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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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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4 19:32
연재수 :
5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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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77,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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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04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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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73. 패배가 아닌 무승부

DUMMY

“ 역시 저격수가 없어야 편하다니까?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위험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 “

춘향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성을 받치고 있는 기둥 뒤에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전혀 공격할 의사가 없어 보여도 엘에게는 충분히 거슬리게 느껴진다.

-렌! 켄! 인이 당했어! 여기 지원이 필요해!

라티안의 검을 받아치며 춘향을 경계한다.

피렌의 바람을 통한 저격도 꾸준히 머릿속으로 신경 쓴다.

너무 할 일이 많았다.

네엘을 통해 들려오는 동료들의 대답은..

-불가능해.. 왕을 막는 것만으로도 벅차..! 자칫 잘못하면 나도 잡아먹히겠어..!!

-....

라티안의 불꽃으로 만들어진 검이 엘의 머리를 노리고 내리쳐진다.

당연히 가볍게 쳐낼 수는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로멘을 잡은 손이 뜨거워지고 있었다.

다행인 점은 상대도 무기가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불꽃으로 만든 검이 시간이 지날수록 흩어지려 하고 있다.

물론 춘향이 들고 있는 라티안의 검을 다시 넘겨준다면 여전히 무기는 있는 상황이지만 자신의 마법으로 만들어낸 검이 사라졌다는 것은 집중력도, 체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는 것과 같았기 때문에 이대로 시간만 버티면 이기기는 힘들어도 버틸 수는 있겠다고 판단한다.

라티안 역시 불꽃으로 만든 검이 점점 검의 형태를 잃어가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춘향이 남겨놓은 그림자를 통해 힌트를 얻어 검을 던져 인의 시선을 빼앗는 것도 좋았으나 사실 라티안에게 있어서도 크나큰 도박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춘향에게 소리쳐서 대신 싸우라고 하고 싶지만, 잠깐의 집중이라도 끊어지면 금세 사라질 것 같은 불꽃들을 유지하려다 보니 눈도 다른 곳으로 돌릴 틈도 없었으며 말도 나오지 않았다.

검을 내려치며 엘의 공격을 받아내고, 밀어내는 것과 동시에 달려가서 다시 휘두른다.

점점 느낌이 온다.

앞으로 두 번이면 불꽃은 흩어질 것이다.

그런 불안한 마음 때문일까.. 한순간 불꽃이 흔들린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을 엘 또한 포착하고 지금이 기회라 생각하여 강하게 휘둘러 검과 함께 라티안을 베어버리려 했다.

상황이 너무 잘 들어맞는다.

엘은 생각한다.

‘ 내가.. 유리했던가..? ‘

아니다.

‘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상황이 좋게 흘러가는 거지..? ‘

라티안과 1대1로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 그럼.. 바람 쓰는 녀석이랑 그림자 녀석은.. 어디로...? ‘

기습이다. 분명 기습이다.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가장 확실한 타이밍에, 무조건 성공할 만한 타이밍에 기습해 올 것이다.

그때가 언제인가?

‘ 이 녀석을 끝장낼 수 있는 지금이겠지...!! ‘

엘은 강하게 내려치려던 검을 멈추고 몸을 꺾으며 뒤로 도약한다.

엘이 있던 자리에 날카로운 바람이 지나간다.

“ 와... 뭐야? 알고 있던 거야? 아니면 다른 수가 있던 거야? 어떻게 눈치챘대? “

어느새 사라졌었던 춘향이 다리 위를 천천히 걸어온다.

춘향의 손에는.. 라티안의 검이 없었다.

“ 어... 내 검은... 어쨌어?! “

“ 응? 필요 없어 보여서 던졌는데? 다시 주워올까? “

“ 뭐...?! 너 이 자식..! “

“ 아하하! 미안미안! 검 만들 수 있길래 필요 없는 줄 알았어! 앨리스! 마나도 아낄 겸 아까 던진 거 좀 가져와 줄래? 아! 회복은 쓰지 마! 마나 아까워~ “

앨리스는 모두의 말을 듣고 철저하게 방어만 하고 있었다.

던져버린 검을 가져오라니.. 뭔가 잔심부름꾼이 된 느낌이었지만...

춘향이 배려해주는 것으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 ..알았어. “

“ 아! 마법도 최대한 쓰지 말고! “

“ ......응 “

잠깐 멈칫거린 것으로 보아 조금 불안하지만.. 믿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앨리스가 다리를 건너가기 시작하자 라티안은 춘향을 보고 화를 내려 했지만 여기서 싸워봤자 엘에게 좋은 상황밖에 나오지 않았기에 라티안은 억지로 참았다.

“ 기습은 실패했으니 이제는 그냥 싸울 수밖에 없나. “

피렌이 바람을 타고 공중에서 날아온다.

