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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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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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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7,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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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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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5. 재편성

DUMMY

“ 으음... “

낯익은 천장이다.

오랫동안 잠든 것처럼 느껴지는 니르는 몸을 일으켜본다.

“ 여긴... 내 집..? “

움직임이 이상하게 가볍다 했더니 옷이 집에서만 입는 편한 옷이었다.

여기서 니르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다.

시민저항군, 즉 엘덴케 저항군이 만들어진 다음부터는 언제든 달려나갈 수 있도록 경갑을 입고 생활하고 있었다.

약 2달 동안 이런 편안한 옷을 입었던 기억이 없는데 지금은 어째서 이런 편한 옷을 입고 있는 것일까?

천천히 최근 기억을 되짚어본다.

‘ 모두와 만나고.. 인님의 시선을 느꼈고.. 아리나님을 밀치고... .. 그리고.. 시야가 뒤집히고... 그리고 어떻게 됐지..? “

“ 어라.. 기억이.. 왜 끊겨있지? “

마지막 기억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니르는 황금성에 있어야 했다.

“ 그렇다는 건 혹시.. 꿈이었나..? “

사실 황금 성벽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우린 꾸준히 왕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었고 저항군 같은 건 없는..

“ 아아아아정말~!!! “

문 너머로 누군가 화내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 깜짝이야... 아리나님..? “

니르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가자 상당히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다. 너무 다양한 소리가 들려온다.

니르는 헛기침을 몇 번 해주어 목을 푼 뒤 나가려고 했다.

문고리를 붙잡자 뭔가.. 경갑이 아닌 편안한 원피스 차림으로 다른 사람들을 본다는 것이 약간 부끄러워져 옷장으로 돌아간다.


-끼이익

고칠만한 시간이 없어서 내버려 둔 문이 밤에 들으면 무서울 만한 소리를 내며 열린다.

“ 아리나... 님...? 엣..! “

“ 비켜! 바쁜데 왜 이렇게 알짱대는 거야! “

“ 1번대 담당 어디 계신가요! “

“ 이거 들고 4번대로 빠르게! “

“ 뭐라고?! 말 다 했냐! 너 어디 소속이야!! “

니르의 집은 절대 크지 않았다.

어딜 봐도 평범한 작은 니르의 집이었는데.. 이 집 안에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니르는 자신이 집이 맞는지 의심하며 천천히 아리나의 곁으로 간다.

“ 시끄러! 여기 싸우러 왔냐!! 함 뜰까?! “

“ 여기서 함부로 낫 빼 들지 말라고 했지?! 다시 집어넣어!!! “

방금 춘향의 손에 의해 한 명이 죽을뻔한 것을 살려낸 아리나가 열심히 서류를 작성하고 있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은 조금 화가 나 있는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 저.. 저기... “

“ 넌 뭔데! 소속 먼저 말... 아..! 니르! 일어났구나! “

정신없이 서류를 보던 아리나가 짜증 나는 말투로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았다.

니르인 것을 확인하자마자 표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일할 때면 이렇게 변하는구나..

“ 앗.. 네.. 지금.. 어떻게 된 건가요..? “

아리나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탄하기 시작한다.

물론 손에는 서류를 놓지 않고 있었다.

“ 하아.. 이 멍청이들이 네엘 하나 없어졌다고 일을 똑바로 못하잖아..! 식량 배분도, 무기 보급도, 새로운 인원모집도, 탈퇴한 인원도, 사건 사고도.... 뭐 하나 제대로 관리되는 게 없어! 대체 지금까지 어떻게 굴러간 건지 원.. “

또 한 명이 아리나에게 서류를 받고 퇴장하는 것과 동시에 두 사람이 들어온다.

좁은 집이 점점 더 좁아진다.

“ 아리나님!! 서쪽에서 망령들이 또 오고있답.. “

“ 야!!! 그런 건 네엘 써도 된댔지?! 빨리 지원 보내!!! “

“ 네.. 넵..!! “

아리나라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무서운 사람인지 몰랐다.

아리나는.. 니르를 처음에 한 번 쳐다본 이후로는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

상황파악보다 먼저 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기분이 들었다.

니르는 침을 삼키고 아리나에게 부탁한다.

