지.. 벽을 조금 부숴버리긴 했지만 용서해줄 거지? “

-문이 열립니다.

엘피아네가 왔던 곳과는 다른 벽에서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드디어 기다리던 손님들이 제 무덤으로 찾아오신 모양이다.

“ 빨리 뛰···. 으앗..! 여긴 뭐야..?! “

“ 악..! 라티안! 달리다 멈추면···. 어··· “

거대한 고래들을 피해 열심히 달리던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무작정 달리며 문을 열고 다닌 덕분에 조타실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아까 봤던 엘피아네와 벨라 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인물들이 다수 있었다.

“ ···그.. 길을 잘못 들었다고 하면.. 보내주진 않겠지..? “

4대3으로도 좁은 공간에서 쏴대는 빛들에 의해 도망가기 바빴다.

그런데 이 자리에는 숨어있는 춘향까지 포함하면 4대5··· 아까보다 둘이나 더 많았다.

아니··· 멜레인이라고 불렸던 적은 모습을 숨기기까지 했으니.. 4대6일 가능성이 크다.

“ 고래 피하려다 목숨이 날아가겠는데..? “

“ 환영합니다. 침략자 여러분? 저는 선택받은 두번째기사 에르티크 아켈리아란이라고 합니다. “

고개 숙여 인사하는 에르티크를 보며 주위에서 몰래 웃는 소리가 들린다.

“ 그럼.. 이제 죽이겠습니다. 프렌첼. 시작해주세요. “

“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마음에 드는군. “

수상한 기운이 감돈다.

심지어 방금 프렌첼이라고 이름 불린 안대를 쓴 녀석은 공중에 떠 있기까지 한다.

피렌이 상황을 침착하게 판단한다.

엘피아네, 벨라, 멜레인의 기술은 어느 정도 봐왔지만..

에르티크와 프렌첼의 기술은 아직 모른다.

그리고.. 조금 멀리서 떨어져서 지켜보고 있는 적은 분명 지켜보기만 했는데도 빈틈이 없다.

상당한 실력자다.

“ 라티안.. 아리나··· 뒤에 문 열려있지..? “

아리나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피렌이 그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 열려있으리라 생각하고 외친다.

“ 튀어..! “

모든 것이 에르티크의 예상대로였다.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가 문을 통과하고 달려나가자 그 앞에 거대한 빛으로 만들어진 고래가 입을 벌리고 삼키려 한다.

“ 아리나! 너가 먼저! 라티안! 이어서 뚫어버려!! “

“ 알았어! “

“ 흐아아아압!! “

아리나는 라티안과 피렌에게 닿지 않도록 살짝 떨어져서 전류를 내보내 고래의 입안에 집어넣고 확산시켜 1차 피해를 입힌다.

효과가 크지는 않았지만, 움직임이 잠시 멈춰버린 고래를 향해 바람을 강하게 두른 라티안이 날아가 불꽃으로 만든 검에 의해 세로로 갈라지더니 화려한 빛을 뿜어내며 사라진다.

“ 됐어! 이제 다시 달려! 저만한 수를 상대하려면 앨리스가 필요해! “

그 순간 잠시 멀어져 버린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의 사이로 빛이 뻗어 나가더니 거대한 장벽이 만들어졌다.

“ 앗···?! “

“ 이게 무슨..! “

“ 라티안?!! 피렌!! “

왔던 길을 돌아보자, 그곳에는 프렌첼이 손을 들고 있었다.

저 녀석의 능력인가···

“ 하압!!! 윽..! 전혀 효과가 없어..! “

라티안이 그새 빛의 장벽을 깨부수기 위해 시도해보았으나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큰일이다.

우리의 강점은 연계인데..

그런 연계를 사용할 수 없도록 각자 나눠버렸다.

이걸 노렸던 건가..!!

“ ···일단.. 달려..!! “



세 명의 적을 각각의 전장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벽을 쳤다.

좁은 공간에서는 변수가 많으므로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는 편이 전투하기에 편하리라.

“ ..에르티크. 결계는 쳤다. 이만 내 상대를 찾아 가보도록 하지. “

프렌첼이 기쁜 표정을 지으며 급하게 떠나려 한다.

“ 저런.. 미지의 힘이 그렇게도 신기한가..? 그래.. 가보도록 해. “

“ 저 셋 중 한 명은 내가 맡도록 하지. 처리하고 난 뒤에는 지구로 갈 것이니 찾는 일 없도록 해. “

엘레케아는 말을 마치자마자 프렌첼을 따라 떠나버렸다.

들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예의 바른 에르티크는 고개 숙여 인사한다.

“ 예 저희가 원로원을 비난할 일 없도록 열심히 해주시길.. “

에르티크는 고개를 들고 뒤를 바라본다.

계획대로라면 프렌첼이 한 명은 갑판 위로 길을 뚫어줄 것이다.

그곳에서의 전투는 역시나 벨라가 딱 맞는데···

음.. 이미 갔나..

저 급한 성격이 발목을 잡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 에르티크~ 우리는 언제 일하면 되는 거야? “

엘피아네가 점점 기다리기 지치는지 발로 바닥을 톡톡 치며 물어본다.

“ 음.. “

아마 잠시 기다리면 올 텐데..

아주 잠깐 고민하는 사이에 프렌첼과 엘레케아가 떠나간 문에서 검은 머리에 붉은 눈을 가진 여자아이가 나타났다.

에르티크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엘피아네 역시 그 모습을 확인했는지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 드디어 등장하셨군. “

“ 오~ 기다리고 있었어~ “


작가의말

그렇게 쉽게 부술것 같았으면 진작 부수고 튀지 뭐가그리 무서웠대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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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2. 공격과 수비 23.02.13 264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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