피렌 역시 계속해서 바람으로 지원하거나 바람을 쏘거나 하면서 마나를 많이 소모했는지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 라티안. 불꽃으로 다시 한번 검을 만들어낼 수 있겠어? “

라티안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몸 상태를 점검해본다.

“ ...한 번 정도는.. 어떻게든 성공시켜볼게.. 확신은 못 해.. 저 자식이 칼을 던지지만 않았어도..! “

“ 인정하기는 싫지만, 저 자식은 전위에 서도 우리보다 압도적으로 강해. 그러니 그 부분은 괜찮을 거야. “

“ 음음! 나한테 맡기라구? 동료 같아서 좋네! “

춘향의 쓸데없는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엘을 바라본다.

아마 계속해서 네엘을 통해 상황을 듣고 있는 것 같다.

아까 전 성안으로 달려간 렌이 돌아오는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시민들을 끌어들이지도 못했다.

왕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했다.

외계인을 끌어들여 이용하는 계획도 실패했다.

전투까지도 패배했다.

이제는 확실하게 모든 계획이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계획은 완벽했을 텐데..

쓸만한 인재들과 그럭저럭 쓸만한 사람들을 섞어서 여러 가지 의견이 충돌하도록 만들고 연설도 제대로 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왕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니면.. 외계인들이 예상 밖으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던 것일까...

우리의 머리를 담당하던 넬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언제나 조금이라도 비뚤어진 길을 걸을 때면 냉정하게 붙잡아주던 인도 죽었다.

일부러 시민들과 공유하지 않고 혼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힘이 되어주던 켄도 지금은 어째서인지 연락이 되지 않는다...

-...렌

-끝났나? 지원은 가능한가?

-...우린 완벽하게.. 모든 것을 실패했다.

-...

-근데 난 패배를 인정하기는 싫거든..? 그러니까.. 무승부라도 만들지 않을래..?

네이엘레케가 쏘는 얇은 기둥이 렌의 몸을 관통한다.

렌은 마나를 빼앗기기 전에 손으로 기둥을 부러뜨리고 뽑아낸다.

실패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도 엘은 역시나 엘답게.. 포기해야 하는 순간에도 끝까지 발악하는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자 렌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좋아. 지옥 끝까지 쫓아가 주마. 어떻게 해주길 원해?

언제나 든든한 렌의 말이 오늘따라 더욱 든든하게 느껴진다.

엘의 얼굴에도 렌과 같이 웃음이 났다.

엘은 천천히. 눈앞의 춘향을 뒤로하고 성으로 한 걸음씩 물러난다.

-지금 왕께서는.. 마나에 미쳐계시지..?

-...그래

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치챘다.

렌은 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방패를 전개하며 뒤로 달리기 시작한다.

-왕을.. 세상에 풀어놔버려.




“ 어? 저 자식 어디 가는 거야? 야! 너 어디가! “

춘향도, 라티안도, 피렌도 어째서 엘이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성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몰랐다.

더군다나 춘향이 말하기를 안쪽에는 마나가 부족한 왕이 아군마저도 공격하며 마나를 흡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곳에 굳이 들어가는 이유는 뭘까..?

그들에게 있어서 왕은 받들어 모시는 분이기 때문에 진정시키려고 간 것일까?

“ 라티안. 넌 어떻게 생각해? “

“ ..글쎄..? 저 녀석.. 쫄아서 튄 거 아냐? 안쪽으로 방패가 들어갔었으니까.. 같이 싸우려고? “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것이 맞다.

그렇다면 우리는 안 들어가면 그만이다.

뒤에서 엘덴케 연합군과 시민들, 아리나에게 합류해서 켄을 쓰러뜨리는 것이 훨씬 좋은 판단이다.

피렌은 질문을 바꿔 춘향에게 물어본다.

이 녀석에게 물어보고 싶지는 않지만.. 악역이라면 같은 악역의 길을 걷고 있는 자에게 묻는 것이 훨씬 믿을 만하겠지.

“ 춘향. 너라면.. 네가 저 녀석이라면 어떻게 할래? “

춘향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무언가 알아낸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답한다.

“ 나라면 말이지~... 이런 희망도 없는 확정적인 패배 앞이라면.. 모든 걸 파괴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발버둥 칠 거야. “

춘향이 생각한 답을 은근슬쩍 알려주자 피렌이 추리해내기 시작한다.

“ ... 파괴하기 위해 발버둥.. 어쩌면.. “

피렌이 생각의 끝에 다다랐다.

저들은 자기들의 마나를 왕에게 쥐여줄 셈이다.

그래도 마나가 부족할지, 충분할지는 모르겠으나 충분하면 충분한 대로 되살아난 왕이 외계인들을 쓸어버릴 것이며 마나가 부족하다면 그것대로 이 행성에서 마나를 흡수하려 들것이다.