“ ...바.. 바쁘시네요...! 저는 무엇을 하면.. 될까요? 저도 할 일을....! “

“ 아 그래.. 몸 상태는 괜찮지? 괜찮다면 새로 저항군에 가입한 사람들의 부대편성을 좀 도와줬으면 해.. 어느 정도 정리는 했는데.. 혹시 주의해야 될 사람이 있는가 싶어서 말이야. “

“ 앗..! 네 알겠어요! 명단은 있나요..? 어디에.. “

니르가 말을 마치자마자 누군가 뒤에서 니르를 건드린다.

뒤를 돌아보니 춘향이 여섯 권의 책을 들고 있었다.

“ 받아! 이거 전부 다 새로 가입한 사람들이야! “

“ 헉... “




저항군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의 목록과 이력들이 빼곡히 적힌 서류를 한 장씩 넘겨가며 모든 상황에 대해 들었다.

일단. 니르는 나흘 동안 잠들었던 모양이다.

아무래도 행성이 다르다 보니 체내의 마나도 약간씩은 달랐는지 치료 자체는 앨리스가 문제없이 해냈지만 깨어나는 데 있어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니르가 잠들어있던 4일간 일부 저항군은 탈퇴하여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태블릿을 구하기 위해 선택받은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한다.

그들을 막을 인력도 따로 투자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선택 받지 못한 시민들은 저항군에 가입해 각자의 안전을 위해 성으로 공격할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까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조금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들도 엘덴케 저항군에서 지켜야 하는 일반 시민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엘덴케 저항군의 손이 닿지 않았던 먼 곳에서 활동하는 자경단이나 방위대 인원들이 엘덴케 저항군에 협력을 요청했다고 한다.

여전히 위협적인 망령들을 처리하는 것은 물론, 새로 온 인원들의 무기를 제작하는 것도 일이었다.

제일 큰 문제는 평생을 네엘에 의지하고 살아온 이들에게 네엘 없이 정보를 전달하며 부대를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라티안 일행의 도움이 매우 컸다.

그들은 애초에 네엘 같은 통신수단이 없는 행성에서 왔으며, 이미 지구에서 자신의 구역을 경영을 해봤던 아리나가 있었기에 소년 소녀들이 중심이 되어있었던 엘덴케 저항군에 커다란 힘이 되어주었다.

라티안은 꾸준히 언어공부를 하면서 레케엔의 업무를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피렌은 로헨과 함께 다음 작전을 짜고 있다고 했으며, 듣기로는 큰 작전은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황금 성벽 내에 이미 입주한 시민들의 안전 때문에 작전을 짜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가장 놀랐던 부분은 앨리스와 춘향이 3번대와 4번대가 할당하고 있던 구역 전부를 단둘이서 교대해가며 쳐들어오는 망령들을 전부 틀어막고 있다고 한다.

교대하고 나면 다른 사무적인 일까지 돕고 있으니.. 이 고마움은 다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끼이익

침실의 방문이 열리고 망토로 가리고 있었지만, 살짝씩 보일 때마다 적응이 안 되는 신기한 옷과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앨리스가 들어온다.

“ 니르. 괜찮아..? “

어느새 앨리스가 춘향과 교대하고 온 모양이다.

“ 아.. 앨리스님..! 저 심장이 뚫렸다고 들었는데.. 덕분에 살았어요! 정말 감사해요! “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니르를 앨리스는 일으켜 세우더니 이마를 맞댄다.

“ 앗.. 저.. “

“ 가만히. “

앨리스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안심이 안 되는지 온몸으로 마나의 흐름을 느끼고 있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특이한 부분 없이 평범하게 흐르는 것이 느껴지자 앨리스는 니르를 놔 주었다.

“ 건강해져서 다행이야.. “

“ 앨리스 님이야말로 괜찮으신가요..? 저를 살리시고 온종일 누워계셨다고 들었는데.. “

앨리스는 세상에 천사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게 웃어주었다.

“ 괜찮아. 우리랑 구조가 달라서.. 마나를 많이 썼을 뿐이야. “

문득 물어봐도 되는지 모를 말을 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착한 사람들이라면 답해주지 않을까

“ 저기.. 궁금한 게 있는데요.. “

질문에 대한 답은 피렌이나 아리나가 잘하는데.. 앨리스는 제대로 답해줄 수 있을지 몰라서 난감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여본다.

“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시는 이유가 뭔가요..? 솔직히 내버려 둬도 될 사람들일 텐데.. “

“ ... “

앨리스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

니르는 다른 사람에게 물어봤었더라면 지금쯤 사과하고 물러났겠지만, 니르도 비슷한 상황 속에서 기다리는 건 익숙하다며 모두가 앨리스를 바라보았던 것이 생각났던지라 얌전히 기다려본다.