“ 빨리 쫓아가자..! 저 녀석들은 자기들 마나를 바쳐서라도 왕을 이 세상에 풀어놓을 생각이야..! “

피렌의 생각이 춘향과 같아졌다.

춘향이 웃으며 달려나갈 준비를 한다.

“ 그래 빨리 생각했어야지..! 어서 가자!! “

“ 어? 어떻게 된 건데? 설명 좀 더 해줘! 아니 같이 가!! 야! 내 검도 찾아내야지!! “

라티안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일단 피렌을 따라가기로 한다.




성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엘을 만날 수 있었다.

엘은 렌과 함께 왕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다.

분명 왕이 있던 황금 홀과는 거리가 꽤 멀었는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얇은 기둥이 이곳까지 날아오고 있었다.

“ 이제야 왔냐!! 기다리다 진짜로 죽는 줄 알았다고!! “

“ ...왕에게 마나를 주려던 게 아니었나...? “

피렌의 생각이 약간 엇나갔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찡그린다.

저들은.. 본인의 마나 뿐만아니라 라티안 일행의 마나까지 전부 왕에게 바칠 생각이었다.

피렌의 앞에서 얇은 기둥이 길게 뻗어 나와 피렌을 찌르려 한다.

피렌을 향해 날아오는 기둥을 춘향이 잘라낸다.

“ 야.. 여기는 나도 힘들거든? 너네들까지 도우면서 싸우지는 못하니까 알아서 잘 피해라! “

라티안도 피렌도 긴장하며 주위를 살핀다.

또 하나의 기둥이 춘향을 향해 날아오자 춘향은 공중으로 도약해서 피한다.

동시에 렌이 방패를 들고 춘향에게 내려찍었다.

“ 엇챠... 이 상황에서 공격이라니.. 여유가 넘치시는구만? “

“ .. 우린 이곳에서 죽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죽진 않겠다..! “

또 한 번 날아오는 기둥을 렌과 춘향은 동시에 점프하여 피한다.

춘향은 그대로 렌을 향해 낫을 휘두르지만 거대한 오른손의 방패에 막힌다.

-텅

강한 소리와 함께 손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충격이 그대로 되돌아온 느낌이다.

“ 큭... 손 아파..! 이거 까다롭네..!! “

그대로 렌이 왼손의 방패를 하늘에 펼치자 엘이 방패를 밟고 위에서부터 춘향을 향해 내려친다.

춘향은 낫으로 받아치며 흘리려 했지만 엘이 억지로 힘을 주어 강제로 힘겨루기가 된다.

“ 크흐흐.. 이대로 같이 죽자고...?! 빨간 머리 녀석이 아니긴 하지만 너 정도면 같이 가는 길 외롭진 않겠어..!! “

통로의 안쪽에서 얇은 기둥이 뻗어 나온다.

그대로 뻗어 나온 기둥은 엘의 왼팔과 춘향의 옆구리를 관통하고 지나간다.

“ 큭...! 진짜.. 나는 너만큼 미치진 않았는데..! “

마나가 빨려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춘향의 마나는 평범한 마나와는 다를 텐데.. 그마저도 흡수하려 든다.

그때 바람이 날카롭게 날아와 춘향과 엘 사이에 연결된 기둥을 부숴버린다.

“ 정신 차려! 너가 지면 우리 모두 끝이야!! “

동시에 렌이 엘에게 연결된 기둥도 힘으로 부숴버리며 정면에서 오는 또 다른 기둥을 방패로 막는다.

라티안은 필사적으로 피하고 있었으며, 피렌은 바람을 이용해 빠르게 움직이며 춘향의 싸움을 돕는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조금씩 양쪽에 상처가 나기 시작한다.

동시에 마나도 빨려 들어가 금세 지치고 있었다.

“ 하아... 하아.. 죽을 거면 너나 죽을 것이지..!! “

정면에서 날아오는 기둥을 잘라내며 엘의 공격을 피한다.

“ 크크큭.. 여기서 다 같이 죽으면 우리의 왕께서 더욱 강해지시겠지!! 그러면 이 세상도 끝이다!! “

연속된 전투로 지친 것과 마나를 계속 빼앗기면서 서로의 공격을 막는 것이 점점 쌓여 부담되는 수준까지 왔다.

점점 얇은 기둥들을 피할 수 없어진다.

3개의 기둥이 동시에 날아와 엘의 허벅지와 춘향의 어깨를 꿰뚫는다.

춘향은 넬의 최후가 어떻게 됐는지 자세히 알기 때문에 엘의 공격을 무시하고 낫을 휘둘러 기둥을 부순다.