어쩌면 대답해줄지도 모르니까..

기다림에 대한 보상일까. 앨리스의 입술이 천천히 열린다.

“ 그냥.. 오해했으니까..? “

“ ...네? 오해..? “

앨리스가 고개를 끄덕인다.

“ 응... 너희가 우릴 공격하러 온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

그런데..? 아니었다는 것일까?

물론 상층부에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행성을 이렇게 가까이 붙인 것은 명백한 적대행위이다.

그렇다는 건 앨리스가 말하는 ‘ 너희 ‘ 라는 것은 엘덴케 저항군을 뜻하는 것일까?

뒤의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 그런데.. 뭔가요..? 아니라는 건가요? “

앨리스의 눈동자가 난감한 듯 움직이다 다시 환하게 웃는다.

“ 그래.. 아니기도 하고.. 너희 행성과는 관련 없는 일이야. “

앨리스 역시 다섯 신도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일단 엘덴케 저항군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구의 아군이라고 봐도 될 정도라고 생각한다.

“ 아. 나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아.. “

“ 앗.. 지금 교대하고 오신 거 아닌가요? 조금 쉬었다 가셔도 될 텐데.. “

앨리스는 문고리를 잡으며 마지막까지 니르에게 웃어주었다.

“ 미안.. 할 일이 많아서.. 무리하지는 마 “

아마도 앨리스의 다음 일정은 신규 인원들에 대한 군사훈련을 지원하는 일일 것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니르의 몸 상태를 체크하러 온 앨리스가 오히려 니르에게 무리하지 말라니.. 보면 볼수록 너무나도 착한 사람인 것이 느껴진다.

“ 좀.. 너무 미안하네.. “

다시 서류를 보려는 순간 다시 한번 문이 열린다.

“ 니르! 일어났다며! 오! 아픈 데는 없어? 괜찮아? “

언제나 검을 차고 활기차게 다니던 라티안이 검 대신 서류를 들고 니르의 손을 붙잡는다.

아마도 레케엔에게서 받은 서류를 여기까지 전달하러 온 모양이다.

“ 앗.. 그.. 네! 덕분에요! 신세 많이졌.... 어? 알아들으시는 거예요? “

“ 공부 열심히 했지 하하! 근데 조금만 천천히 말해줘! 못 알아듣겠어! “

라티안은 밖에서 필요한 말을 중심으로 열심히 외워온 모양이다.

물론 언어 실력이 늘긴 했지만.. 아직 서투른 것이 눈에 보였다.

니르는 그런 노력이 너무나도 고맙게 느껴졌다.

“ 그럼 가볼게! 안녕! “

미안한 감정과 함께 은은한 기쁨도 찾아온다.

뭔가 함께하는 동료가 된 느낌이다.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들과 이렇게까지 친해져 본 적은 없었다.

언제까지나 그들은 그들이고, 우리는 우리였으며, 빼앗을 생각만 하는 것이 외계인이었는데.. 이렇게까지 착한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니르는 라티안 일행의 선행에 감사하며 이들보다 더욱더 노력하기 위해 서류를 넘기기 시작한다.




며칠 뒤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모두가 모였다.

라티안 일행은 물론, 엘덴케 부대의 각 대장들도 모였으며, 방위대와 자경단들의 대표들도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레케엔이 모두가 모인 것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 모두가 모여서 하는 회의는 이 나라 역사상 처음일지도 모르겠네요.. 반갑습니다. 저는 엘덴케 저항군 1번대를 맡은 레케엔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레케엔 역시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모두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한다.

“ 다들 바쁘신 분들이니 빠르게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

레케엔은 로헨과 피렌을 바라보자 둘은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온다.

“ 이 자리를 빌려 저희 엘덴케 저항군은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며,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를 합친 이름으로 엘덴케 연합군이라 칭하겠습니다. “

레케엔의 말이 끝나자 로헨이 이어받는다.

“ 엘덴케 연합군 4번대를 맡은 로헨입니다. 저희 엘덴케 연합군은 4일 뒤. 저 성벽을 넘어 왕을 구출해낼 겁니다. “


작가의말

춘향이 홧김에 죽이려고 했던사람 옆에 나 있었음

또 죽을뻔함 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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