“ 큭...!! 이 옷 귀한 건데..! “

소매와 치마에는 구멍이 여러 개 뚫렸으며, 조금 전 엘의 공격으로 인해 어깨에도 크게 베인 자국이 생겨버렸다.

붉은 치마가 춘향의 피로 검게 물들고 있다.

라티안 역시 필사적으로 피해 보지만 이곳저곳 상처가 생긴다.

그럴 때마다 피렌이 기둥을 파괴해준 덕분에 아직 살아있긴 하다.

“ 이럴 줄 알았으면.. 검을 찾으러 가는 건데..! 큭...!! “

앨리스가 이곳에 와도 무리하게 될 테니 안 오는 것이 좋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라티안도, 피렌도, 춘향도 죽을 것 같았다.

“ 라티안..! 승부수를 던지자..! “

정확히 어떻게 할지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라티안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단 한 번의 기회.

그것도 실패할지도 모르는 기회를 어떻게든 붙잡아 불꽃으로 검을 만들어내야 한다.

얇은 기둥을 피해내는 것과 동시에 피렌이 바람을 조종해 라티안을 밀어낸다.

순간 기둥이 피렌의 발을 꿰뚫었지만, 지금은 무시한다.

피렌이 바람을 조종하고 있는 손에서, 발을 꿰뚫고 있는 기둥에서 양쪽에서 마나가 빨려 나간다.

“ 크으으윽...!! 달려.. 라티안...!! “

라티안이 기둥을 피하며 타이밍을 본다.

피렌의 바람이 라티안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덕분에 아까보다 훨씬 더 피하기 쉬워진다.

한순간 춘향과 엘이 동시에 얇은 기둥에 꿰뚫린다.

한쪽은 낫을, 한쪽은 로멘을 휘둘러 기둥을 깨부수려는 그때 라티안은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도약한다.

라티안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오랜만에 입을 움직여 외친다.

“ [불이여]!!!! “

-화륵

손에서 불꽃이 느껴진다.

검날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안 봤다.

그대로 엘을 향해 달려가 휘두른다.

-화르륵

“ ...앗...! “

그 순간 렌이 엘의 앞을 방패로 막아선 덕분에 방패에 불꽃으로 만든 검이 부딪힌다.

렌의 몸에는 2개의 기둥이 꽂혀있었다.

라티안이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다.

당황한 덕분에 집중력이 흩어진다.

불꽃으로 만든 검신이 방패에 닿자 그대로 무너져내려 방패에 불꽃이 휘감겼다.

또 하나의 기둥이 라티안을 꿰뚫으려 생성된 것을 춘향이 깨부숴준다.

동시에 뒤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 라티안..! 받아! “

앨리스와 함께 온 아리나가 라티안을 향해 검을 던진다.

이거.. 받아서 휘두르는 거.. 아까 본 그림인 것 같은데..

그 모습을 똑똑히 떠올린다.

할 수 없어도 해야 한다.

라티안은 검을 잡고 화염을 두른다.

그 자세 그대로 몸을 돌려 렌의 방패를 내려찍는다.

지금까지 날아오는 기둥을 막으며 충격을 견디고 라티안의 화염으로 인해 달궈진 방패는 전력을 다한 라티안의 일격에 갈라지며 렌의 어깨까지 베어버린다.

“ 이런...! 어느새 이렇게까지..! “

“ ..렌.... 렌!! “

방심했다.

지속적으로 마나를 빼앗긴 것 때문에, 전투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 상황에 정신이 나약해졌는지 엘은 순간적으로 렌의 상태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춘향은 그 모습을 놓치지 않고 남아있는 마력을 짜내어 다리에 마법진을 두르고 렌과 엘의 목을 잘라내는 데 성공한다.

“ 하아... 하아.. 진짜.. 더럽게 힘드네..!! “

날아오는 얇은 기둥을 쳐낼 힘이 없다.

다행히도 앨리스가 나서서 꽃잎으로 쳐냈다.

“ 방어니까.. 괜찮지? “

춘향이 숨을 헐떡이면서도 미소짓는다.

“ 아하하 좋아.. 방금 거는 인정해줄게.. “

라티안이 피렌을 보고 묻는다.

“ ..우선 물러날까? “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리나에게서 나온다.

“ 그렇게 되면 시민들에게서 피해가 나올 거야.. 어떻게 할 수는 없을까? “

“ ..우리끼리 할 수 있는 문제인가... “

춘향이 한발 앞으로 나아가며 날아오는 기둥을 앨리스가 방어하기도 전에 낫으로 베어낸다.

“ 최종 보스를 앞에 두고 도망가면 보상을 못 받잖아.. 어떻게든 해 봐야지..! “

최종 보스.. 라티안과 피렌, 아리나는 알아듣지 못하는 용어였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정확하게 이해됐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깊게 숨을 내쉬며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한다.


작가의말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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